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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심장 님의 서재입니다.

집으로 돌아가기가 너무 힘들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판타지

반심장
작품등록일 :
2020.11.27 13:52
최근연재일 :
2020.12.24 00:45
연재수 :
35 회
조회수 :
5,362
추천수 :
163
글자수 :
188,450

작성
20.12.23 0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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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34

DUMMY

“지원병이 왔다!”


점점 나아지고 있는 상황 속에서, 희망의 불씨를 더욱 키워줄 인물들이 계속해서 등장했다. 협회의 긴급신호를 받고 여러 헌터들이 도착하기 시작한 것이다.


“힐러로 오신 분들은 이쪽으로!”

“나머지 인원들은 이쪽으로 모여주세요!”


현장에 처음부터 있었던 협회 소속 헌터들이 계속해서 늘어나는 인원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했다.



“저항해! 저항하라고!”

“이 녀석은 틀렸어! 변하기 전에 끝내라고!”

“으아아아아!”


-푸욱



물론 언제나 희망찬 일만이 일어나지는 않았다. 비극적인 일들도 심심찮게 보였다.

공포를 연료 삼아 뛰는 심장 박동 소리.


하지만 순도 백 퍼센트의 공포가 아닌 일말의 희망이 섞여 있었다.


수많은 뱀파이어의 떼 사이로 보이는 빈 공간이 주는 희망이.



*



“짧게 현 상황을 들을 수 있을까요?”


지원 온 가드 길드의 무리에서 리더로 보이는 날카로운 인상의 여성이 나왔다.


“협회의 임무 도중 갑작스럽게 던전이 터졌습니다. 튀어나온 몬스터들은······ 보시다시피 저 끔찍한 흡혈귀들이 전부입니다.”

“협회의 임무·····?”


“그건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

“그런가요·····. 보스는 확인된 정보가 있습니까?”

“A급 흡혈귀입니다. 특수능력은 전해 들은 바가 없지만. 짐작 가는 바가 있습니다.”

“뭐죠?”


보스의 능력에 관한 질문을 받은 김강철이 입술을 한번 닫았다 대답했다.


“소환수를 부리는 타입인 것 같습니다.”

“근거는요?”

“······나온 마석의 비율을 확인해서 나온 결과입니다.”

“지금 이런 비상 상황에 마석을 먼저 채취한 건가요?”


여자가 강철에 말에 은은하게 혐오감을 들어냈다.


“지시를 안 듣고 몰래 진행하는 헌터들이 있었습니다. 그 점은 면목 없습니다······.”


부하들의 실태에 부끄럽다는 듯 김강철이 고개를 숙이고 사과했다.


“상황은 보고 받았던 것보다 좋나 보네요? 무려 B급 헌터가 여기서 이러고 계시고.”


무려 A급 보스가 출현했는데 당신이 여기서 브리핑을 하고 있어도 되는 거냐.

여자는 이렇게 말하고 있었다.

그런 태도도 충분히 이해가 되는 것이었기에 강철은 묵묵히 앞에 있었던 일을 이야기했다.

끝없는 물량과 절망적인 상황, 최후의 발버둥을 시작하기 전 도착한 한 헌터의 이야기를.


이야기를 들은 여성은 현재의 상황을 이해하기보다 분노했다.


“그 헌터는요? 그분을 혼자 가게 두었다고요?”

“······.”

“변명도 하지 못하는 건가요?”

“직접 보시는 편이 더 좋을 것입니다.”


앞서 걷는 김강철을 뒤따라 적지 않은 수의 인원이 움직였다.

부상자들과 시신을 넘고.

피와 살점으로 이루어진 웅덩이를 넘어.

도착한 전장.


아직도 계속되고 있는 전투는 땅 위에 새겨진 흔적을 통해 조금씩 우위를 점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헌터들과 뱀파이어들이 뒤얽히고 있는 도중 부자연스럽게 뚫려있는 기다란 공간.

그 공간은 마치 성역이라도 되는 듯 뱀파이어는 물론 헌터들조차도 발을 들이지 않았다.


“저겁니다. 그 헌터가 지나갈 길이.”


-쾅!


비워진 길의 끝에서 계속해서 소리가 들려온다.


“저 소리가 설마?”

“그렇습니다. 제가 말한 헌터가 내는 소리죠. 전진 속도는 평범한 시민이 천천히 걷는 속도랑 비슷합니다.”


김강철이 분한 듯 주먹을 꽉 쥐고 있었다.


“저 길로 같이 진입하면 되는 거 아닌가요?”

“······제 설명을 듣기보다는 한번 시도해보시죠.”


그 말에 리더인 여성보다 뒤쪽에 있던 남자가 먼저 나왔다.


“제가 먼저 가보겠습니다.”

“이런 위험한 일은 팀장인 제가 먼저·····”

“감이 안 좋습니다. 아시잖아요? 제 스킬. 등급은 낮아도 이게 몇 명의 목숨을 살렸는데요.”

“·····그래도 조심하세요.”

“팀장님 걱정도 다 받고 아무래도 제가 죽는 날이 오늘인가 봅니다. 하하!”


남자의 웃음에 긴장됬던 분위기가 조금 완화되었다.


“버프라도 받고 가시겠습니까?”

“됐습니다. 그건 조금······.”


남자가 조심스럽게 길의 근처로 다가갔다.

뻥 뚫려있는 길.

계속되는 전투로 바닥이 피로 흥건해야 정상일 터 였지만, 어디론가 사라진 듯 깨끗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다.

길의 끝을 보려 눈에 힘을 줘봐도 흐릿하게만 보였다.

꿀꺽하고 침을 삼킨 남자가 걸음을 다시 옮겼다.



저벅.



한 걸음씩 천천히 걷는다.



저벅.



저벅.



“뭐야. 아무일도 안 일어나잖아. 내 스킬도 드디어 맛이 간건가? 여기 아무일도 없는ㄷ·······”



삐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



남자의 귀에서 큰소리가 울려 퍼졌다.


“아아악!”


소리뿐만이 아닌 정체를 알 수 없는 통증도 몰려왔다.


“·····?”


뒤에서 보고 있던 인원들에게는 남자의 고통은커녕 일말의 소리도 듣지 못했다.

잘만 가던 남자가 갑작스럽게 고통을 호소하자 술렁이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왔다.


“·····! 더 이상 보내면 안 됩니다! 저분을 끌어내리세요!”


무슨 일이 일어날지 미리 알고 있었던 김강철이 묵묵하게 쳐다보고 있다 계속해서 앞으로 가려 하는 남자를 보고 소리쳤다.


촤악!


그 말을 듣고 여자가 자신의 무기를 인벤토리에서 꺼내 휘둘렀다.

빠른 속도로 휘둘러졌음에도 남자의 목에 상처하나 없이 감겨졌다.

짧게 손목에 스냅을 주자 몸이 쑤욱하고 당겨졌다.

끌어당겨진 남성은 그대로 땅바닥에 내앉아졌지만, 더 이상 비명을 지르고 있진 않았다.


“성욱 헌터 괜찮습니까? 어디 상처라도?”


여자가 쓰러진 헌터를 향해 다가가 상태를 확인했다.

시선이 뚫린 길에서 가장 근접했던 신체 부위인 발부터 시작해 점점 위로 올라갔다.

그러다 얼굴을 확인하자 눈과 귀에서 약간의 피를 흘린 자국을 볼 수 있었다.

상처라도 난 걸까 싶어 포션을 입으로 넣어주려고 했지만, 김강철의 손이 그것을 막았다.


“이게 무슨 짓이죠?”

“그건 상처가 아닙니다. 닦으면 흔적도 없이 사라져요.”

“그게, 무슨?”


무슨 소리냐. 물어보려 했던 여자가 김강철에 손에 묻은 피를 발견했다.


“·····먼저 시도해보셨군요.”

“예. 육체적인 상처가 아니라 포션은 전혀 소용없습니다.”


다른 길드원들이 쓰러진 남자의 피를 닦아내자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얼굴이 깨끗해졌다.

피는 닦았지만, 아직 진정이 안 되는 듯 거칠게 숨을 내쉬는 남자가 뒤쪽으로 실려가자, 여자가 그제서야 눈을 돌려 김강철을 향했다.


“그 헌터의 스킬이겠죠?”

“아마도 그럴 거라 보입니다.”

“안에서 말씀하셨던 바라면 그 헌터와 대화를 나누신 것 같은데. 무슨 말 들은 거 없나요?”

“·····없습니다. 다만.”

“다만?”

“잠시 얼굴을 마주친 적은 있습니다. 눈이 흐릿한 게 마치 제정신이 아닌 것 같았죠.”


눈을 통해 무언가를 느꼈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자신이 본 게 무엇인지 정확하게 몰랐기에.


여자가 잠시 생각하다 무언가 생각난 듯 크게 눈을 떴다.


“스킬에 먹힌 것 같네요.”

“과연. 그렇군요. 그렇다면 그 비정상적인 힘과 행동이 이해됩니다.”

“저희가 할 일은 정해졌군요.”


““스킬이 멈추기 전에 그를 막는 것.””


끄덕. 둘의 고개가 동시에 움직였다.


“이러고 있을 시간도 없겠군요. 제 이름은 하은혜입니다.”

“알고 있습니다. 특이한 무기를 사용하는 B급 헌터시지 않습니까.”

“생각해 놓으신 작전은 있나요?”

“물론입니다. 여러분들이 있으니 작전을 실행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빠르게 설명하겠습니다······”


작전은 이러했다.

알 수 없는 힘에 의해 그 헌터의 뒤를 따라가는 것은 불가능하고 판단.

그 헌터가 뚫어놓은 길을 벽 삼아 바로 옆을 뚫는 것이다.

뚫거나 막아야 할 방향이 네 곳에서 세 곳으로 줄어 빠른 속도로 치고 가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힘의 부족으로 이 작전을 실행하지 못했지만, 지원군이 온 이상 실행 가능한 작전이 되었다.


“작전은 다 숙지 되었겠죠!”


하은혜가 자신의 부하들을 향해 소리쳤다.

‘예.’하고 우렁찬 대답이 들려왔다.


“중간에 속도가 늦춰지거나 밀려나게 된다면 이 작전은 실패입니다. 저 길에 발끝이 닿기만 해도 정신에 큰 피해가 옵니다. 흡혈귀들의 무리에 밀려 저 길로 밀어나는 길에는·····”


죽을 수도 있다.

그 사실에 가드 길드원들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하지만 한국 3대 길드 중 하나인 가드 길드 여러분들이 저런 흡혈귀들한테 밀릴 거라 생각하진 않습니다.”


김강철의 말에 어두워졌던 길드원들이 헛웃음을 터뜨렸다.


“당연하죠!”


“내 등급이랑 같은 녀석들한테 질 순 없지!”


“심지어 저쪽은 소환수도 섞여 있다면서?”


각오와 함께 각자 준비를 시작했다.

자신이 믿는 신에게 기도를 올리는 이, 뱀파이어 같은 몬스터들에게 유효한 오일을 자신의 무기에 바르거나 아예 은제 무기를 꺼내는 이도 있었다.


“버프 들어갑니다! 피하지 마세요!”


하은혜의 외침과 함께 그녀가 들고 있는 무기가 길드원과 김강철에게 휘둘러진다.


촤악!


약간 움찔하거나 눈을 감은 이도 있었지마는, 그것을 피하는 한 명도 없었다.


“이게, 그 버프군요.”


김강철이 자신의 주먹을 쥐었다.


-끼긱


눈에 띄게 늘어난 힘에 자신이 입고 있는 장갑에 무리가 가는 듯해 얼른 쥐었던 주먹을 폈다.


“주먹을 내질러 보거나 다리를 움직여 보세요.”


하은혜의 말에 주먹을 앞으로 내다 꽂거나 다리를 움직여 보기도 했다.

가벼웠다.

평상시보다 비교도 안될 만큼.


“굉장하군요!”

“감탄은 이 일이 끝나고 하시죠. 지속시간이 무한하지는 않으니까요.”

“······그게 좋겠네요.”


늘어난 신체 능력에 익숙해지는 시간을 짧게 가졌다.


“이제 진입합니다!”


작전명‘황소를 멈춰라!’ 시작.



*



펑!



찰박



펑!



찰박



계속되는 굉음과 물웅덩이를 걷는 소리가 들려온다.


‘어째서 내가 이러고 있는 거였더라.’


왠지 모르게 흐릿한 시야에 대머리에 쭈글쭈글하고 창백한 피부, 빨간 눈을 가진 뱀파이어가 보였다.


‘맞다. 얘네 때문이었지.’


은박지를 휘감은 주먹이 녀석들의 머리통을 터뜨린다.

녀석들은 최후를 맞이하기 전 공포에 질린 얼굴을 하고 있었다.


‘그렇게 내가 무서우면 도망가면 될 텐데. 웃긴 녀석들이야.’


이 녀석들도 그 늑대들처럼 보스의 명령이나 던전을 만든 놈들의 명령을 따르는 거겠지.

자신의 의사가 아니라 남의 생각대로 조종당한다니 이 얼마나 불쌍한가.


잠깐.


조종?


조종당해?


·····지금의 나와 비슷하잖아.


나의 ‘이명’에 먹히다니.

바보 같아.


생각이 거기까지 미치자 흐려졌던 머릿속 한편이 조금 맑아졌다.


“그렇게····· 둘 순 없어.”


나의 의지가 아니라 힘에 움직이던 오른팔을 억지로 멈췄다.

지금 당장 눈앞에 있는 뱀파이어들을 죽여버리겠다는 듯 주먹이 앞으로 나아가지 못해 계속해서 떨려온다.


“·····웃기지 마. 이건 내 힘이야.”


비교적 자유로운 왼손을 움직여 뱀파이어의 머리통을 잡아 부셔버렸다.


부웅.


왼손에 선수를 뺏긴 오른손이 허공을 갈랐다.


“·····내가 쌓은 내 힘이야!”


외침과 함께 나의 몸의 통제권이 돌아오는 것이 느껴졌다.


작가의말

연참은 못지켰습니다. ㅠㅠ

연말이라 너무 바쁘네요. ㅠ

지금 같은 방식이 더 보기 좋나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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