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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와이프는 초능력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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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글

차우렌즈
작품등록일 :
2024.04.29 17:20
최근연재일 :
2024.06.03 18:00
연재수 :
3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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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1
추천수 :
24
글자수 :
187,688

작성
24.05.05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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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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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7화. EPISODE FILE : 하수도관 연쇄살인 (3)

DUMMY

“후아. 냄새.”

오승택 형사가 현장에 도착하자마자 손부채질을 하며 말했다.

그 옆에 따라온 김정만 형사도 인상을 잔뜩 찌푸리고 주변을 둘러보았다.

사방에 널려 있는 끔찍한 시신들.

괴물의 시신이라 혐오감은 덜 했지만, 그래도 불쾌감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었다.

“그래서 뭐 알아낸 건 있어?”

오승택 형사가 민호와 승아에게 다가오며 물었다.

“아뇨. 이놈들도 웨어울프들처럼 뭉치기 시작했다는 걸 제외하고는 없어요.”

민호가 대답했다.

오승택 형사는 어깨를 으쓱인 후 승아를 보았다.

그녀의 시선은 여전히 목이 꺾여 죽은 렙틸리언에게 향해 있었다.

그는 승아와 시신을 번갈아 보고는 입을 삐쭉 내밀었다.

“설마, 뭐 제대로 불기도 전에 죽인 건가?”

“아뇨. 제가 죽인 건 아니고요.”

승아가 대답했다.

그러다 문득 그녀는, ‘또 다른 에스퍼’가 개입해 죽였다고 말해서 좋을 것이 없다는 생각이 스쳤다.

“···싸우다 보니 이렇게 됐네요.”

에둘러 말하자 민호가 승아를 보았다.

“왜 이상행동들을 보이는 거냐. 아이고야.”

오승택 형사는 볼을 긁적이며 돌아섰다.

그러자 민호가 승아에게 다가가 속삭여 물었다.

“왜 솔직하게 말 안 해?”

“내가 에스퍼인데 다른 에스퍼가 죽였다 그러면 우리 종족 이미지가 이상해질 수 있잖아. 조금 더 명확해질 때까지는 입꾹닫.”

승아가 오승택 형사의 눈치를 보며 대답했다.

“여기 있는 놈들은 다 소탕한 건가?”

그때, 그가 돌아서며 물었다.

“놈들은 여기까지 우리를 유인한 다음 죽이려 했어요. 그런 거로 봐서는 이 하수도에 있는 렙틸리언은 이놈들이 다라고 보셔도 될 것 같아요.”

민호가 대답했다.

“그럼 다음엔 여기 좀 가봐.”

오승택 형사가 사진을 한 장 건넸다.

이번에도 신체가 절단되어 있는 시신 일부가 담겨 있었다.

“여기서 조금 더 가면 있는 차이나타운 하수구에서 발견된 거거든? 시신 상태 봐선 이틀도 안 된 거야.”

“차이나타운이면 여기서 가까운데. 이놈들 중 하나가 벌인 짓 아니에요?”

“나도 그런가 했는데 조사해 보니까 거기랑 여기랑 연결이 안 되어 있어. 아예 하수도야. 한번 수색해 봐.”

“알겠습니다.”

민호가 사진을 받아 들고 대답했다.

오승택 형사는 돌아서며 바로 어딘가에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어··· 나 오승택인데. 여기 현장에 소각팀 좀 불러줘.”

통화하는 그를 가만 보던 민호가 돌아서 승아 옆으로 갔다.

“차이나타운으로 가자.”

그의 말에 승아가 고개를 끄덕였다.


차를 타고 이동하는 내내 승아는 심각한 표정을 거두지 못했다.

“만약 에스퍼가 나타나 죽인 거면 뭐가 문제인데 그래?”

민호가 물었다.

“어쨌든 에스퍼도 인간들 입장에선 변종이잖아. 그나마 우리가 인간 편에서 활동하니까 대우를 해주는 거지. 그런데 만약 에스퍼가 인간의 적이라면 어떻게 될 것 같아.”

“흐음.”

“우리가 렙틸리언들을 조사하는데 갑자기 어디선가 나타나 죽였다는 건 놈들 입을 막으려 했다는 거야. 어쩌면 뭔가 거대한 음모가 있고, 거기에 에스퍼가 개입되어 있을 수 있다는 거지.”

“듣고 보니 그러네.”

“인간을 위해 일하고는 있지만 우리 종족이 개입된 거라면 우리 선에서 먼저 알아낼 필요가 있을 것 같아서 그래.”

승아가 사이드미러를 보며 나지막이 말했다.

그녀 입장에서는 충분히 할 수 있는 고민이었다.

알 수 없는 불안감에 휩싸이고 있는 것이었다.


차이나타운은 방금 들렀던 현장에서 채 20분도 걸리지 않는 거리에 있었다.

차에서 내린 민호와 승아는 바로 장비를 챙겨 현장으로 가보았다.

여러 관광객이 북적이는 거리.

한국인과 중국인, 일본인이 뒤섞여 있는 것 같았다.

그 옆으로 펼쳐진 중화풍 식당과 기념품 가게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루었다.

날씨가 좋아 가족, 연인 단위로 나들이를 나온 사람들이 많았다.

민호는 오승택 형사가 건넨 사진 뒤에 적힌 숫자를 확인했다.

현장 좌표였다.

민호는 좌표를 가지고 골목 안쪽으로 쭉 들어갔다.


북새통을 이루던 거리와 달리 이곳은 굉장히 음침하고 지저분했다.

곳곳에 쓰레기들이 널려 있었고, 바닥에는 오수가 고여 있었다.

그리고 한쪽 구석에 경찰들이 수사를 하고 간 흔적들이 발견되었다.

민호는 사진에 담긴 현장과 눈앞의 현장을 비교해 보았다.

“여기네.”

민호가 승아에게 고개를 끄덕여 보인 후 다가갔다.

“여기가 손목이 있던 자리네.”

사진에 담긴 신체 일부분, 손목은 하수구 옆쪽에 떨어져 있었다.

지금은 수거해 가고 없었지만, 그 주변의 핏자국은 언뜻 남아 있었다.

“가보자.”

민호가 주변에 목격자가 있는지 살피며 뒤로 물러섰다.

그러자 승아가 염력으로 하수구 뚜껑을 들어올렸다.


참방-

참방-

민호와 승아가 하수구로 몸을 던져 내려왔다.

얕게 흐르는 하수 위에 착지하자 경쾌한 소리와 함께 물이 옷에 튀었다.

“아이 씨!”

민호가 지저분하다는 표정으로 바지를 보았다.

“집에 바지 벗고 들어가라, 거실에 똥물 묻힐 생각 말고.”

“자기도 바지에 묻었거든?”

승아의 말에 민호가 받아쳤다.

그제야 둘은 하수도 주변을 슥 둘러보았다.

이곳은 조금 전 보았던 하수도보다는 한참 작은 규모였다.

기껏해야 성인 두어 명 정도만 편하게 서 있을 수 있었고 걸어 다닐 수 있는 콘크리트 보도도 없었다.

말 그대로 커다란 원통 하수구 안에 덩그러니 놓인 셈이었다.

“하루종일 악취 속에 있는구먼.”

민호가 바닥을 슥 살피며 말했다.

바닥에도 역시 온갖 종류의 쓰레기가 가득했다.

승아도 불쾌한 얼굴로 살짝 코를 가리고 벽과 천장을 살펴보았다.

“저기.”

그때 승아가 뭔가를 발견하고 위를 가리켰다.

벽에 피가 묻어 있는 것이었다.

그리고 바닥에 핏자국이 쭉 이어 나 있었다.

“따라가 보자.”

승아의 손짓에 민호가 걸음을 옮겼다.

핏자국은 이동하면 할수록 점점 더 옅어졌다.

“우리가 내려온 곳. 거기서 시신을 최초로 훼손하고 그걸 들고 어딘가로 이동했네.”

민호가 바닥의 핏자국을 보며 말했다.

원통형 하수구의 벽과 천장에 피가 튀어 있다는 건 그곳에서 다량의 출혈이 발생했다는 걸 시사했다.

그리고 그 상태로 이동을 했기 때문에 점점 출혈이 줄어들었을 것이라는 이야기였다.

민호와 승아는 핏자국을 따라 계속 이동했다.

“먹이를 사냥했으면 보통 그 자리에서 먹는 게 자연의 섭리지?”

민호가 바닥을 보며 물었다.

“그렇지.”

“그런데 짐승이 먹이를 물어서 어딘가로 이동한다면 무슨 의미일까?”

“안전한 데서 먹겠다?”

“그 짐승이 생태계 상위포식자라면? 안전한 데서 먹을 필요가 없다면?”

“으음.”

“먹이를 줘야 할 다른 식구가 있다는 의미지.”

민호가 말했다.

“아아, 하기야 아프리카 평야에서 사자가 먹이를 어디 숨어서 먹진 않지.”

승아가 동조하는 순간, 민호가 걸음을 멈추고 조용히 하라는 손짓을 했다.

“쉿.”

그리고 모퉁이에 살짝 몸을 숨긴 후 자세를 낮췄다.

승아가 눈을 크게 뜨고 바라보자 민호가 엄지로 모퉁이 너머를 가리켰다.

작은 체구의 렙틸리언들이 뛰어놀고 있는 모습이었다.

그리고 그 옆에는 커다란 덩치의 렙틸리언이 흐뭇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분명 괴물들의 모습이었지만 나름대로 평화로워 보이는 모습이 아닐 수 없었다.

“전에 말했던 가족 단위 렙틸리언?”

민호가 묻자 승아가 고개를 끄덕였다.

“저렇게 모여 있는 게 정상적인 렙틸리언의 모습이기는 한데 이상하네. 우리가 방금 온 현장하고 너무 가까운 곳에 있는데.”

“서로 접점이 있을 거란 말이야?”

“저들도 그 ‘둥지’의 일부분일 수도 있다는 거지.”

민호와 승아가 서로 속삭이며 렙틸리언 가족을 지켜보았다.

그때, 뒤로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피해!”

민호가 버럭 소리치며 승아를 안고 몸을 날렸다.

콰아아아아아앙-

이어 콘크리트 파편이 사방으로 튀었다.

커다란 덩치의 렙틸리언이 민호와 승아의 뒤를 공격한 것이었다.

렙틸리언의 손톱이 하수도 벽면을 두부처럼 찢어놓았다.

“어어······.”

바닥에 나뒹군 승아와 민호가 어린 렙틸리언 쪽을 보았다.

그곳에 있던 덩치 큰 렙틸리언도 자리에서 일어났다.

“너희 뭐냐.”

중후한 남자의 목소리였다.

“아빠 렙틸리언인가 본데? 그럼 저쪽이 엄마 렙틸리언인가?”

민호가 둘을 가리키며 말했다.

“크합!”

아빠 렙틸리언이 민호를 향해 또 한 번 팔을 휘둘렀다.

민호가 몸을 던져 피하자 바닥이 부서졌다.

엄청나게 강력한 놈이었다.

“진정해요. 우리는 이야기를 하러 왔어요.”

승아가 진정하라는 손짓을 하며 말했다.

“시끄럽다. 미르동에 있던 우리 동료를 몰살한 게 너희지?”

아빠 렙틸리언이 송곳니를 드러내며 말했다.

“그거 소문 빠르네.”

민호가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이미 바닥에 있는 오수를 흠뻑 뒤집어써 악취가 지독하게 났다.

“너희가 헌터라는 사실은 알고 있다. 이곳으로 올 것이란 연락을 받았지.”

아빠 렙틸리언이 말했다.

순간 민호는 고개를 갸웃했다.

‘거기 있는 렙틸리언은 다 죽인 것 같았는데··· 남은 놈이 있거나, 아니면 승아가 말한 제3의 인물이 있었거나··· 아니면··· 변종 TF팀에 배신자가?’

아주 빠르게 온갖 생각이 스쳤다.

일단 첫 번째 선택지는 아닌 것 같았다.

정황상 그 하수도에서는 모든 렙틸리언이 출동했던 것이 분명했다.

그렇다면 나머지 둘 중 하나.

하지만 뭐가 됐든 아직 확신할 수 있는 건 없었다.

부우우웅-

여러 생각을 하는 사이에도 민호는 렙틸리언의 공격을 피했다.

그러고는 바로 렙틸리언의 복부에 총구를 대고 방아쇠를 당겼다.

타아아아아아앙-

엄청난 폭음과 함께 아빠 렙틸리언이 뒤로 날아갔다.

하지만 다른 렙틸리언과 달리 복부가 뚫리는 것이 아니라 탄환이 박혀 있었다.

땡겅-

복부에 박힌 슬러그탄환이 바닥에 떨어졌다.

“오우.”

민호가 놀라 아빠 렙틸리언을 보았다.

놈은 고통스러운 듯 이를 악물고 몸을 일으켰다.

“가만두지 않겠다.”

아빠 렙틸리언이 또다시 덤벼들었다.

그때, 승아가 팔을 뻗었다.

부우우웅-

달려들던 렙틸리언이 공중으로 치솟더니 콘크리트 천장을 부수었다.

쿠구구구구궁-

파편이 비처럼 쏟아져 내렸다.

쿵-

아빠 렙틸리언은 피투성이가 되어 다시 바닥에 떨어졌다.

“크윽!”

그는 이를 악물고 조금 떨어진 곳에 있는 아기 렙틸리언들을 보았다.

자신의 힘만으로 이길 수 없다는 걸 깨달은 것이었다.

하지만 아이를 지키기 위해서라면 다시 일어나야 했다.

그는 비틀거리며 다시 일어나 싸울 자세를 취했다.

그 모습을 본 민호는 총구를 내렸다.

“잠깐 스톱. 진짜 잠깐만 스톱!”

민호의 말에 승아와 아빠 렙틸리언 모두 천천히 팔을 내렸다.

갑자기 분위기가 확 환기되는 것이었다.

“우리가 뭐 님들이 말하는 헌터가 맞기도 하고, 사람이 죽어서 사건 조사하러 나온 것도 맞는데, 애들 앞에서 아빠 죽는 걸 보여주고 싶지 않고 하니까 일단 이야기부터 좀 합시다.”

민호가 조금 떨어진 곳에 있는 아이 렙틸리언을 가리키며 말했다.

아빠 렙틸리언은 잠시 고민하는 듯 자신의 아이와 민호, 승아를 번갈아 보았다.

승아는 민호의 의중을 파악하고 살짝 두 손을 들어 보였다.

“좋아. 일단 이야기부터 나눠봐요, 우리의 목적은 ‘사냥’이 아니라 ‘조사’니까.”

그녀의 말에 아빠 렙틸리언은 내밀고 있던 송곳니를 거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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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36화. EPISODE FILE : 터미널 (1) NEW 1시간 전 1 0 12쪽
35 35화. EPISODE FILE : 길증 포차 (3) 24.06.02 3 0 11쪽
34 34화. EPISODE FILE : 길증 포차 (2) 24.06.01 6 0 12쪽
33 33화. EPISODE FILE : 길증 포차 (1) 24.05.31 4 0 11쪽
32 32화. EPISODE FILE : 부산항 밀입국자 (4) 24.05.30 4 0 11쪽
31 31화. EPISODE FILE : 부산항 밀입국자 (3) 24.05.29 5 0 12쪽
30 30화. EPISODE FILE : 부산항 밀입국자 (2) 24.05.28 5 0 12쪽
29 29화. EPISODE FILE : 부산항 밀입국자 (1) 24.05.27 6 0 12쪽
28 28화. EPISODE FILE : 아장도의 놀 (3) 24.05.26 8 0 12쪽
27 27화. EPISODE FILE : 아장도의 놀 (2) 24.05.25 10 0 12쪽
26 26화. EPISODE FILE : 아장도의 놀 (1) 24.05.24 9 0 12쪽
25 25화. EPISODE FILE : 공식 명칭 - 블랙헌터 24.05.23 10 0 12쪽
24 24화. EPISODE FILE : 오크 마을 소탕작전 (4) 24.05.22 10 0 11쪽
23 23화. EPISODE FILE : 오크 마을 소탕작전 (3) 24.05.21 10 0 11쪽
22 22화. EPISODE FILE : 오크 마을 소탕작전 (2) 24.05.20 14 0 12쪽
21 21화. EPISODE FILE : 오크 마을 소탕작전 (1) 24.05.19 12 0 12쪽
20 20화. EPISODE FILE : 흉측한 초상화 (7) 24.05.18 12 0 11쪽
19 19화. EPISODE FILE : 흉측한 초상화 (6) 24.05.17 11 0 11쪽
18 18화. EPISODE FILE : 흉측한 초상화 (5) 24.05.16 14 0 11쪽
17 17화. EPISODE FILE : 흉측한 초상화 (4) 24.05.15 16 0 11쪽
16 16화. EPISODE FILE : 흉측한 초상화 (3) 24.05.14 15 0 11쪽
15 15화. EPISODE FILE : 흉측한 초상화 (2) 24.05.13 19 0 11쪽
14 14화. EPISODE FILE : 흉측한 초상화 (1) 24.05.12 20 1 12쪽
13 13화. EPISODE FILE : 축축한 그림자 (5) 24.05.11 22 1 11쪽
12 12화. EPISODE FILE : 축축한 그림자 (4) 24.05.10 20 1 12쪽
11 11화. EPISODE FILE : 축축한 그림자 (3) 24.05.09 21 1 12쪽
10 10화. EPISODE FILE : 축축한 그림자 (2) 24.05.08 26 1 12쪽
9 9화. EPISODE FILE : 축축한 그림자 (1) 24.05.07 30 2 12쪽
8 8화. EPISODE FILE : 하수도관 연쇄살인 (4) 24.05.06 38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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