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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륜환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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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하랑
작품등록일 :
2023.05.10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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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7.20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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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쪽

용봉지회(7)

DUMMY

용봉지회. 전 무림의 후기지수가 모여드는 축제다. 구파와 오대세가를 위시한 각 문파의 유망한 이들은 거의 모여있다 봐도 무방하다. 그들 중에는 차기 장문인이나, 문주, 가주의 위에 직접적으로 거론되고 있는 이들도 한둘이 아니다.


이른바 정파 강호 무림의 미래인 것이다.


‘최악이다.’


처음부터 불안한 기분이 들기는 했다. 어째서 만금장이 하필 용봉지회를 지원하기로 결정한 것인지 그 이유가 궁금했는데.


‘검왕만을 노리는게 아니었어.’


만금장과 금원방이 용봉지회와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처음부터 하오문 측에서 의심했다. 그것을 확인하라 그를 여기로 보냈지. 그때 당시에는 의아한 점이 많았었다.


금원방은 둘째치고 만금장의 행태가 이상했다. 사파 제일의 상회. 그 힘을 정파에도 뻗치고 있다 하나 근본은 물밑에서 움직이는 조직이다. 이리 대놓고 모습을 드러내면 정파 측에서도 가만히 눈감고 내버려 둘 수가 없는 일이다. 하물며 그것이 남궁세가와 결탁한 일이라면.


꼬리가 길면 밟히는 법이다. 그것을 이들도 잘 알고 있을 일인데. 용봉지회에 간접적으로도 아니고 이리 직접적으로 모습을 드러낸다는 것부터 이상함을 느꼈다.


검왕이 드높은 무인은 맞다 하나, 그 하나의 목숨으로 수지타산이 맞는가.


아니었던 것이다.


만금장의 저울에는 다른 무게추들이 올라가 있었다.


“만금장. 미친 놈들의 집단이었군.”


고개를 꺾어올린 사내가 기분 나쁜 웃음을 흘렸다. 얇은 목소리가 귀를 째며 들어왔다.


“흐. 독이라도 먹였나 보군. 몸이 통제를 벗어났어. 이런 기분은 정말 오랜만인데.”

“이런 일을 일으키는 목적이 뭐지? 정파의 분열? 혼란?”

“목적?”


사내가 고개를 돌려 백연을 응시했다. 그 사이 정신을 차렸는지 한결 또렷해진 시선이 있었다. 독의 영향에서 벗어나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마기의 영향에서 벗어났기 때문인지 알기 어려웠다.


“웃기는 질문이군. 목적이 뭐냐고? 나는 모른다. 알더라도 대답해줄리 있나 싶지만.”

“......”


진실이었다. 사내의 반응이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사내가 킬킬 웃으며 말을 이었다.


“꼬맹아. 부품은 사고하지 않는다. 목적을 따지는 건.”


그가 하나 남은 손을 천천히 들어올려 자신의 머리를 향했다. 관자놀이를 가리키는 손가락이 길쭉했다.


“머리나 하는거다. 나는 머리가 아니지.”


그 순간, 백연의 몸이 바람처럼 움직였다. 달빛 아래 이지러진 신형 속에서 환상처럼 흩어진 그의 손이 삽시간에 사내의 손가락을 잡아챘다. 막 스스로의 머리를 꿰뚫으려 기운을 일으키던 사내였다.


콰득.


짧은 피륙음과 함께 붉은 점이 시야 언저리로 흩어졌다. 얼굴을 잔뜩 일그러뜨린 사내의 잇새 사이로 낮은 신음 소리가 새어나왔다.


“곤란해. 물어볼게 많은데.”


툭.


지법을 일으키던 사내의 손가락을 뽑아버린 백연이 그것을 바닥에 내던졌다. 사내가 피를 줄줄 흘리는 손을 내리며 기침을 뱉었다.


“네가 죽어도 되는건 알고 있는걸 전부 토해낸 다음이야.”


머리가 아니라 했으나 알고 있는 것이 적지는 않다. 캐낼 수 있을만큼 캐내야 했다. 얽혀버린 상황이 한두가지가 아니었다.


이런 기회를 잡은 것 자체가 쉽지 않은 일이었다. 이용할 수 있을때 끝까지 써먹을 심산이었다.


“......역시 거침없는 손속이군.”

“아까부터 드는 의문인데, 너는 너무 약해.”


백연이 고개숙인 사내를 내려다보며 입을 열었다.


“어째서 만금장에선 남궁세가와 결탁하는 중요한 일에 너같은 놈을 쓴거지?”

“하. 너는 모르고 있군.”


산발로 뻗친 머리칼 사이로 날카로운 시선이 백연을 노려보았다. 검왕의 이름을 언급하는 순간 그의 눈에 미미한 감정이 일었다. 두려움이었다.


“온전한 검왕의 힘은 재앙이다.”

“그것이 네가 뽑힌 이유라고?”

“흐핫. 천주산의 남궁세가. 그 안에 앉아 백리를 내다본다. 회녕 근방에 진입하는 순간 검왕의 눈을 벗어나기란 불가능하지. 인세에 내린 괴물이 아니면 무엇이지?”


반응이 격렬했다. 한치의 거짓됨도 보이지 않는 모습. 하지만 그가 본 검왕은 분명 그 정도의 모습은 아니었다. 틀림없이 막강한 무인이었음에도.


‘약화된거였나. 그게.’


기감이 백리에 닿는다 했다. 어지간한 사파 무리는 발도 들이지 못할 법 했다. 검왕의 눈 아래 있다는 사실을 알고도 회녕쪽에 발을 들일 놈들이 몇이나 될까.


“그래서 숲에 나무를 숨겼군.”


눈앞의 사내. 본신 무공도 강한 편은 아니지만 그것마저 아예 없는 수준으로 숨길 수 있는 기술이 있었다. 백연 자신도 처음 봤을때는 내공이 없다 느낄 정도였으니까.


아예 민초들 사이에 섞여든 것으로 검왕의 기감을 넘긴 것이었다.


그리고 모종의 방법으로 남궁혁과 내통했다. 어떤 방법을 썼던 간에 남궁산을 약화시키는 데에 성공했고, 결국은 여기에 이르게 된 것인가.


“설마 용봉지회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함정이었나.”


사내의 호흡이 깊어졌다. 진실이었다.


백연의 머리가 팽팽 돌았다. 남궁혁. 용봉지회를 맡아 주관해 개최했다. 그것이 전부 후기지수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동시에 남궁산을 약화시키고, 전부 한번에 처리할 생각이었나.


‘무엇을 위해?’


의문이 들었으나 뒤로 미뤄두었다. 눈앞의 사내는 모른다고 했다. 이미 진실임이 확인된 내용을 가지고 재차 물어서 나올 것이 없었다.


점점 사내의 안색이 창백해지고 있었다. 출혈 때문인지. 빠르게 물어야 할 것이 많았다.


“그럼 이건 대체 뭐지?”


백연이 사내의 품에서 꺼내둔 주머니를 들어보였다. 새하얀 풀이 가득 들어있는 작은 주머니. 이미 풀을 꺼내어 한차례 확인해본 상태였다.


아까 사내가 잔뜩 입에 우겨넣고 먹는 순간 마기가 피어오르는 것을 이미 확인했는데, 정작 풀을 겉으로 보았을 때는 마기의 마자도 보이지가 않았다.


새하얗다는 것 외에는 아무런 이상도 찾을 수 없는 물건. 위험한 일이었다.


만일 이런게 시중에 퍼진다면 구별할 방법이 없다. 섭취하기 전까지 마기가 느껴지지 않는 풀이라니.


“이걸로 검왕을 중독시켰나?”

“......”

“어디서 구한거지.”


그가 알기로 이런 식물은 존재하지 않았다. 마기를 머금고 자라는 풀이라니. 불가하다. 과거 신교에서 만들어낸 마기라는 기운은 생명을 잡아먹고 크는 힘이다.


생명과 상극인 것이다. 일부러 긁어모으지 않는 이상 생명체의 내에 들어가기 어렵다.


“필시 자연적이지 않은 물건이야. 인위적으로 만들어낸건가.”

“......마기에 대해 많은걸 알고 있군.”


사내가 백연을 올려다보며 웃었다. 그의 물음에 대한 확증. 헌데 이런걸 만들어낼 자들이 대체 누구란 말인가.


“마교가 만든건가?”


사내가 입을 다물곤 백연을 응시했다.


“아니네.”


사내의 반응을 감지한 백연이 중얼거렸다.


마기가 담긴 물건인데, 마교에서 만들지 않았다.


“누가 만든거지?”

“그건......”


그때 말을 꺼내던 사내의 표정이 이상하게 변했다. 피를 흘려 창백하던 얼굴에 그림자가 깊게 드리웠다. 그가 눈을 부릅뜨더니 갑작스레 목이 졸린 듯한 소리를 내었다. 동시에 그의 혈맥을 타고 흐르던 기의 흐름이 급격하게 뒤틀렸다.


금방이라도 터져 버릴 듯이.


‘금제(禁制)?’


백연이 급하게 움직였다. 그의 손이 빠르게 움직여 사내의 혈도를 짚었다. 내공이 흘러나가며 몸의 반응을 지배하는 지점들. 상대의 혈도를 막고 기의 흐름을 멈추는 점혈을 내지르자 사내의 호흡이 천천히 가라앉았다. 금방이라도 터질듯이 넘실대던 기의 흐름이 반쯤 굳은 상태로 멈춰섰다.


“이런.”


백연이 입술을 깨물었다.


사내의 몸속에 고독(蠱毒)같은 것이 심어져 있거나, 다른 무언가가 금제를 걸고 있었다. 그가 방금 질문한 것을 입밖에 내기도 전에, 생각하는 것 만으로도 그것이 발동할 정도였다. 일체의 정보를 누설하지 못하게 되어 있는 것이다.


‘강력한 자기암시나 세뇌를 시켜놓은건가.’


곤란한 일이었다. 이렇게 되면 마기와 관련된 일체의 질문에 대한 답을 들을 수가 없었다. 지금도 그가 혈도를 짚어 임의로 멈춰놓았을 뿐, 금제의 힘이 더 강해지는 순간 사내는 죽을 것이다.


“다른 질문을 하지.”

“......크흐흐. 궁금한게 많은 놈이로군.”


사내를 내려다보던 백연이 숨을 가다듬었다.


아까전부터 머리를 맴돌고 있던 질문. 지금까지 미뤄놓고 있었다. 당장은 다른 것들을 파악하는 것이 더 중요했기에.


하지만 이제는 물어볼 때가 된 듯 했다.


“계속해서 나를 아는 것 처럼 말하는데, 나를 본 적이 있나?”


사내의 언행이 그랬다. 자꾸만 자신을 보고 말하는 것이 분명 과거에 마주친 적 있는 어투였다. 가만히 앉아 이쪽을 노려보는 사내의 반응을 보아하니 실제로도 맞는 듯 했고.


“어디서 만난거지? 청해? 내 가문의 몰살에 만금장이 관여한건가?”

“......가문?”


사내가 미간을 좁혔다. 그를 심문하던 이래 처음으로 그의 얼굴에 의문 비슷한 감정이 떠올랐다. 그가 백연을 보며 천천히 고개를 기울였다.


“너, 기억이 없군.”


사내의 입이 벌어지며 웃음을 그렸다. 어처구니 없는 듯, 비웃는 듯, 미묘한 느낌의 웃음을 걸친 사내가 고개를 저었다.


“그래. 어쩐지. 무공이 그래서......”

“무공이 어쨌다는 거지? 알고 있는게 뭔지 말해. 죽었어야 했다는 말은 또 무엇인지.”

“흐. 말 그대로다. 그날 너는.”


말을 하던 사내의 목소리가 뚝 끊겼다. 그의 얼굴에 당황의 물결이 번졌다. 삽시간에 창백하게 질린 얼굴로 그가 백연을 올려다보았다. 눈에 서린 공포가 선연했다.


“자, 잠깐. 왜 이것까지. 아무런 정보도 알려주지 않았는데. 아직......”


기감의 끝자락, 사내의 몸속에서 휘몰아치는 기운을 느낀 백연이 눈을 크게 떴다.


“이런.”


다음 순간.


콰아앙!


굉음과 함께 숲이 뒤흔들렸다. 밤하늘 아래 일순 눈부신 빛이 명멸하더니 이윽고 잠잠해졌다. 숲에서 날아오른 새들이 사방으로 흩어지며 울었다.


허공에 적막이 내려앉았다.



※※※



검은 흑단목으로 된 창이 섬전처럼 허공을 갈랐다. 날 부분이 그 귀하다는 만년한철(萬年寒鐵)로 이루어진 창이었다. 능히 절세의 무기라 할만 했다.


산동악가의 가주가 친히 발품을 팔아 구한 물건이었다. 만년한철을 구하는 것부터 그것을 만들어줄 야장을 구하는 일까지. 전부 한 소녀를 위해 이루어진 일이었다.


장녀도 아닌 넷째 딸. 위로 세명의 형제를 두고 있었는데, 무릇 각기 지닌 오성이 작지 않았다. 그들을 전부 제치고 그녀에게 돌아온 무기였다. 악가주가 그녀에게 얼마나 큰 애정을 지니고 있는지 잘 알 수 있었다.


피잇!


허공을 가른 창끝이 바르르 떨리며 멈춰섰다. 월광 아래 창을 내지른 그녀의 신형이 유려했다.


악예린은 창을 겨눈채로 생각했다.


‘......무거워.’


유달리 창이 무겁게 느껴졌다. 마치, 그 소년과 대련할 때처럼.


‘암화.’


어둠속의 불꽃이라더니, 사용하는 무공이 전혀 달랐다. 그 사이 새로운 무학을 익혀온 것일까. 그런 재능이라면 아마 맞겠지. 그녀와 대련을 한 이유도 감각을 잡기 위해서였다고 스스로 말했으니까.


재능이 하늘에 닿은 소년인 것이다.


검룡 유성을 처음 봤을 때보다도 더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사방을 점하며 서서히 그녀를 내리누르던 기파의 감각. 그리고 그보다 먼저 그녀의 공격을 받아치던 처음 몇 수.


안법을 쓰지도 않고 검을 미리 그녀의 창격이 올 자리에 내치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연했다. 마치 자신의 생각을 전부 읽고 있는 듯 했다. 머릿속에 들어갔다 나오기라도 한 듯이.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그녀 위에 또다른 재능이 올라선 것이다.


창을 거두며 악예린이 한숨을 내뱉었다.


집중이 자꾸만 흩어졌다. 이번 용봉지회, 당연히 우승에 오를 생각으로 왔건만 자신감이 흐려지고 있었다. 그녀는 천하제일의 기재가 아니었다. 어렸을 적 주변인들이 치켜세워주고, 매일 무공 실력이 느는 것을 느낄때는 그저 즐겁기만 했는데.


그녀는 뛰어났으나 가장 뛰어나지는 않았고, 세상에는 하늘에 닿은 이들이 많았다.


악예린은 호흡을 가다듬고 다시 창을 내질렀다. 텅 빈 연무장 아래 허공을 격하는 공격이 재빨랐다. 그러나 평소보다 미묘하게 아래로 내려간 창끝에 악예린은 입술을 깨물었다.


유독 창이 무거웠다.


악예린은 한숨을 내쉬며 창을 거두었다. 잡념이 끼어든 상태의 수련은 크게 의미가 없었다. 단순히 창을 내치기만 하는 동작을 할 바에는 방에 들어가 잠이라도 자는 것이 나을 일이다.


그러고 보니 내일은 그 소년의 조가 대회를 치루는 날이었다. 사십명에서 열 여섯을 뽑는 간단한 방식이라지만, 그 속에서 소년이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가 되었다.


소년의 재능을 따라잡고 싶은 것과 별개로 뛰어난 무학은 언제나 보기에 즐거운 일이었으니까.


그때였다.


허공에 훅 끼치는 비릿하고 끈적한 냄새에 악예린이 홱 고개를 돌렸다.


찰나에 온몸에 기파를 일으키면서였다. 그녀의 장포가 달빛 아래 흩날리고, 섬전처럼 흩어진 그녀의 신형이 연무장 가장자리에서 나타났다.


휘익-!


창이 바람을 찢으며 쇄도했다. 검은 인영의 목을 노리고 짓쳐 들어가던 창격이 목덜미를 꿰뚫기 직전, 한뼘 앞에서 멈추었다.


“......환영 인사가 격하네요.”


힘빠진 목소리가 웃음기를 담고 흘러나왔다. 숨결에 묻어있는 혈향이 진했다. 그것을 보며 악예린은 눈을 크게 떴다.


직전까지 그녀의 머릿속을 복잡하게 만들던 소년이 눈 앞에 서 있었다.


“암화?”


중얼거리던 악예린이 갑자기 숨을 들이켰다. 옅은 구름이 흩어지며 강해진 달빛이 소년의 모습을 비춰낸 것이었다.


“몸이.”


갈기갈기 찢겨나간 장포. 원래의 형체가 무엇이었는지 알아보기가 어려울 정도였다. 그 아래로 드러난 상반신을 타고 짙은 열상이 가득했다. 붉게 물든 피부 너머로 핏물이 배어 뚝뚝 흘러나오고 있었다. 한쪽 어깨는 뭔가 날카로운 것에 찢겼는지 깊게 패여 속살을 드러내고 있었는데, 언뜻 뼈가 보일 정도였다.


“사정이 좀 있어서.”


그렇게 말하며 쿨럭, 기침을 흘리는 것이 보였다. 숨을 들이키는데 흉곽이 움직이는 형상이 일정하지 못했다. 악예린은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늑골이 여럿 부러진 것이다.


“이게 무슨......잠깐만 기다리세요.”


중얼거리던 그녀가 몸을 일으켰다. 의원을 부르러 갈 심산이었다. 그때 뒤에서 뻗어나온 손길이 그녀의 팔을 붙잡았다.


“안됩니다. 의원은.”


백연이 숨을 몰아쉬며 말했다.


의원은 안된다. 현재 이곳에 있는 의원은 남궁세가의 사람. 그의 몸에 남은 흔적을 보고 뭐라 생각할지 모른다. 남궁세가가 어디까지 남궁혁의 손아래 놓여있는지 모르는 이상 함부로 움직일 수가 없었다.


“하지만, 당장 치료해야 합니다. 아무리 당신이 뛰어난 무인이라 해도 이 정도 부상은 위험해요. 숨소리가.”


악예린이 그를 내려다보는 시선이 느껴졌다. 틀린말은 없었다. 백연 스스로도 숨결이 고르지 못하다는 것을 느끼고 있었으니까. 부러진 늑골이 폐를 찔렀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운연동공을 믿어야 해.’


신공이다. 전에 다쳤을때도 느꼈지만 몸의 회복 속도를 기이할 정도로 증진시켜준다. 우선은 간단한 처치만 하고 운기요상을 하는 것이 최선이다.


“염치 없지만 제 방까지만......”


중얼거리던 백연의 말끝이 흐려졌다. 일순 하늘이 뒤집어지는 느낌이 들었다.


“암화!”


후욱.


바람과 함께 다가온 신형이 그를 받아내는 것이 느껴지고.


‘젠장할.’


한껏 붙잡고 있던 백연의 의식이 그대로 수면 아래로 침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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