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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륜환생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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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하랑
작품등록일 :
2023.05.10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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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15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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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6.19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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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쪽

불꽃(5)

DUMMY

※※※



천하지간에 존재하는 기운은 다양하기 그지없다.


가장 기본적으로는 건곤(乾坤)의 뿌리인 음양지기. 천하 무당의 무공 근간을 이루는 음양의 기운은 모든 기운의 근원과도 같은 것이다.


그리고 그 뒤로 자연 만물의 성질을 지닌 기운들이 가득하다. 다섯으로 나눠진 목화토금수(木火土金水)의 오행부터, 자연 그 자체에 가장 가까운 풍(風)기. 극한(極寒)의 힘을 담은 한빙지기(寒氷之氣)나 극히 다루기 어렵다는 뇌(雷)기 등등.


개중 오행의 일각을 차지하고 있는 화기는 가장 흔히 접할 수 있고, 동시에 가장 파괴적인 기운중 하나이다.


무공으로써 다루고자 하는 사람이 한둘이 아니었다.

하지만 그 힘을 제대로 다룰 수 있는 무인이나, 무공은 거의 없다. 스스로를 잡아먹고 크는 힘이기 때문이다.


“후우.”


날숨과 함께 백연의 체내에서 기운이 피어올랐다. 하단전에서 발출된 내공이 몸을 타고 휘돈다. 손끝에 이른 기운을 잡아채 의지와 동화시킨다. 그의 머릿속에 선연한 불꽃이 피어오르는 순간.


화르륵-!


내공이 화기로 화했다.


얼굴을 순식간에 달구는 붉은 화염. 하지만 그것은 순간이었다. 이윽고 거칠게 달아오른 불꽃은 그의 통제를 벗어나려 몸을 떨었다. 그러나 제어하지 못할 수준에 다르기 직전, 백연은 심상을 거두었다. 동시에 타오르던 불꽃이 삽시간에 사그라들었다.


‘계속 타오르게 하기 위해서 통제해줄 수단.’


천관의 왼팔에서 피어나던 차갑고 무거운 대해의 기운을 머릿속에 담았다. 사방을 가득 적시는 수기의 심상.


푸른 물이 마음 심상속에 찰랑일 정도로 차오르는 동시에 기운을 일으켰다. 운연동공으로 얻은 내공이 몸을 타고 순환하기 시작했다. 등허리의 명문혈(命門穴)을 타고 오른 기운이 날개뼈 사이의 신주혈(身柱穴)을 지나 원을 그리며 중단전 근처를 흐른다. 그리고 그 기운이 가슴 한 가운데의 전중혈(膻中穴)에 이르는 순간, 백연은 기운에 의지를 더했다.


후욱-


차갑고 습한 기운이 몸을 뒤덮는 느낌이었다. 원을 그리며 흐르던 내공의 성질이 일제히 뒤바뀌었다. 수기로 이루어진 내공 흐름. 몸 안에서 피어난 물의 고리가 한줄기 순환을 이뤄내었다.


‘수기는 순환.’


화기와는 다르다. 화기는 제멋대로 날뛰는 기운이기에 이리 운공을 하듯 체내에서 돌리기가 어렵다. 반면 수기의 기본적인 성질은 순환이다. 끝없이 회전하는 순환. 그랬기에 처음부터 심법으로 수기를 쌓았던 것 마냥, 혈맥 안에 생겨난 물의 기운을 띈 고리는 자연스레 원을 그리며 돌았다.


‘중요한건 여기서부터.’


물의 고리를 만드는 것은 쉬웠다. 중요한 것은 끊임없이 회전하는 물의 고리를 붙잡아 둔 채, 그 안에 화기를 담아내는 것이다.


정신을 모았다. 수기의 고리를 계속해서 돌리는 와중에 머리 한 구석에 불꽃의 심상을 다시 불러온다. 머리를 두개로 쪼개는 기분이 들었다. 멈추지는 않았다.


‘한번에 가자.’


그렇게 생각하며 하단전에서 내공을 한줄기 더 뽑아올렸다. 피어난 바람이 자연스레 올라와 중단전 언저리에 고여들었다. 동시에 의지를 다시 한번 일깨웠다. 반응은 즉각적이었다.


화륵.


화기는 그 성질만큼이나 빠르게 피어올랐다. 중단전 심장에 피어오른 불꽃이 마구 타오르며 크기를 불려나가기 시작했다. 이대로 가만히 놔두면 자신은 한줌의 숯덩이가 될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놔둘 생각은 없었다. 불꽃이 몸집을 불리기 전에, 혈맥을 타고 돌던 수기의 고리를 조였다. 쉼없이 흐르는 물의 고리가 날뛰려 드는 화기를 가두고 집어삼켰다.


수극화(水剋火)의 이치였다.


거칠게 날뛰던 불꽃이 순식간에 얌전해지며 잦아들었다. 기본적인 상성의 이치였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대로 가면 불꽃이 완전히 꺼져버릴 것이다. 그리고 그건 그가 원하는 바가 아니었다.


때문에 다시 한차례 기운을 일으켰다. 빠르게 피어오른 운연동공의 기운이 몸을 타고 휘돌았다. 가벼이 풀려난 바람을 잡아챈 백연은 그것을 그대로 물의 고리 안에 쏟아부었다.


자연스레 스며든 바람. 자연지기에 가장 가까운 운연동공의 진기는 다른 모든 성질에 반하지 않았다. 수기의 흐름 속에 접어든 바람이 자연스레 회전하는 흐름의 안쪽을 타고 돌았다. 화기를 감싸는 동시였다.


‘된다.’


꺼져가던 불꽃이 다시 살아나는 것이 느껴졌다. 그러나 이전처럼 날뛰지는 않았다. 화기를 잡아 가두는 것에 성공한 것이다. 운연동공의 진기와 수기로 감싸인 불꽃이 몸 속에서 일렁였다. 흐름이 안정되어 가는 것이 느껴졌다.


‘아직 크기는 작지만.’


그 양이 그리 많지 않았다. 앞으로 쌓아 나가면 될 일이었다. 운연동공으로 진기를 쌓을때마다 화기를 조절할 수 있는 양만큼 늘려가며 키우면 될 듯했다.


백연이 눈을 떴다. 주변 사방이 고요했다. 근처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앉은 청율 사숙이 졸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자리에서 몸을 일으키자 팔다리가 뻐근했다. 얼마나 오랫동안 앉은 자세 그대로 있었는지.


백연은 자연스레 허리춤의 검을 빼들었다. 햇살에 비친 은빛 검신이 반짝였다.

검을 가벼이 들어 상단세를 취했다.


삼원검의 천검이었다. 가볍게 내리긋는 검세. 동시에 기운을 일으킨다. 다만 이번에는 운연동공의 기운을 발출하는 것이 아니었다. 몸속에 담아낸 작은 화기. 그것을 붙잡아 피어올린다. 몸을 타고 내달린 기운이 손끝에 이르러 검에 올라탄다.


화륵-!


내리긋는 검의 궤적을 따라 춤추듯 휘날리는 새빨간 화염이 허공에 피어올랐다.


‘완성했다.’


마침내 불꽃을 마음속에 담아낸 것이다.


“성공했군요!”


납검하며 뒤를 돌아보자 언제 깨어났는지 청율이 눈을 반짝이며 자신을 쳐다보고 있었다.

사숙의 얼굴에는 기특함과 흥분이 혼재되어 섞여 있었다.


“야장께서 보여주신 것 덕분에 단초를 쉬이 잡았어요.”

“대단해요. 무공의 이름은 정했나요?”


백연이 고개를 끄덕였다.

새벽에 본 천관이 검을 단조하던 모습. 태양처럼 붉게 달아오르던 백철이 인상 깊더랬다.


“적양공(赤陽功)이라 지었습니다.”

“잘 어울리는 이름이네요.”

“비급을 부탁드려도 될까요?”

“당연하죠. 서안으로 돌아가면 바로 시작할 생각이에요. 화신풍의 비급도 함께.”


한권 한권 쌓여가고 있었다.

내공 운용법인 적양공은 기초적인 무공이라 치기에는 수준이 높았다. 아마 무궁각의 이층에 비치해도 명분이 충분하리라.


‘무궁각의 각 층을 전부 채울때까지.’


몸 속에 맴도는 화기를 느끼며 백연이 미소지었다.

아직도 갈 길이 잔뜩 남았다. 무궁각의 삼층과 지하. 그곳도 채워 넣으려면 더욱 상승의 무공도 만들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한층 한층 쌓여 언젠가 무궁각의 안이 가득 찼을때. 곤륜파는 아마 근접해 있을지도 모른다. 드높은 무당과 소림, 구파와 세가들을 넘어, 천하제일(天下第一) 문파에 말이다.



※※※



천관이 깨어난 것은 해가 중천을 넘어 서쪽으로 떨어져갈 때였다. 느지막한 오후가 되어 걸어나온 야장의 덩치는 여전했다. 그러나 그 몸에서 흘러나오던 위압감은 한층 줄어 있었다.


‘기세가 약해졌어.’


검을 만든 여파일까.

허나 천관의 눈빛은 그대로였다. 꿰뚫을 듯 노려보는 범 같은 시선이 백연을 잠시 일별했다.


“너, 몸에 화기를 담았군.”

“그렇게 되었습니다.”


꿈틀거리는 눈썹. 그가 백연을 위아래로 훑어보고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다시 보니 천고의 자질을 지닌 몸이군.”

“과찬입니다.”

“......칭찬은 아니다.”


천관의 말에 한숨 비슷한 것이 섞여 있었다. 그의 얼굴에 패인 주름에 감정이 스쳤다.


“너는 돌풍이다. 그 자질이 천하를 끌어모으겠지. 이곳에서 나를 만난 것처럼. 그 결과가 좋고 나쁘고는 모를 일이다. 다만 평탄하지 못한 삶을 살것이 걱정이구나.”

“평탄한 삶이 뭡니까?”


백연이 반문했다.


농으로 물은 것이 아니었다. 자신은 그런 삶을 살아본 적이 없었으니까. 사람들이 무얼 이야기 하는지 이해하기 어려웠다.


‘심산유곡에 들어가 가만히 면벽수련이라도 하는건가.’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평화로운 삶을 보고 평탄한 삶이라 이야기했다. 자신은 부러워해본 적이 없는 삶이다.


“검을 놓고 살아가면 무엇 합니까.”


지루함에 미쳐버릴지도 모를 노릇이다. 검귀는 인연도, 목표도, 즐거움도, 삶의 의미도 검끝에서 얻었다. 지금이라고 크게 다를 것이 없었다.


곤륜파라는 커다란 터가 하나 생긴 것 외에는.


“안타깝구나.”


중얼거리는 천관. 백연은 입을 다물었다. 의견의 차이는 존중하고자 했다.

평생을 무림인에게 시달리던 야장의 가치관은 그와는 전혀 다를 것이다.


“다들 와서 식사하세요!”


상념은 맑은 목소리에 의해 깨졌다.

그들을 부르는 선아의 앞에는 커다란 밥상이 차려져 있었다.

대체 어디서 구했는지 향료까지 뿌려져 구워낸 맷돼지 구이가 신기했다.


“요리 솜씨가 대단하시군요.”


작게 감탄하는 청율. 그에 선아가 고개를 저었다.


“할아버지가 만든 거에요. 전 요리하곤 연이 없거든요.”

“야장께서?”

“그리 놀라는 이유가 뭐지.”


눈썹을 치켜 올리는 천관이다.

가만히 식기를 들었다. 실로 오랜만에 먹는 음식인 듯 했다. 무림인은 심법을 익히는 덕에 평범한 사람보다 먹지않고 오래 버틸 수 있다고는 하나, 그래도 배고픈 것은 마찬가지이다. 서안에서 급하게 야장을 추적하기 시작한 이후 입에 담은것이 없었으니.


“맛있군요. 잘 먹었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난 뒤. 청율은 식기를 그러모아 정리하겠다고 걸음했다. 자기가 하겠다며 극구 말리는 선아도 함께였다. 또다시 천관과 둘만 남겨진 백연이었다.


“잘 먹었으면 되었다.”


백연은 노을이 지는 허공을 물끄러미 바라보다 입을 열었다.


“설득하셨습니까?”

“......끄응.”

“물어는 보셨습니까.”


천관이 고개를 끄덕였다.


“말은 했다. 다만......”


뒷 말은 듣지 않아도 뻔했다. 선아가 순순히 천관의 말을 들을리가 없었다.


“하면 우선 같이 서안으로 가시는게 어떤지요.”


그에 천관이 희미한 미소를 지었다.


“어렵겠다. 미안하군.”

“그렇게 몸이 안 좋으신 겁니까? 정정해 보이시는데.”

“지금 당장 눈을 감았을때 일어난다는 확신이 없다.”


담담히 말하는 천관. 평이한 어조였다. 자신의 몸을 관조할 수 있는 고수이다. 그 스스로의 안에서 불꽃이 꺼져가고 있는 것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이곳에 머물러야 하겠군요.”


백연이 중얼거렸다. 저리 말하는 것을 보아 지금 이 장소에서 천관은 움직이지 못한다. 이미 이곳을 무덤으로 정한 기색이었다. 그러면 선아도 아마 천관이 눈을 감을때까지 이곳에서 움직이지 않으려 할 것이다.


불안했다.


‘수라궁이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지 알아야겠어.’


사형들과 헤어진지 이틀 가까운 시간이 지났다. 어떤 상황이 벌어지고 있을지 모른다. 초조한 기분이 마음을 조여왔다.


“그러면, 저는 한차례 먼저 내려가 봐야겠습니다.”

“표정이 안 좋군. 일행이 있는 것인가?”

“사형들이 있습니다. 각각 수라궁의 뒤를 쫓고, 혹시 모를 소요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지원을 요청하러 갔지요.”


전부 걱정이었다. 수라궁의 뒤를 쫓는 소홍은 당연히 위험하다. 그러나 무진과 단휘도 안심할 수 없었다. 하오문이 수라궁과 이미 마주쳐 맞붙었다면 휘말렸을 테니.


한시라도 빨리 안위를 확인하고 싶었다.

그렇게 생각하자 저도 모르게 손에 힘이 들어가 검파를 붙들었다.


“뜻대로 해라. 선아만 나중에 데려가준다 하면 아무래도 좋다.”


백연은 고개를 끄덕였다.

마침 저편에서 청율이 돌아오는 것이 보였다.


“사숙.”

“네, 백연?”

“한번 내려가서 상황을 봐야겠습니다. 사형들이 어찌 움직이고 있는지, 수라궁은 어디쯤 있는지 봐야 해요.”


청율의 눈매가 휘어들었다. 걱정의 표정이다. 그 또한 사형들의 안위를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좋은 생각이네요.”

“저 혼자 다녀오겠습니다. 사숙은 여기를 지켜주세요.”


천관과 선아를 완전히 버려두고 갈 수는 없다. 혹여나 수라궁의 일원이 이곳을 찾기라도 한다면 누군가가 처리해줘야 했다.


“사숙의 무력이면 수라궁도 몇은 충분히 상대할 수 있을 테니까요.”


청율의 무력은 그리 약하지 않다. 잘 알고 있었다. 청해를 홀로 누비고 다닌 몸이 약하기도 어려울 일이다. 그에 더해 청율은 곤륜파에서 가장 열심히 수련하는 사람중 하나였다.


“맡겨둬요.”


청율이 검을 잡아보였다.

옅은 미소가 믿음직스러웠다.


“그럼 다녀오겠습니다.”


손을 모아 포권을 올렸다.


“다치지 마세요.”


그에 응하는 청율의 목소리에는 적잖은 걱정이 담겨 있었다. 잘 느껴졌다.

백연은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옆의 천관에게 시선을 돌렸다.


“다시 올때까지 살아계시면 좋겠군요.”

“허. 네 녀석이나 조심해라. 싸우러 가는 놈이.”


백연은 어깨를 으쓱였다. 동시에 몸에서 끌어올린 진기가 빠르게 휘몰아쳤다. 운연동공의 반응은 언제나 즉각적이었다.


천관과 청율을 마지막으로 한번 힐끗한 백연은 곧장 걸음을 내딛었다.

소년의 걸음에 바람이 섞여들었다.



※※※



한번 왔던 길을 되짚어 가는 것은 더욱 쉬웠다. 때문에 백연은 쉬지 않고 달렸다.


서서히 드리우는 어둠이 길을 가렸지만 앞을 보는것에는 그다지 문제가 없었다. 동녘 하늘에 떠오르고 있는 달이 밝았기 때문이었다.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이었다.


후웅.


발끝마다 피어오르는 바람이 흐릿했다. 화신풍의 구결을 부분적으로 다리에 새겨넣은 것이다. 경공을 아직 만들지 못했기에 쓰는 임시책이었다.


‘미리 만들어 둘걸.’


약간의 후회가 일었다. 백연이 달리고 있는 속도는 빨랐지만, 경공에 비할 바는 아니었다.


빠르게 스쳐가는 주변의 풍경들. 흐릿한 어둠 속에서 언뜻언뜻 보이는 징표만으로 방향을 확인해 달린다. 흩어졌던 장소로 우선 돌아갈 생각이었다. 그곳에서 다른 흔적이 생겼는지 확인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움직일 것이다.


‘그나마 달빛이 밝아서 다행이네.’


아예 어두웠으면 더 느리게 이동했어야 했을 것이다. 지금은 달빛과 더불어 서편에 남아있는 빛이 강해 천지 분간이 쉬웠다. 때문에 달리면서도 길을 놓치지 않고 있었다.


“음?”


그렇게 달리던 백연이 갑자기 미간을 좁혔다. 뭔가가 이상했다.

그가 달리기 시작한지는 한참이 지났는데. 분명 처음 출발할때 서편에 걸려있던 노을빛이 아직까지 저리 강할리가 없었다.


‘설마.’


눈을 가늘게 뜬 백연이 서편을 응시했다. 그의 시야에 들어온 것은 노을이 아니었다. 밝은 빛을 내고 있는 광원. 아직 남아있는 노을의 끝자락에 걸쳐 잘 보이지 않았지만, 허공을 격하고 이리저리 움직이는 수많은 인영들은 구분이 되었다.


셀 수 없이 많은 수의 무인들. 두 개의 무리가 맞붙어 싸우는 중이었다. 그리고 그들 중 한쪽이 누구인지는 바로 알 수 있었다. 괴상하게 부풀어 오른 괴물같은 신체의 모습. 하령이 이야기한 신체 변용의 무공.


‘......수라궁!’


그것을 인지한 순간.


쿠웅-!


백연의 발은 이미 진각을 밟고 있었다.


폭발적으로 끌어올린 진기가 용천혈을 타고 터지듯 뿜어져 나왔고, 동시에 백연의 신형이 활시위를 떠난 화살처럼 전장을 향해 쇄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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