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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난청 님의 서재입니다.

방랑의 검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드라마

완결

난청
작품등록일 :
2021.08.09 20:03
최근연재일 :
2022.12.11 23:37
연재수 :
122 회
조회수 :
21,635
추천수 :
327
글자수 :
845,685

작성
22.12.11 23:19
조회
96
추천
3
글자
11쪽

11석 트레이야. 7석 벤젠 (2)

DUMMY

- 스륵, 스르르륵.



트레이야의 몸이 발부터 머리까지 빠르게 변하기 시작했다.



- 파각, 팍, 파각!



정확히는 트레이야의 키가 이사벨만큼 커지며 몸의 겉에 갑옷이 생기기 시작했다.



- 타라라락!



갑옷은 그렇게 트레이야의 전신을 뒤덮었고, 이내 변신을 마친 트레이야는 은색의 화려한 갑옷에 7개의 구멍이 뚫려 있는 투구를 쓰고 있었다.


갑옷의 어깨에는 푸른 망토가 메여져 있었고, 등에는 긴 클레이모어가 걸려 있었다.



난 이내 트레이야가 누구로 변한 것인지 단번에 눈치챌 수 있었다.


은색의 갑옷에 7구멍의 투구, 클레이모어까지···


이것만 해도 그녀가 누구로 변한 것인지는 알 수 있었으나 무엇보다 확실한 증거는 푸른 망토 속에 있는 에르판 왕국의 국기였다.



그래. 오랜만에 보아도 잊을 수 없다. 그녀는···



과거 도검 전쟁때 보았던 에르판의 기사단장. '리시테아' 였으니까.



이걸로 트레이야의 고유 마법은 거의 확정되었다. 아마 자신이 알고 있는 대상으로, 혹은 모종의 조건을 통해 그 사람으로 변하는 마법일 것이다.


그녀 자체가 리시테아일 확률은 제로다.



'왜냐하면 리시테아는 내가 도검전쟁 때 직접 죽였으니까 말이다.'



트레이야는 그렇게 몸에 갑옷을 모두 두르고는 클레이모어를 서서히 뽑아 검의 날을 쭉 매만지며 말했다.



- 스으으윽..



"그럼 조금 즐겨보자. 전 동료들."



- 타각!



투구 사이로 울리는 목소리와 함께 트레이야가 데모르테를 향해 달려가며 검을 휘둘렀다.



- 후웅!

- 툭!



데모르테가 검을 세우며 트레이야의 검을 막으려 했으나 난 그에 몸을 던지며 데모르테를 밀쳐 트레이야의 검이 바닥을 공격하도록 했다.



- 사각!



트레이야의 검이 바닥을 깨부수지 않고 마치 두부를 자르듯이 파고 들어가자 난 그 즉시 쥐고 있던 검을 트레이야에게 휘둘렀다.



- 치잉! 탓!



트레이야는 재빠르게 땅 속에서 검을 뽑아 뒤로 물러났다.



"트레이야는 내가 혼자 마크할게. 너희는 벤젠을 봐줘."



내 말에 모두는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고는 벤젠에게 집중했고, 난 그 즉시 트레이야에게 돌진했다.



- 파각!


- 스슥!



[수평베기. 참격 2연]



- 캉! 캉캉!



트레이야는 내 검과 참격까지 모두 막아 내고는 클레이모어로 반원을 그리며 나를 베려했다.



- 탓!

- 후웅!



난 간발의 차로 옆으로 물러나며 우리가 왔던 녹아내린 계곡 쪽으로 몸을 옮겼다.



난 일부러 그녀를 동료들이 있는 곳이 아닌 동료들과 멀리 떨어진 곳으로 유인하기 시작했다.



어쩔 수 없다. 트레이야가 리시테아로 변한 이상 지금의 동료들에게 트레이야를 상대하게 할 수 없었다.


그녀의 능력을 안다면 몰라도, 모르는 순간 무조건 한 번은 치명상에서 즉사를 피하지 못할 수밖에 없으니까 말이다.



"아쉽네···시작하면서 한 명은 처리할 수 있었는데 말이지···"



트레이야는 이상하다는 듯 클레이모어의 날을 한번 슥 매만지며 아쉬운 듯 말했다.


그리고는 이내 고개를 들어 그녀의 검을 유심히 쳐다보고 있는 내게 얘기했다.



"너 혹시···이 몸의 능력을 알고 있니?"



트레이야가 자신이 매만진 클레이모어를 까딱까딱 움직였다.


과거 고고한 기사였던 리시테아가 저런 엉성한 자세를 보이니 뭔가 이상하면서도 묘하게 긴장되었다.



'트레이야가 정말 리시테아를 완전히 카피할 수 있다면···많이 위험하다.'



내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사이 트레이야가 한숨을 한 번 내쉬며 말했다.



"하아···뭐 어때. 한 번만 제대로 베면 이기는데. 안 그래?"



트레이야는 그렇게 말하며 내게 걸어오기 시작했다.


그러자 이내 그녀의 검 날의 색이 아주 미세하게 바뀌었다.


연한 회색에서 조금 더 하얗게 말이다.



그래. 저것이 바로 리시테아의 고유 마법. 내가 전쟁 때 애먹었던 마법인 [일격(一擊)]이다.


고유 마법. 일격(一擊). 말 그대로 첫 번째 공격을 강화하는 마법이다.


이렇게만 보면 그닥 좋은 능력 같아 보이지 않을 수 있다.



수많은 합이 오가는 와중에 단 일격, 그것도 원할 때가 아닌 무조건 첫 번째 공격만을 강화해준다니..하고 말이다.



허나 그건 아주 큰 오산이다···



리시테아의 일격(一擊)은 첫 공격으로 검을 휘두를 때 모든 물체를 벨 수 있다.


그것은 아마 내가 가지고 있는 이 타일런트의 발톱으로 만든 검도 마찬가지 일 것이다.


그래서 일부러 트레이야의 첫 참격을 막지 않았고, 피했다. 그리고 내 예상대로 단단한 바닥이 마치 두부처럼 썰려 나갔고 말이다.



물론 강한만큼 페널티도 있다. 첫 공격이기에 검을 한 번 휘두르면 검에 부여됐던 일격이 사라지고 평범한 검으로 바뀐다.


하지만 방금 트레이야가 했던 것처럼 검을 매만지면 다시 검에 일격을 부여할 수 있다.



즉, 이론상은 무한으로 첫 공격은 모든 물체를 벨 수 있는 것이다.



트레이야는 천천히 내게 다가오며 말했다.



"이번에는 제대로 막아. 알겠지?"



- 파각!



바닥이 으깨지며 트레이야가 내게 달려와 검을 수평으로 휘둘렀다.



'이 일격은 절대 막아서는 안 된다.'



난 그렇게 생각하며 타이밍을 맞춰 뒤로 약간 물러났다.



- 후웅!



검이 한 번 수평으로 휘둘리며 트레이야가 그 자리에 멈추었다.



"쯧···"



- 스윽···



그리고는 다시 클레이모어를 매만지려 했고, 난 그 타이밍을 놓치지 않았다.



- 탓!



"뭐야! 능력 발동도 알고 있었···!"



난 트레이야가 클레이모어를 전부 매만지기 전 그녀에게 쏜살같이 달려갔고 검을 휘둘렀다.



[수평베기]



- 팅!!



트레이야는 급하게 클레이모어를 세워 내 검을 막았고, 이내 거리를 벌렸다.



- 스윽..



다급하게 다시 검을 매만지려는 손을 보자 난 그녀가 흔들린다는 것을 눈치챘고, 이내 틈을 주지 않고 다시 그녀에게 돌진했다.



- 탓!



"이 새끼가···!"



트레이야는 그에 분노하며 검을 매만지기를 관두더니 양손으로 검을 잡고는 돌진하는 내게 휘둘렀다.



- 후웅!



하지만 감정이 잔뜩 담겨 엉성하게 휘두르는 검을 쳐 내는 건 내게 일도 아니었다.



- 캉!



난 검을 쳐냄과 동시에 찌르기로 자세를 바꿔 트레이야의 심장을 찌르려 했다.


하지만 리시테아를 카피해 얻은 전투 센스 덕분일까, 트레이야는 바로 오른발을 들고 나를 걷어차며 밀어냈다.



"큭.."



검술이나 전투마저 베끼지는 못했을 거라 생각해 과감히 들어갔지만 예상보다 꽤 많은 게 카피가 된 것 같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조금 어설프게 리시테아를 따라하는 듯한 느낌은 지우지 못했다.



난 그렇게 트레이야와 거리를 벌렸고, 트레이야는 다시 일격의 준비하기 시작했다.



- 스으윽



그렇게 그녀가 천천히 클레이모어를 매만지는 그 순간, 내 귀에 벤젠의 목소리가 들렸다.



"트레이야. 피해라."



트레이야는 벤젠의 말에 그 즉시 일격의 준비를 멈추고는 검을 등에 메었고, 도약하여 골목의 폐건물에 매달렸다.


그리고 이내 레이아의 목소리도 내 귀에 들려왔다.



"아벨!!!"



난 그에 일행과 벤젠이 있는 방향을 바라보았고, 이내 트레이야가 건물 위로 매달린 이유를 알게 되었다.



- 츠아아아악..



그곳에서는 엄청난 양의 사기가 벤젠에게서 뿜어져 나오며 바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었으니까 말이다.



***



트레이야가 갑옷을 두르고 달려오자 데모르테가 그녀를 막으려 했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아벨이 몸을 던져 데모르테를 밀고는 검을 휘둘러 트레이야를 밀어냈다.



우리는 모두 트레이야가 휘두른 검이 바닥을 두부 자르듯이 벤 것을 보곤 아벨이 무언가를 느꼈음을 짐작했다.



"트레이야는 내가 혼자 마크할게. 너희는 벤젠을 봐줘."



아벨은 우리에게만 들리게 작게 말하고는 트레이야에게 돌진해 그녀를 우리에게서 최대한 멀리 떨어지게끔 유인했다.



"그래, 뭐···이 정도면 괜찮지. 이제 우리끼리만 해도···"



카르단이 화살을 당기며 말했다.



"마왕 하나 정도는 어떻게 할 수 있지 않겠어?"



카르단의 말에 아르티나가 피식 웃으며 검을 들었다.



"하긴, 그래. 여지껏 아벨이 혼자 했으니까···이제 좀 몸이 근질거렸거든."

"소인도 마찬가지오."



데모르테의 말에 우리는 벤젠을 쳐다보았다.



- 뚝, 차아악.. 뚝, 차아악..



녀석의 사기가 한쪽 팔까지 물들자, 계속해서 팔에서는 사기의 방울이 떨어졌다.


사기는 액체라기에는 애매하고 기체라기에도 애매한 그런 형태로 계속해서 바닥에 떨어졌다.



"데모르테."



아르티나가 데모르테를 나지막이 부르자 데모르테도 알고 있다는 듯 답했다.



"알고 있소. 이유는 모르겠으나···저 사기. 절대 닿아서는 안되오."



우리는 직감적으로 사기가 몸을 녹이는 것 외에 다른 것이 있다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그렇게 경계하며 벤젠의 움직임을 살피던 중 벤젠이 입을 열었다.



- 츠으으윽..



벤젠의 방독면에서 연기가 나오더니 그가 울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너희에 대해서는 익히 들었다. 다름이 아니라 디자이부터, 며칠 전에는 아젤리아까지···대단하더군. 아마 우리도 너희를 이기기에는 쉽지 않겠지."



벤젠의 약한 말에 난 헛웃음을 치며 말했다.



"그래서, 목숨 구걸이라도 하시려고 그러나?"



벤젠은 레이아의 말에 고개를 살짝 갸웃하더니 이내 천천히 웃기 시작했다.



"흐흫흫흫···하핳핳핳···"



방독면의 너머에서 벤젠이 그렇게 웃으며 사기가 물든 손으로 얼굴을 매만졌고, 이내 손을 내리며 말했다.



"웃기는군···목숨 구걸? 내가···? 아무래도 한 번 보여줘야겠군.."



벤젠은 그렇게 말하고는 사기로 물든 팔을 들어 올렸다.



"진짜 마왕이 무엇인지 말이야.."



벤젠은 뻗은 팔에서 검지손가락을 폈다.


그러더니 사기가 점점 검지손가락으로 몰리고는 물방울처럼 맺히더니, 이내 바닥을 향해 떨어졌다.



[고유 마법. 사기(死氣)



- 뚝.



[망자의 지대]



- 차아악···



그리고 이내 사기 방울이 바닥에 닿자 벤젠의 주위로 큰 원의 모양을 하고 있는 사기의 영역이 펼쳐졌다.



- 츠아아아악..



사기(死氣)의 영역이 펼쳐지자 영역 내의 바닥이 조금 녹았고, 끊임없이 사기가 담긴 연기가 올라오고 있었다.


사기의 연기 때문인지 우리들의 방독면 속으로 다소 불쾌한 악취가 새어 들어왔다.



"방독면 때문인가···망자의 냄새에도 꽤나 버티는군."



벤젠의 말대로 방독면이 아니었으면 힘들 뻔했다. 구역질이 치미는 시체 썩은 내와 같은 악취가 방독면 너머로도 코를 찌르고 있었으니 말이다.


엘레나는 비위가 약한지 약간의 헛구역질을 했지만, 이내 익숙해진 듯 심호흡을 하기 시작했다.



"벌써 힘들어 하지 마라. 이제 시작이니 말이다."



벤젠은 그렇게 말하고는 우리를 향해 사기가 덮인 팔을 들었다.


작가의말

오랜만에 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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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 외전 - 그리핀 기사단 부기사단장 살바토르 (完) 22.12.11 97 1 10쪽
94 외전 - 그리핀 기사단 부기사단장 살바토르 (4) 22.12.11 98 1 11쪽
93 외전 - 그리핀 기사단 부기사단장 살바토르 (3) 22.12.11 88 1 14쪽
92 외전 - 그리핀 기사단 부기사단장 살바토르 (2) 22.12.11 88 1 13쪽
91 외전 - 그리핀 기사단 부기사단장 살바토르 (1) 22.12.11 93 1 17쪽
90 6석 살바토르 (完) 22.12.11 93 3 14쪽
89 6석 살바토르 (2) 22.12.11 94 3 13쪽
88 6석 살바토르 (1) 22.12.11 93 3 12쪽
87 새로운 위협 22.12.11 102 3 12쪽
86 11석 트레이야. 7석 벤젠 (完) 22.12.11 95 3 14쪽
85 11석 트레이야. 7석 벤젠 (9) 22.12.11 87 3 13쪽
84 11석 트레이야. 7석 벤젠 (8) 22.12.11 86 3 12쪽
83 11석 트레이야. 7석 벤젠 (7) 22.12.11 87 3 12쪽
82 11석 트레이야. 7석 벤젠 (6) 22.12.11 92 3 10쪽
81 11석 트레이야. 7석 벤젠 (5) 22.12.11 94 3 10쪽
80 11석 트레이야. 7석 벤젠 (4) 22.12.11 105 3 20쪽
79 11석 트레이야. 7석 벤젠 (3) 22.12.11 136 3 13쪽
» 11석 트레이야. 7석 벤젠 (2) 22.12.11 97 3 11쪽
77 11석 트레이야. 7석 벤젠 (1) 22.05.23 110 4 15쪽
76 음지 네거러트 (3) 22.05.16 116 3 14쪽
75 음지 네거러트 (2) 22.05.09 120 4 10쪽
74 음지 네거러트 (1) 22.05.02 111 3 13쪽
73 양지 포지티아 (2) 22.04.25 117 3 13쪽
72 양지 포지티아 (1) 22.04.18 119 3 10쪽
71 엑텔레스로 (2) 22.04.11 119 3 11쪽
70 엑텔레스로 (1) 22.04.04 115 3 14쪽
69 10석 아젤리아 (完) 22.03.28 126 3 12쪽
68 10석 아젤리아 (3) 22.03.25 122 3 17쪽
67 10석 아젤리아 (2) 22.03.19 114 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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