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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준성 님의 서재입니다.

내일의 아침은 이세계에서!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하얀벤츠
작품등록일 :
2018.12.18 23:38
최근연재일 :
2019.04.09 07:10
연재수 :
35 회
조회수 :
2,180
추천수 :
46
글자수 :
227,961

작성
19.01.22 06:10
조회
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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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자
9쪽

021화. 회상(2)

DUMMY

 

 

 

 

 

 

 

 

 

 

 

  【021화】회상(2)

 

 

 

서민아입니다!

밤이 깊었네요.

모두가 잠에든 모양입니다.


좀 전까지는 잠을 자고 있었지만, 방금 전에 로렌스 씨와 감시역을 교대 했답니다.

제 옆에 있는 티나와 함께요!

모두가 안전할 수 있도록 교대로 망을 보는 거죠.


처음 이 세계에 전이 했을 때가 생각나네요.

그 때는 밝은 낮이긴 했지만, 지금과 비슷한 풍경이었어요!

모든 것이 꿈만 같았는데, 이곳하늘이 이렇게 금세 익숙해질 줄은 몰랐네요.

가끔씩은, 이전 세계에 관한 기억이야 말로 꿈이 아니었나 싶기도 해요.


티나는 저와 함께 같은 밤하늘을 바라보고 있었어요.

“있잖아, 티나.”

“응?”

티나는 이 세계에서 제가 처음으로 사귄 친구예요.

얼마 전에는 티나의 정체가 무려 백작가의 영애분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지만, 티나는 저와 계속해서 친구로 지내주었어요.

티나에게는 스펠을 배웠고, 읽고 쓰는 방법 또한 배웠어요.

티나가 없었더라면 과연 지금쯤 저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저는 티나의 허리춤을 끌어안으며,

“헤, 항상 고마워~”라고 말했습니다.

티나의 얼굴에는 당황함이라는 글자가 쓰여 있었어요.

“흐아···? 왜, 왜 그래 민아야─.”

“모든 게 티나 덕분이잖아~ 앞으로도 잘 부탁해!”

“가···갑자기···?! 하여간······, 넌 못 말린다니까···.”


그때 티나의 품에 있던 제 손에 몰캉몰캉한 무언가가 닿았어요!

“············, 이건 좀 불공평해!”

저는 자세를 고쳐 잡고 티나에게 찌릿 하는 눈빛을 보냈습니다.

“으응? 뭐가···?”

티나는 멍한 표정으로 고개를 갸웃했습니다.

저는 티나의 복 많은 가슴을 한손으로 과감하게 만졌습니다.

“히야읏!”

그러자 티나가 순간적으로 묘한 소리를 냈어요.


“이거 말이야! 어떻게 이렇게 성장한 거야?”

서양인의 특권일까요···?

영월의 목욕탕에서 봤을 때도 놀랐지만, 티나처럼 조그마한 체구에서 저런 볼륨감은 상식적으로 불가능하다고요!


티나는 화악하고 얼굴을 붉혔습니다.

“나도 잘 몰라···, 언제부턴가 계속해서 커졌어···.”

저는 재밌다는 표정으로 장난을 계속했어요.

“아무튼! 불공평해에~ 안 놔줄 거야.”

“민아아아·········!”

이후에 눈이 마주친 저희는, 그만 웃음이 터져버렸습니다.

“흐아우···민아, 이제 쉿! 사람들 깨겠다.”

“앗, 그렇겠다. 쉬잇!”


이 세계에도 해가 지고나면 달이 떠오릅니다.

무수히 반짝이는 별들과 아름다운 달빛은 신님이 마치 저희를 축복해 주시려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밤하늘을 올려다보면 저도 모르게 마음이 약해지네요.


“있지, 티나는 왜 모험가가 된 거야?”

“으음···.”

티나는 고민하는 듯한 표정을 짓고 있었어요.

“말하기 어려우면 안 해줘도 돼!”

저는 두 손을 좌우로 흔들면서 그렇게 얘기했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흔쾌히 자신의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아니, 단순히 어디부터 하면 좋을지 몰라서. 그렇게 어려운 질문도 아닌걸, 헤헤.”

티나는 미소를 지어보이며 다음을 계속했어요.

“말괄량이 소녀의 반항기···, 라고나 할까···?”

“헤─, 티나도 그런 게 있었어?!”


“그럼! 백작가의 아버지 밑에서 지내다보니 하고 싶은 건 다할 수 있었어. 하지만 이것도 저것도 금방 재미없어 졌거든. 매일 매일이 똑같은 일상, 똑같은 장소, 똑같은 사람들···.”

티나는 불평 가득한 소녀의 표정을 짓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내가 13살이 되었을 무렵에 한 가정교사로부터 스펠을 배우게 되었어. 이전에 느껴보지 못한 새로운 즐거움이었지! 선생님은 길드에서 가정교사 의뢰를 받고 오신 분이었어. 나보다 5살 정도 많은 모험가였지.”

저는 가볍게 양손을 맞대고.

“동경하게 되었구나?!”


그러자 티나는 잔뜩 들뜬 표정을 지어보이며.

“으응! 너무 멋있었어. 길드에서 의뢰를 받고, 파티를 맺은 동료들과 서로 밤낮을 의지하고, 마수와 싸우기도 하며, 명예를 얻는 이야기가!”

티나의 얼굴은 추억이라는 아름다움으로 흠뻑 젖어있었습니다.

“선생님은 14살이 되었을 무렵 모험가가 되었다고 했어. 그래서 나도 14살이 되는 해에 당당하게 말했지. 선생님과 함께 모험가가 되고 싶어! 라고.”


저는 잠시의 틈도 기다리기 힘들만큼 흥미진진했어요!

“그래서 어떻게 됐어?!”

그러자 티나는 혀끝을 살짝 내밀면서.

“헤헤, 딱 잘라서 거절당했어. 그건 백작가의 아가씨께서 하실만한 말씀이 아니라면서 혼났지뭐야.”

“헤에···? 그랬구나.”

하지만 티나는 이내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하지만 그 정도로 내가 포기할 리 없잖아? 당시에 나는 철없기로는 세계 최고였거든! 그래서 나는 아빠에게 직접 이야기했어! 모험가가 되기 위해 집을 나갈 거라고.”

“히에에─? 그쪽이 더 뚫기 힘든 관문은 아니었을까?”


티나는 한쪽 손을 가슴께에 얹었어요.

“아빠는 평소에 내 애교라면 끔뻑 죽으시거든! 막내딸의 특권이랄까? 그래도 그때만큼은 몹시 고민하시는 눈치셨어.”

“내가 티나의 아빠였어도 그랬을 거야! 엄청 걱정되셨을걸.”

“그 뒤로 2시간 정도 아빠를 설득했는데, 결국 두 명의 감시역을 24시간 붙인다는 조건으로 집을 나설 수 있게 됐어. 헤헤.”


“에─?”

티나의 말을 듣고 난 저는, 깜짝 놀라 주변을 살피기 시작했습니다.

티나는 손끝으로 제 어깨를 톡톡 건드리며.

“걱정 마~ 지금은 없어. 이전에 아네즈마을로 오기 전에 따돌린 상태거든! 감시역을 맡은 사람들은 아빠한테 죽어라 혼나겠지만, 내가 불편한 걸 어떡해! 그리고 이제는 어엿하게 내 몸 정도는 혼자서 지킬 수 있는걸!”


저는 티나의 한쪽 팔을 끌어안으며,

“티나도 못 말리는구나~?”라고 말했어요.

티나는 저와 두 눈을 마주치면서.

“그래도 내가 민아보다는 덜할걸~?”

저희는 다시 한 번 웃음이 터져 나왔습니다.


이내 티나와 저는 동시에,

““쉬잇!!”” 하며 검지를 입술에 대고 서로를 향해 ‘조용히!’라는 몸짓을 보냈습니다.

저는 티나의 살짝 흐트러진 앞머리를 정리해주며.

“티나는 이제 혼자가 아닌걸!”

“그러게, 이제는 민아가 있고, ·········저기 저 바보도 있고···.”

티나가 마차 옆에 바닥에서 자고 있는 준성이를 가리키며 말했습니다.

그리고 저희는 서로를 향해 미소를 지어보였어요.


아주 잠깐의 침묵이 지나고 티나가 저를 바라보며 말했습니다.

“그런데···, 민아의 부모님은 어떤 분이셔?”

티나의 갑작스런 질문에 저는 적지 않게 당황했어요.

“나의···, 부모님···.”

후우···, 답하기 힘겨운 질문을 듣고 말았습니다.

지금 제 얼굴은 상당히 복잡한 표정을 짓고 있겠죠?

“저, 저기···. 민아야······?”

어쩔 줄 몰라 하는 티나의 모습이 보였어요.


저는 티나의 질문에 답해주기로 결심했습니다.

“내가 자랑스럽다고 말 해주시는 분들이야.”


티나도 제 질문에 답해주었으니까요.


그런데 왜 이렇게 가슴이 아파오는 걸까요.


“그리고 나를 항상 예쁘다, 예쁘다. 해주셨던 분들······.”

지금쯤 제 걱정으로 밤잠을 설치시는 건 아닐까요.


“지금은···, 아주 먼 곳에 계셔···.”


조금만 버티면,


“두 번 다시는···, 만나지 못할 만큼···멀리···.”


아주 조금만 버티면, 평소와 같은 저로 돌아갈 수 있었는데···.


나약한 마음을 들키고 싶지 않았는데···.


항상 당당하고 기운찬 민아로 있고 싶었는데···.


결국 저는 참아내지 못한 눈물이 흘러내리기 시작했습니다.


“흐아으으─, 민아야─?!”

갑작스런 저의 행동에 티나가 많이 당황했겠죠.

“정말 미안해······, ·········나는 그런 줄도 모르고·········.”

저는 고개를 저으면서.

“으으응. 괜찮아!”

그리고 저는 티나의 품속에 얼굴을 파묻었습니다.

“조금만 이러고 있으면·········, 다시 원래대로 돌아갈 수 있어.”

티나의 따듯한 체온이 느껴졌습니다.

티나는 말없이 제 머릿결을 쓰다듬어 주었습니다.


혹시 내일아침 눈을 떠보면, 제가 다시 교복을 입고 준성이와 함께 등교를 하지는 않을까요?

엄마, 아빠께 ‘다녀오겠습니다.’라고 하면서요.


엄마, 아빠. 잘 지내고 있지···?


엄마는 내 생각만 하는 건 아니지?

밥도 잘 챙겨먹고 시간 날 때 아빠랑 데이트도 좀 하고···!


아빠는 담배 좀 줄였어?

옆에서 뭐라고 하는 사람 없어졌다고 막 피워 대는 거 아니지?!

아빠 건강나빠지면 나 진짜 화낼 거니까···!


내년에는 학생회장이 되어서 엄마 아빠를 기쁘게 해주려고 했는데, 약속 지키지 못해서 미안해.


엄마. 아빠.


보고···싶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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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033화. 실체 19.04.02 25 0 15쪽
33 032화. 악연, 그리고 인연(2) 19.03.05 33 0 15쪽
32 031화. 악연, 그리고 인연(1) 19.02.26 26 0 15쪽
31 030화. 어긋남(3) 19.02.23 36 0 22쪽
30 029화. 어긋남(2) 19.02.19 35 0 21쪽
29 028화. 어긋남(1) 19.02.16 30 0 12쪽
28 027화. 만찬 19.02.12 32 1 16쪽
27 026화. 황제 19.02.09 45 0 15쪽
26 025화. 서광의 나라(2) 19.02.05 50 1 13쪽
25 024화. 서광의 나라(1) 19.02.02 43 1 15쪽
24 023화. 여동생과 비밀친구 사이(2) 19.01.29 52 1 9쪽
23 022화. 여동생과 비밀친구 사이(1) 19.01.26 50 1 15쪽
» 021화. 회상(2) 19.01.22 43 1 9쪽
21 020화. 회상(1) 19.01.19 41 1 12쪽
20 019화. 미녀와 마수(4) 19.01.17 41 1 12쪽
19 018화. 미녀와 마수(3) 19.01.15 37 1 16쪽
18 017화. 미녀와 마수(2) 19.01.12 53 1 9쪽
17 016화. 미녀와 마수(1) 19.01.10 49 2 14쪽
16 015화. 귀족(2) 19.01.08 40 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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