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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와이프는 초능력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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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우렌즈
작품등록일 :
2024.04.29 17:20
최근연재일 :
2024.06.03 18:00
연재수 :
3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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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87,688

작성
24.05.1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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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15화. EPISODE FILE : 흉측한 초상화 (2)

DUMMY

소곡동.

서울에서도 예술가들의 거리로 유명한 곳이었다.

크고 작은 아틀리에들이 즐비해 있었고, 무명, 유명 화가들이 전시회를 열 수 있는 홀도 여럿 구비되어 있었다.

길거리에는 예술가들의 버스킹 공연과 각종 벽화들이 그려져 있어 그 특유의 분위기를 뽐냈다.

민호와 승아는 소곡동 한쪽에 마련된 공영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나왔다.

“오 형사님한테 받은 주소가 저쪽이지?”

승아가 물었다.

민호는 고개를 끄덕이며 고개를 돌려보았다.


[차 없는 거리.]


이들이 가려는 거리는 안내판으로 가로막혀 자동차로 진입할 수 없는 곳이었다.

둘은 바로 그곳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사이 민호는 차에서 내릴 때 챙긴 소드오프 샷건과 잉그램 기관단총이 허리에 잘 채워져 있는지 확인했다.

“자기가 하는 일에 대해 내가 크게 묻지는 않았는데 말이야. 그 무기들은 대체 어디서 구하는 거야?”

승아가 물었다.

“있어. 전에 나랑 같이 근무했던 애.”

“누구, 그 파주인가 어디서 공방한다는 분?”

“걔가 이런 무기들 루트는 꽉 잡고 있거든.”

“우리나라에서 그게 돼? 불법 아냐?”

승아가 물었다.

민호는 대답 대신 휘파람을 불며 앞서 걸어나갔다.

“에휴.”

리스크가 있었지만 어쨌든 변종 TF팀에서 헌터 일을 하고 있고 경찰에서도 암묵적으로 승인해 주고 있으니 당장 뭐라 할 것은 없었다.

다만, 무고한 피해자가 나올 경우에는 당연히 문제시될 수 있는 요소였다.


***


[소곡동 예술의 거리.]


골목 곳곳에는 독특한 문양과 함께 여러 이정표가 세워져 있었다.

둘은 나름 관광 상품으로 꾸며놓은 거리를 가로질러 이탈리아풍의 벽돌 건물 앞에 섰다.

1층에는 편의점, 2층에는 화실이 자리하고 있었다.


[드로잉 랩.]


화실 창문에는 꽤 분위기 있는 스티커가 간판 대신 붙어 있었다.

민호와 승아는 오승택 형사가 보내준 주소를 한 번 더 확인한 후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계단에 진입할 때부터 벽에는 도리안 그레이의 사진과 함께 미술전을 연다는 포스터가 도배되어 있었다.

마치 중2병에 걸린 남자애가 온갖 폼을 잡고 있는 것처럼 포스터에 담긴 도리안 그레이의 모습.

그걸 본 승아가 입을 삐쭉 내밀었다.

“자의식이 굉장히 강한 사람인가 봐. 자존심이 세다고 해야 하나? 자존감?”

그녀의 말에 민호가 피식 웃었다.

그렇게 둘이 계단을 올라 화실 문을 두드렸다.

그러자 굉장히 노출이 심한 옷을 입은 한국 여성이 문을 열었다.

순간 잘못 온 것인가 하는 생각에 승아가 주춤했다.

“어떻게 오셨죠?”

하지만 그녀는 행색과 다르게 굉장히 정중하고 부드러운 음성을 가지고 있었다.

“화가인 ‘도리안 그레이’ 씨를 만나러 왔습니다.”

“약속이 되어 있으셨나요?”

“아뇨, 그건 아닌데요.”

“그러면 선생님을 뵙기 조금 힘듭니다.”

“‘미라클 종합병원’에 대해 좀 여쭤보려고 왔다고 전해주시면 됩니다.”

민호가 말했다.

그러자 여자는 고개를 갸웃하고는 문을 닫았다.

약 1분 뒤, 여자가 다시 문을 열어주었다.

“들어오시죠.”

그녀는 정중하게 인사를 하더니 안쪽으로 안내해 주었다.

그곳에는 비슷한 차림의 여성 다섯 명이 곳곳에 앉아 수채화를 그리고 있었다.

“저거 봐.”

민호와 승아는 벽에 걸린 수십 점의 그림을 보며 속삭였다.

그림에 대해 잘은 모르지만 뭔가 교과서나 인터넷에서 봤던 것 같은 느낌의 화풍이었다.

“여깁니다.”

여자가 가벽으로 만들어진 방문을 열어주었다.

민호와 승아가 안에 들어가자 그림을 그리고 있는 회색 머리카락의 남자 뒷모습이 눈에 띄었다.

달각.

여자가 문을 닫고 나가자 그림을 그리던 남자가 붓을 내려놓고 뒤를 돌아보았다.

‘잘생겼다.’

실제로 그를 보자마자 승아가 한 첫 번째 생각이었다.

“‘미라클 종합병원’에 대해 이야기를 듣고 싶어 오셨다고요?”

그는 서구적인 외모와 다르게 굉장히 또렷한 한국어로 물었다.

“한국말을 잘하시네요.”

민호가 말했다.

그는 미소로 화답하며 한쪽에 있는 의자를 가리켰다.

앉으라는 손짓이었다.

민호와 승아가 자리에 앉자 그가 흥미롭다는 듯 둘을 보았다.

“여기는 단순히 화실인데 왜 여기 와서 병원에 대한 질문을 하실까요?”

“그렇죠. 단순히 화실인데 병원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다니까 들어오라고 하신 건 왜일까요?”

도리안의 질문에 민호가 비슷한 화법으로 받아쳤다.

“하하하하. 신사 분께서 위트가 있으시네요.”

그는 의자 등받이에 등을 푹 기대며 다리를 꼬았다.

“미라클 종합병원 기사에 제 사진이 들어간 적이 있으니 병원을 검색하다 보면 저에 대해 궁금해질 수도 있죠.”

“네. 그래서 왔습니다.”

“그래, 무슨 일로 왔을까요?”

“그 뉴스 기사를 보면 ‘미라클 종합병원’이 ‘뉴헤븐’이라는 그룹에 병합되었다는 이야기가 나오거든요. 그거에 대해 좀 자세히 듣고 싶습니다.”

“뉴헤븐?”

“네. ‘뉴헤븐’ 소속이신 것 같아서요.”

“‘뉴헤븐’을 알기는 아나요?”

“아뇨. 아직 전혀 모릅니다.”

“‘뉴헤븐’은 하나의 이데올로기 그룹입니다. 공식적으로는 경제 활동을 공격적으로 하는 기업도 아니고요. 뭐, 일종의 봉사 재단? 사학 재단? 이런 거라고 보시면 됩니다.”

“뭘 추구하는 곳이죠?”

“평등. 평등이죠.”

도리안은 한순간의 주저함도 없이 자연스럽게 답변을 이어갔다.

“무슨 평등이요?”

“모든 종족이 평등한 거요.”

그가 미소를 지었다.

순간, 민호와 승아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고 입을 꾹 다물었다.

민호는 언제든 총을 뽑을 수 있게 손가락의 모든 신경에 집중했다.

“알고 있습니다. 미라클 병원 지하 혈액 공급소를 공격하셔서 초토화시키셨죠? 병원 측으로부터 연락받았습니다, 헌터가 방문할 거라고. 그런데 헌터치고는 너무 젠틀 하신 분과 아름다우신 분이 오셔서 기분이 좋군요.”

도리안은 이상하리만치 여유로운 모습이었다.

“종족이 평등한 게 뭘 의미하는 걸까요?”

승아가 물었다.

그러자 도리안은 회색 머리카락을 뒤로 슥 넘기며 대답했다.

“결과에서 ‘평등’은 존재할 수 없습니다. 다만, 모두 똑같은 기회는 주어져야죠. 에스퍼들이야 인간의 ‘반려견’이 되기로 결정을 했으니 그렇다 치고, 다른 종족들에게도 기회가 있어야죠. 이 지구 생태계의 정점에 도전할 기회.”

“반려견?”

승아의 표정이 살짝 일그러졌다.

그러자 도리안이 손바닥을 들어 보였다.

“결례를 했다면 죄송합니다. 하하. 나쁜 의도는 없었습니다.”

그는 꼬았던 다리를 풀고 책상에 팔을 살짝 얹으며 상체를 내밀었다.

“어쨌든 제 이야기의 논점은 모든 종족에게 평등한 기회를 주어야 한다는 겁니다. 유전학적으로 전혀 우월할 것이 없는 인간이 모든 종족을 지배하는 건 말이 안 되죠.”

그가 말을 이었다.

그러자 민호가 물었다.

“한마디로 오크든, 뱀파이어든, 렙틸리언이든 지구를 지배할 수 있는 도전장을 낼 수 있어야 한다는 말씀이신가요?”

“빙고. 그렇게 했을 때 반대하고 불쾌해할 종족은 ‘인간’밖에 없을 것 같은데, 아닌가요?”

도리안은 여전히 무척 당당했다.

“그 이야기를 저희한테 해주고 계신데요. 저희가 그걸 듣고 가만있을까요?”

승아가 공격적인 어조로 물었다.

그러나 도리안은 여전히 굉장히 여유로운 태도로 일관했다.

“가만있으시든, 요란하게 움직이시든 달라질 것은 없습니다. 저를 죽이실 수도 없을뿐더러, 설사 저를 죽인다 하더라도 바뀌는 건 없을 테니까요. 인간 종족은 다른 종족의 공격을 받을 겁니다.”

“뭐라고요?”

“탑에 올라서면 도전자가 생기는 건 당연한 이치. 뭐, 그런 것 아니겠어요?”

도리안이 어깨를 으쓱였다.

“여기서 진짜로 당신을 쏜다면요?”

민호가 물었다.

“아무 소용이 없을 겁니다. 물론, 그렇다고 총을 쏘지 않으신다 해도 제가 더 말씀드릴 것도 없고요.”

민호는 지금까지 수많은 테러리스트와 변종을 상대해 왔지만 이런 반응을 해오는 상대는 지금껏 없었다.

무언가를 알고 있는 건 분명하지만, 말해주지 않을 거고, 총을 쏴도 아무 소용이 없을 것이라는 말.

민호 입장에서는 도저히 이해되는 상황이 아니었다.

“여기서 곱게 나가주시기만 한다면 두 분은 무사하실 겁니다.”

도리안이 말했다.

순간, 승아가 민호의 옆구리를 툭 쳤다.

총을 꺼내라는 의미였다.

철컥-

민호가 벌떡 일어나 도리안의 얼굴에 총구를 겨누었다.

“이것만큼 훌륭한 대화 수단이 없었는데, 어때요? 처음부터 다시 이야기 나눠볼까요?”

민호의 말에 도리안이 미소를 지었다.

“처음부터 나눌 필요가 없어요. 제가 드릴 수 있는 말씀은 다 드린 걸요?”

그가 대답했다.

민호는 인상을 확 쓰며 방아쇠를 당겼다.

타아아아앙!

사방으로 피가 튀며 그가 그리던 캔버스가 순식간에 지저분해졌다.

그의 머리 역시도 붉은 찰흙으로 마구 두드린 것처럼 흉측하게 변했다.

하지만 그는 쓰러지지도, 고개를 옆으로 떨어트리지도 않았다.

“아무 소용이 없다니까요?”

이목구비가 전혀 확인되지 않을 정도로 붉은 곤죽이 된 그의 얼굴이 민호 쪽으로 돌아가며 말했다.

순간, 민호는 등골이 확 오싹해지는 것을 느꼈다.

지금까지 이런 변종은 없었기 때문이다.

얼굴에 샷건을 정통으로 맞고도 저렇게 말할 수 있는 존재라니!

심지어 그의 얼굴은 찰흙처럼 움찔거리며 다시 원래대로 돌아오고 있었다.

덜컹-

벌컥-

터벅터벅터벅-

이어 방 밖에서 그림 작업을 하고 있던 여자들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

“캬아아아아악!”

그녀들은 일제히 송곳니를 내보이며 포효했다.

이들도 모두 뱀파이어였던 것이다.

“에이, 씨!”

승아가 문 쪽을 향해 팔을 휘저었다.

콰아아아아아앙-

강한 염력이 발동되며 문에 서 있던 여자들이 뒤로 날아가 각종 가구를 쓰러트렸다.

타닷-

동시에 도리안이 벌떡 일어나더니 옆쪽 가벽을 부수고 나갔다.

콰직-

민호는 잉그램 기관단총을 꺼내고는 도리안의 등뒤를 향해 총을 쏘았다.

드르르르르르륵-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탄환이 날아갔다.

파바바바바바바바바밧!

도리안의 등에 수십 개의 총상이 순식간에 나타났다.

하지만 그는 전혀 동요하지 않은 채 민호를 보며 미소를 보이고는 문밖으로 나갔다.

“뭐, 저런 미친 인간이 다 있어?!”

민호가 소리쳤다.

캬아아아아악-

그사이 뱀파이어들이 일어나 민호와 승아에게 덤벼들었다.

철컥-

잉그램을 재장전한 민호가 달려오는 뱀파이어 여성을 향해 방아쇠를 당겼다.

파바바바바바밧-

절반 이상은 탄환이 튀었지만, 그래도 나머지 절반은 뱀파이어의 얼굴과 목, 복부에 그대로 꽂혀 들어갔다.

하지만 그녀는 멈추지 않고 민호에게 달려들었다.

탑! 뻐억-

민호는 달려오다 주먹을 내지르는 뱀파이어 여성의 공격을 총으로 막고는 로우 킥으로 허벅지를 가격했다.

꽈당-

그녀가 쓰러지자마자 민호는 발로 목을 강하게 억누르며 머리에 대고 잉그램을 쏘았다.

드르르르르륵-

아주 가까운 거리에서 연사로 날아가자 바닥에 쓰러진 뱀파이어 여성의 머리 절반이 사라져 버렸다.

툭-

그렇게 호기롭게 덤벼들던 뱀파이어 여성이 죽었다.

하지만 남은 뱀파이어들은 아직도 건재한 상태였다.

승아는 주변에 있는 집기들을 띄워 놈들에게 집어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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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36화. EPISODE FILE : 터미널 (1) NEW 9분 전 0 0 12쪽
35 35화. EPISODE FILE : 길증 포차 (3) 24.06.02 3 0 11쪽
34 34화. EPISODE FILE : 길증 포차 (2) 24.06.01 6 0 12쪽
33 33화. EPISODE FILE : 길증 포차 (1) 24.05.31 4 0 11쪽
32 32화. EPISODE FILE : 부산항 밀입국자 (4) 24.05.30 4 0 11쪽
31 31화. EPISODE FILE : 부산항 밀입국자 (3) 24.05.29 5 0 12쪽
30 30화. EPISODE FILE : 부산항 밀입국자 (2) 24.05.28 5 0 12쪽
29 29화. EPISODE FILE : 부산항 밀입국자 (1) 24.05.27 6 0 12쪽
28 28화. EPISODE FILE : 아장도의 놀 (3) 24.05.26 8 0 12쪽
27 27화. EPISODE FILE : 아장도의 놀 (2) 24.05.25 10 0 12쪽
26 26화. EPISODE FILE : 아장도의 놀 (1) 24.05.24 9 0 12쪽
25 25화. EPISODE FILE : 공식 명칭 - 블랙헌터 24.05.23 10 0 12쪽
24 24화. EPISODE FILE : 오크 마을 소탕작전 (4) 24.05.22 10 0 11쪽
23 23화. EPISODE FILE : 오크 마을 소탕작전 (3) 24.05.21 10 0 11쪽
22 22화. EPISODE FILE : 오크 마을 소탕작전 (2) 24.05.20 14 0 12쪽
21 21화. EPISODE FILE : 오크 마을 소탕작전 (1) 24.05.19 12 0 12쪽
20 20화. EPISODE FILE : 흉측한 초상화 (7) 24.05.18 12 0 11쪽
19 19화. EPISODE FILE : 흉측한 초상화 (6) 24.05.17 11 0 11쪽
18 18화. EPISODE FILE : 흉측한 초상화 (5) 24.05.16 14 0 11쪽
17 17화. EPISODE FILE : 흉측한 초상화 (4) 24.05.15 16 0 11쪽
16 16화. EPISODE FILE : 흉측한 초상화 (3) 24.05.14 15 0 11쪽
» 15화. EPISODE FILE : 흉측한 초상화 (2) 24.05.13 19 0 11쪽
14 14화. EPISODE FILE : 흉측한 초상화 (1) 24.05.12 20 1 12쪽
13 13화. EPISODE FILE : 축축한 그림자 (5) 24.05.11 22 1 11쪽
12 12화. EPISODE FILE : 축축한 그림자 (4) 24.05.10 20 1 12쪽
11 11화. EPISODE FILE : 축축한 그림자 (3) 24.05.09 21 1 12쪽
10 10화. EPISODE FILE : 축축한 그림자 (2) 24.05.08 26 1 12쪽
9 9화. EPISODE FILE : 축축한 그림자 (1) 24.05.07 30 2 12쪽
8 8화. EPISODE FILE : 하수도관 연쇄살인 (4) 24.05.06 38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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