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섭풍 님의 서재입니다.

감독 강풍호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섭풍(囁風)
작품등록일 :
2023.12.09 06:19
최근연재일 :
2023.12.15 19:22
연재수 :
14 회
조회수 :
456
추천수 :
22
글자수 :
69,175

작성
23.12.09 06:23
조회
57
추천
2
글자
14쪽

S#2. 나락

DUMMY

―강 감독! 나름 오랫동안 수고했는데 정말 미안합니다. 이번 작품은 좀 어려울 것 같아요.


예상했던 최악의 결말.


―기획은 좋은데 여러모로 인연이 닿지 않는군요. 강감독? 다음에 더 좋은 작품으로 다시 뵙기로 합시다. 오늘은 좀 바빠서··· 강 감독! 그럼 다음에 봐요.


다음에 보기는 개뿔!


좋은 작품인데 왜 거절을 하니?


물론 형식뿐인 거절의 멘트쯤이야 익숙하다.


‘으음···.’


이번 작품은 꼬박 1년 동안이나 수백 번을 고친 작품이었다.


하지만 결국 시간만 낭비한 셈이 되어버렸다.


차라리 애간장이라도 태우지 말던가!


더 비참한 것은 담당자를 만나보지도 못한 채 카페에서 전화로 거절 통고를 받았다는 점이다.


이것은 상대가 나를 그저 외판원 대하듯 귀찮아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보다 더 명확한 대답은 없다.


‘후우···.’


바닥으로 가라앉는 느낌이었다.


혼자다.

당장 독촉이 시작된 고지서들이 눈앞에 아른거린다.


‘계약금을 받았어야 했는데···.’


어쩌나?

다시 새로운 시나리오로 1년을 버텨야 하는 걸까?

무슨 돈으로?


아니면 이제 정신을 차리고 현실로 눈을 돌려야 할 것인가!


커다란 통창 밖으로 눈이 내린다.

주말!

씁쓸하다.


창밖으로 팔짱을 끼고 지나가는 연인들의 표정이 즐거워 보였다.


-지이이이잉


갑작스러운 진동음.


폰 화면에 뜬 이름.


이지영!

JW엔터의 홍보팀장.


그리고 선화 대학교 연극영화과의 2년 후배.

아이돌 기획사의 홍보팀에서 제법 잘가나는 친구다.


“그래, 지영아.”


―선배 토요일 저녁인데 뭐해요?


“잠깐 밖에 나왔다가··· 집으로 가려고. 그런데 무슨 일이야?”


―무슨 일은요. 궁금해서 그냥 전화해봤죠. 지금 어디예요?


“여기? 대한극장 앞인데?”


―잘되었네요. 나 지금 퇴근하는데 한잔하실래요?


“지···지금?”


―왜? 안 돼요?


“아니 그런 건 아닌데.”


―그럼 추운데 극장 로비에서 기다려요. 멀지 않으니까 금방 갈게요.


그냥 오늘은 모든 걸 잊고 싶었는데 차라리 잘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흠뻑 취해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은 채 잠이 들고 싶은 마음이 컸으니까.


로비로 들어가 한켠에 놓여진 의자에 앉았다.


나의 눈에 영화관 벽에 걸려있는 포스터들이 들어온다.


에일리언, 이티, 터미네이터, 로보캅, 스타워즈, 매트릭스···

SF의 명작들이다.


나의 작품이 저곳 중 한 자리를 차지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많은 사람들에게 감명을 줄 수 있는 영화를 만들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내가 만든 영화에 관객들이 반응하는 것이 좋았다.


그 짜릿함을 무엇으로 표현할 수 있을까?


그것이 내게 있어 영화를 만드는 가장 큰 보상이라 할 수 있었으니까.


‘후우!’


어제까지만 해도 또 실패힐지언정 털고 일어나면 반드시 기회가 올 것이라 생각했다.


이뤄놓은 것 없는 삼십 대 후반.


이젠 앞이 보이지 않는 느낌이 든다. 그래서 속상하다.


“뭘 그렇게 골몰히 생각하고 있어요?”


베이지색 코트.

단발머리의 세련된 여인.

이지영.


“아? 왔구나?”


“으이그. 우리 감독님, 어깨가 축 처지셨네.”


“처지긴··· 너는··· 남자친구도 없냐? 이런 날···.”


지영이 나의 팔짱을 낀다.


“남자친구는 널렸죠. 마음에 드는 사람이 없을 뿐이지. 우리 어디 가서 한잔해요. 주말이잖아요.”


* * *


인사동의 허름한 고깃집 불판에서 삼겹살이 지글거리며 익고 있다.

좋은 냄새.

익숙하고 편안한 분위기.


대학시절 참 많이도 왔던 곳이다.


“선배, 이야기 들었어요. 너무 낙심하지 말아요.”


역시 나를 위로하려고 연락을 했던 거였구나.


“알아보니까 반응을 보이는 배우들이 없었다고 하더라구요. 아무래도 전작이 없다는 건 리스크가 크니까요.”


“시나리오가 마음에 들지 않았던 거겠지.”


이지영이 안타깝다는 듯 말했다.


“그건 그래요. 선배가 연출은 기가 막힌데 시나리오가 문제예요.”


나도 알고 있는 문제.


“작가를 따로 구해서 작업을 해보는 건 어때요?”


“···.”


“하긴 요즘 작가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긴 하죠. 작업시간도 만만치 않을 거구.”


내가 소주 한잔을 들이키자 지영이 미안한 듯 말했다.


“기운 내요. 반드시 잘 풀릴 날이 올 테니까.”


그때 TV에서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북한 내부의··· 쿠데타가··· 전군에 비상령이 내려졌습니다. 이 문제에 대해 북한전문가이신 이시형 박사님께 의견을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뭐야? 갑자기···.”


“일났나본데?”


당연하게도 손님들의 시선이 일제히 그곳으로 쏠렸다.


[···한편 백악관에서는 오늘 오후 일곱 시경 DMZ 북쪽에 위치한 북한군의 심상치 않은 움직임에 대해 강력히 경고하는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지영이 말했다.


“뭔가 이전과는 다른 것 같아요. 그렇지 않아도 요즘 온통 전쟁 이야기로만 가득한데···.”


“그러게 말이다.”


“설마 우리나라에서 전쟁이 터지진 않겠죠?”


“아마도··· 전쟁이 무슨 동네 애들 싸움이 아닐 테니까.”


“좋아요. 선배가 그렇다면 그런 거니까. 나 안심했어요.”


하지만 이땐 몰랐다.

전쟁은 언제나 갑작스럽게 발생하는 법이라는 것을 말이다.


꽤 오랫동안 술을 마시며 이야기를 나눈 후 밖으로 나왔다.


“아! 좋다. 예전 학교 다닐 때 생각이 나네요.”


“너 벌써 취했냐?”


“취하긴요. 선배, 나 술 센 거 잊어버렸어요? 아직 멀쩡하다고요. 우리 한 잔 더할까요?”


“아니야. 오늘은 들어가서 쉬는 편이 좋겠어.”


“하긴, 저도 내일 일에 차질이 생기면 안 되겠네요. 소속 가수 앨범 촬영이 있거든요.”


이지영이 셀쭉 웃으며 입을 열었다.


“눈이 정말 멋지게 내려요. 올해는 첫눈이 꽤 빠르네요. 11월에 이런 눈이라니 말이에요.”


이지영이 나를 보고 웃으며 권유했다.


“우리 술도 깰 겸 좀 걷도록 해요. 그 정도는 괜찮죠?”


“좋아. 좀 걷자.”


늦은 시간 탓인지 소복이 눈이 쌓여있는 거리에는 인적이 드물었다.


“에이··· 우리 회사에서도 영화제작을 하면 능력 있는 풍호 선배 입봉시켜줄 텐데···.”


“그런 소리 하지 마. 후배에게 부담 지우고 싶진 않으니까.”


“···.”


“날이 춥다. 어서 들어가라.”


지영은 나의 말을 듣는지 마는지 하늘을 보며 입을 열었다.


“그때 기억나요?”


“그때라니?”


“아 그거요. 우리 52기 군기 잡던 날!”


“기억하지.”


“선배들이 밤중에 한 명씩 소극장 창고에서 소품을 가져오라 시켰잖아요.”


“소극장이 밤엔 좀 으스스하긴 하지.”


“말도 말아요. 얼마나 무서웠었는데요. 나 그때 진짜로 뭔가를 봤었다니까요.”


“고양이나 뭐 그런 거?”


“아니에요. 정말 그 사람이었다구요.”


“그 사람?”


“그 있잖아요. 과에 전설로 내려오던 선배.”


물론 알지.

나와 이름까지 같은데 당연히 모를 수가 없다.


강풍호!

선화 대학 연극영화과 13기!


출중한 필력으로 교수님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는 인물.


그뿐인가 그 유명한 대현그룹의 재벌2세기도 했다.


다만 성격은 개차반이었는지 좋은 이야기는 없다.


“스포츠카를 몰다가 사고로 죽었다죠? 그래서 원혼이 된 걸 거예요.”


연영과생들은 그의 얼굴은 몰라도 이름만큼은 누구나 알고 있었다.


물론 소극장 귀신으로 말이다.


하지만 교수님들은 달랐다.


종종 그가 살아있었다면 분명 대단한 작가가 되었을 거라 말씀하시곤 했으니까.


“그러고 보니까 그 선배가 죽은 날이 바로 오늘이네요. 11월 5일!”


잠시 떨어지는 눈을 바라보던 이지영이 말을 이었다.


“어쨌든 그날 나의 비명 소리에 소극장으로 달려온 건 선배 하나뿐이었어요.”


“그게 뭐라고 아직까지 기억하는 거야.”


“뭐라뇨. 난 그날 선배 얼굴을 보고 하늘에서 동아줄이라도 내려온 기분이었다구요.”


잠시간의 고요와 함께 이지영과 나는 말없이 거리를 걸었다.


“참 대단했어요.”


“뭐가?”


“대학 때 선배가 참 대단하다고 생각했거든요.”


“···.”


“선배는 감독지망생들의 꿈이었으니까요. 못하는 게 없었죠. 컴퓨터도 잘 다뤄, 운동도 그 뭐야 이···.”


“이소룡?”


“맞아요. 이소룡 같았다니까요.”


“모두들 선배가 가장 성공할 거라 생각했었죠···.”


순간 자신이 말실수했다는 것을 알아차렸는지 쌜쭘한 표정으로 말을 멈췄다.


하지만 내 관심은 그것이 아니었다.

그때 나의 시야에 무엇인가 묘한 것이 들어왔으니까.


버려진 인형.


골목으로 들어가는 상가 모퉁이.

어린아이만 한 버려진 곰 인형.

“그러니 힘내시라구요. 어? 선배, 내 말 듣고 있는거예요?”


나의 시선을 따라 이지영이 고개를 돌렸다.


“곰 인형이잖아?”


순간 나는 보았다.


곰 인형의 둔탁한 눈알이 자리를 옮겨 나를 쳐다보는 것을···.


“오오! 엄청 귀여운데요?”


“만지지 않는게 좋겠어.”


“네?”


곰인형과 나를 번갈아 바라보던 지영은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요. 그런데 대체 누가 이런걸 버렸을까?”


지영은 곧 눈에 덮인 채 손님을 기다리고 있는 택시에 시선을 돌렸다.


“선배! 나 여기서 택시 타고 갈게요.”


“대리라도 부르는 것이 낫지 않겠어?”


“아뇨, 어차피 내일 아침에도 운전하긴 글렀어요. 선배도 조심해서 들어가요.”


“그래, 들어가면 메시지 보내고.”


“너무 축 처져있지 말구요. 반드시 잘될 거예요. 선배는 선화대 영화과에서 선망의 대상이었으니까요. 파이팅!”


“오케이.”


시끌벅적한 그녀가 떠나고 나자 다시 마음속에 추위가 찾아왔다.


‘으음···좀 더 걷자.’


두 블록 즈음 더 걸었을까?

나는 내 눈을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아까 그 곰 인형?’


분명 그 수상한 곰 인형이다.

그게 왜 다시 내 앞에 놓여져 있는 거지?


누군가 수백 미터를 사이에 두고 같은 곰 인형을 연달아 버릴 확률이 얼마나 될까?


또 움직였다.

곰인형이 윙크를 하며 한손으로 하늘을 가리킨 것이다.


‘움직였어.’


그때였다.


에에에에에에에엥!


사이렌 소리가 울리기 시작했다.


뭐지?

전쟁이라도 난 거야?

불길한 느낌이 들었다.


주춤거리고 서 있는 나의 두 눈에 지상에서부터 하늘까지 연기를 내뿜으며 치솟아 올라가는 수십 개의 붉은 불꽃이 들어왔다.


요격미사일?


저게 발사되었다는 것은 이쪽으로 뭔가 날아오고 있다는 말인데.


시선을 따라 올라가자 백설이 흩뿌려지는 구름 너머에서 눈이 멀 정도로 대단한 폭광이 쏟아졌다.


콰아아아아앙!


그러고 잠시후 들려오는 엄청난 폭음.

요격에 성공한 거구나?


아니다.


한 줄기 빛줄기가 구름을 뚫고 지상으로 떨어져 내리고 있었다.


아! 이게 무슨 일인가!


이곳에 살고 있는 사람이 천만인데···.


콰아아아아앙!


다큐멘터리에서나 보던 장면이 눈앞에 펼쳐졌다.


대낮같이 사방을 밝힌 폭발은 곧이어 닥쳐올 후폭풍과 더불어 내가, 그리고 내가 알고 있는 모든 것이 증발하게 되리라는 것을 상기시켰다.


나는 순간적으로 눈을 감았다.


그 짧은 시간에 수많은 장면이 머릿속에 흘러갔다.


죽는 거야? 내가?


그러나 시간이 지났음에도 아무런 일이 없었다.


‘뭐지?’


눈을 뜨자 생각지도 못한 광경이 펼쳐졌다.


하늘로 치솟는 화염과 버섯구름,

부서지는 건물과 치솟아 오른 승용차들.


하지만 그것들은 나의 전방 백 미터 부근에서 멈춰있었다.


누가 그랬던가?


블랙홀에 존재하는 사건의 지평선에 도달하면 외부에선 시간이 멈춘 것처럼 보인다고···.


[망상은 그만하시고요.]


어라?

시선을 돌리자 그곳에는 아까의 그 불길한 곰 인형이 서 있었다.


그것도 미소를 머금은 채.


“아이씨 깜짝이야!”


[아유! 놀라셨어요?]


당연히 놀라지. 인마! 대체 이게 뭐야?


그때 문득 이런 장면을 영화에 활용한다면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지금은 소용없겠지만.


곰 인형은 나의 표정엔 전혀 개의치 않고 입을 열었다.


[일단 살아난 것을 축하드리죠.]


“살아나?”


[그래요. 운좋게도 당신의 영화에 관심을 가진 분이 계셔서요.]


곰인형이 제법 근엄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그분께서는 당신에게 기회를 주기로 결정하셨어요.]


“그···그분?”


[히익! 이제부터 당신을 후원하실 분이시죠. 뭐 당신 팬이라고 해두어도 상관없구요.]


너무 황당무계하여 대답조차 나오지 않는다.


[좋은 일이니 너무 놀라지 마세요. 내 이름은 테디예요.]


테디?


이 뭔 개소리야?


결론을 내렸다.

술에 잔뜩 취한 나는 거리 어딘가에 쓰러져 지금의 이 몹쓸 꿈을 꾸고 있는 것이라고.


테디가 자신의 손바닥을 탁 치면서 말했다.


[어쨌든, 기회가 주어졌어요. 당신이 원하던 대로 영화를 찍어보는 거예요.]


“여기서?”


[물론 아니죠. 여긴 곧 잿더미가 되어버리고 말테니까요.]


테디는 머리를 긁적거리며 솟ㄱ아오르며 멈춰 있는 화염을 바라보았다.


그러나 곧 고개를 내 쪽으로 돌리더니 말을 이었다.


[지금의 발전된 테크놀로지를 이용해 오래 전 과거로 돌아가 영화를 만든다고 상상해보세요. 당신 같은 천재라면 분명 재미있는 상황들이 연출되지 않겠어요?]


“천재? 내가?”


어이가 없어 나도 모르게 큰소리로 웃고 말았다.


하지만 테디는 진지했다.


[지금 빛을 발하지 못했을 뿐, 당신의 재능은 진짜니까 자신을 가져요.]


테디는 팔에 찬 장난감 손목시계를 보고는 나에게 말했다.


[으음···일단 저는 돌아가야겠어요. 그럼 나중에···.]


“아니, 잠깐만···.”


[곧 다시 보게 될 테니까 걱정 말아요. 그럼 파이팅!]


테디가 사라지자 멈췄던 시간이 다시 흘러갔다.


“뭐야? 곰 인형! 테디! 이 개새꺄! 기회를 준다고 하더니 결국 구라를 치고 사라졌잖아? 돌아와! 돌아오라구! 난 아직 죽고 싶지 않아.”


콰과과과광!


바람이 나를 덮친다.


‘아! 씨부럴!’


그리고 나의 육신은 증발해버렸다.

내 인생을 가득 채워온 수많은 것들과 함께.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감독 강풍호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4 S#14 나언 감독 23.12.15 13 2 12쪽
13 S#13 홍콩 홍콩 23.12.15 18 2 11쪽
12 S#12 입사 23.12.15 19 1 11쪽
11 S#11 스카웃 23.12.11 29 1 12쪽
10 S#10 졸업작품 23.12.11 25 1 12쪽
9 S#9 보상 23.12.11 25 1 11쪽
8 S#8 촬영2 23.12.11 23 1 11쪽
7 S#7 촬영 23.12.11 29 1 11쪽
6 S#6 준비 23.12.11 33 2 12쪽
5 S#5 할아버지 23.12.11 36 2 11쪽
4 S#4 내가 재벌2세라고? 23.12.09 40 2 11쪽
3 S#3. 강풍호 한번 죽다. 23.12.09 46 2 13쪽
» S#2. 나락 23.12.09 58 2 14쪽
1 S#1. 프롤로그 23.12.09 63 2 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