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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의 외계와 내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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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복상의산
작품등록일 :
2022.04.02 09:57
최근연재일 :
2024.06.16 16:33
연재수 :
10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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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805,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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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4.02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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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쪽

사기꾼들 - 3

DUMMY

그의 평소의 무표정한 얼굴이 깨어진다.






어처구니 없다는 말투로 응답하는 클레도르를 보며 조사관은 쐐기를 박았다.








"증거품이 이렇게 나왔는데 당신네가 여기서 밥을 먹고 있던 말던 그게 무슨 상관이냐 이런 말이야."








"그게 왜 상관이 없는겁니까?"








"상관이 당연히 있지! 물건을 훔치고 밥을 먹는척을 했었을지도 모르는데!"








조사관은 테드의 배낭에서 커다란 오리하루콘 조각상을 꺼내더니 이죽였다.








"오리하루콘 매조각상. 피해자가 잃어버린 물건이지. 더군다나 피해자가 신고한 물건과 정확하게 일치해."








최악의 상황이다.








이 상황은 분명히 의도 되었다.








'그 남자...'








클레도르는 눈을 돌려 한 패거리로 추정되는 여자를 노려보았다.








그러자 인파속에 숨어서 이곳을 지켜보고 있던 그 패거리는 비웃듯이 쳐다 보는게 아닌가?








이로써 심증은 거의 확신이 되었지만...








당장 잡혀가게 생긴 테드의 신변과는 아무 관계가 없었다.








'도대체 무슨 생각이지?'








그들은 지금 함정에 빠진것이다.








"도난신고는 방금 들어온것 아닙니까? 저희는 줄곧 방을 내려와서 식당에서 밥을 먹고 있었기 때문에 그걸 훔칠 시간 같은건 없었습니다!"








목소리에 힘을주어 반박하는 클레도르의 항변을 듣던 조사관은 짜증난다는 듯이 말했다.








"당신이 이 애 보호자지?"








"그렇습니다."








반말조로 조사관이 지껄였지만 클레도르는 망설이지 않고 대답했다.








사실 누가 봐도 같이 행동하고 있었기에 지극히 정상적인 질문이었다.








"적어도 우리 애는 그런짓 할 애가 아니에요. 라는 말도 안되는 핑계를 대지 않는 것 정도는 칭찬해주지. 하지만."








짜증을 유발하는 목소리톤으로 성대모사를 하며 조사관은 클레도르에게 가방을 가르켰다..








"이 가방에서 나온 물건은 어떻게 설명할거야 어?"








"..."








클레도르는 순간적으로 말문이 막혔다.








본인입으로 인정하기 까지 한 가방에서 도난당한 물건이 나왔다는것.








너무나도 뻔한 상황이지만 할말이 없는 상황이다.








"할말이 없나 보군. 끌고 가라!"








"네!"








잠시 벙어리가 된듯 침묵하는 클레도르를 보던 조사관은 등을 홱 돌려 나가버렸고 병사들은 다시 테드를 양쪽에서 끌고가기 시작했다.








"잠깐만! 아냐! 난 아무짓도 안했어! 난 하지 않았다고!"








그리고 테드는 발작하듯이 외치기 시작했다.








"선생님! 전 안 훔쳤어요! 전 안했어요!"








"가만히 있어!"








테드는 억울함에 눈물을 흘리며 클레도르에게 호소했고 클레도르는 테드를 안심시켰다.








"테드."








"선생님..."








"조금만 기다려 내가 너의 무죄를 증명해줄게"










"빨리 가지 못해?"










뒤돌아보면서 자꾸 테드가 움직이질 않자 병사들이 윽박질렀고 테드는 연신 제압당하며 끌려갔다.








"선생님!!!!"








"한가지는 확실해 테드. 넌 잘 못이 없어 그러니 걱정하지마 "








끌려가는 테드를 향해 무언가를 참는듯하는 목소리로 클레도르의 위로의 말이 날라왔다.








"선생님 전 하지 않았어요! 믿어주세요!"








"알고있어"








테드는 울먹였다.








"시끄러워!"








테드가 문밖으로 끌려나가고 바깥에서 고함소리가 계속 들렸다.








반면 병사들에게 시퍼런 눈초리로 제지당한 클레도르는 입구에서 길이 가로막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했다.








"난 하지 않았어! 난 안했다고!"








"닥치지 못해!"








"으윽!"








병사들이 조금 더 테드를 거칠게 다루는 소리가 들리고 남은 병사들은 뒷일을 수습하기 시작했다.








"수사에 협조해 주셔셔 감사합니다. 여러분의 협조 덕분에 신속하게 범인이 검거되었습니다."








병사가 아무렇지도 않게 내뱉는 소리에 클레도르는 순간적으로 열이 확올랐다.








'개같은 자식들! 법정에서 유죄판결도 안했는데!'








좀처럼 흥분하는 일이 없지만 클레도르는 테드를 너무나도 단정적으로 범인으로 몰아가는 상황에 평점심을 잃고있었다.








으득!








이를 갈면서 병사를 노려보자 병사가 뭐 꼽냐는 듯이 클레도르를 쳐다봤다.








"흥... 애새끼를 어떻게 가르쳤으면 벌써부터 손버릇이 저렇게 나빠?"






꾸욱...






고의로 들으라는듯이 비꼬며 나가는 병사를 죽일 듯이 노려보던 클레도르는 끓어오르는 분노를 억지로 다스리면서 스스로를 다독였다.








'흥분하지 마라 클레도르. 여기서 화내봤자 변하는건 없어'








클레도르의 얼굴이 차갑게 변하고 얼굴에서 항상 맺혀있던 평범한 인간이라는 가면이 떨어져 나간다.








아무것도 남지 않은 마음과도 같이 어느새 그의 얼굴은 차갑고 무덤덤하고 무감정해보이는 얼굴이 되어있었다.








만약 그에게 감정이라는 흔적을 찾을 수 있었다면 꽉 쥐어진 주먹에서만 알 수 있었을 것이다.








한편 병사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잠시 소란스러웠던 식당은 잠잠해졌다.








어차피 자기일도 아닌데 신경쓸 이유 따윈 그들에게 1%만큼도 없었고 사실 그것이 현실이었다.








그저 한때의 기분 나쁜 해프닝이었을뿐.








"여기 계셨군요. 이블린씨 번거롭겠지만 저희와 함께 치안대로 가시죠. 조사 절차상 해야 하는 일이라서요."








바깥에서 소리가 들린다.








"네..."








그리고 클레도르의 귀에 절대로 잊을 수 없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








무표정한 얼굴이 된 클레도르는 식당을 박차고 나가 목소리가 들리는 방향을 쳐다봤고 그곳에는 자신에게 사기를 치려고 시도했던 여자의 모습이 보였다.








"제이크씨도 저희와 함께 가주시죠 중요한 참고인이니까요."








"알겠습니다."








그리고 길거리에서 자신을 지켜보던 정체불명의 남자도 같이 보였고 클레도르의 머릿속에선 이 모든 상황이 퍼즐처럼 맞춰졌다.








"역시나..."








무기질한 목소리가 입에서 튀어나온다.








'역시 한패였어.'










예측은 하고 있었지만 직접 확인사살까지 했더니 마음이 오히려 편해졌다.










병사들을 따라 나가는 두 남녀를 보며 클레도르는 계속 생각했다.








'하지만 왜? 내가 아니고 테드를 노린거지?'






이해할 수 없다.








왜 멀쩡한 자신을 놔두고 테드를 건드린것인지.










클레도르는 잠시 생각하다가 그들이 일부러 테드를 노린게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아니야. 저 녀석들은 날 노렸어.'








테드와 클레도르의 가방은 동일하다.








단지 클레도르의 가방은 예전부터 쭉 사용해 오던지라 조금 더 낡고 닳아있었는데 이건 자세한 내막을 모르는 이들에게는 사실 거기서 거기로 보일정도의 차이였다.








'둘중 누구것인지 모르는 상태에서 아무데나 도난품이랍시고 쑤셔넣었는데 그게 테드의 배낭이었던것 뿐이였던거야.'








테드를 노릴 것이었으면 짐을 정리하다만 테드의 옛 배낭에 집어넣는게 가장 확실했고 그들 역시 그것만큼은 기억에 강렬하게 남았을 터.






'저 녀석들은 어차피 상관없었어 테드가 걸리면 테드를 괴롭히면 되고 내가 걸렸으면 나에게 누명을 덮어씌우면 그만이니까."






겉보기엔 테드는 짐꾼이고 자신은 어린 짐꾼과 함께 돌아다니는 여행객으로 보였을테니 마치 주종관계처럼 보였을 것이다.








하지만 옛부터 부하의 공은 곧 주인의 공이요 부하의 잘못은 주인의 잘못인법.








설령 그렇지 않더라도 사이가 썩나빠보이지 않는 두사람의 관계를 보았다면 클레도르가 분명 테드를 버리지 못 할것임을 저녀석들도 알고 있었을것이다.








그렇기에 그들은 테드를 데리러 자신이 올것을 알고 저토록 여유만만한 것 이리라.






'도대체 왜? 날 노리는거지?'








설마 말도 안되는복수심때문이라는것을 전혀 짐작하지 못한 클레도르는 혹시 원한 산적이 있나 기억을 쭉 더듬어보다가 저런 인물들에 관한 접점이 없다는것을 깨닫고는 미간을 찌푸렸다.








그의 상식상 사기에 실패했으면 흔적도 안남기고 도망치거나 바로 다음 대상을 물색해야하지 이런식으로 위험을 노출하는 인간은 이해할 수 없는 대상이었으니까.










여관에서 타인 나가는것을 한참동안 지켜보던 클레도르는 단서를 찾기위해 자신이 묵고 있던 방으로 돌아가 문을 관찰해보았다.








아니나 다를까.








열쇠를 집어넣는 구멍근처에 아주 찾아보기 어렵지만 억지로 문을 딴 흔적이 보였다.








'제대로 조사조차 하지 않았군.'








마스터키를 사용했다면 문이 깨끗해야 하는데 날카로운것에 할퀴어진 흔적이 미약하게나마 남아있다.








병사들이 그것을 제대로 조사했다면 침입의 흔적이라는 것을 모를리가 없다.








한마디로 조사관과 치안대라 불리우는 병사들은 세밀한 조사보다는 문을 열고 일단 방을 뒤지기에 급급했다는 소리다.










거기에 문제가 하나더 있다.










그들이 짐을 뒤지기 전 즉 문을 열기 전 이 사실을 먼저 알았다면 그들의 생각을 충분히 뒤집을만한 근거로 쓸 순 있겠지만 이미 테드가 범인이라고 선입견이 생겨버린 이상 녀석들은 단순한 열쇠 사용 흔적으로 치부해버릴게 뻔했다.








'엉망진창이야.'








자신과 테드만큼이나 엉망진창이 된 방을 보면서 클레도르는 주섬주섬 널부러져 있는 물건들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테드의 첫 여행의 첫번째 여행지는 아무래도...'








별로 좋지 않은 디스토피아라는 곳이라고 속으로 되내인 클레도르는 테드의 물건을 집어들어 그의 자리에 곱게 놓아두었다.








무기질한 얼굴이지만 아주 미미하게 슬픈 표정을 지은 클레도르는 자신의 배낭을 챙겨 등에 매고 잠시 고민했다.








"..."








잠시 뭔가를 망설이던 클레도르.








그는 서랍에서 밀랍, 편지봉투, 편지지, 펜을 꺼내 가벼운 필체로 뭔가를 적었고 그것을 간단한 밀랍으로 봉인한 다음 품속에 넣었다.








"이게 잘하는 짓인지 모르겠어"








그리운 옛 얼굴이 기억난다.








하지만 별로 마주하고 싶지 않은 얼굴이었다.








클레도르는 잠시 회상에 잠겨있다 창밖을 잠시 바라보았다.








그들이 어찌 되었던간에 바깥은 평화롭기 그지없었다.










"조금만 기다려 테드"










무엇을 결심했는지 혼잣말을 중얼거리는 클레도르는 방문을 열쇠로 잠그고서는 조용히 여관을 떠났다.










그리고는 가장 먼저 우편을 주고받는 곳에 가서 자신이 쓴 편지를 어디론가를 향해 보낸 다음 씁쓸한 목소리로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한가지 확실한건 슈바이처 남작이 바빠지겠군."








*








며칠 후.








"...이...이... 망할 인간이!!!!!!!!"








살짝 귀여운 느낌의 미성이 들린다.








"공작가의 일원으로써 그러한 말투는 삼가해주시는게..."








그리고 그옆에서 퉁명스럽지만 공손한 목소리도 같이 울려퍼졌다.








"시끄러워! 지금 내가 화 안나게 생겼어!"








안왕국의 수도 사이하 어딘가... 고급주택 단지들이 주욱 늘어서 있는 부유층이 사는 치안 좋은 동네에서 때 아닌 극대노한 여성의 고함소리가 울려 퍼졌다.








"6년동안 이리저리 피해 다니면서 편지 한장 안보낸 주제에 뭐? 도와줘?!"








화가난 목소리인데도 불구하고 얼핏 듣기에는 살짝 삐진것 같은 목소리처럼 들릴만큼 귀여운 목소리다.








그리고 그 목소리안에는 왠지 모를 섭섭함까지 같이 담겨져 있었다.








"그리고 뭐가 어쩌고 저째? 다른 귀족이 다스리는 영지에서 문제가 있다? 그걸 왜 나한테 말하는건데?! 불만이 있으면 남작한테 하소연하면 돼잖아!"








편지를 보는 여인은 다름 아닌 미네르바 브라이트.








안왕국의 유일한 공작가이자 유서 깊은 개국공신의 집안의 둘째 딸인 그녀는 화를 내는 건지 앙탈을 부리는건지 구분이 안갈정도의 음성으로 마구 짜증을 부리고 있었고








그녀를 모시는 시종들은 너무나 귀여운 모습에 화를 내는 상황임에도 그저 웃고만 있었다.








"너희들! 웃지마!"








"기뻐보이시네요 아가씨."








노신사가 다가와서 미네르바에게 고개를 숙이며 방긋 웃자 미네르바는 히스테릭하게 쏘아붙였다.








"집사 눈에는 지금 내가 기뻐하는것 처럼 보여?!"








"네... 무척"








"착각이야! 난 지금 화가 나있다고!"








"그런건가요?"








"그래! 내가 그렇다면 그런줄알아!"








집사가 마치 손녀를 보듯이 다정하게 물어보자 미네르바는 화를 삭히고 나긋하면서도 편안한 음성으로 퉁명스레 대꾸했다.








한편








옆에서 미네르바의 차 시중을 들고있던 하녀는 방긋 방긋 웃으면서 기습적인 일격을 가했다.








"드디어 우리 아가씨 노처녀에서 벗어나겠네!"








"누...누가! 노처녀라는 거야! 난!"








미네르바가 발작하듯이 하녀에게 따지자 하녀는 천진난만하게 웃으면서 대답했다.








"그도 그럴게 아가씨 나이가 벌써 21살... 결혼할 나이가 벌써 한참 지났잖아요?"








"니케! 지금 그딴게 중요해?!"








미네르바가 나긋한 음성으로 웃으면서 머리에 분노의 마크를 띄웠으나 니케의 눈에는 그저 미네르바가 사랑스러워 보일뿐이었다.








"다른 왕국 공녀들은 빠르면 갓난애기때 약혼하고 늦어도 10대 중반에 이미 다 결혼해서 행복하게 잘사는데 우리 아가씨만 자꾸 고집을 부려서 이 모양이잖아요?"








니케의 뼈있는 말투에 후드려 맞은 미네르바는 애꿎은 자신의 여동생을 떠올렸다.








"에... 에밀리아도있잖아!"








"에밀리아 아가씨는 결혼만 안했다 뿐이지 이미 약혼처랑 사이도 좋고 꾸준히 만남도 가지고 계시잖아요?"








"... 그래도 난 신체나이로 따졌을 땐 아직 팔팔하다고! 내가 너보다 육체 나이는 더 어릴껄?"






"아 그러세요?"






확실히 겉보기에 미네르바는 매우 아름다운 외모와 어지간한 여자보다 훨씬 우월한.






아니 조금 과하다 싶은 느낌이 드는 몸매를 가지고 있었고 논리적으로 따지면 반박할 여지가 없었지만 미네르바의 뒷말에 살짝 기분이 나빠진 니케는 다른 사람들을 비교하며 교묘하게 비꼬았다.








"그렇게 따지면 옆나라 멜토리스 공작 각하는 400살이 넘으셨는데 누구도 어린애라고 하지 않잖아요?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도 없고.








아니지? 같은 여자인 드빈치 공작 각하로 비교를 해야하나? 그쪽은 200살쯤 되는데다가 육체 나이도 비슷하니까 좀 더 정확하겠네!"








"그...그건!"








"보리스님께서도 이미 잘살고 계시고. 공작가에 들어오는 혼사 죄다 거부하고 억지로 버티고 계신게 어디의 누구셨더라~?"








"...알았어! 알았으니까 그만해! 니가 내 부모님이니? 그리고 오빠 같은 경우는 그냥 꽉 잡혀사는거 잖아! 잘살기는 얼어죽을!"






"그거 왕족 모독죄입니다."






"..."








니케의 일침에 미네르바는 유독 리액션이 큰편이었는데 그 모습이 어찌나 사랑스러운지 시종들은 시종일관 계속 헤실헤실 웃었다.








그렇다 말 그대로 공작가에서 온갖 사랑을 받고 자란 공녀의 표본과도 같은 모습이었다.








한편 그들의 쳐다보는 눈빛과는 관계없이 괜히 한마디 더했다가 니케에게 말로 더 얻어맞은 미네르바는 정신이 혼미해져감을 느꼈다.








밀빛과 주홍빛이 연하게 섞인 아름다운 머리카락을 미네르바가 요리조리 흔들어대자 니케는 자신안에 숨겨져 있는 가학적인 본성을 끌어내어 짖궂게 미네르바에게 물었다.








"어차피 순간이동도 사용하실 수 있으시잖아요? 한번 직접 가보시는게 어때요?"








사악하게 웃는 니케를 쳐다보며 조만간 혼내줘야겠다는 생각을 하던 미네르바는 뚱한 표정으로 거부했다.








"싫어. 내가 왜?"








그리고 그런 모습을 보며 니케는 더욱더 짖궂은 표정을 지으며 미네르바의 목소리를 흉내냈다.








"???: 흑흑... 스승님... 제가 잘못했어요."








"야! 그만하지 못해!"








그것이 미네르바의 역린이었는지 머리에 핏대를 세운 그녀는 니케에게 달려들어서 그만하라며 멱살을 잡았고 니케는 켁켁거리면서 양팔을 버둥대었다.








"켁...켁... 아...아가씨! 잘못했어요 잘못했으니까 놔주세요! 이러다 저 죽어요!"








"... 한번만 더 그러면 마탑주님 시녀로 보내버린다?"








"...네"








마탑주가 누구인지 몰라도 진짜로 가기 싫은건지 니케는 얼떨떨한 표정으로 잽싸게 발을 뺐다.








미네르바가 그럴리 없겠지만 아무래도 더 이상 예전일을 더 들먹였다간 진짜로 화가 날 것 같은 모습에 니케는 놀리기를 그만두고 얌전히 서있었다.








그리고 그런 니케와 옆에서 그저 흐뭇하게 웃고있는 집사를 보며 입을 삐죽 내밀던 미네르바는 집사를 불렀다.








"집사."








"네 아가씨."








"내가 편지 한장 써줄테니 슈바이처 남작가에 보내주세요."








"정말로 가보시지 않으실겁니까?"








집사는 진지한 표정으로 미네르바에게 물었다.








그리고 미네르바는 잠시 옛추억을 떠올리던 얼굴을 하다가 고개를 가로 저었다.








"본인이 싫다는데 만나서 어쩌겠어요."








"아가씨. 벌써 6년이나 지났습니다. 이미 오래된 과거일 뿐이지요."








집사는 손주뻘 주인을 보며 우려섞인 목소리를 내었다.








"그러다 후회하실 수 도 있습니다."








집사는 고요하게 미네르바를 쳐다봤다.








"이 늙은이는 인생을 살면서 후회한적이 많았습니다. 저는 아가씨가 후회가 남지 않는 인생을 사셨으면 좋겠습니다."








두눈을 똑바로 쳐다본 진심이 미네르바에게 전해진다.








그리나 미네르바는 그의 진심어린 걱정을 받으면서 빙긋이 웃었다.








"언젠가 때되면 만나게 되겠지."








"아가씨..."








"전 기다릴 수 있어요 집사. 왜냐하면 스승님은 외로움을 잘타는 분이니까. 언젠간 날 찾아올거야"






무언가를 확신하듯 미네르바가 대답했다.






그리고 전후사정을 대충 아는 이곳의 시종들은 굳게 입을 다물었다.






미네르바가 그렇다면 그런것이다.






"하아... 그렇군요."








이마를 살짝 짚은 노신사는 한발 물러났다.






짝!






살짝 씁쓸한듯 살짝 그리운듯한 얼굴의 미네르바는 옅게 미소짓더니 손바닥을 부딪히며 이내 밝은 톤으로 말했다.








"잠깐만 기달려요. 편지 써줄테니. 니케?"








"네 아가씨."








니케가 아까의 장난스러운 행동을 지우고 공손하게 허리를 숙이자 미네르바는 미소지으면서 명령했다.








"편지지랑 필기구좀 갖다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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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두사람-2 22.04.02 29 0 18쪽
6 두사람 22.04.02 37 0 18쪽
5 해적-2 22.04.02 39 0 16쪽
4 해적 22.04.02 56 0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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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빛바랜 색의 청년과의 만남 22.04.02 182 0 17쪽
1 프롤로그 22.04.02 455 1 2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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