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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커피일요일 님의 서재입니다.

그렇게 나는 죽기로 결정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드라마

커피일요일
작품등록일 :
2022.10.27 02:38
최근연재일 :
2022.11.30 22:05
연재수 :
26 회
조회수 :
668
추천수 :
28
글자수 :
113,146

작성
22.11.25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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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9쪽

22. 편집자들

DUMMY

친구가 다시 내게 보여준 파피로스에는 한글로 적혀 있었다.


「하늘이 열렸다. 물이떨어지니 모든 땅과 경계를 허물었고, 맹렬한 흐름을 만들어냈다. 지상의 모든것들은 그 흐름과 함께 뒤섞였다.」


그정도 읽자 친구는 파피로스를 가져가더니 다른 파피로스를 가져와 내게 보였다.


「카오스는 바다를 분노케 하여 그것의 육신으로 하여금 육지를 덮치게 하였다. 바다는 육지에 있는..」


비슷한 구절이었기 때문에 읽는속도가 빨라서 친구또한 빠르게 가져가고는 다른 파피로스를 들고 왔다.


"이번게 마지막이야. 사실 이것보다 더 많은데, 이 셋이 가장 많이 중복된내용이 적힌 파피로스 더라고."


「지하 저 밑에 있는 카오스는 땅에 거대한 틈을 벌리더니 물을 뿜어냈다. 그로인해 육지는 바다가 된것처럼 지상의 것들을 품어내기 시작했다.」


제각기가 전부다 다른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물이 땅위를 덮쳤다는거 말고는 전부다 딴소리를 하고 있는데?"


"그렇지. 이제 우린 거기에서 가장 중복된 것들을 토대로 빼버리거나 추가하면 되는 거야. 필요에 따라서는 내용을 아주 바꿔 버려도 되고."


친구는 그렇게 말하며 공중에 파피로스를 띄웠다. 그러자 파피로스에 쓰여진 글자들이 하늘로 올라와 우리의 머리 위를 부유했다.


총 세 파피로스에서 각각 따온 문장 셋 아래에서 친구는 고민하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이제 좀 도와줄 생각이 든거야?"


내가 친구에게 가까이 다가서자 친구는 나에게 그렇게 말했다.


"아니, 하지만. 오늘처럼 모두가 진실을 모른다면 그럴듯한 해답을 만드는거에 대해서는 관여를 해야지. 내가 도와주는건 좋아서 그런게 아니라 네가 어떤 것을 바꿨는지 감시하는 목적도 있어."


"그래그래. 잘 봐둬 내가 이상한 내용으로 바꿔둘지도 모르니까 말이야."


친구는 그렇게 말하며 손까락을 현란하게 움직여 보였다.


***


「땅의 길이 열리고 그곳에서 카오스와 그의 분노가 지대를 덮쳤다. 그의 분노는 대지의 경계를 허물었고, 카오스와 함께 지하에서 부터 솓구친 물은 지상의 피조물을 뒤덮었다. 그 물의 높이가 모든 건물보다도 높았고, 그 물은 카오스와 함께하여 99일을 머물렀더라.」


"마지막으로 이렇게 수정하는게 맞는거 같은데?"


나는 친구의 말에 아무말없이 아주 조그맣게 고개를 끄덕였다.


***


콧수염이 대단한 담프누엘은 분홍색 사제복을 입고 가마에 올려져 어디론가 이동하고 있었다.


담프누엘은 비장한 표정을 지으면서 자신이 향하고 있는 성이 있을 방향으로 도전적인 눈빛을 보내고 있었다.


담프누엘이 타고 있는 가마를 들고 있는 사람들은 총 6명으로 왼쪽에 세명 오른쪽 세명 이었다.


왼쪽부터 사티로스 날개달린 사람 아가미 달린 사람이 나눠 들고 있었다.


오른편에는 키큰 난쟁이, 키작은 거인, 머리에 한쌍의 뿔이달인 사람이 들고 있었다.


「저 여섯명도 상징적인거야. 담프누엘이 파피로스를 보고 우리가 의도 한 대로 상징을 발견해 냈어. 그리고 경전을 제작했지. 6은 완전한 수로 처음 우리가 창조한 사람들이 6명씩 만들어졌다고 이야기 했거든. 물론 우리는 마구잡이로 만들어서 7명씩인지 8명씩 인지 아니면 그런게 전혀 아닌지 중요하지도 정확하지도 않지만 말이야.」


친구의 목소리는 머리속에서 울리는것만 같았다.


나는 친구의 말에 그렇냐고 대답하려 했지만 입이 어디론가 사라진건지 대답할 수 없었다.


「저것만 다 보면 다시 돌아올테니까. 걱정마. 내 말은 나레이션 정도로 생각해.」


제멋대로인 친구가 짜증났지만 이상하게도 그런 감정은 쉽게 가라앉았다.


담프누엘은 그가 향하고 있던 방향에 성이 보이자 기다렸다는 듯이 손을 올려 정지신호를 줬다.


그러자 그 신호를 본 뒤에서 따라오던 수백명의 사람들이 차례대로 멈춰 서고는 저 뒤에서 부터 세명이 담프누엘 앞으로 섰다.


맨 왼쪽에 서 있는 사람은 거인이었고, 가운데는 날개달린 사람. 그 오른쪽은 팔이 한쌍 더 달려있는 사람이었다.


맨 오른편에 있는 사람은 거인과 날개달린 사람이 지고 있는 가방을 뒤져 파퓌로스에 적힌 경전과 일종의 계약서 처럼 보이는 양피지를 꺼내들었다.


담프누엘은 그 세명을 번갈아 보며 무언가를 기다렸다.


거인이 먼저 고개를 끄덕였고, 날개달린 사람이 날개를 쫘악 펴고는 비상했다.


팔이 한쌍 더 달려있는 사람은 네 팔로 경전과 계약서를 들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담프누엘은 맨 오른쪽에 있는 사람의 신호까지 보자 손짓했다.


그러자 6명의 사람은 가마를 내렸고, 담프누엘은 수염을 쓰다듬으며 땅으로 내려왔다.


"이방인은 들으라! 나는 가장 위대하고 관대하신 코스모스의 뜻으로 이곳에 왔노라!"


담프누엘의 말이 끝나자 거인은 땅이울리는 소리로 성을 향해 똑같이 외쳤다.


그 소리를 들은 성 안의 병사는 당장 눈으로만 보이는 200명 남짓의 사람들을 보고 화들짝 놀라 영주에게 보고를 하러 달려갔고, 그 곁에 있던 병사는 뿔피리를 불어 성안에 대기하고 있던 병사들에게 알렸다.


담프누엘은 인자한 미소를 지으며 느긋하게 그곳에 서서 기다렸다.


그러자 성문이 열리더니 황급하게 입고 나온것 같은 차림의 사람이 말을 타고 담프누엘 가까이 다가갔다.


"나는브리짓 왕국 프리드리히 영주의 대변인 가웨인 이오! 당신들은 누구고, 이 대낮에 대군을 이끌고 온것은 또 무슨일인가?"


"오, 가웨인 자네는 듣지 못했는가? 우린 코스모스의 이름으로, 그의 뜻으로 왔노라."


"코스모스? 코스모스 누구?"


"진정한 신중의 신 창조자 중의 창조자 코스모스를 말하는 것이다!"


"그래그래. 너희들의 신이 뭐라 말했길래 이리 험악하게 다가오는가?"


담프누엘은 자신의 장대한 콧수염을 한번 쓸어 넘기고는 비상하고 있는 날개달린 사람에게 신호했다.


그러자 날개달린 사람은 팔이 한쌍 더 달려있는 사람에게로 가 계약서로 보이는 양피지를 가져와 가웨인앞에 펼쳐 보였다.


"보이는가? 가웨인?"


"언뜻보기에 어떤 계약서로 보이는구만. 가까이 와서 내게 보이라!"


담프누엘은 날개달린 사람에게 손짓했고, 날개달린 사람은 가웨인 가까이로 비행하며 계약서를 펼쳐보였다.


가웨인은 반절이상을 읽어 나가자 그 이상으로 읽는 것을 그만두고 커다랗게 웃기 시작했다.


"하하하하! 당신! 코스모스의 의지로 온 콧수염 많은 노인내! 이름이 뭔가?"


"담프누엘이네 어리석은 가웨인. 그래서 받아들이겠는가?"


가웨인은 날개가 달린 사람이 들고 있는 계약서를 잡고 있었다면 땅에 내팽겨 쳤을 듯 한 기세로 팔을 가로로 휘저었다.


"이곳은 브리짓 왕국의 영토임이 이미 오래전 선조때부터 분명했다. 담프누엘 당신이 몇살인지 모르겠지만 당신이 태어나기도 전 이곳은 이미 브리짓 왕국의 영토였단 말이다. 근데. 되찾으러 왔다? 이 무슨 말장난인가!"


가웨인은 날개달린 사람이 들고있는 계약서의 부분중 하나를 짚으며 말했다.


「원래 주인이였던 빵굽는 자들에게 땅을 돌려줄것을약조한다. 퇴거기간은 최대 보름까지 주어지며, 이후에 성에 남은 자들은 위대한 선지자 담프누엘의 소유가 된다...」


"당장 네놈들의 땅으로 돌아가 빵이나 마저 구을 망정이지! 죽고싶지 않다면 너희들의 그 한심한 코스모스와 함께 사라져야 할 것이다."


"자넨 그말을 평생 후회하게 될걸세. 우리는 질서와 이성으로써 속삭이시는 코스모스의 계시를 듣고 왔네. 하지만 그것에 반대한다면, 자네는 더러운 카오스의 하수인이 틀림없으리라."


담프누엘은 차분히 말하다 슬슬 저 밑에서 부터 끌어오르는 정력가득한 음성으로 가웨인에게 말했다.


"첫번째 피조물의 자녀들이여! 저 부조리의 자식들을 깨 부수고 그 지경을 이성과 합리성 으로 가득 메우자! 그곳에 우리의 깃발을 세우고 빵을 굽자!"


담프누엘은 그렇게 함성을 내지르며 용맹하게 가웨인을 향해 달려나갔다.


「담프누엘은 아직도 그 활기가 보통이 아니네? 500살도 더 살았는데 여전히 쌩쌩한거 보면 역사서에 아주 큰 영웅으로 기록될 것 같아.」


친구가 그렇게 말하자 담프누엘이 다르게 보였다.


확실히 담프누엘은 500살 먹은 고대의 늙은이 같다는 느낌이 없었다.


여전히 수염은 윤기와 풍성함으로 젊음의 상징을 품어내고 있었다.


그리고 친구가 이미 말했다시피 담프누엘은 날개가 달린 사람이 바상하는 속도 보다도 더욱 빠른 속도로 가웨인을 향해 몸을 던지고 있었다.


담프누엘은 허리춤에 차고있는 끝부분이 뾰족한 몽둥이로 가웨인이 타고 있는 말의 대가리를 내리쳤다.


그러자 가웨인은 저항할 세도 없이 말과 함께 쓰러졌고, 말밑에 깔려 빠져나올 수 없었다.


담프누엘은 옴짝달싹 못하는 가웨인을 등뒤에 두고 병사들을 향해 팔을 들어 올리며 함성을 내질렀다.


병사들은 담프누엘의 용맹스러운 모습에 고무되어서는 그의 옆을 지나치며 성으로 돌격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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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26. 에로스 22.11.30 13 0 9쪽
25 25. 에로스 22.11.29 14 0 9쪽
24 24. 주족관 (酒族館) 22.11.28 18 0 9쪽
23 23. 첫번째 피조물에 영광을 22.11.26 20 0 9쪽
» 22. 편집자들 22.11.25 17 0 9쪽
21 21. 파피로스 22.11.24 15 0 9쪽
20 20. 파피로스 22.11.23 17 0 9쪽
19 19. 블랙펄 22.11.22 17 0 9쪽
18 18. 침묵 22.11.21 20 0 9쪽
17 17. 발할라 22.11.19 18 1 9쪽
16 16. 발할라 22.11.18 23 6 9쪽
15 15. 데우스 엑스 마키나 22.11.17 18 2 9쪽
14 14. 질서와 혼돈 22.11.16 18 2 9쪽
13 13. 창조자의 대립 22.11.15 20 1 9쪽
12 12. 이 부조리를 보라 22.11.14 22 1 9쪽
11 11. 필요악 22.11.12 17 1 10쪽
10 10. 악몽 22.11.11 20 1 10쪽
9 9. 비현실과 비이성 22.11.10 22 2 9쪽
8 8. 괴담의 탄생 22.11.09 20 1 10쪽
7 7. 하시모토 22.11.08 27 0 10쪽
6 6. 성인군자 22.11.07 26 1 9쪽
5 5. 성인군자 22.11.05 29 1 12쪽
4 4. 루나 22.11.04 32 1 10쪽
3 3. 명예의 수상자 22.11.03 40 1 13쪽
2 2. E-01 행성 의 첫 축제! 22.11.02 59 1 12쪽
1 1. 끝과 시작 (GENESIS) +5 22.11.01 104 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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