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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9719_skdhdqnft kwh 님의 서재입니다.

이세계 어둠의 자식들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무협

크란티
그림/삽화
크란티
작품등록일 :
2024.03.08 15:08
최근연재일 :
2024.03.08 15:54
연재수 :
9 회
조회수 :
26
추천수 :
0
글자수 :
65,289

작성
24.03.08 15:49
조회
2
추천
0
글자
13쪽

상처받은 연인 은리

DUMMY

“크악.”


검은 복면의 남자 하나가 순식간에 쓰러지자 돈키호테가 긴 창을 풍차처럼 회전시키며 깡충깡충 뛰었다.


다른 세 명의 암살자들은 놀란 가슴을 부여잡고 뒤로 물러나고 말았다.


쓰러진 동료가 결코 약한 자가 아니었기에 상당한 충격이었다.


‘키만 멀대같이 크고, 헛소리나 지껄이는 해골 따위에게···.’


암살자들은 둔기를 움켜쥐며 눈빛을 교환했다.


그러나 돈키호테는 맑고 명랑한 목소리로 산초를 불렀다.


“오호! 이보게 산초 이것 참 놀랍지 않은가.”


“뭐가 말입니까요?”


“자, 이것 보게나. 왼발을 앞으로 내밀 때 창을 오른쪽으로 돌리고 오른발이 나갈 때 왼쪽으로 창을 회전시키는 걸세.”


산초가 채찍을 들고 따라 하다 그만 넘어지고 말았다.


“어이쿠!”


“어허! 괜찮은가?”


“저는 머리가 어지러워서 도저히 못 따라 하겠네요. 헤헤헤.”


“잘 따라 해보게. 리듬에 맞춰 춤을 추면서 창을 풍차처럼 이리저리 돌리는 걸세. 아, 자네는 채찍이니 더 화려한 춤이 되겠구먼.”


암살자들은 울화통이 터져 미칠 것 같았다. 자신들을 앞에 두고도 개무시하는 해골들 꼬락서니가 이해되지 않았다.


해머를 든 남자가 움직였다.


- 후우웅!


빠르진 않지만 묵직한 파공성이 울리며 돈키호테의 갑옷을 우그러뜨릴 기세로 휘둘러졌다.


동시에 다른 방향에서도 긴 리치를 가진 육중한 도끼가 횡으로 선을 그리며 맹렬하게 달려들었다.


- 달그락.


두 개의 둔기를 피할 공간도 없이 이번엔 철퇴가 매우 빠르게 돈키호테의 두개골을 향했다.


산초는 돈키호테에게 집중된 무기들을 보며 사태가 심각함을 깨닫고는 얼른 몸을 굴려 암살자의 다리를 잡아 넘어뜨렸다.


넘어진 암살자의 무기는 철퇴.


돈키호테는 순간적으로 창을 회전시켜 도끼를 쳐내고는 해머를 간발의 차이로 피했다.


“오호! 놀랍지 않나? 산초.”


“기사님, 조금 전 얼마나 위험했는지 아십니까요?”


산초에게 잡혀 넘어졌던 암살자가 철퇴를 들어 산초의 가슴뼈를 내리쳤다.


- 퍽!!


“크억.”


“산..초!”


산초의 갈비뼈가 부러져 사방으로 튀었다. 같이 엎어져 있던 상태라 미처 움직일 수 없었던 산초는 그대로 일격을 얻어맞고 말았다.


암살자는 다시 한번 철퇴를 들어 산초의 머리를 향했다.


“더러운 해골 새끼들!”


- 후우웅!


- 카아앙!!


긴 창이 철퇴를 막아내자 손끝에 견딜 수 없는 고통을 느낀 암살자가 다급히 뒤로 물러섰다.


“이보게. 산초! 괜찮은가?”


“아이고 가슴뼈가 절반이 쪼개져 날아갔으니 괜찮을 리가 있겠습니까요.”


산초가 신음성을 내뱉었다.


“마스터가 고쳐 주지 않을까? 흩어진 뼈를 잘 주어서 간수하게.”


그때 해머와 도끼가 돈키호테의 뒤를 덮쳐왔다."


- 후우웅!


- 휙!


돈키호테는 펄쩍 뛰어올랐다가 내려오면서 창을 빈틈없이 휘저으며 암살자들을 뒤로 물러나게 했다.


“산초. 조금만 기다리게. 내 자네를 마스터에게 데려가 부러진 갈비뼈를 용접해 달라고 할 테니 말일세.”


“아이고! 아이고!······.”


산초는 계속해서 신음성을 내뱉으며 암살자들을 원망 어린 눈으로 쳐다보았다.


한편 50보가량 떨어진 곳에서는 구양봉을 맡은 암살자 넷이 구양봉의 자세가 기이한지라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를 생각하는 모양이었다. 서로 움직이지도 않고 빈틈을 찾고 있다 보니 그대로 자세가 굳어진 상태였다.

그때 암살자 한 명이 근처에 있는 큰 돌덩어리를 들고 와서는 구양봉에게 던졌다.


“받아랏!”


피할 틈도 없이 큰 돌덩이가 구양봉의 허리뼈를 강타하자 둔탁한 소리가 울려 퍼졌다.


“됐다! 드디어 해골이 부서지······.”


그러나 묵직한 돌덩이가 구양봉의 허리뼈를 강타하자 체내에 잠재한 ‘합마공’이 반탄력을 발했다.


돌덩이는 합마공의 내력을 받아 폭발하며 수십 개의 파편으로 나뉘어 튕겨 나가기 시작했다.


- 피융···!


- 휙! 휙!···쐐애액!


“끄엑!”


“끄아악!······"


여기저기 파공음과 비명이 난무하며 암살자 넷이 고꾸라졌다.


아무리 암살자들이 비호처럼 빠르다 하나 어찌 폭발하는 파편을 피해낼 수 있었겠는가.


차라리 둔기로 승부를 보았으면 이런 사단은 나지 않았을 것인데 오히려 긁어 부스럼을 낸 꼴이었다.


멀리 돈키호테와 상대하던 암살자들은 그 모양을 보고 상대를 잘못 고른 것 같다는 생각에 줄행랑을 칠 기회를 엿보며 뒤로 슬금슬금 물러나기 시작했다.


“아니 까닭도 없이 우리를 왜 해치려 하는 건가?”


구양봉이 피를 뿜고 쓰러진 암살자의 혈도를 눌러 피를 멈추게 하며 이렇게 물었다.


- 네 놈들은 죽은 망자들 아닌가. 그러니 당연히 무덤 속으로 다시 돌아가야지.


암살자는 구양봉이 기사회생의 혈도를 점혈해 준 이유로 다시 숨을 쉬고 의식을 되찾았음에도 구양봉의 마음을 갈가리 찢어놓았다.


“무슨 소린가? 이렇게 살아서 움직이고 있는데··· 살이 있고 피가 있어야만 살았다고 할 수 있는 건 아니지 않나.”


- 기억은 있나? 기억이 없다면 삶도 없는 거지. 크크크.


암살자는 그 소리를 끝으로 절명해버렸다.


구양봉은 기억이 없다면 삶도 없다는 말에 충격을 받은 듯 가만히 멈추어 서서는 움직이지 않았다.


돈키호테는 암살자들이 뒤로 물러나며 도망칠 기회를 엿보는 걸 느끼고는 이렇게 말했다.


“어서들 가게. 나 역시 산초를 데리고 가야 하니 피차간에 조금씩 양보를 하는 게 좋겠군.”


그 소리에 암살자들은 둔기를 집어 던지고 숲속으로 달아나버렸다.


* * *


끼익!


마스터의 가게 안으로 새로운 손님이 문을 열었다. 뼈가 가늘고 키가 조금 큰 여인.


마스터와 같은 해골 뼈다귀지만 자태는 고왔고 목소리는 꾀꼬리 같다.


- 여기가 어디죠?


마스터는 그녀에게 다가가 자리를 안내했다.


“일단 앉도록 하게.”


마스터는 그녀의 이마를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은리(殷離)


“자네의 이름은 은리라고 이마에 새겨져 있네.”


때마침 천산동모 모모가 주방에서 뜨거운 차를 끓여 내왔다.


달그락달그락.


“은리 님. 뜨거우니 조심하세요.”


모모는 은리가 마음에 들었는지 그녀의 가늘고 고운 뼈의 자태를 바라보며 감탄했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얼굴 쪽 뼈 일부분이 검은색이다.


“키가 크시고 몸매가 좋으시네요. ‘은리’ 언니.”


- 언니... 그렇구나! 내가 너보다는 나이가 들어 보인다는 거지? 그건 그렇고 네 다리가···?


“맞아요. 저는 누가 봐도 아직 어린아이죠. 그리고 제 다리는 한쪽 종아리가 없어요. 그래도 이렇게 마스터가 만들어 주신 목발로 큰 불편함 없이 지내고 있죠.‘


- 네 이마에 새겨진 글자가 네 이름이니?


“그래요. 거인 프랑켄슈타인 님을 빼고는 다들 이마에 이름이 새겨져 있죠.”


- 그렇구나. 그럼 네 이름은 천산동모.


“그냥 모모라고 불러 주세요.”


-모모?


“네, 이 가게에 들어오는 손님들한테는 특별히 그렇게 불러도 된다고 말했거든요.”


-그럴게, 모모.


은리는 주변을 천천히 둘러보았다.


이름은 모르지만 여러 명의 해골이 제각각 자리를 지키고 있다.


아름다운 곡을 연주하고 있는 지킬.


거대한 덩치를 가진 거인 프랑켄슈타인과 불만에 가득 찬 표정의 빅터 프랑켄슈타인.


카드놀이를 하는 소봉과 장무기.


자리를 지키고 서 있는 마스터.


“은리 언니.”


살갑게 다가오는 모모까지.


-모모야. 혹시 저 카드놀이를 하는 손님들 이름은 뭐니?


“소봉님과 장무기님이세요.


-장무기?


은리는 무언가 강한 끌림을 느꼈지만, 그 정체를 알 수는 없었다.


‘나는 증..아..우..를 찾고 있었어.’


찰나의 순간 이런 생각이 들었지만, 그녀는 곧 까먹고 말았다.


그리곤 다시는 그 생각이 돌아오지 않았다.


-모모! 나 지금 머리가 아파.


모모는 은리를 걱정하며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은리 언니! 기억나지 않는 건 억지로 생각할 필요 없어요. 정말로 중요한 기억은 반드시 돌아올 테니까요."


- 고마워, 모모.


"내일 저녁에 제 친구 안나가 올거예요. 그때 우리 셋이 잠깐 산책이라도 하시겠어요?"


- 응. 산책. 모모와 같이 나간다면 무섭지 않을 것 같아. 그럴게.


모모는 여성스러운 목소리의 은리에게 깊은 친밀감을 느꼈다.


그때 소봉과 장무기가 은리와 모모앞에 다가왔다.


"은리 님. 처음 뵙겠습니다. 전 장무기. 이쪽은 소봉이라고 합니다."


장무기는 은리를 자세히 바라보았다.


"우리 어디서 본적이 있었나요?"


장무기가 이렇게 묻자 은리가 고개를 갸우뚱했다.


- 저는 아무 기억이 나지 않아요.


"그건 여기 있는 해골들 모두 마찬가지랍니다. 아아! 머리가 아픈 표정이군요. 기억 하려고 하지 마세요. 괜히 저 때문에 미안하게 됐군요."


삐걱!


장무기는 은리에게 미안하다고 머리를 두어번 끄덕이고는 자리로 돌아갔다.



끼익!


출입문이 열리며 돈키호테와 구양봉, 산초의 모습이 드러났다. 구양봉의 손에는 뱀의 형상처럼 만들어진 지팡이가 들려 있었고 돈키호테는 산초를 안고 있었다.



* *


“구양봉 노야! 손에 드신 건 뭡니까?”


장무기가 구양봉에게 달려와 뱀 형상의 지팡이를 보며 말했다.


“도적들이 숨겨놓은 무기 중에 이런 게 있지 않았겠나. 나도 모르게 이건 내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가져왔네.”


장무기는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고는 산초를 바라보았다.


“많이 다치셨군요. 산초 님."


산초는 조각난 뼈들을 손에 들고 있었는데 그걸 장무기에게 보여주었다.


“저런, 가슴뼈가 절반 이상 떨어져 나갔군요.”


“마스터에게 붙여 달라고 해볼 생각이네.”


돈키호테가 산초를 부축하며 말했다.


마침 지킬의 피아노 연주가 절정에 달하고 있어서인지 산초의 표정이 밝아졌다.


돈키호테가 산초에게 말했다.


“좀 어떤가? 산초.”


“지킬의 피아노 연주를 들으니 몸이 편안한 느낌입니다. 언제 하이드로 변할지 좀 불안하기는 합니다만···.”


“다행이군, 그래도 뼛조각들을 원래대로 붙이지 않으면 안 되네.”


그때 마스터가 산초의 상태를 바라보고는 곧 지하실로 내려가려는 듯 주방용 앞치마를 벗었다.


마스터는 근처에 있던 소봉에게 눈짓을 했고 소봉은 그런 마스터를 따라 지하실로 동행했다.


“둘이 내려간 걸 보면 뭔가 무거운 것을 가져올 모양이오.”


역시나 잠시 후 마스터와 소봉은 커다란 침대를 들고 올라왔다.


사실 그 무게는 차치하고 누군가 앞이나 뒤에서 잡아줘야 올릴 수 있을 정도로 길이가 상당했기에 다들 구경만 하지 않고 달려가 잡아주었다.


모모는 마스터의 지시로 은리와 함께 따뜻한 물과 의료용 물품을 가져왔다.


“눕게.”


마스터는 산초를 눕힌 다음 들고 있던 갈비뼈들을 원래의 자리에 놓은 후 차례차례 붕대로 감기 시작했다.


다른 이들은 이 과정을 처음 보는 터라 신기하게 바라보며 감탄했다.


“역시 마스터의 손재주는 그 경지가 하늘에 닿아있구려.”


구양봉이 마스터를 찬양하듯 칭찬하자 다들 수긍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 삐걱! 삐걱!···


마스터는 지킬에게 좀 더 부드러운 피아노 연주를 부탁했고 지킬은 지금껏 듣지 못했던 편안하고 아늑한 곡을 연주하기 시작했다.


잠시 후 산초는 편안한 표정으로 잠이 들어버렸다.


“어떻게 된 건가?”


마스터는 돈키호테에게 어찌 된 영문인지를 물었고 돈키호테는 자초지종을 이야기하였다.


"안나의 뒤를 쫓아온 거라면 다시 이곳으로 올 수 있겠군."


마스터는 이렇게 말하고는 지하실로 내려갔다.


"마스터가 지하실로 내려갔네. 곧 무언가 가지고 올라올 텐데 말일세."


구양봉이 큰 소리로 말했다.


거인 프랑켄슈타인은 손뼉을 치며 지하실로 따라 내려가려고 했지만 큰 몸이 그만 지하실 출입문에 끼어 옴짝달싹도 못 하게 되고 말았다.


강제로 힘을 쓰면 문이 부서지게 될 터라 모두 달려가 거인 프랑켄슈타인을 말렸다.


“조심하게. 그대로 있게! 지하실 문이 부서지면 마스터가 분노할 걸세.”


ㅡ영차!


모모와 은리는 거인 프랑켄슈타인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어 그를 안심시켰고 소봉과 장무기, 구양봉은 내력을 잔뜩 끌어올리며 조심스럽게 거인을 잡아당겼다.

빅터 프랑켄슈타인은 거인 프랑켄슈타인을 향해 욕설을 내뱉고 있었지만 지킬이 하이드로 변해 달려들자 기겁하며 소봉과 장무기의 틈으로 숨어버렸다.


하이드는 거인 프랑켄슈타인에게 달려들었다가 붙잡혀 꼼짝하지 못했지만, 곧 은리가 하이드의 얼굴을 쓰다듬어주자 진정이 되었는지 금세 지킬 박사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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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성녀 출정 24.03.08 2 0 16쪽
» 상처받은 연인 은리 24.03.08 3 0 13쪽
7 작은 성녀 잔다르크 24.03.08 2 0 18쪽
6 건곤대나이 24.03.08 2 0 18쪽
5 멀린 24.03.08 3 0 20쪽
4 능파미보 24.03.08 2 0 19쪽
3 천산동모 24.03.08 5 0 19쪽
2 편력기사와 무림 고인 24.03.08 3 0 19쪽
1 프롤로그 24.03.08 5 0 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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