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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탄지 님의 서재입니다.

내공으로 무한성장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판타지

단탄지
작품등록일 :
2020.12.02 13:42
최근연재일 :
2021.11.20 13:35
연재수 :
190 회
조회수 :
87,303
추천수 :
1,024
글자수 :
993,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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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9.26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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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175화 사각

DUMMY

“그리고 공진을 점령하더라도 대외적으로 공표하지 말고 비밀을 유지하도록.”


“예. 알겠습니다.”



“좋아. 일이 끝나면 보자고. 아니지.. 둘만 가는데 자리를 비워서는 안 되지. 잔칫상은 우리가 차리고 다른 놈들이 홀랑 집어먹는 걸 내버려 둘 수 없지.”




“공진에서 자리를 유지하고 있어. 일이 끝나면 전서. 아니, 귓속말을 보내.”


“예. 알겠습니다.”



폭성주는 더 이상 미룰 수 없었던 일들을 진행하려 했다.



하지만 갑자기 사람들을 선별한다는 것이 알려진다면, 제일 먼저 노부가 눈치 챌게 분명했다.


노부뿐이 아니다.


수뇌부들 역시 자신들의 자리를 대체할 사람들을 찾고 다닌 다는 걸 눈치 챌 것이었다.



여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폭성주는 머리가 아파왔다.




“이래서 내가 그동안 대체자들을 찾지 못했던 것도 있지. 시간을 두고 봐야 될 일이기도 하고.”




“뇌전에 갈 수도 없네. 자누크랑 슈지븐까지 자리를 비운 지금 나까지 자리를 비울 수는 없으니까.”



폭성주는 이래저래 골치가 아픈 상황. 이미 생각했던 대로 수뇌부의 대체자들을 찾아야 했다.



그렇기 때문에 폭성주는 공진을 점령한 뒤에도 그 사실을 한동안 숨기기로 했다.



폭성주가 낸 결론은 간단했다.

대체자들을 뇌전에서 구하기로 한 것.


지금의 조직 수뇌부는 폭성 사람들로만 이루어져 있다. 때문에 폭성에서 대체자를 구한다는 것은 그 사실을 여기저기 광고하는 것이나 마찬가지.



자칫 자신의 의도만 까발려지고, 거센 반발에 직면해 새로운 내부 혼란만 일어날 뿐이었다.



심화되면 내전이 일어날 수도 있는 상황.



때문에 폭성에서의 행동을 조심할 수밖에 없었다.




“폭성은 노부의 손안에 있다고 생각하는 게 편해. 하... 골치가 아프네.”





“이거 완전 암세포잖아. 제거 하지 않으면 점점 커져서 분명히 내 생명을 위협할 텐데. 지금 제거하자니 또 그거대로 문제고.”




폭성주는 머리가 아파왔다.



그가 생각했던 최고 통치자란 이런 깊은 고민과 두통을 달고 다니는 사람이 아니었으니.



폭성주가 생각했던 최고 통치자의 모습이란, 처음 대형 병원을 여러 개 운영하던 삼풍이라 불렸던 모습이 그가 그리던 통치자의 모습과 가까웠다.


“머리 아픈 일만...”



“믿을 수 있는 사람을 내세우고 그 믿을 수 있는 사람들이 통치를 잘해나가고 나는 뒤에서 상왕노릇을 하려고 했는데. 일이 꼬여버렸어.”



“지금 나한테 믿을 수 있는 사람이.. 없..”



폭성주에게도 처음에는 있었다.

믿을 만한 동료들이.



그들을 밀어낸 건 폭성주 자신이라는 사실을 폭성주만 모르고 있었을 뿐.



“사람을 믿는 다는 건 그 사람한테 의지한다는 것. 그건 곧 나약함을 의미하는 바와 같다. 믿음 의지 이런 것들은 나라를 통치하는데 도움이 안 되는 것들이야.”





“내가 하려는 건 소꿉놀이가 아니다. 어린애들 우정놀음도 아니다. 믿음 같은 건 필요 없다. 믿지 않는다면 배신 당 할일도 없다.”



“지금 내게 필요한건 믿을 만한 친구도 동료도 아니다. 필요한 건 신하다. 내 말을 충직히 들을 신하나 장수. 그들이 필요하다. 그동안 나는 착각했었어. 동료가 필요하다고...”



폭성주는 백강이와 백아가 떠올랐다. 그립거나 아쉬운 감정이 들지는 않았다. 오히려 빨리 그들을 잘라내지 못한 걸 후회했다.



그리고 처음부터 상하관계를 설정하지 않고 동료란 이름으로 질서를 바로잡지 않았던 자신을 책망했다.



폭성주에게 왕의 자리라는 건 절대 양보할 수 없는 것. 또한 양보해서도 안 되는 것이었다.



왕의 자리를 나누어주려 했다는 자신의 멍청했던 과거를 회상하며, 다시는 그런 실수는 하지 말아야 한다고 폭성주는 다짐했다.



“어설펐어. 왕이 되는 게 처음이었으니까 당연한 건지도. 하지만 이제 그런 실수는 하지 않는다.”


폭성주는 더욱 굳세게 왕의 길을 걷겠다고 다짐했다.









********

“폭성주님..”


“뭐야?”


플렐루아에서 각성을 한 후에 자누크는 언제나 자신만만했다. 단순한 허세가 아니라 실력이 뒷받침되었기 때문에 당당하던 모습들을 여태까지 유지해왔었다.



플렐루아에서 나온 이후 처음으로 자누크는 기가 죽어있었고, 어깨는 쳐져 있었으며, 고개를 제대로 들지 못했다.




“까먹었냐? 귓속말을 보내라고 했는데 까먹고 돌아온 거야?”


“그게...”



“뭐야? 왜 이렇게 풀이 죽어 있어? 자누크 너 답지 않잖아. 한번 점령한 섬은 다시 쉽게 점령할 수 있어 걱정 하지마.”


“실패했습니다.”


“뭐?!”


폭성주는 공진 점령이 실패할 거라고는 전혀 생각지 않았다.


자누크와 슈지븐이라면 충분히 공진을 점령하고 남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






폭성주는 믿을 수 없었다.



자누크의 실력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사람이 폭성주.



자누크의 각성 스킬은 자신의 체력을 바탕으로 극강의 공격을 펼친다.






어느 게임처럼 플렐루아도 체력이 곧 생명력.



생명력을 바탕으로 무지막지한 기술을 쓰는 만큼 파괴력이 엄청나게 강한 건 사실이지만 그만큼 위험도도 높다고 할 수 있다.



힐러인 슈지븐이 뒤를 받쳐준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자누크가 엄청난 기술을 써서 체력이 바닥을 드러냈다 하더라도, 슈지븐이 그런 자누크의 체력을 다시 만빵으로 채우는 데는 1초도 걸리지 않기 때문.



자누크와 슈지븐이 함께한다면 초 필살기성 기술을 그냥 일반 기술처럼 계속해서 연속으로 쓸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 강한 초 필살기성 기술들을 계속 맞고 견뎌낼 사람은 없었다. 아니 없었다고 자누크도, 폭성주도 그동안 생각했었다.


“어떻게 된 거야? 말이 안 되잖아. 슈지븐이 없는 사이 습격이라도 당한 거야?”


“아닙니다... 그게..”

“주저하지 말고 제대로 말해!!!”


폭성주는 계획이 처음부터 어긋나자 화가 머리끝까지 치솟았다.


“죄송합니다.”


“사과 하지 말고 있었던 일을 말해.”


폭성주는 금방 냉정을 되찾았다.




“그게.. 저와 슈지븐은 아시다시피 공진으로 갔습니다. 공진의 성안으로 들어가는 건 어렵지 않았습니다. 저희가 용건을 말하자 문을 바로 열어줬습니다. 신분확인도 하지 않고 그냥 용무만 말했을 뿐인데 성문을 너무 쉽게 열어줘 오히려 놀랐습니다.”


“그런데 뭐가 문제야?”


문제는 없었다.



자누크는 그때까지만 해도 이렇게 조심성 없는 공진에 헛웃음이 나왔을 뿐.



폭성주의 말대로 금방 공진왕을 제거하고, 여차하면 성내에 있는 사람들도 정리하려는 계획까지 짜고 있었다.


너무나 쉽게 문을 열어 함정이 아닐까 생각도 했지만, 이미 자신이 성안에 들어온 이상 함정이든 아니든 상관없다고 자누크는 생각했었다.


“그게.. 공진주.. 아니 공진왕에게로 갔습니다.”





자누크는 안내를 받았다.

그리고 이상한 기시감을 느꼈다.




곧 그 기시감의 정체를 깨달았다.



이 넓은 성안에 사람의 모습이 거의 보이지 않는 다는 것.


무릇 한 종족을 책임지는 사람이 기거하는 공간이라면, 그를 보필하는 사람들만으로도 그 수가 꽤 되었을 텐데 공진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더군다나 그를 지키는 무장한 병사조차 보이지 않았다.





공진왕이 왔고,

처음 자누크는 공진왕인지 알아보지 못했다.


자누크가 봤던 종족의 최고 자리에 오른 사람은 폭성주이자 뇌전주를 동시에 겸하고 있는 사람.


그와 비교했을 때 공진왕은 전혀 최고의 자리에 어울리는 사람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네가 공진주냐?”


“진주? 난 왕인데? 공진왕. 진주가 뭔지는 모르겠는데. 진주를 찾아왔다면 잘못 찾아왔어. 안녕! 잘가~”


자누크는 위엄도 없고, 너무나 가벼운 모습에 헛웃음이 나왔다.


“공진왕이던 공진주던 상관없다. 네가 그렇게 불리는 건 어차피 마지막일 테니까. 안됐군.”



“뭐야? 암살이야? 결투야?”


“순순히 공진주의 자리를 내어놓을 것이냐?”


“공진주? 공진 왕이라니까. 나는 왕이야. 그러니까 네 말은 왕의 자리를 내어달라는 거지? 그럼 실력으로 가져가야지. 안 그래?”


원래의 자누크였다면 말로 달라고 요구하지 않았을 터. 자누크는 당연하다는 듯 자신의 실력으로 빼앗을 것이었다.



자누크는 자신의 실력에 어마어마한 자부심을 갖고 있는 사람.




하지만 공진왕의 모습을 보고는 맥이 빠졌고, 그의 헐렁한 모습을 보니 왠지 쉽게 자리를 내어줄 것 같은 느낌이 들었기 때문에 자누크는 실력이 아닌 말로 그 자리를 요구했던 것이다.


그런 모처럼의 선행 아닌 선행은 공진왕에 의해 물거품이 되었다.



그건 자누크의 자존심이란 심지에 불을 붙인 꼴.


“좋다. 원래 나는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주는 사람. 내 스스로 쟁취하겠다. 너는 지금 이 기회를 날려버린 걸 뼈저리게 후회할 것이다. 왕의 자리에 집착하다 목숨을 부지할 마지막 기회를 날려버렸으니 말이다.”


“넌 정말 말이 많구나. 행동으로 보여준다더니. 지금까지 말밖에 안 보여줬어.”




“혈열누각!!!”



자누크는 하나씩 자신의 강한 초식들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혈강쌍수!!”


“혈기귀검!!”






“저는 정말 극강의 기술들만 썼습니다. 심지어 마지막에는 저의 피를 거의 다 쓰는.. 사실상 생명을 걸고 쓰는 기술까지 썼지만, 그자에게는 아무것도 통하지 않았습니다.”


“슈지븐이 없었다면 저는 죽었을 것입니다. 슈지븐이 있었기에 슈지븐을 믿고 생명을 건 기술을 쓸 수 있었습니다.”


폭성주는 동료 우정, 믿음 이런 진부한 이야기를 자누크가 늘어놓자 미간이 찌푸려졌다.


약간은 비꼬는 말로 자누크의 말을 막고는 다시 주제로 말을 돌려놓았다.


“결국엔 네가 손도 못쓰고 당했다는 거네? 처참하게 당했는데 어떻게 내 눈 앞에 있을 수가 있지?”


“그게.. 사실 저는 당하지 않았습니다. 제가 일방적으로 공격을 했지만 단 하나도 성공시키지 못했습니다.”


“단 하나도?”


“네. 마치 귀신과 싸우는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분명히 맞췄는데 허공을 때리는 것 같은 느낌이..”


“네가 제풀에 지쳐 완전히 공격의지를 잃었는데, 그 공진왕이란 놈은 너를 공격하지 않았다. 그래서 너는 도망쳤다. 아니면 그자가 풀어줬다는 거냐?”


“도망친 것도, 그자가 풀어준 것도 아닙니다. 그자는 저에게 큰 흥미가 없는 것 같았습니다.”


폭성주는 이를 꽉 깨물고는 말했다.


“그럼 이제 공진으로의 침투는 사실상 끝났군. 우리의 목적을 공진왕에게 전부 들켜버렸으니. 더욱 방어에 박차를 가하겠지. 지금도 난공불락인데.. 일이 더 어려워져 버렸어.”


“폭성주님.. 죄송합니다만 그건 아닐 것 같습니다.”


“뭐?! 네가 무슨 할 말이.. 그래 마저 해봐.”


“그게.. 공진의 문은 언제든지 열려 있으니 언제든지 덤벼보라고..”


“그렇게 말했다고?”


“그리고.. 이 말을 전하라고..”


“말을 전해?”


“예.. 그게..”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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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7 167화 별동대 21.08.29 47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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