퀵바

랜덤인생 님의 서재입니다.

도사강림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랜덤인생
작품등록일 :
2023.09.05 06:54
최근연재일 :
2024.03.29 20:00
연재수 :
48 회
조회수 :
6,643
추천수 :
89
글자수 :
356,426

작성
24.03.27 21:00
조회
68
추천
2
글자
17쪽

소림사로 가는 길. (2)

DUMMY

쩝쩝, 후루룩, 와구와구.


"어우!"


안선이 음식을 입에 한가득 넣고 술 한잔을 마신다.


"아! 진짜. 좀 품위 있게 먹으라고요."


"푸위이게 머그 더 마이냐?"


"튄다고 이 인간아!"


"왜요, 사내답고 좋은데."


"와!"


소월이 놀란 눈으로 약란을 바라봤다.


저게 과연 진짜 사랑에 빠진 건지 아니면 다른 생각이 있는 건지 알 수가 없는 눈빛이다.


그 와중에 주위 사람들이 안선의 탁자를 힐긋힐긋 바라보며 자기들끼리 무슨 이야기를 주고받고 있었다.


객잔 안 대부분은 남자고 그들이 바라보는 건 바로 안선 주위에 세 여자다.


소월이야 워낙에 예쁘게 생긴 얼굴이고 유련도 어디 가서 그리 빠지지 않은 외모다.

그런데 지금 시선을 가장 많이 받는 건 면사를 쓰고 음식 먹을 때만 살짝 걷는 옥약란.


오오!


약란이 음식을 먹으려 면사를 살짝 걷을 때마다 주위 남자들이 탄식을 삼키고 그것이 못내 마음에 들지 않는 두 여자의 소심한 질투가 있다.


"소월아, 아직 소식은 없어?"

"없네요. 제가 조금 있다 가서 알아볼게요."


그리고 음식을 먹고 있는 사이 2층에서 그들을 주시하는 시선이 있었다.


"신기한 기운이군."


"무슨 기운 말씀하십니까?"


"저 사내."


머리가 희끗희끗한 초로의 노인이 눈짓하자 옆에 옆에 있던 선이 굵고 체격이 큰 남자가 슬쩍 바라본다.


"화화공자(花花公子) -풍류를 즐기는 젊은 남자- 같은 모습이군요."


"그래, 보기에는 분명 그렇게 보이는데 알 수 없는 기운을 품고 있군."


"알 수 없는 기운이라 하심은? 어르신조차..."


"그래, 나도 처음 보는 기운일세. 이거 참, 이 나이까지 살았는데도 아직 못 본 게 있다니 신기하구먼."


"그런데 어르신, 저 면사여인..."


"왜그러는가?"


"저 눈매 어디선가 분명 본 적이 있습니다."


"네 기억에 남았다면 분명 저 미모 말고도 뭔가 특이한 게 있었을 텐데?"


"그렇게는 한데... 평범한 여인이군요."


"기운이 느껴지지 않는 거로 봐서 내공 한 자락 익히지 않은 여인인건 분명하군. 주위 처자들 수준도 이, 삼류에 불과하고."


"어르신의 신경을 쓰이게 하는 게 저 사내뿐입니까?"


"뭐, 신경 쓰이는 정도는 아니고 그냥 신기했을 뿐이네."


"그런데 사내 하나에 여인이 셋이라. 저런 미모를 가진 여인들을 저리 약해 보이는 사내 하나가 데리고 다니다 무슨 일이 생길 텐데요."


"일이 생기면 뭐, 그들이 감당해야 할 일이겠지."


"그건 그렇지요."


노인의 눈이 다시 안선의 일행을 훑더니 관심이 식었다는 듯 다시 술잔을 든다.


.


식당 바깥에서 거지 두명이 대화를 하고 있다.


한명은 머리가 희끗희끗해지는 게 노년으로 넘어가고 있는 나이고 또 한명은 서른가량 돼 보인다.


노인의 허리에는 일곱개의 매듭이 매여져 있고 또 한명의 허리에는 5개의 매듭이 매여져 있다.


개방의 7결 제자, 그는 장로급이다.


"저놈 맞지?"


"예! 사부. 일단 초상화를 보니 저놈이 맞는 거 같습니다."


"어떻게 해서 이곳까지 우리의 눈을 피한 거지?"


"병신같은 놈들이 청해에서 돈 줍는다고 한눈팔았다가..."


"아무리 그래도 이곳으로 마을 마을 들려서 왔을 건데 거기 깔린 방도들의 눈을 어떻게 속인 거야?"


"글쎄요."


사실 안선 일행은 마을에는 저녁 늦게 잘 때만 살짝 들어가고 보통 산을 타고 이동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하단 말이야."


"뭐가요?


"초절정이라는 화산의 백석 진인조차 그 악귀와 싸우다 그 지경이 되어서 패퇴했어. 뭐, 듣기로는 거의 호각인 싸움이었는데 괴상한 사술을 썼다더군."


"호각으로 싸운 건 맞습니까?"


"이새끼야, 그럼 화산한테 가서 그거 일방적으로 얻어터진 거 같은데요? 라고 할까?"


"그러면 여기 있지도 못하겠죠. 시체가 돼서 거기 묻혔을걸요."


"에휴. 너같은걸 제자라고, 참 나도 복도 없지."


"아니죠 사부. 저같은 제자를 들이신게 사부의 가장 큰 복이라고 몇번이나 말씀드린거 같은데요? 어디서 이런 제자 구하겠습니까?"


"항상 느끼는거지만 넌 무공보다 그 주뎅이가 더 고수야. 그런데 백석진인도 그렇게 됐는데 왜 저놈은 멀쩡한 거지?"


"그냥 도망친 거 아니겠습니까? 화산과 종남의 제자들은 멀쩡했다면서요."


"그게 맞겠지? 그런데 저놈도 초절정이란 정보가 분명히 있는데."


"솔직히 절정이라고 부르기도 부끄러운 그 속가 문주들이 한 말을 믿으시는 건가요? 약관의 어린애가 초절정이라는걸?"


"글쎄다, 그 외에 누가 본 사람이 있어야지."


하남지부장 겸, 개방의 칠결 장로인 적풍개는 한숨이 나왔다.


그도 곤륜에서 약관의 초절정 고수가 나왔다는 정보를 얻었다.


믿기지 않았다.


현 무림 12인의 절대자도 약관에 초절정에 이른 이가 없다.


그들도 어릴 적에 벌모세수를 하고 영약과 영단을 퍼먹으며 겨우 서른이 훌쩍 넘어 그 경지에 올랐는데 초절정 고수조차 없던 곤륜이 무슨 재주로 벌모세수를 하고 그 열악한 환경에서 무슨 영단이며 영초겠는가?


그런데 약관에 초절정?


그래서 믿지 않았다.


그저 목숨의 위기 상황에서 잘못 판단했거니 하고 막연하게 생각했다.


그리고 자기 눈으로 직접 확인해 보니 그 믿음이 더욱 굳어졌다.


호리호리한 몸, 여인과 같은 손.


칼 한번 안 잡아본 티가 난다.


"아시다시피 청해에서도 악귀를 봤고 악귀에 들렸다는 소문이 파다합니다."


"악귀라니, 세상이 망할 징조인가? 그날 청해의 일결 놈들도 분명 그런 건 본 적이 없다고 했는데?"


"그러니 이상하다는 거 아닙니까? 곡풍의 경비 무사가 자기 눈으로 분명히 보고 보고를 했다고 했는데 정작 거기 있던 수십이 넘는 우리 애들 포함 그곳 주민들은 아무도 본 사람이 없다니까 말이에요."


"그렇지. 이렇게 혼란스러운 적은 처음이야. 그리고 저 여자 누군지 알아봤나?"


"전혀 본 적이 없어요. 면사를 써서 얼굴을 가리긴 했지만 보기 드문 미인인 건 틀림없습니다. 분명 처음에 저놈을 따라다니던 건 두 명뿐이었는데..."


"저런 미녀가 갑자기 저 일행에 생겼다? 그것도 무공 한 자락 익히지 않은 여인인듯한데?"


"그러니 미칠 일이죠."


"우리 개방이 언제부터 이렇게 병신들이 된 거지?"


"지부장이신 사부께서도 사실 모르지 않습니까?"


"이 새끼가? 내가 지금 나가서 정보 알아보고 다닐 위치냐?"


"그건 아니더라도..."


"게다가 저 여인의 머리는 왜 저렇게 자른 거야? 쥐가 파먹은 것도 아니고. 저런 미인이 머리를 굳이 저렇게 보기 싫게 자를 이유라도 있나?"


"그러게요. 여인에게 머리카락은 목숨과 같다는 말도 있는데 왜 저랬을까요?"


"몰라서 묻냐? 머리카락, 면사. 정체를 숨기려는 거잖아."


"어? 듣고보니 그렇네요. 그럼 묻지말고 알려주시지 그랬어요."


"하... 내팔자야. 아무튼 저 여인의 정체를 알아봐라."


"예! 사부."


"이상해, 뭔가 많이 이상해."


.


그들이 식사를 마치고 방으로 들어갔다.


용봉지회 덕분에 사람이 미어터졌지만 안선은 돈이 아주 많다. 평소의 5배의 돈을 지불하고 방을 잡은 것이다.


"시선이 따갑구먼."


"그러게요. 아주 깔렸네요, 깔렸어."


"이건 다 너희 때문이라니까."


"아니거든요, 도장 때문이거든요. 그리고 또 한명."


소월이 약란을 쳐다보자 약란이 눈을 똥그랗게 뜬다.


"저요?"


"면사로 안 되겠네. 아주 그냥 보자기를 씌워 다녀야지."


"세상에... 내가 무슨 죄인도 아니고."


"자자 그만하고 얼마나 더 가야 하지?"


"이 속도로 가면 며칠 안에는 도착하겠네요."


"주위에 산 없어?"


"저도 잘 몰라요. 산 그만 타요. 빨리 가야 해요."


"왜?"


"처음으로 소림에서 열리는 용봉지회인데다 역대급으로 많은 기재가 나올 거라고 알려졌어요. 천하 모든 사람이 다 올 텐데 자리라도 잡으려면 빨리 가야죠."


"내가 자리를 왜 잡아? 난 출전자인데?"


"그러네? 진짜 출전하게요?"


"가가, 아니 도장. 진짜 용봉지회에 나가세요?"


"뭐, 그렇게 됐어."


"불쌍하다."


"누가? 내가?"


"거기 나오는 후기지수들요. 어차피 1등은 정해져 있는 셈인데 잘못해서 도장을 일찍 만나면 실력 발휘도 못 해보고 떨어지는 거잖아요."


"그런데 천하의 기재들이라며, 그렇게까지 되려고?"


"도장이 곤륜에서만 살아서 잘 모르시나 본데... 그때 정신 나간 저를 그렇게 눕히려면 그 기재들 전부 몰려와도 안 됐을걸요?"


"단어 선택 좀 잘해라. 정신 나간 애를 눕히긴 뭘 눕혀."


"정신 차리니 누워있던데요?"


"야! 누워있는 게 아니라 기절한 거잖아."


"그런데 궁금한 건 도장은 왜 기절해 있었어요?"


"나야 너랑 싸우다 다쳐서..."


"그런데 제 기억으로 제가 깨어났을 때 도장은 멀쩡했었어요. 다치기는커녕 생기가 넘쳐흐르던데요. 얼굴에서 얼마나 빛이 나는지 순간 여인인가... 착각도 했다니까요."


"그거야 소월이랑 유련이가 치료를 잘해줘서 그렇지."


그 말을 듣자 소월과 유련이 심각한 얼굴이 됐다.


"하도 정신이 없어 잊고 있었는데 듣고 보니 이상하네요. 그때 유련 언니하고 저는 도장이 죽는지 알았어요.

상태가 얼마나 심각하던지 온몸의 피부가 다 갈라지고 난리도 아니었다니까요."


"맞습니다. 주군. 그런데 그때 갑자기 정신이 혼미해지더니 저도 모르게 기절했습니다. 전 주군이 자력으로 회복하신 줄 알았습니다. 뭐, 하도 알 수 없는 분이니."


"저도 그래요. 갑자기 정신을 잃었다 차려보니 그때 그 상황이었어요."


"어?"


듣고보니 이해가 가지 않는다. 누가 도와줄 상황도 아니었고 그대로 죽었어야 정상인데 상처 하나 없이 살아났다?


'누군가 보고 있다가 도와줬다는 건가? 내 몸을 치료하고 살혼초의 독성을 해독시키고 영기도 채워줄 그런 사람이 대체 어디 있지?'


그때 안선의 머릿속을 번개처럼 스치는 한 가지 가능성이 있다.


'혹시? 사유 누님이?'


그 정도로 심각한 자신을 회복시키고 영기까지 충분히 넣어줬다면 사유밖에 없는 상황이다.


'사유 누님이 보고 있었다면 싸움이 시작되기도 전에 약란은 죽거나 제압당했어야 하는데 내 목숨이 거의 날아갈 뻔할 지경까지 보고만 있었다고?'


알 수가 없는 상황이다. 생각할수록 더 안개 속으로 빠지는 기분.


'할 수 없다. 사유누님이 내 주위를 맴돌고 있다면 언젠가는 정체를 드러내겠지. 닥친 거부터 해결하자.'


"그냥 참가만 하면 돼?"


"이게 소림의 경내로 들어가는 거라 참가자와 구경꾼은 등록해야 해요."


"그게 언젠데?"


"계속 받고 있을걸요? 수만 명이 모이는 거라."


"소림사가 수만 명이 들어갈 정도로 커?"


"아니요. 일단 문파 위주로 받고 일반인은 안 받겠죠. 문파도 대 문파와 중견 문파 이상으로만 받을 거예요."


"그런데 여기 사람들이 왜 이렇게 모여드는데?"


"대부분 장사치들과 도박쟁이들 그리고 소매치기, 도둑, 거기다 소림은 대표적인 불문이라 유사시에 대비해서 치안을 위해 군 또한 오겠죠."


"오! 그래?"


"왜요?"


"야! 너 돈 얼마 있냐?"


"갑자기 돈은 왜요?"


"도박쟁이들이 온다면 도박한다는 거잖아. 누가 이길까 그거 걸고."


"그렇겠죠. 아! 도장의 승리에 걸면 되는군요. 그리고 화산과 종남에서 도장의 이야기를 숨기고 있는 거 같아요."


"왜?"


"생각해 봐요, 화산의 장로와 일대 제자 넷이 나섰는데 그렇게 도망쳐 나오면서 도장에게 도움을 입어 목숨을 건졌다는 말을 어떻게 하겠어요."


"말 못 할 건 또 뭐야?"


"지금 천하가 곤륜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는 도장이 더 잘 알지 않나요? 그런 곤륜 일대 제자의 도움으로 살아났다? 화산의 이름이 땅에 떨어질걸요."


"그래?"


"아마 나중에 도장을 만나면 조용하게 사례할 공산이 커요."


"사고방식이 이해가 안 가는군."


"목숨보다 자존심, 자존심보다 문파의 명예가 소중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니까요. 보통 장로나 일대 제자쯤 되면 문파에 적어도 수십 년 있었는데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거죠."


"아무튼 내일부터는 빠르게 가지. 사람들이 하도 쳐다보니 얼굴이 구멍 날 거 같아."


"그럴 거였으면 아마 약란소저의 얼굴은 이미 사라졌을걸요? 안 그래도 말을 준비해 놓았어요."


.


.


소림사 대웅보전(大雄寶殿)에 8명의 노승이 모여 있다.


"그 아이는 왜 안 오는 것인가?"


"안 그래도 이게 곧 도착한다고 소식이 왔습니다."


"감히 무림의 큰 어른께서 부르시는데 이렇게 늑장을 부리는 게 가당키나 한 것이냐!!"


계율원을 담당하는 광법이 노호성을 내지른다.


"그러니 곤륜이겠지요."


"아미타불."


현 소림의 방장인 광덕 대사가 조용하게 법문을 읇조리며 말을 잇는다.


"사백께서는 어찌 지내고 계시는가?"


"매일 같으십니다. 정신이 혼란해지셨다가 다시 돌아오시고 그러고 계십니다."


"덕자배 제자들이 고생이 많겠구나."


"아닙니다. 사문의 존장을 모시는 일인데 고생이라니요."


"전하라. 지금 당장 제자들을 내려보네 곤륜의 그 도인을 어서 데려오라고."


"예."


* * *


"여기가 숭산 초입이에요."


"오! 이 산도 곤륜에 못지않게 영기가 넘치는군."


"달리 오악이라 불리는 게 아니니까요."


"곤륜은 오악에 안 들어간다며?"


"말 그대로 중원에 속해 있는 산이 아니니까요. 사실 곤륜산은 서장과 청해의 경계잖아요. 세외에 속해 있다. 이거죠."


"별 거지 같은 거로 자존심 세우는군. 아무튼 올라가자."


"여기서부터는 말을 타지 못해요. 소림이 정한 법도이기도 하고 사람들 또한 소림을 존중하니까요. 여기가 중원 불교의 성지 아닙니까."


"그렇다면 그게 맞겠지."


그들이 말에서 내려 가까운 객잔에 맞기고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여기서부터 해검지 입니다. 각자 무기는 전부 놔두고 가시지요."


멀찍이 위에서 무승 하나가 올라오는 향화객을 안내하고 있었다.


"무기도 놔둬야 하나 보네."


"자비를 근본으로 삼고 있는 불문에 사람을 해하는 무기를 들고 갈 수 없으니까요."


"좋은 생각이야. 그런데 난 무기가 없는데?"


"그러네요. 누가 보면 영락없는 부채니까."


"저도 맡겨야 하나요?"


"그럼요. 약란 소저 무기도 당연히... 그런데 그 무기 뭔가요? 보기에도 보검 같은데."


"이거 이름이 빙절검(氷絶劍)이라고..."


"헥! 설마... 빙궁의 장문령부이자 10대 신병에 들어간다는 그 빙절검?"


"아마 맞을걸요?"


"10대 신병?"


"강호에서 가장 뛰어난 10가지 신병이기 중 하나에요. 가지고 있는 것만으로도 빙공계열 공력이 크게 증가하고 한서불침의 기운이 몸을 보호한다고 알려져 있어요."


"미쳤냐? 그런 중요한 걸 왜 들고나와?"


"원래 다음 대 빙궁주에 제가 오를 거라 예정이 돼 있어서 소궁주인 제게 내려온 건데... 도망쳐 나올 때 하도 절망적인 마음이라 이걸 두고 나와야 한다는 생각도 못 해서요."


"가지가지 한다. 그럼 이걸 맡기면 어떻게 될까?"


"아마 정체가 바로 탄로 나는 것은 물론 누군가 눈독을 들여 훔쳐 도망갈지도 모르죠."


"하아...!"


안선이 잠시 생각하더니 약란에게 손을 내민다.


"내놔."


"뭘요? 이걸요? 안 돼요, 절대."


"나한테 맞길래? 저기다 맞길래?"


"그..."


"결정해."


약란이 눈을 데굴데굴 굴리며 고민하더니 작게 한숨을 쉬면서 검대를 풀러 내밀었다.


"그래도 랑에게 맡기는 게 좋겠죠."


"제가 랑이라 부르지 말라 안 했나요?"


"도장에게 맡기는 게 좋겠죠."


호칭이 바로 바뀐다.


안선이 빙절검을 건네받자 손에서 청량하고 시원한 기운이 밀려드는 게 기분마저 상쾌해진다.


"호! 이 정도면 신검이라 불러도 부족함이 없겠는걸, 잠시만."


어스름, 닉(匿)


안선이 도술을 발현하자 겉옷 안에 숨겨진 빙절검이 차츰차츰 그림자에 묻히더니 이윽고 완전히 사라졌다.


"와...! 사라졌어."


소월과 유련의 눈이 똥그래진다. 자신들도 은신 계열의 무공을 익혔지만 저렇게 감쪽같이 사라지는 무공은 처음 본다. 그것도 사람이 아닌 물건을.


"그거... 거기 있는 거 맞나요? 잊어버리면 안 되는데."


"안심해 그냥 눈에만 안 보일 뿐이야. 나중에 되면 돌려줄게."


"진짜죠?"


"그럼 내가 들고 도망이라도 갈 거라 생각해?"


"아니요, 당연히 믿죠. 헤헤."


해검지에서 소월과 유련은 몸에 지닌 모든 무기를 그곳에 맡기고 다시 산을 올랐다.


그리고 얼마 후 그들의 눈에 소실봉 중턱에 위치한 웅장하고 거대한 소림사가 보이기 시작했다.


"소림사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도사강림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48 용봉지회(龍鳳支會) (1) 24.03.29 61 1 20쪽
47 너는 어디에서 왔는가? 24.03.28 61 1 15쪽
» 소림사로 가는 길. (2) 24.03.27 69 2 17쪽
45 소림사로 가는 길. (1) 24.03.25 79 2 14쪽
44 빙화(氷花) 옥약란(玉約爛). 24.03.24 86 2 16쪽
43 운월산의 악귀. (4) 24.03.23 97 2 16쪽
42 운월산의 악귀. (3) 24.03.22 83 2 13쪽
41 운월산의 악귀. (2) 24.03.21 84 2 14쪽
40 운월산의 악귀. (1) -수정- 24.03.20 107 1 18쪽
39 숭산, 소림사(少林寺) 24.03.19 95 2 18쪽
38 서평의 죽음. 24.03.18 95 2 17쪽
37 계략. 24.03.18 90 1 17쪽
36 유련. 24.03.16 105 2 16쪽
35 누가보냈어? +2 24.03.15 115 3 16쪽
34 이것이 바로 천벌이며 복수다. 24.03.14 105 3 14쪽
33 망각 (忘却) 24.03.13 102 3 15쪽
32 승천 (昇天) 24.03.11 114 2 14쪽
31 미안하다. 24.03.10 116 2 14쪽
30 드러나는 진실. 24.03.10 105 2 16쪽
29 진짜 싫어...! 24.03.08 108 2 16쪽
28 야이, 미친놈아! 24.03.07 109 2 14쪽
27 누님이라 불러도 되나요? 24.03.07 115 2 16쪽
26 그걸 어떻게...? +2 24.03.06 114 2 16쪽
25 눈에는 눈, 이에는 이. 24.03.05 116 2 19쪽
24 출수(出手) 24.03.04 116 2 18쪽
23 전야(前夜) 24.03.02 125 2 17쪽
22 너 진짜 뭐냐? 24.02.29 131 2 19쪽
21 참선동. 24.02.29 128 1 16쪽
20 무공각주 법수. 24.02.27 125 1 13쪽
19 어이 거기. 24.02.25 128 1 16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