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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커피일요일 님의 서재입니다.

그렇게 나는 죽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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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일요일
작품등록일 :
2022.10.27 02:38
최근연재일 :
2022.11.30 22:05
연재수 :
2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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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글자수 :
113,146

작성
22.11.02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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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2. E-01 행성 의 첫 축제!

DUMMY

대충 씻고 밖으로 나갈 준비를 다 마친 나는 밖으로 나왔다.


버스를 타고 열두 정거장을 타고 온 나는 시내에 몰려 있는 핸드폰 매장 중 하나에 들어갔다.


4년 전부터 일하던 곳이다.


아는 형님이 소개해준 곳인데 그 형님. 지금쯤 잘 있을까?


도착한 매장에는 점장 겸 매니저와 손님이 한 분 있었다.


점장의 머리는 왁스로 반들거려 아침부터 하늘을 향해 솟아 있다.


고객을 앞에 두고 앉아 있던 점장은 나를 발견하고는 잘 됐다는 듯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왔어? 기종 변경하시려는 분이니까, 설명해 드리고 알지?"


점장은 나에게 그렇게 말하며 그 커다란 눈썹을 꿈틀거렸다.


"예예."


나는 그렇게 대답하고 손님에게 기종 변경과 따라서 오는 구독 할인 서비스에 관해서 설명 했다.


***


오후 6시쯤 되자 밖이 어두워졌다.


여전히 매장 안은 밝게 백열전등으로 빛나고 있었다.


저녁은 도시락으로 때웠다.


"이쯤 와야 하는데..."


점장은 발을 동동 구르며 가게 안을 왔다 갔다 했다.


"앉아 계세요. 왜 정신없게 계속 그러고 계세요?"


"6시 20분쯤 온다고 했거든..."


나는 시계를 쳐다보았다.


벽걸이 시계는 6시 12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아직 8분 남았잖아요. 조급하지 말고 계세요."


"그렇지? 아직 남은 거지? 그냥 가버린 건 아니겠지?"


"누구길래 우리 점장님이 이렇게 쩔쩔매고 계실까?"


"응?"


점장은 나의 말에 의문을 표했다.


분명 내 말은 귓등에도 안 들렸을 것이다.


"좀 앉아 계시라고요."


"아, 그래그래..."


점장은 대답했지만, 여전히 매장 구석구석을 로봇 청소기라도 된 것처럼 왔다 갔다 했다.


「딸랑」


그때 매장의 문의 종이 소리를 냈다.


"어서 오세... 요."


나는 그때 매장 안으로 들어오는 미모의 여성을 바라보고는 말을 제대로 잇지 못했다.


그녀를 확인하자 곧장 점장에게 다가가 귓속말했다.


"저분이에요?"


"응, 맞아. 콤부차 타와 서랍에 있는 믹스커피 옆에 있어."


"넵."


나는 차를 타는 도중 흘깃흘깃 그녀를 훔쳐보았다.


그녀는 단발머리를 하고 있었고, 피부는 희고 고았다. 화장도 짙게 하지 않은 것을 난 알 수 있었다.


"김 부장! 차는 아직이야?"


"아! 방금 다 됐어요."


멍하니 그녀를 쳐다보고 나와 눈이 마주친 점장은 주의를 줬다.


"김 부장, 오늘부터 이 주일간 휴가 하자. 어때 그동안 제대로 쉬지도 못했잖아."


"이렇게 갑자기요? 전 지금 괜찮아요. 딱히 더 이상 챙길 경조사도 없고, 애인도 없으니까. 돈이나 벌어야죠."



"거 사람이 그렇게 칙칙해서 쓰나 유급 휴가로 해줄 테니까 걱정 놓고 푹 쉬다 와."


"그래요? 그럼 저야 좋지만... 근데 저분은 그래도 제가 인수인계해야 하지 않을까요?"


"걱정하지 말고, 이분 교육은 내가 할 테니까 오늘 퇴근 시간 되면 그냥 가."


그녀는 나를 향해 눈웃음을 지었고, 나는 그만 90도 인사를 했다.


편하긴 했지만 아쉽다는 생각이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


***


집으로 돌아온 나는 컴퓨터를 켜고 예전에 사놓고 하지 않았던 게임을 실행시켰다.


메인메뉴에서 나는 갑자기 흥미를 잃어버렸고, 곧바로 강제 종료하고 침대에 누워 핸드폰을 켜 동영상을 봤다.


분명 이전에는 출근하고 돌아와서 본 영상들이 재미있고, 즐거웠지만 지금 나에게는 이것만큼 더 지루하고 재미없는 것도 없었다.


핸드폰 바탕화면으로 돌아온 나는 누구라도 좋으니 오랜만에 연락할까 해 연락처를 천천히 내려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절반 이상이 이미 손절했거나, 어색하거나, 죽은 사람들밖에 없었다. 남은 절반은 친분 없는 사람이거나, 일로 만난 사람뿐이었다.


나는 누워 있는 몸을 일으켜 고쳐 앉고는 머리맡에 있는 오랜 친구의 유골을 바라보았다.


김윤재라고 유골 함에 쓰여 있었다.


핸드폰 연락처에도 그 이름과 동일한 이름으로 저장된 연락처가 있었고, 나는 아무 생각 없이 전화를 걸었다.


당연하게도 핸드폰에는 없는 번호라는 전자 음성이 돌아왔다.


나는 그 말에서 어딘가 안정감을 느낄 수 있었고, 잠시 눈을 감았다.


그 암흑 속에서 나는 더욱 편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고, 나의 정신은 다시 그 몽환의 세계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


꿈속에 들어온 나는 여기가 어딘지 바로 알 수 없었다.


매우 다양한 모습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제각각의 일을 하고 있었다.


녹색의 피부를 지닌 사람들은 씨앗을 손에 올려놓고 하늘 높이 치켜들자 씨앗에서 뿌리가 나오고 줄기가 돋아 발아하기 시작했다.


날개가 달린 인간들이 하늘을 날아다니며 노래를 부르기도 했고, 사람들을 들고 이곳저곳으로 이동하며 내려주고 다시 들고를 반복하며 이동의 편의를 제공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덩치가 큰 거인들은 큰 바위를 치우고 옮겨 길을 만들기도 했고, 포크레인이 할 일을 자기 손과 다리를 이용해 흙을 퍼내 지형을 바꾸기도 했다.


나는 그런 광경이 흥미로워 계속 바라보다.


친구가 있었다는 사실이 스쳐 지나가자 곧바로 친구가 어디에 있는지 하늘 높은 곳으로 날아가 지구 전체를 둘러보았다.



나의 오랜 친구는 높은 하늘 위에서 지성체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 높은 곳에서 뭘 보고 있니?"


나는 오랜 친구에게 물었고, 친구는 나에게 시선을 주지 않았다.


그것은 무관심한 반응이 아닌 미리 알고 있었다는 분위기였다.


"곧 축제가 일어날 거야."


"처음 봤을 때 비해서 엄청 많이 발전한 것 같던데? 높은 구조물도 있고..."


"앞으로 있을 일에 비하면 아주 미비한 수준이지. 따라와 축제장으로 가자."


친구는 나의 손을 덥석 잡더니 지평선 저 너머로 향했다.


나는 그 오랜 친구의 손길이 살아생전 친구의 손의 느낌과 너무나 닮아 반갑기도 했고, 두 번 다시 현실에서 만날 수 없다는 사실에 울적해졌다.


"너무 슬퍼하지 마! 지금은 축제 기간이잖아 즐기고 먹고 마셔야지! 울면 위가 쪼그라들어서 음식이 잘 안 들어가."


나의 친구는 울적해진 분위기를 눈치챈 것인지 나에게 그리 말하면서 지나가는 구름을 한 조각 떼어내고는 몽실몽실한 촉감의 손수건으로 만들어 내고는 나에게 건넸다.


"자 눈물이라도 닦아."


어느샌가 나는 눈물을 흘리고 있었고, 나는 친구가 건넨 구름으로 만들어진 손수건으로 눈가를 훔쳤다.


그러자 수분이 그 수건으로 흡수되기는커녕 얼굴이 축축해졌다.


"이게 뭐야!"


"그야 구름으로 만들어졌으니까 그렇지. 구름은 수증기 덩어리라고?"


눈물은 닦이지 않았지만 울적한 기분은 전부 날아갔다.


"그치?"


친구는 나의 마음을 다 읽는 것처럼 말했다.


나는 친구에게 웃음을 지어 보이고 그 구름으로 만들어진 손수건을 공중에 집어 던졌다.


그러자 그 손수건은 공중에서 흩어지더니 주변 구름과 붙었다.


"자 이제 내려가자."


친구는 그렇게 말하며 나를 아래로 이끌었다.


친구와 함께 내려온 아래에는 무지개색으로 염색되어있는 양털이 깔려 있었고, 그 위에 내려오자 그 주변에서 일하고 있던 사람들이 다가와 친구와 나는 둘러싸였다.


사람들의 손에는 각양각색의 꽃잎이 들려 있었고 우리의 곁으로 오더니, 일제히 하늘을 향해 꽃잎을 뿌렸다.


"와아!"


사람들은 그렇게 외치고는 친구와 나에게 꽃 화단을 머리에 걸어주고 발등에 입 맞추었다.


"왜 저 사람들은 우리한테 이렇게 대접해주는 거야?"


"감사를 표하는 거지. 우리가 저들의 창조자이니까."


나는 그들이 진심으로 즐거워하며 우리를 반기는 것에 대해서 부끄럽기도 했고, 고맙기도 했다.


"그럼 이제 또 뭐가 있지?"


"축제니까 즐길 것부터 해야지! 뭐 먹을 것부터 해도 되긴 한데 먹는 것부터 하면 피곤해져서 움직이기가 귀찮아질 거야."



친구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저 너머에서 캐러멜 녹는 냄새가 났다.


"하지만 간단한 간식 정도는 들고 다녀도 될 것 같아."


친구는 그렇게 말하며 캐러멜 냄새가 나는 칸막이 점포로 갔다.


그 점포에서는 현실에선 보지 못한 과자를 팔고 있었다.


별, 구름, 모자 모양을 한 그 과자는 공갈빵의 가장 바삭한 부분 같은 식감을 지니고 있었으며 바삭거리는 겉 부분을 뚫고 안으로 들어가자 입에 닿자마자 녹아내리는 솜사탕 같은 것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그 과자는 차갑게 식었는데도 바삭함과 쫀득함을 잃지 않았다.


바삭바삭했지만 입안의 침을 뺏어가지 않았고, 기름지지도 입안의 치아를 불쾌하게 만들지도 않았다.


"환상적이야! 처음 먹어 보는데? 이거 이름이 뭔가요?"


나는 그 과자를 팔고 있는 키가 가슴 언저리밖에 오지 않는 사람에게 물었다.


"아직 그 과자에는 이름이 없어요! 이름을 지어주세요!"


작은 키의 사람은 그렇게 말했고, 친구는 앞으로 나서더니 말했다.


"그건 아주 쉽지! 내 천재적인 작명 센스를 통해 이 과자 이름은 A-E0-0001로 하는 거야!"


"아니, 공갈 솜사탕으로 하자."


"오, 그거 괜찮네! 공갈 솜사탕."


친구는 의외라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이 모든 말을 듣고 있던 키 작은 사람은 점포의 표지판에 걸려 있는 과자 모형의 그림 옆에 공갈 솜사탕이라는 글자를 염색된 양털을 붙였다.


그 글자는 무지개색으로 쨍한 색감이기도 해 촌스러웠지만, 이 환상적인 과자와 잘 어울렸다.


"행사는 뭘 하지?"


나는 친구에게 물었다.


"생명에 관한 축제니까, 아마도 누가 더 큰 빵을 구울 수 있는지에 대한 대회 같은 걸 열겠지."


"그게 뭔 이상한 대회냐. 다들 베이커리라도 차린 거야? 많고 많은 대회 중에 왜 빵 굽는 대회를..."나의 말이 끝나기도 전 고양이 모형으로 구워진 식빵이 가 친구의 어깨너머에 세워졌다.


그 식빵은 이곳에 살고 있는 주민들이 한 달 동안 먹고도 남을 만큼 거대했다.


"대회가 시작하려나 봐!"


"이미 시작한 건 아니고?"


나는 얼떨떨한 목소리로 친구에게 말했다.


"아니 아직이야. 저 식빵은 이 대회를 주최한 '담프누엘' 이라는 사람이 만든 빵이야. 따라와! 우린 이 대회에서 우승할 수 있어!"


친구는 나를 이끌어 고양이가 잠들어 있는 모양의 거대한 식빵 앞으로 데려갔다.


고양이 모형의 식빵 옆에는 자랑스럽다는 듯이 웃고 있는 콧수염이 대단한 사람이 있었다.



"당신이 담프누엘 인가요?"


나는 콧수염이 대단한 사람에게 물었다.


"그렇습니다. 귀한 분들! 곧 있으면 거대한 빵 만들기 대회가 시작됩니다! 누추하지만 이 대회에 참석하실 건가요?"


"응!"


나의 친구는 콧수염이 대단한 담프누엘 에게 말했고, 그 옆에 비치되어있는 거대한 화덕 옆에 섰다.


"나도 해보죠."


"비어있는 화덕을 사용해 주십쇼!"


콧수염이 대단한 담프누엘은 그렇게 말하며 활짝 웃었다.


나는 그 대단한 콧수염을 바라보면서 친구의 옆에 있는 화덕으로 가 섰다.


"근데 한 번에 빵을 굽는 거야? 화덕 크기도 제각각인 같은데..."


"아니, 이 대회는 건축과 관련이 있어, 그 위에 쌓을 빵들의 하중을 버텨 낼지 다 계산해서 빵을 구워야 한다고, 반죽의 밀도가 그 하중의 힘을 견디는 정도를 결정하지!"


"그럼 여러 빵을 굽는 거야?"


"그렇지! 빵을 굽고 그 위에 연유를 바르고 그 위에 다시 빵을 연유가 식기 전에 올려놓아야 하는 거야! 그래야 서로 끈끈하게 붙어있을 수 있거든!"


친구는 진지한 표정으로 나무로 만들어진 거대한 반죽 그릇에 밀가루를 쏟아부으며 말했다.


"아직 시작 안 한 거 아니야?"


"반죽은 시작하기 전부터 할 수 있어."


콧수염이 대단한 담프누엘은 나 와 친구를 보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빈 화덕은 어느새 가득 차게 되었고, 다들 거대한 나무 그릇에 반죽을 만들고 있었다.


"이제 대회를 시작하겠습니다! 화덕에 풀무질을 시작하고 반죽을 구우십시오!"


콧수염이 대단한 담프누엘이 그렇게 외치자 다들 풀무질을 시작했고, 몇몇은 벌써 반죽을 화덕에 굽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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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22. 편집자들 22.11.25 16 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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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3. 창조자의 대립 22.11.15 20 1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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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9. 비현실과 비이성 22.11.10 22 2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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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6. 성인군자 22.11.07 26 1 9쪽
5 5. 성인군자 22.11.05 29 1 12쪽
4 4. 루나 22.11.04 32 1 10쪽
3 3. 명예의 수상자 22.11.03 40 1 13쪽
» 2. E-01 행성 의 첫 축제! 22.11.02 59 1 12쪽
1 1. 끝과 시작 (GENESIS) +5 22.11.01 104 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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