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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재(妙才) 님의 서재입니다.

색공학자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무협

묘재(妙才)
작품등록일 :
2013.07.25 00:44
최근연재일 :
2013.10.10 17:03
연재수 :
16 회
조회수 :
650,942
추천수 :
17,128
글자수 :
49,506

작성
13.10.10 17:03
조회
27,572
추천
764
글자
7쪽

색공학자 - 5장, 색공 입문 (3)

DUMMY

본래 운기조식은 내공을 지닌 무림인들이 의식적으로 기운을 돌리는 행위를 뜻한다.

하지만 색도천문공은 기존의 무공과 상리를 달리하는 신공이다.

세 가지 계명이 언급했던 대로 음기를 흡수하기만 하면 단전의 기운이 알아서 운기조식을 하는 것이다.

무공의 무자도 모르는, 심지어 어릴 때 무협지조차 별로 안 좋아했던 김도진이지만 운기조식을 자연스레 받아들였다.

단전에서 솟아난 기운이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몸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는 게 생생하게 체감됐다.

동시에 더 믿기 힘든 일이 나타났다.

가부좌를 튼 김도진의 얼굴에서 누런 액체가 뚝뚝 흐르는 것이다.

그의 모공에서 보기에도 역겨운 노폐물 덩어리들이 배출 되고 있었다.

김도진은 당황했지만 섣불리 가부좌를 풀지 못했다.

운기조식 중이라는 걸 느꼈기 때문에 가만히 앉아서 몸의 변화를 지켜봤다.

투둑- 투두둑!

얼굴 모공에서 떨어지는 노폐물의 양이 점점 많아졌다.

그의 몸으로 떨어지는 걸로도 모자라 바닥에 눌러 붙을 정도였다.

누런 노폐물에선 기분 나쁜 냄새가 났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저토록 나쁜 것들이 얼굴에서 빠져 나간 것이다.

남들은 엄청난 돈을 쓰며 피부과를 다녀도 못 하는 일을 운기조식 한 방으로 해결한 셈이었다.

변화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김도진의 머릿속으로 색공의 힘을 사용하는 방법이 그림처럼 떠올랐다.

이제 겨우 첫 번째로 음기를 흡수한 것이다. 그렇기에 대단한 힘을 얻은 건 아니었다.

하지만 머릿속의 영상을 따라하면 현실에선 상상하기 힘든 일을 해낼 수 있을 것 같았다.

홍콩의 무협 영화에 나올법한 장면들이 머릿속에서 펼쳐졌기 때문이다.

슈우우욱-

드디어 운기조식이 끝나고 몸속의 열기가 수증기처럼 흩어졌다.

김도진은 긴 한숨을 내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일단 얼굴에서 나온 노폐물을 닦아내고 샤워를 해야 할 것 같았다.

‘방금 본 걸 진짜 할 수 있을까?’

김도진은 바닥을 닦으며 머릿속에 펼쳐졌던 영상을 떠올렸다.

단전에 쌓인 기운을 이용해 무협 영화의 주인공처럼 움직이는 방법이 각인 되었다.

과연 그대로 따라하면 현실에서도 실현이 될지 궁금하기 짝이 없었다.

그러나 일단은 더러워진 몸부터 씻어야 한다.

바닥을 정리한 김도진은 맨몸 상태 그대로 화장실에 들어섰다.

딸칵!

화장실 불을 켜니 거울에 비친 자기 모습이 보였다.

“어-!”

김도진은 반사적으로 탄성을 터트렸다.

거울 속 자신의 얼굴이 이전과는 조금 달라져 있었기 때문이다.

스윽.

김도진은 거울 가까이 얼굴을 들이밀었다.

자세히 살펴봐도 달라진 것들이 눈에 들어왔다.

우선 사춘기 시절 그를 괴롭혔던 여드름 자국이 깨끗하게 사라져 있었다.

게다가 여드름을 짜며 넓어졌던 모공도 원래대로 돌아왔다.

잡티 하나 없이 맑고 깨끗한 아기 피부가 되어 버린 것이다.

원래 얼굴의 생명은 피부라고 했다.

뿔테 안경을 벗고 렌즈를 끼면서 스타일을 바꾼 김도진이 피부까지 좋아지자 흠 잡을 데 없는 훈남이 됐다.

지나치게 부담스러운 미남보다 지금 같은 모습이 여자들에겐 훨씬 더 잘 먹힐 것이다.

“이러다 왕자병에 걸리겠는데?”

김도진은 만족스런 표정으로 본인의 얼굴을 꼼꼼하게 살펴봤다.

자아도취가 아니라 이 정도면 어디에 내놔도 안 꿀릴 것 같았다.

컴공과에서 제일 인기가 많은 이지훈도 그의 변화된 모습을 인정하지 않았던가.

그런데 색공 덕분에 피부까지 좋아졌으니 금상첨화였다.

고작 한 번의 음기 흡수로 이만한 변화가 일어났다.

김도진은 앞으로 자신의 인생이 얼마나 달라질지 기대하기 시작했다.

쏴아아아아-

그는 샤워기에서 쏟아지는 뜨거운 물줄기를 맞으며 내내 미소를 지었다.


+++


샤워를 마친 김도진은 동네 근처의 야산을 올랐다.

모두가 잠든 새벽에 운동복을 챙겨 입고 때 아닌 등산을 하는 것이다.

그가 산을 오르는 데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

음기를 흡수해서 운기조식을 하는 동안 떠오른 영상을 실제로 재현하기 위해서였다.

그는 오늘에야 비로소 색도천문공에 입문한 셈이었다.

그 결과 노폐물을 배출해 피부가 좋아지고 온몸이 가벼워졌다.

뿐만 아니라 고구려의 담상군이 그랬던 것처럼 무공이란 걸 펼칠 수 있게 될 것 같았다.

허황되기 그지없는 일이지만 김도진은 머릿속에 떠올랐던 영상을 의심하지 않았다.

이미 그는 현실의 경계를 넘어섰다.

더 이상 냉철하고 이성적인 공대생으로 살아갈 순 없다.

지금부터 김도진은 명문 공대생이자 동시에 색도천문공의 유일한 전승자로서의 삶을 살아가야 한다.

“아무도 없겠지?”

동네 뒷산 중턱에 오른 김도진은 사방을 둘러봤다.

이 시각에 산을 오르는 사람이 있을 리 없었다.

마음을 놓은 그가 공기를 아랫배로 들이 마시며 정신을 집중했다.

쿠구궁!

단전에 있는 기운이 반응하고 있었다.

첫 번째 운기를 마치고 색공에 입문한 김도진은 이제 단전의 공력을 조금이나마 사용할 수 있게 됐다.

그는 우물에서 물을 퍼내듯 아랫배의 힘을 짜낸다고 상상했다.

그러자 거짓말처럼 기운들이 몸 구석구석으로 퍼져 나갔다.

이 상태라면 머릿속에 떠올랐던 영상을 따라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후우욱!

시험 삼아 주먹을 내지르니 엄청난 파공음이 뒤따랐다.

그야말로 공기들이 압축되며 터져나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이거 뭐야?”

주먹을 휘두른 김도진은 눈을 크게 떴다.

그는 다시 한 번 평범한 정권 지르기를 시도했다.

후우우욱-!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공기가 찢어지는 소리가 울렸다.

그의 주먹에 상상 이상의 힘이 실렸다는 증거였다.

탄력을 받은 김도진은 고난이도의 동작을 해보기로 작정했다.

그는 운기조식을 할 때 봤던 영상을 기억하며 발을 굴렸다.

타다닥!

전방으로 달려간 그의 눈이 커다란 나무를 쳐다보고 있었다.

이윽고 그가 땅을 박차고 점프해 발바닥으로 눈앞의 나무를 짚었다.

휘리릭-

파바바박!

김도진은 나무를 도움닫기 삼아 공중에서 한 바퀴 돌며 좌우로 발차기를 했다.

그리고는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멀쩡히 착지했다.

방금 김도진은 공중제비와 가위차기를 동시에 성공시킨 것이다.

평생 무술을 수련한 사람들도 하기 힘든 고난도의 동작을 가볍게 해냈다.

특히 마른 체격 때문에 무술이나 격투기와는 담을 쌓고 살았던 김도진에겐 불가능한 일이었다.

“되잖아?”

김도진은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곤 공터가 떠나가라 웃음을 터트렸다.

“하하! 하하하하하-!”

색도천문공은 그의 일상에 엄청난 페널티를 강제했다.

그러나 법칙을 지키며 색공을 익히기만 하면 이전에는 꿈도 꾸지 못 했던 달콤한 열매를 얻게 된다.

그 열매를 처음 맛본 김도진은 자신이 얻은 게 저주가 아니라 기연임을 새삼 깨달았다.

그는 해가 뜰 때까지 뒷산의 공터를 휘저으며 능력을 연마했다.

비로소 새로운 인생을 완전히 받아들인 것 같았다.


작가의말

연재 약속은 칼 같이 지킵니다. 정확한 시간에 돌아왔지요?

오늘도 즐거우셨기를.
여러분의 선작, 댓글, 추천은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조만간 평균 조회수 1만이 넘는 순간 제법 큰 스케일의 이벤트를 열 계획입니다. 기대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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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색공학자 - 3장, 운명 (1) +19 13.09.30 23,736 516 8쪽
7 색공학자 - 2장, 세 가지 계명 (3) +11 13.09.28 23,717 540 8쪽
6 색공학자 - 2장, 세 가지 계명 (2) +13 13.09.27 24,915 533 7쪽
5 색공학자 - 2장, 세 가지 계명 (1) +13 13.09.26 25,526 534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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