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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 쓰는 흑마법사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게임

나라다
작품등록일 :
2022.01.04 18:12
최근연재일 :
2024.03.19 00:05
연재수 :
10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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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699
추천수 :
663
글자수 :
572,793

작성
22.07.18 21:05
조회
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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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41화

DUMMY

마법을 소환하려던 해골 마법사는 다시 지팡이를 거두고 연기가 되어 멀찌감치 물러났다.

로니는 계속해서 따라붙으려 했지만, 어찌나 잘 도망가는지 붙잡힐 기색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이에 나는 타이밍을 잘 맞춰 녀석이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 라이트닝을 날려 보냈다.


콰르릉!


“크악! 네 놈!”


녀석이 화를 냈지만 그렇다고 당장 나를 공격할 순 없었다.

계속해서 로니가 따라붙고 있었기 때문.

또다시 한참을 도망 다닌 녀석.

그러다 겨우 로니와 거리를 벌리자, 이번엔 나를 향해 지팡이를 겨누며 마법을 소환하기 시작했다.


지팡이에서 검은 기운이 뿜어져 나왔다.

그러더니 곧 구체의 형태로 둥글게 뭉쳤다.

참고로 저 공격은 유도탄처럼 따라오는 특성이 있어, 사실상 피할 수는 없다.

다만 마법 특성상, 비등한 공격마법을 날려 구체를 요격할 순 있었다.


하지만 나는 그러지 않고 녀석을 공격하는 것을 택했다.

남자는 공격.

이럴 상황에 대비해서 포션도 챙겨왔으니, 맞으면 아프긴 하겠지만 그렇다고 죽을 일은 없었다.


두 마법이 교차해서 날아갔다.

녀석에겐 라이트닝, 나에겐 저 검은 구체.

정보에 의하면 저 구체는 트루뎀으로 들어온다.

무려 40이나.


콰르릉!


라이트닝이 먼저 녀석에게 작렬했다.

이번엔 내가 맞을 차례.

나는 힐링 포션을 꺼내 미리 손에 쥐고 있었다.

그리고 눈을 감고 양팔을 벌려 기꺼이 맞이할 준비를 했다.

피할 수 없으면 즐겨야지 뭐.


하지만 꽤 몇 초가 지났음에도, 나는 아무런 느낌을 받을 수 없었다.

다시 눈을 뜨고 보니 녀석은 계속 도망치고 있는 상황.

그 와중에 녀석이 나를 보고 소리를 질렀다.


“어, 어째서! 어째서 아무런 피해가 없는 것이냐!”


...피해가 없다고?

진짜네?

분명 공격을 맞았을 것인데, HP가 전혀 줄어들지 않았다.


“디오. 말하지 않았는가. 우리에게 흑마법은 통하지 않는다고.”


“아! 그럼 이것도!?”


“후후.”


그랬다.

검은 구체 역시 공격마법이긴 해도 흑마법.

이렇게 되면 몸을 사릴 필요가 전혀 없었다.


“와... 진짜 이건 개사긴데.”


슬로우와 더불어 이 구체 마법이 까다롭다 보니, 사람들에게 지하묘지는 그리 인기 많은 던전이 아니었다.

그나마 법사들이 와야 공략할 수 있었는데, 그마저도 HP가 40이 넘지 않으면 한 방에 죽을 수 있으므로 능력치가 높은 법사가 아니라면 잘 오지 않는 곳이었다.

하지만 흑마법이 통하지 않는 나에게는 그야말로 꿀인 던전.


이제 거칠 것이 없어진 나는 토끼몰이를 하듯 도망치는 녀석을 따라다녔다.

뒤에선 로니가, 옆에선 내가.

결국 구석으로 몰린 녀석이 다시 본 모습을 드러냈다.


콰르릉!


“흐악!”


잠깐의 경직.

그리고 이를 놓치지 않고 로니가 녀석에게 배쉬를 먹였다.

스턴이 걸리면 사실상 게임 끝이다.

역시나 마무리는 평타로 쓱싹.


녀석은 맥없이 앞으로 철퍼덕 쓰러졌다.

그리곤 힘겹게 팔을 들어 올리며.


“아... 안돼!”


“돼.”


어차피 죽을 녀석이지만 나는 지팡이로 머리통을 한 대 ‘콩’하고 쥐어박았다.


슈우우우...


검은 연기가 스멀스멀 피어오르며 공중으로 흩어졌다.

그렇게 던전 클리어.

바닥에는 약간의 골드와 C급 강화 주문서가 떨어졌다.

그리고.


“장갑이네.”


[해골 마법사의 장갑] [C급]

방어력 / 저항력 : 1 / 3

*+2 강화 : 시전속도 +5%

*+4 강화 : 시전속도 +5%

*저주 : 지력 -10

*사용 제한 : 지력 20 이상


내가 지하묘지에 온 이유.

그리고 다른 이들 역시 지하묘지에 오는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이 해골 마법사의 방어구 템이다.

평범하게 생긴 시커먼 장갑.

상점표 장갑보다는 조금 더 좋긴 하지만 치명적인 단점이 있었다.

바로 저주.


착용하게 되면 지력이 10이나 감소한다.

네 부위 모두를 착용하면 무려 40이나 감소하는 상황.

해서 룩 전용으로 입는 게 아닌 이상, 보통은 착용하고 다니는 템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를 구하려고 하는 것은 바로 재봉술의 재료로 쓰이기 때문이다.

광석을 제련해서 갑옷을 만들 듯, 이를 잘라 그것으로 새 옷을 만들면 저주가 없는 제작템을 만들 수 있기에 법사들이 해골 마법사를 잡으러 오는 것이었다.


“왠지 아쉽네.”


저주만 없다면 나름 쓸만한 템이다.

귀찮게 재봉을 할 필요도 없고.

나 역시 의뢰를 맡길 용도로 구한 것이었다.

그치만 처음 얻은 기념으로 한번은 착용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장비 창을 열어 곧 손 부위에 이를 갖다 댔다.

그러자 양손에 검은 장갑이 씌워졌다.


“생긴 건 괜찮네.”


평범하긴 해도 시커먼 것이 마음에 들었다.

마치 흑마법사가 되어가는 느낌이랄까.

기분은 냈으니 이제 다시 벗으려 했다.

그 순간.


[???의 권능으로 저주가 추앙으로 바뀝니다.]


“...추앙?”


이게 뭔 소리야?

???은 로니를 가리키는 말.

그의 권능 덕에 저주가 추앙으로 바뀌었다고?

이해가 안 된 나는 다시 장갑을 확인했다.

그러자.


“맙소사...”


[해골 마법사의 장갑] [C급]

방어력 / 저항력 : 1 / 3

*+2 강화 : 시전속도 +5%

*+4 강화 : 시전속도 +5%

*추앙 : 지력 +10

*사용 제한 : 지력 30 이상


저주가 추앙으로 바뀌어 있었다.

게다가 능력치도 정반대로 바뀌어 있었다.


.

.

.


“후우...”


“주인님. 이게 다... 뭡니까?”


“남자의 길.”


“예?”


“잘 봐라, 제임스. 이것이 바로 남자의 길이다.”


여관방 안에는 침대고 바닥이고 할 것 없이 시커먼 옷들이 수십 개가 널브러져 있었다.

그리고 내 손에 수북이 들려있는 강화 주문서들.


“간다!”


빛난다. 사라진다. 사라진다. 빛난다. 빛난다...

그렇게 한참 주문서를 붙인 끝에, 나는 +4 강화가 된 해골 마법사의 옷들을 모두 건질 수 있었다.


“후후후. 하하하. 아하하하하!”


이젠 웃음소리도 흑화되는 것 같다.

하지만 그럴 만했다.

지난 며칠간 내가 얼마나 개고생을 했는데...


강화에 성공한 나는 당장 초보자용 갑옷은 벗어버리고, 곧장 해골 마법사의 옷으로 갈아입었다.

후드, 로브, 장갑, 신발.

특히나 후드는 로브와 같이 착용하니 자동으로 목 부분에서 이어져 마치 한 벌의 옷과 같은 외형으로 변했다.


이제야 드디어 엄연한 마법사로서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잡화점에서 산 거울로 내 얼굴을 살펴보니.


“오오...”


후드의 그림자에 가려져 얼굴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두 눈만큼은 금빛으로 형형하게 빛나고 있었다.


아무튼 초보자 시절 템들은 모두 경매장에 올려버렸다.

그리고 상태창을 살펴보자.


[상태창]

HP / MP : 40 / 75

힘 / 지력 : 0 / 100

방어력 / 저항력 : 21 / 34


*사용 스탯 : 120

*미사용 스탯 : 0


“크으... 감격스럽구나.”


힘들었던 그간의 고생이 한 번에 씻겨 내려가는 듯했다.


스탯으로 올린 지력은 60이지만, 추앙 효과로 인해 무려 지력 +40이라는 효과를 얻어 나는 지력 100을 달성할 수 있었다.

이 외에도 MP +10, 공속과 이속 +10% 효과까지.

더군다나 방어와 저항력도 제법 올라, 이제는 한 방에 죽니 마니 하는 그런 일도 없게 되었다.


이렇게 열을 올려 장비를 맞추려 했던 것은 오늘이 바로 레이드를 하는 날이기 때문이다.

물론 남 눈치를 신경 쓰지 않는 나지만, 그렇다고 초보자용 템을 입고 갈 수는 없는 노릇.


“여어. 로선생. 때맞춰왔네.”


“이제야 옷을 갈아입은 것인가.”


“응.”


나는 팔을 벌려 한 바퀴 돌며 방금 들어온 로니에게 자랑했다.


“어때? 좀 흑마법사 같아?”


“전보단 낫군.”


“전엔 어땠길래.”


“매우 하찮았다.”


새끼...

돌려 말하는 법이 없어요, 하여튼.


“일단 나가자. 이제 시간 다 됐어.”


곧 블러드 나이트 길드가 용병들을 모집할 시간이다.

해서 나는 곧장 로니와 함께 마을 광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도착하고 보니 타운 스톤 옆에 블러드 나이트 길드원들이 먼저 대기하고 있었다.

얼추 보니 대략 50명.

생각보다 많은 숫자였다.

게다가 이곳 부화의 땅에서는 손에 꼽히는 길드인 만큼, 모인 이들 역시 그리 허접한 사람들은 아니었다.


금안으로 살펴보니 모두들 총 스탯이 최소 80 이상이었다.

개중엔 종종 100이 넘는 사람들도 있었다.


“어? 오셨다! 디오님!”


그들 틈에서 비집고 나오며 나를 반기는 그녀.


“우와! 이거 입고 오신 거예요?”


떠벌리기 좋아하는 니싸였다.


“네. 이 정도는 입어야죠.”


“멋있어요! 근데, 그러면 지력이 너무 떨어지지 않나요?”


예상했던 질문.


“흑마법사에겐 저주가 곧 축복이죠. 후후.”


“와... 그러시구나.”


농담 삼아 던진 말인데 나를 보는 그녀의 눈빛은 초롱초롱했다.

말도 안 되는 컨셉을 잡고 있는데도, 니싸에겐 진짜처럼 느껴졌나 보다.

근데 막상 흑마법사 흉내를 내니, 이것도 나름 재미가 있었다.

왜 그때 초야의 검객들이 그 지랄을 하고 다녔는지 이제 좀 이해가 간달까.


“로니야. 안녕? 그동안 잘 지냈어?”


니싸는 로니에게도 반갑게 인사했다.

마치 산책가다가 만난 남의 애완견에게 하듯이.


이에 로니는 귀찮은 듯 고개를 돌리며 아는 척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것이 츤츤거리는 것으로 느껴졌을까.


“하아하아... 너무 귀여워... 부러워요 디오님. 나도 로니 같은 소환수 갖고 싶다.”


너도 정상은 아니구나.

입에서 침 떨어지겠다 이년아.


“오! 이분이 그 디오님? 반갑습니다.”


“이야기 많이 들었어요. 흑마법사시라고.”


“와. 진짜 신기하다. 이런 소환수도 있긴 있구나.”


니싸와 이야기를 하고 있자, 하나둘 블러드 나이트 길드원들이 나와 로니가 있는 곳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유명인사라도 보듯 반원을 그리며 주변을 에워쌌다.

...니싸 이 자식, 도대체 얼마나 떠들어 댄 거냐.


처음 겪는 유명세에 나는 묵묵히 서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어떻게 반응해야 하나 고민하던 순간.


“다들 자리로 돌아가세요. 곧 인원 체크 할 겁니다.”


마침 나를 구해준 건 다름 아닌 그녀.

블러드 나이트의 길드 마스터 ‘다르크’.


“누님. 젊어지셨네요.”


“누님이요?”


커스터마이징을 한 덕에, 다르크는 한층 젊어졌다.

처음 봤을 때는 40대 초반의 얼굴이었는데, 지금은 30살쯤의 외모로 보였다.

원래도 미인상이긴 했지만, 확실히 더 이뻐졌다.

다만 선이 굵고 눈빛이 날카로운 덕에, 확실히 길마로서의 카리스마가 느껴졌다.

게다가 강렬해 보이는 붉은 색의 머리까지.

상여자가 따로 없었다.


“예전에 한번 봤어요. 아마 기억 못 하시겠지만. 오크 장군 레이드에 용병으로 참가했었거든요.”


“아, 그러셨군요.”


고개를 끄덕이는 다르크.

기억 못 할만했다.

당시 30명이나 뽑은 데다가 다들 차림새도 비슷했으니, 나를 기억하는 것이 오히려 더 이상한 상황.


“아무튼 니싸에게 말씀은 많이 들었습니다. 흑마법사시라고.”


“뭐...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됐네요. 이것도 운명이랄까요.”


점점 컨셉에 잡아먹히는 나.

후후후. 재밌군.


“아무튼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곧 모집을 시작할 건데 그때 다시 설명 드리겠습니다.”


“그러시죠.”


그렇게 간단하게 인사를 나눈 후, 다르크는 뒤로 돌아 다시 사람들이 있는 곳으로 발길을 돌렸다.


작가의말

디오의 해방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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