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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 쓰는 흑마법사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게임

나라다
작품등록일 :
2022.01.04 18:12
최근연재일 :
2024.03.19 00:05
연재수 :
109 회
조회수 :
44,569
추천수 :
663
글자수 :
572,793

작성
22.07.23 19:10
조회
445
추천
8
글자
12쪽

45화

DUMMY

댓글의 반응들은 폭발적이었다.


-미친... 히든 클래스도 있었음?

-그럼 저게 강령술로 소환한 건가요? 이건 너무 밸런스 파괴 아닌가요?

--정령보다 훨씬 센 것 같네요.

-저 옷 입으면 지력 엄청 떨어지는데 그걸 그냥 입고 다니네.

--흑마법사 가오가 있지, 아무거나 입고 다니진 않겠죠.

-마지막에 저 눈 보소. 부릅뜨고 노려 보는 거 무섭네.


아니... 그거는 노려본다고 그런 게 아니라 나도 놀라서 저절로 눈이 부릅떠진 건데...


올린 지 하루도 지나지 않았는데, 조회수는 이미 100만이 넘어있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얼굴이 가려졌다는 것.

골드가 아깝다고 생각해 커스터마이징도 안 했는데, 하마터면 실제 얼굴이 노출될 뻔했다.


댓글을 보니 가관이었다.

온갖 추측이 난무하며, 자기들끼리 갑론을박하는 모습에 나는 실소를 터트릴 수밖에 없었다.

물론, 그중에 정답을 맞춘 사람은 아무도 없었지만.

한참을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나는 수많은 댓글을 읽었다.

그러다 더 이상 읽는 것은 시간 낭비라는 생각이 들자, 나는 곧장 컴퓨터를 꺼버렸다.


접속하기 전에 목욕재계를 위해 나는 샤워하러 화장실에 들어갔다.

따뜻한 물로 몸을 녹이면서 생각했다.

확실히 로니를 만나고 나서 내 게임 인생이 달라졌다.

원래는 고블린에게도 죽고, 발로 슬라임이나 밟고 했는데.

금안 오너가 되고 나니깐 품위유지 하려고 스스로 노력해야겠다.


방금도 업진살을 맛있게 구워 먹었다.

평소 때는 진열되어 있어도 눈길도 안 줬는데, 이제는 당당하게 집어 들 수 있었다.

샤워하면서 혼자 나는 누구?


“금안 오너.”


하면서 웃으니깐 기분도 좋아졌다.

이래서 좋은 능력이 사람을 만든다는 말이 나온 것 같다.


.

.

.


“오셨습니까, 주인님.”


“그래. 제임스. 오늘도 수고가 많네.”


늘 그렇듯 제임스는 포션을 만드는 데 여념이 없었다.

오늘도 침대 위에 정렬되어 있는 포션들.

필요한 몇 개만 제외하고 모두 경매장에 올려 파는데 그 수입이 상당했다.

하루에 대략 4천 골드.

이러니 내가 제임스를 이뻐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필요한 거 있어? 말해. 사다 줄 게.”


“음... 종이가 다 떨어져 갑니다. 잉크도 다 써가고요.”


“알았어. 나중에 리큐르 살 때 같이 사 올게.”


“감사합니다. 주인님.”


감사하기는.

내가 더 감사하지.


오늘은 밀린 히든 퀘스트를 할 차례.

해서 일단은 새를 통해 로니에게 여관방으로 돌아오라고 전했다.

그리고 제임스의 심부름을 하러 밖으로 나가려던 순간.


[빙페 : 하나 둘 셋]


갑자기 모르는 ID로 내게 귓속말이 왔다.


[빙페 : 우와! 접속했다! 오오오오오!]


뭐야 이건.


대답하지 않고 가만히 있자, 이 사람은 뭐가 신났는지 혼자 호들갑을 떨고 있었다.

그런데 그게 끝이 아니었다.


[바스찬 : 흑마법사다! 흑마법사가 나타났다!]


또 다른 처음 보는 ID.

하지만 이게 시작이었다.

이를 기점으로 미친 듯이 쏟아지는 귓속말.


“왜 이래, 이거.”


설마 싶어 메시지 함을 살펴보니.


“...미쳤네.”


마찬가지로 처음 보는 ID로 수백 개의 메시지가 남겨져 있었다.

대충 보니 그놈의 레이드 영상이 문제였다.

일단 눈앞이 너무 어지러워 나는 귓속말 차단으로 설정을 바꾸었다.


그때 마침 여관방에 들어오는 로니.


“디오. 이게 무슨 일인가? 처음 보는 인간들이 나의 이름은 어떻게 아는 것인가?”


“무슨 말이야?”


“나를 보곤 우르르 몰려들더니, 연신 내 이름을 외쳐대더군.”


“......”


나는 눈을 감고 손으로 이마를 부여잡았다.

안 봐도 어떤 상황일지 눈에 훤했다.


“더 몰려들기 전에, 겨우 비집고 나왔다.”


“그게...”


이걸 뭐라고 설명해야 하나.


“우리 둘이 지금 엄청 유명해졌거든? 그래서 음... 아... 모르겠다. 일단 앉아서 쉬고 있어 봐.”


자고 일어나니 스타가 되어있다더니만, 설마 그게 내 이야기일 줄이야.


다음으로 나는 친구 창을 살펴봤다.

역시나 수백 명의 요청이 와있었으나, 내가 아는 ID는 하나도 없었다.

해서 요청 거부로 설정을 바꾼 후, 모든 요청을 일괄 삭제했다.


이어 메시지 함도 다시 살펴보았다.

내용은 귓속말과 별다를 게 없었다.

의미 없는 스팸 메시지처럼 보낸 사람도 있었고, 영상 보고 보내 본다는 사람도 있었다.

거의 다 쓸데없는 것들.

이 와중에도 메시지가 하나씩 계속 들어오고 있었다.

메시지도 차단으로 설정을 바꾼 후, 나는 하나하나 메시지를 지워나갔다.

지우면서도 내심 걱정되는 것이 있었다.

바로 어제 아이템에 대한 것.


사실 다르크가 두 깃발을 세웠을 때, 원래는 나도 500골드를 택하려 했다.

하지만 주위에 보는 눈이 있어 쓸데없이 가오를 지키느라 템 습득 권한을 택했는데, 결과적으로는 그것이 최고의 선택이 되었다.

당연히 안될 줄 알았던 레이드에 성공했고, 그 주역인 로니가 룬석까지 먹은 것.

다만 한가지 마음에 걸리는 것이 있었다.

블러드 나이트 측에서 반발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것.


물론 과정은 정당했다.

처음부터 습득 권한을 택했고, 기여가 가장 큰 로니가 보스 템을 먹은 것.

하지만 룬석이 한두 푼 하는 것이 아니다 보니, 막상 그들의 마음이 바뀌어 나에게 항의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었다.


허나 메시지들을 지우면서 보니 송신자 중 다르크는 없었다.

아마 불만이 있었다면 메시지를 보냈을 터.

아무 말이 없는 것 보니, 내가 템을 먹은 것에 이의가 없는 모양이었다.


아무튼 원래 계획은 밀린 히든 퀘를 하려는 것이었으나, 이렇게 사람들의 관심이 쏟아지는 가운데에선 하기가 어려웠다.

해서 사람이 없는 새벽 시간대에 하는 것으로 하고, 나는 일단 로니와 함께 홉 고블린 땅굴에 가서 허브를 캐기로 계획을 바꾸었다.


.

.

.


깊은 새벽이 되어서야 나는 사람들의 눈을 피해 퀘스트를 완료할 수 있었다.


우선은 대장간의 히든 퀘스트.

상점표 강철 방어구를 모두 +4 강화한 후, 나는 NPC인 말콘 앞에서 이를 착용했다.

참고로 장비 템이 요구하는 사용 제한은 말 그대로 사용 제한이다.

제한 조건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성능이 적용되진 않지만 그래도 착용 자체는 가능하다.

갑옷이 무거워서일까.

힘이 0인 나는 무거운 짐을 진 것 마냥, 어기적어기적 기어가는 속도로 움직일 수밖에 없었다.

그러자 나에게 말을 걸어오는 말콘.


“힘도 없는 양반이 어울리지 않게 웬 갑옷을 입고 있소?”


“그러게요.”


“하하. 그것도 그냥 갑옷도 아니고 강화된 갑옷이구만.”


“보는 눈이 있으시네요.”


“쯧쯧. 갑옷이 주인을 잘못 만났군. 어차피 제대로 쓰지도 못하는데 차라리 나한테 파는 게 어떻소? 안 그래도 우리도 필요한 물건이라서 말이오.”


퀘스트 발동 조건은 힘이 0인 상태에서 +4 강철 방어구를 모두 착용한 후 말콘 앞에서 어슬렁거리는 것.

이에 나는 냉큼 그의 제안을 수락해 무사히 퀘스트를 완료할 수 있었다.

보상은 2만 골드와 스탯 5개.

방어구와 강화 주문서 값을 합치면 1만 골드가 넘게 들어갔지만, 그래도 몇천 골드는 이익이었다.

물론 골드보다 스탯이 더 중요하기도 하지만.


다른 두 히든 퀘스트는 쉽게 마무리됐다.

가죽 공방에는 그간 모은 가죽을 잔뜩 주어서 해결할 수 있었고, 의류점에는 바느질 도구 50개와 재단 가위 20개를 잡화점에서 구입하여 갖다 줌으로써 해결할 수 있었다.


다음으로 들린 곳은 마법사 길드.

나는 NPC인 테오도르에게 작은 나무 상자를 건네며 말했다.


“출출하실 텐데 이거나 좀 드세요.”


“이게 무엇인가?”


상자의 뚜껑을 열어보는 테오도르.


“오오... 이건...”


상자 안에는 마나 포션이 차곡차곡 쌓여있었다.

도합 30개의 포션.


“다 어르신 덕분입니다.”


발동 조건은 사용 스탯만으로 지력과 MP를 60씩 달성한 후, 마나 포션 30개를 전달하기.

말이 전달 하기지, 내가 봤을 땐 뇌물이나 다름없었다.


“허허. 내가 뭐, 한 것이 있는가. 다 자네가 뛰어난 덕분이지.”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시선은 마나 포션에서 떨어질 줄을 몰랐다.

욕심 많은 영감탱이 같으니라고.


“그나저나 벌써 그만한 성과를 이루었나? 앞날이 아주 창창하구만 그래. 허허허. 잠시 기다려보게. 받은 것이 있는데 내가 어찌 빈손으로 있겠나.”


그러더니 영감은 구석에 있는 상자에서 책 하나를 꺼내 들었다.


“받게나. 앞으로 빛을 발할 후배를 위한 내 선물일세.”


[마법서 ‘마나 쉴드’] [상급]

학습 조건 : 지력 100 이상.


“이건...”


오오...

마나 쉴드라니.

이것도 경매장에서 몇만 골드에 거래되는 거로 아는데.


“감사합니다. 어르신!”


“어르신은 무슨.”


나는 이 시대의 참된 어르신께 곧바로 감사를 표했다.

퀘스트가 완료되면서 스탯 5개를 받은 것은 덤.

책을 건네받자마자 나는 그 자리에서 마나 쉴드를 익혔다.


[마나 쉴드] [상급]

피해를 흡수하는 마나 보호막을 만듭니다.


효과는 아주 간단하다.

피해를 입을 시 HP대신 MP가 소모되는 마법.

회복 효율로만 따지자면 사실 힐로 HP를 채우는 것이 더 낫다.

하지만 스탯의 관점에서 보자면, HP에 투자할 스탯을 MP에 투자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남자는 마법.

효율을 생각하는 것은 겁쟁이들이나 하는 짓이다.

예상치 못했지만 어쨌든 마나 쉴드를 배우게 됐기 때문에, 나는 앞으로 오직 MP로만 승부를 보겠다고 다짐했다.


마법사 길드에서 나온 나는 이번엔 길드 관리소 건물로 이동했다.

길드 창설 및 관리에 관한 일을 담당하는 곳으로, 나는 관리원 NPC에게 다가가 대뜸 돌돌 말린 종이를 하나 건넸다.


“아니 이건!”


응, 그만 놀라고 빨리 보상 내놔.


“이걸 어떻게 구하신 겁니까?”


“오다가 주웠어요.”


내가 건넨 종이는 길드 관리소에서 다루던 일종의 기밀문서.

잿더미에서 구한 의자 다리 속에 숨겨져 있었는데, 나는 이를 금안으로 쉽게 찾아낼 수 있었다.

내용은 별 것 없었다.

관리소에 등록된 여러 길드에 관한 정보들.

NPC에게나 중요한 것이지 나한테는 중요한 게 아니었다.


“언제 이걸 되찾나 하고 늘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쉽게 돌아올 줄이야...”


이후로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지난 상황이 대충 이러했다.


비스도 처음부터 도적이었던 건 아니었다.

원래 부화의 땅에서 활동하는 한 길드의 마스터였다는 것.

성격이 지랄 맞아 다른 길드와 늘 마찰이 있었는데, 결국 그들의 약점을 파헤치기 위해 이 기밀문서를 훔쳤었다.

하지만 그 사실이 들통나면서, 공적으로 몰린 그는 길드원과 함께 숲으로 도망쳐버렸다.


“그런데, 비스가 원래 그렇게 강했나요?”


“그렇진 않았습니다. 숲속으로 숨어버려 추적하기가 어려웠던 것이지, 원래 그렇게 강한 상대는 아니었지요.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말도 안 되게 강해져 버렸더군요. 어디서 그런 힘을 얻게 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그 이후로 그는 아예 숲속에 터를 잡았습니다.”


“그리고 도적이 됐군요.”


“예. 처음에는 그리 세력이 크지 않았는데, 잠시 방치한 사이 급속하게 세력이 늘어나 버리고 말았습니다. 게다가 그가 비정상적인 힘을 가졌다 보니, 저희로서도 어찌 손을 쓰지 못하고 내버려 둘 수밖에 없었던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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