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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그림자 님의 서재입니다.

촉빠! 무림에서 천하통일!!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판타지

추화백영
작품등록일 :
2023.12.02 18:29
최근연재일 :
2023.12.16 22:34
연재수 :
20 회
조회수 :
397
추천수 :
1
글자수 :
117,176

작성
23.12.03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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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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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자
18쪽

천주지회 (1)

DUMMY

“훈아, 근처 괜찮은 객잔 좀 알아봐라.”


“네. 형님!”


다행히 내 예상대로

통행세 낼 일도 없이 안전하게 안휘까지 도착

훈이를 대동하고 관청에 들른 나는

흑선과 더불어 단경의 목까지 헌납했는데

거기에 지역 관리가 크게 기뻐하면서

포상으로 금자 5냥을 하사했다.


‘대강 은자 한 냥에 100만원.

금자 한 냥이 은자 스무 냥에 해당하니까...’


금자 5냥이면 무려 1억원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물론 이건 단경의 목뿐만 아니라

같이 딸려온 수적 두 놈과 더불어

그의 배인 흑선까지 바치고 얻은 돈이라

후하게 받은 건 아니지만

들인 노력에 비하면 크게 번 편이다.


실상 이 정도 돈이면

그 어떤 객잔을 가도


‘사장 나와! 이 가게 좋은 술 다 내와!’


를 시전할 수 있는 수준이니까...

실제로 금화를 보고 난 뒤 훈이 녀석도

옆에서 침을 꿀꺽 삼키는게

아무래도 오늘 포식하겠다는 생각에

잔뜩 기대하는 중인 거 같았다.

하지만


‘사치?’


솔직히 말하면 난 그럴 생각이 없었다.

그 어떤 객잔을 가도

현대 사회에서 누렸던 MSG의 맛.

까놓고 말하면 치킨은커녕

라면 하나 이길 만한 먹거리는 보질 못했으니까.

싸구려 소면과 만두에 화주를 마셔도

무림인들의 국민술 죽엽청에 호화찬란한 안주를 먹어도

MSG미만 잡인데

구태여 할 필요가 있을까?


‘태생이 여기 출신인 훈이야 생각이 다르겠지만...’


무튼 다시 돌아가자면

당초에는 금자 5냥 중

여행경비로 1냥, 내 몫 1냥, 훈이 몫 1냥

빼고 나머지 2냥을 구휼로 써야지 생각했는데...


“구휼하려면 어떻게 써야될지 모르겠네.”


관청 관리한테 기부하고 끝내면 제일 편하겠지만

현대에거도 기부단체에 낸 기부금이

원하는 기부처에 다 전달되지 않아서

문제가 많이 되었는데

이 시대에 누굴 믿고 기부하겠는가.

꽁돈 생겼다면서 관리들끼리 술마시는데 쓰이겠지...


결국 이리저리 머리를 굴려보던 나는

그냥 대명은장을 찾아가서 돈을 맡겼고

훗날 돈이 좀 모이고

근거지를 마련하게 되면서

나 스스로가 백성들을 구제할 수 있게 된다면

그 때 그곳에 사는 백성들을 위해서 써야겠다고

그렇게 다짐을 한 다음 밖을 나섰다.


****


“예선부터이긴 하겠지만 훈아

정말로 넌 참가 안 할거야?”


“형님 곁에서 무를 견식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이 무림에 명성을 드높여야할 사람은 형님이지

저같은 필부가 아닙니다.”


“조가창법을 배운 자로서 호승심이 없어?

강호에 떠도는 양가제일창 이거 꺾고 싶지 않아?”


양가라는 말에 순간 움찔하는 훈이였지만

그래도 녀석은 잠시 생각한 뒤 고개를 내저었다.


“어차피 전 본가도 아닌 방계의 자식입니다.

제가 나서봐야 조가창법이 드높아질 리도 없고

오히려 지면 망신만 당할 겁니다.

거기다...”


“거기다?”


“이제 상산 조씨는 무예보다는 혈통이 더 우선입니다.

한때 멸망했다고는 해도 조씨는 황족이었으니까요.”


그 말에 나는 잠시 말을 멈췄다.

상산 조자룡이라는 걸출한 인물이 선조라고는 하나

아무리 그래도 송나라를 세운 조광윤

건국자이자 황제인 그에 비하면

본가 입장에서는 이쪽이 더 우선시될 수밖에 없다.


그 때문일까 현재 상산에 있는 조씨네 본가에서는

조운의 후계를 잇는다는 조가창법의 전수보단

송나라의 전통과 혈통을 이어간다는 뜻이 더 강했기에

실상 조가창법은 사장될 위기까지 닥쳤으나

다행히도 이걸 전승하고 이어가겠다고

조훈의 아버지가 천명한 덕분에

본가가 있는 상산이 아닌

조자룡이 평생을 모셔온 주군 유비의 묘가 있는 성도

그곳에 상산 조씨의 방계가 와서

뿌리를 내리고 살게 되었고

그 방계 가문 출신의 조훈을 데리고 와서

나는 녀석과 의형제를 맺었다.


“에휴... 그래. 본인이 싫다는데 더 강요할 순 없지.

그러면 이참에 거기 다녀오거라.”


“어딜 말씀이십니까?”


“수적 토벌. 선장님이랑 같이 갔다 와.”


이 정도 시간이면 이미 남궁세가쪽에

수적토벌에 관한 소문과 더불어 선장이 필시

뱃길운행 안전을 위해 의뢰를 넣었을 터다.

물론 일개 선장 따위가 의뢰를 한다고 해서

남궁세가가 옳다구나! 하고 들어주진 않겠지만

18채 중에 중간급 되는 본거지 하나가 아작났을 때

거기에서 오는 혼란 등을 생각한다면

일개 선장이 의뢰하지 않아도 움직일 가능성이 컸다.


“엔간한 싸움은 잘나신 남궁세가 무사분들께서 할거고

너는 그냥 길잡이 같은 걸로 같이 합류해서

좀 어울려주다가 와.

어차피 참가도 하지 않을 천주지회

내 옆에서 창대 잡고 서 있어봐야 뭐해.

그 시간에 도적 하나라도 더 베는게 낫지 안 그래?”


“......”


“어차피 무림맹주 이름 들먹여서 급조한 대회라

비무를 보는 것만으로도 무학이 높아진다거나

배움을 얻을 수준의 고수들은 안 올 거니까

실전경험이나 더 쌓다 와.

지금 너한테는 실전이 더 낫다고 본다.”


“네, 알겠습니다 형님!”


“경비같은건 그 선장한테 받아내고 어?

괜히 무식하게 니 돈 내가면서

경비지출하지 말고 알았지?”


“네. 알겠습니다 형님.”


물가에 내놓은 자식새끼도 아닌데

따로 떼놓을라니까 이상하게 신경이 쓰인다.

하지만 본신의 창술 실력만 본다면

중원 어디다 던져놔도 별탈없이 살아올 녀석이기에

말한대로 실전경험 좀 쌓으라는 취지에서

녀석에게 한동안 선장을 따라다니라고 이야기했고

덕분에 객실에 홀로 남아있던 나는

아무도 없는 방이라 그런가?

센치해진 감성으로 마음이 말랑말랑해진 채

처음 이곳으로 떨어졌던 날을 회상해본다.


****


“삼국지 주인공은 유비지.”


“응 연의기준.”


“응 서주대효도”


“응 유비 아들 유선.”


“조조 아들 조비 사이코패스”


“그래봤자 나라 망해도 쳐웃고

환관한테 휘둘려서 우는 법도 까먹고 조롱당한

유선 사이즈만 할까?”


“그 잘난 조씨들 결국 사마의 아들한테 먹혔죠?”


“야야! 저 삼국지 오타쿠 새끼들 또 싸운다!”


“냅둬. 저 씹덕들 말싸움하는게 하루이틀이냐?”


10살즈음에 만화로 된 삼국지를 본 이후

나는 오랫동안 삼국지를 사랑했다.

그 중에서 내 원픽은 단연코 유비.

시중에 파는 삼국지 소설이나 만화를

사극 처음 보는 사람들처럼

그저 있었던 역사 그대로 믿고 산 시절에는

거기 적혀있는 모든 게 사실이라고 생각했고


뭐든지 다 알고 있는 제갈공명이나

자기 아들을 구하기 위해

백만 대군을 상대로 홀로 뛰어들어

아두를 구해오는 조운이나

관우나 장비, 황충, 마초 기타 등등

그만한 인재들이 모두 모시는 주군 유비

돗자리 팔면서 살아왔던 가난한 청년이

후에 황제까지 되는 그 인간승리 스토리에

나는 완전히 매료되었었다.

하지만...


“유비가 무슨 쌍검을 썼냐?”


“청룡언월도? 그거 그 시대에 없던 무기거든?”


“화웅은 손견이 죽였는데 술이 식기 전에 돌아와?

와... 관우 양아치네.”


“와 사람이 바람의 방향을 바꿨대.

씨발, 신이세요? 구라도 적당히 쳐야지.”


연의에 있던 내용을 사실인양 떠들다가

소위 정사 좀 읽어봤다는 사람들을 만나고서

복날에 개쳐맞듯이 탈탈 털리고난 다음

진수가 쓴 정사 삼국지를

용돈 모아 사서 정독했다.

그러면서 새삼 유비를 더욱 좋아하게 되었는데...


‘부하빨이 아니었구나?’


정사에서의 유비는 훨씬 더 대단한 존재였다.

연의 속 의형제 덕 보고 큰게 아니고

그 스스로도 평생 전장에서 싸우면서 컸던

엄청난 군 지휘관이었던 것.


촉빠로서 정사로 까인 것 때문에 복수하겠다는

그 마음으로 읽은 이유도 물론 있었고 그게 컸지만

정사를 완독하고 난 다음

나는 더더욱 유비를 원픽으로 삼았고

대학에 들어가고서도

군대 전역 후 졸업한 다음에도

삼국지를 다루는 동호회에 나가고

철저하게 촉빠로서 활동해 나가면서

연의가 만들어낸 ‘매력만 99’ 유비를 지우기 위해

부단히도 애썼다.


‘죽기 전 날도 간만에 삼국지 소설 읽어보겠다고

자기 전에 책 좀 넘기고 있을 때였지.’


무슨 이유에서인지 모르겠지만

다음날 출근 생각하고 불을 끈다는게

실수로 콘센트에 손가락이 닿았는데

갑자기 찌릿하고 강한 전류가 밀려오면서

온 몸을 부르르 떨면서 의식을 잃었다.

그러고서 깨어나 보니


“이 세계였어.”


누군가의 몸에 전이가 된 건지는 알 수 없지만

여튼 새로운 세계를 맞이하면서

생각을 정리하기도 전에

아니, 제대로 놀라기도 전에

내 눈앞에 백발이 성성한 노인이 한 명 있었다.


- 잘 왔다. 환영하마.


“할아버지는 누구시죠?”


- 남화노선, 네 입장에서는 이게 더 이해하기 쉽겠지?


‘이 할배 내 생각을 읽어? 아니..잠깐, 남화노선?’


삼국지빠 위촉오빠 상관없이

나 삼국지 좀 읽었다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 수 있는 인물.


‘태평요술서 장각한테 넘긴 인간!’


아마 연의만 좋아했다면 이대로 믿고 넘어갔을거다.

아니면 나도 태평요술서 달라고 떼쓰거나...

하지만 나는 정사도 읽었다.

남화노선이 어디서 유래한 인물인지 나는 안다.


“뻥치지 마요.

할아버지가 남화노선? 장자라구요?

그러면 나는 뭐 공자나 맹자게요?”


- 호오, 이름만으로는 바로 안 넘어오는구나?

그러면 가만있자... 이 정도면 되겠느냐?


“허억! 흰자가 파래졌어!”


노인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푸른색 안광을 보이면서

흰자까지 푸른색이 되어버린 노인은

자신의 나무 지팡이를 들어 나를 가리켰다.

그러자 지팡이에서도 역시 푸른색의 빛을 내뿜었는데

남화노선이건 장자건 다 떠나서

당장 눈앞에서 마법같은 모습을 보여주니

그 때의 나는 비명까지 지르면서 무서워했던 것 같다.


“씨, 씨발. 뭐야. 마법사야?

그거 퍼런 거 마나, 오러 막 그런 거에요?”


- 마나? 오러?


“이쪽 세계에서는 도술 도사 뭐 그런 거 다른 말요...

아우..씨, 어쨌든 알았어요!

남화노선 그거 믿어줄테니까 푸른빛 좀 꺼줘요 네?

소름끼쳐요!”


내가 겁먹은 상황이 마음에 들었던 모양인지

자기를 남화노선이라고 했던 사람은

안광은 원래대로 돌린 대신에

그놈의 지팡이는 그대로 푸른 색을 유지했다.


- 흠흠! 무튼 그래. 유현아.


“허걱!”


- 호접지몽이라고 아느냐?


****


“후우...망할 노친네.

농담따먹기가 하고 싶었으면

근처 아무 사람이나 붙들고 할 것이지

다른 세계에 사는 사람은 왜 끌어들여서는...”


그렇게 이야기를 했지만

한편으로는 내게 내공을 전수해준 그 남화노선

장자 할아버지에게 감사했다.

그분이 이야기했던 호접지몽처럼

지금 여기에 있는 내가 꿈이고

본체는 전기에 감전되어 단순기절한 상황이던

아니면 여기 있는 내가 본체이고

촉빠로 살던 이전 세계의 내가 꿈이건

그런건 중요하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남화노선 할아버지는 내게

이쪽 세계에서 살아갈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해주었다.


- 후한 말의 그 혼란한 시대를 좋아하는 너를

굳이 왜 이 세계에 데려왔는지 의문일게다.

아, 방금 말한 것으로 내가 널 데려왔다는 건

본의아니게 밝혀버렸구나.


‘뭐야 이 할배가 진짜 나 데려온거야?’


- 어차피 네가 그 시대에 남아봐야 평범하게 살면서

가끔 네가 좋아해 마지않던 촉한과 유비나 변호하다

그렇게 생을 마감하겠지.

그래서 너를 이곳으로 데려온 거란다.

단순히 꿈으로 부질없는 것으로 치부했던 것을

이곳에서나마 이룰 수 있게 하려고...


‘그럴거면 후한 시대로 보내달란 말이에요 할배!

가자마자 딱 위험인물들, 조조 목부터 따고

나머지 이름난 애들 자객이라도 써서

싹다 죽이고 시작해서 천하통일 할라니까!’


하지만 다른건 몰라도 내 이 속마음은 읽었는지

남화노선은 곧바로 답을 해주었다.


- 너를 왜 후한 시기에 떨구는게 어렵진 않지만

강호의 세계에서 무림일통을 하는게 나을게다.

수십 만의 대군을 지휘하는 능력

내정이나 외교, 전략에 능통하게 만드는 능력.

이건 네가 도인의 능력을 아무리 받아봐야

감당할 수 있는 것이 아니야.

그런 능력은 바람과 비를 부리고 벼락을 치게 하고

병자를 낫게 하는 것보다 훨씬 어려운 일이다.

내 이미 장각을 통해서 경험해보기도 했고


아예 인간 그 누구도 할 수 없는 초능력보다도

극소수에 한정하지만 할 수 있는 통솔, 정치같은게

훨씬 더 어렵다는 장자 할배의 말.

곰곰이 생각해보건대

할배 말대로 실제 후한 말에 떨어진다고 해서

한 권으로 끝내는 손자병법 따위나 읽은 내가

실제 수만 대군 이상을 지휘하면서 쌈박질하고

유비도 하지 못한 대업을 달성할 리가 없다.


그리고 정치 역시

게시판에서 쌈박질하거나

게임에서 지고 니탓내탓하는 수준만 전전한 내가

고대 사회라고는 해도 그 심오한 정치를 다루면서

제갈량은커녕

유선만큼이나 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평범한 회사원이 회귀한 곳에서 SSS급 책사?

애당초 불가능하다.


- 비를 부리는 것보단 치수가 더 어렵다.

병자를 낫게 하기보단

전란이 나지 않게 하여

다치는 이가 없게 함이 더 어렵다.

앞의 것은 그 누구도 할 수 없지만

뒤의 것보다 결코 중요하지 않다.

만약 너를 후한 시대에 보내주더라도

이 늙은이가 할 수 있는건

네게 도술을 알려주는 것.

그걸로는 네가 바라는 천하통일은 꿈도 못 꾼다.

네가 좋아하는 유비가 그 능력이 있었어도

천하는 결국 유비의 것이 안 되었을 것이다.


아예 못을 박아버리는 남화노선

그런 그에게 나는 물어보았다.


“도인이 되는게 천하통일보다 쉬운가요?”


- 너도 읽지 않았더냐.

장각 그 아이가 만백성을 이롭게 했더냐?

공명이 바람을 바꾸는 술법을 썼다 쳐서

천하를 통일시켰느냐?


“그야...

근데 그건 사실 아니잖아요.

만약 도술이 실제 했으면 그러면...”


- 실제 했어도 별 다른 건 없었을 것이다.

벼슬을 돈받아서 파는 황제와 그 밑에 좀먹는 환관

전국 각지에 퍼져사는 호족들

걔들에게 먹잇감이 되어버렸을테지.

갖은 도술을 다 부릴 수 있다고 해도

결국 천하는 뒤집지 못한다.

천하는 그 누구에게도 쭉 자신을 내주지 않았다.


“흐음...”


- 그러니 그곳에서 황제가 되고 유비의 뜻을 이어서

천하통일하고 대업을 이룬다는 망상은 버리거라.

망상은 꿈이 아니다. 과욕이지.


“망상...과욕...”


- 하지만 무림은 앞서 말한 도인의 능력이면 족하다.

유비의 뜻을 이어받길 원한다면

이 곳 무림에서 대업을 이루거라.

실제가 바뀌지 않는건 매한가지겠지만

최소한 네가 해왔던 그 부질없던 말싸움

그것보다는 나을 것이니...


“무림에서...통일이요?”


- 무림을 일통하거라. 정사마 모두를 아우르는

그 통일된 자리의 지존이 되거라.


“.....?”


- 내가 왜 너를 이곳에 불렀는지 궁금할테지...

유현, 너를 통해서 내가 바라는 것은 무릉도원이다.

과거 장각, 그 아이를 통해 난 많은 것을 배웠다.

그러니 이번에는 관무불가침 아래

서로가 깊이 간섭하지 않는 이곳에서

네가 무림을 무릉도원으로 만들어주길 바란다.

그리고 훗날 관과 무에 따로 속한 이들이

서로 호접몽을 느끼면서

나아가 관과 무가 서로 몰아일체가 되길 희망한다.


“몰아일체...”


- 먼 이야기일거고 허망한 일이 될 수 있겠지.

다만 관이나 무림이나 둘 다 혼란한 것보단

그 중 한 곳이라도 무릉도원처럼 만들어

평화 속에서 백성들이 살아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런데 그걸 굳이 왜 제가...”


요약하자면 중원 속 무림에서 1짱먹고

거기 속한 모든 이들을 위한 이상향을 만들라는 것.


‘현실 천하통일이 더 쉽겠구만 이게 뭔!’


그리고 일단 왜 나인지 궁금했다.

이미 이전 세계에서 내가 필부,

우리쪽에서는 일반인 찐따 인생을 살았다는걸

다 알고 있으면서

자기가 하지 못할 사정이 있다면

최소한 영웅의 자질을 가진 인간을 부르면 될 걸

왜 나를 골랐을까 한 생각.

하지만 내 물음에 할배는 당시 이렇게 답했었다.


- 무릇 도원은 복숭아가 만개한 곳을 뜻하지.


“....?”


- 그리고 복숭아는

네가 존경하는 유비와 뗄 수 없는

상징같은 것이기도 하고


“상징...아, 도원결의! 그런데 그건 사실이...”


- 대단한 이유가 있지는 않다만

이 노부가 너를 택한 이유가 그리 있길 바란다면

이후에는 네가 알아서 더 채워보거라.

따로는 뜻이 없는 것에도 의미가 담길 수 있으니...


그냥or있긴한데 너한테 안 알려줌.

둘 중 하나라는 것.

하지만 전자건 후자건 그럴싸한 이유가 되려면

네가 이곳에서 노력해서 채워넣으라는 뜻이기도 했다.

이건 지금와서 다시 생각해봐도 불쾌한 기분이 든다.


****


“그 뒤로 3년 진짜 빡세게 배웠던 거 같다.”


- 내가 가르쳐 준 것은 나비로서 날개짓을 하는데에

조금 더 힘차게 날 수 있게끔 할 뿐이다.

나비가 대붕의 시야를 가질 수 있고

대붕이 나비의 시야를 가질 수 있지만

네 날개가 대붕의 것이라 착각해서 움직이지 말고

네가 나비라 착각해서 마구 날개짓하지 말거라.


이런 식의 선문답과 훈련을 병행하길 3년

하산해도 좋다는 남화노선 할배의 말을 듣고 내려오니

검각 근처라서 조금 더 움직이니 성도였고

그 성도에서 조훈을 만나게 되어 의형제를 맺은 뒤로

이렇듯 천주지회에 참여하기 위해 안휘에 왔다.


‘일단 해보자.’


이렇게 된거 무림이라는 세계에서

촉빠로서 원하는 바를 이뤄볼 생각이다.

그리고 무릉도원에서 소설 속 유비의 대업

그 중 만백성의 평화도 같이 이뤄볼 생각이다.

개중 다행이라는건 무협의 세계이기도 하지만

지금 이 시기가 명나라 시기라는 것.


‘언월도도 실존한다.

그리고 무공을 빌리면 82근 청룡언월도?

온종일 휘두르는 것도 가능해.

소설대로 원없이 해볼 수 있다는 거지!’


백일도 천일창 만일검? 좃까라 그래.

구파일방 오대세가 마교? 세외세력?

다 좃까라 그래!


‘이제부턴 이 쌍검아래 모두 무릎을 꿇을 것이다.’


‘삼국지 소설 속 무기들로 다 쓸어줄 거고

지역을 대표하는 문파도 새로 재정립해주마.’


남화노선 할배의 첫 실험작 장각은

보기좋게 실패해서 제물이 되었지만

나 유현은 보기좋게 성공할 것이다.

고작해야 100년도 가지 못한 사마씨의 진나라

그보다 훨씬 오래가는 정사마 일통의 단일문파

그것을 만들어서 증명하리라.

니들이 모르는 무림이라는 곳은 삼국지연의

소설 속에 표현된 무위가 진실로 펼쳐지는 곳이라고...


그렇게 생각을 갈무리하고 잠자리에 든 나는

다음날 일찍 천주지회 접수처로 향한다.

그리고 이 발걸음이

무림에 군림하는 자를 위한 위대한 한걸음이 되리라

그렇게 나는 자신했다.


작가의말

읽어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열심히 힘내서 써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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