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도유화 님의 서재입니다.

염라

만화/웹툰 > 나도만화가 > 판타지, 기타

도유화
그림/삽화
없음
작품등록일 :
2020.11.21 18:38
최근연재일 :
2021.04.13 22:30
연재수 :
41 회
조회수 :
1,738
추천수 :
0
글자수 :
159,093

작성
20.12.11 22:30
조회
10
추천
0
글자
11쪽

12화

DUMMY

12.

제목. 염라

글. 도유화

12.



#1 심연의 감옥

죄인의 혓바닥보다 더 밑바닥에 자리한, 심연의 감옥. 어두워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곳에, 눈이 파이고, 코가 잘려, 오직 귀로 듣는 것만으로 시간의 흐름을 가늠해야 하는 감옥.

이 끔찍한 감옥에서, 할아버지와 이웃들이 꽁꽁 묶인 채로 모여 있다.


할아버지:(떨리는 목소리) 다들 어디에 있어?

이웃1: 나 여기! 모두 여기 있는 거야? (고개를 휙휙 돌린다.)

이웃3: 흑···흑···무서워요···무섭다고요!...! 너무 아파요···흑···아서···아서···

이웃2: 시끄러워! 버텨내야 해! 아서가 반드시 우리를 구하러 올 거야! 염라대왕이 되어 우릴 구하기 위한 찬란한 빛을 뿜으면서! 우린 그저 아픈 것만 참아내면 된다고! 온갖 욕 먹으면서 희망도 없이 일하는 것보단 이게 나아!


할아버지: 그래···조금만 참자. 기다리기만 하면 될 거야.

이웃3: 보이지도 않고, 냄새도 안 나요! 여기 온 지 얼마나 된 지도 모르겠다고요! 흑···심연의 감옥에는 우리만 있는 게 아니잖아요! 분명 죄수들의 살을 파먹고 사는 새가 있다고 했어요! 흑···

할아버지: 우우···무섭긴 하다···


이웃2:(노래를 한다.) 저 푸른 하늘 아래~허잇 허잇 허잇.

이웃3: 갑자기?

할아버지: 허허허.. 파랑새가 노랠 하네~

이웃3: 아아!!! 새! 새! 무섭다고요! 진짜!

할아버지: 헣헣헣헣헣! 뭘 어쩌겠나, 이미 여기까지 와버린 것을. 배 아프게 힘 그만 빼고, 우리끼리 예전 생각이나 하자고! 나중에 우리 새로운 대왕님이랑 어떻게 살지도 고민도 하고 말이야. 하···행복해서 눈물이 다 나오네···

이웃2: 버텨! 희망이야! 그게 염라니까.


긴장되어 숨을 가쁘게 쉬면서도 어떻게든 웃으려는 고블린들.


#2 심연의 감옥

어디선가 쿵쿵-무거운 발소리가 들려온다. 심연 속 어둠에는 아무것도 보이질 않는다.

점점 커지는 발소리. 곧, 고블린들의 바로 앞까지 다가왔는지, 소리가 멈춘다.

고블린들을 천천히 살펴보는 정체불명의 무언가. 거칠지만 온화한 입김을 내쉰다.

이웃3: 히이이이익! (발을 허공에 내지른다.) 뭐야! 뭐야! 흑그흐흐흐흑···살려주세여...먹지 마세여..


???: 흠···(입김) 후우···.인간은 아닌데···흠···

할아버지: 누···누구야!

이웃2: 으어어어···

이웃3: 흐이이이익! 우린 맛이 없어요! 고블린이라 작고 말라서 먹을 것도 없단 말이에요...

???: 음? 그런가? 말이 통하는 걸 보니, 초록 난쟁이들이었군. 오랜만이라 냄새도 몰라봤어.


고블린들을 알아보는 괴물. 할아버지와 이웃들, 당황한다.

???: 후후..놀래켜서 미안하군. 걱정 말게나, 친구를 씹어 먹는 취미는 없으니까 말이야.

이웃2: 친구?...설마···


할아버지:(놀라며) 감옥에 산다는 괴물 새가···당신이었습니까?


#3. 신목의 수풀림 사막 한가운데.

로브를 쓴 류우, 귀왕의 명령을 따라, 칼나무숲을 피해, 사막으로 나왔다. 붉은빛이 내비치는 뜨거운 모래사막. 거친 모래바람을 헤치면서 홀로 걸어간다.

트레비N: 그 이후로, 더 이상 파란 하늘을 보지 못하게 된 신목들은, 시들다 못해 땅에 잠들었어. 그리고 비옥했던 땅은 뜨거운 붉은 불꽃에 모래가 되고 말았지.


사막을 걷던 류우, 앞에 커다란 구덩이가 보인다. 그 안에는 마을이 있는데, 매우 많은 수의 폭도들이 득시글하다. 앉아서 얘기하는 죄인들, 모여서 무언가를 만드는 죄인들, 심각하게 대화하는 죄인들, 몹시 다양하다. 마치 인간들 같다.


트레비N: 원래 우리가 살던 마을을 죄인들이 강제로 차지하기 시작했어.

순간, 구덩이를 내려다보며 염탐하던 류우를 덮치려는 폭도. 가볍게 피하자, 구덩이 아래로 떨어진다. 괴성을 지르며.

트레비N: 기억을 거의 잃어서 이제 새 삶을 찾아야 할 이들은, 본능만 남아 우리를 보자마자 공격했고,


총에 달린 망원경으로 더 안쪽까지 살펴보는 류우. 둥근 렌즈에 무언가를 만드는 폭도들과, 그걸 보며 심각하게 대화하는 또다른 폭도들이 보인다.

그리고, 무기를 만들었는지, 이성을 잃은 이들을 나무 줄기에 꽂아 놓고, 때리고 있다. 퍽, 휘두르자, 꽂힌 이의 털들이 우수수 선다.

구석에는, 사람처럼 생겼으나, 귀가 긴, 요정들이 갇혀 있다.

트레비N: 아직 온전한 이들은 모여서 무언가를 만들기 시작했지. 가진 게 나무밖에 없었던 우리는 온몸이 곤두서는 그것들을 도저히 당해낼 힘이 없었어.



구덩이 너머의 거대한 절벽을 보는 류우. 붉은 하늘에도 하얀색으로 빛나는 새하얀 얼음 절벽이다.

Flash cut>귀왕: 아마 그곳을 그냥 지나지는 않을 것이다. 어떻게든 돕겠지. 그러니, 너는 기다렸다가, 그놈을 죽여 이곳으로 보내라. 그렇게만 된다면···


류우:(총을 거두고, 먼 절벽을 바라보며) 레레···

다시 길을 나서는 류우.


#4. 신목의 수풀림. 칼나무숲. 요정 마을

모닥불 앞에 둘러앉아 대화를 나누는 아서, 유리, 나비, 트레비.

트레비: 그래서 죄인들의 피를 먹고 사는 칼나무들만 겨우 지금까지 살아남아서 여기에 겨우 피해있는 거야. (슬픈 표정) 나가보면 알겠지만, 죄인들이 이젠 피할 줄도 알아서, 이 숲도 점점 작아지고 있어···이젠···수풀림이 아니라..그냥 사막이 될지도 몰라···아니 될 거야···해태들이라도 있었으면 조금은 더 버텼을 텐데···

아서:(희망적인 말에 귀 기울인다.) ··· ··· ···

유리: 해태?

트레비: 범이라는 동물이야. 불을 머금고 산다는 신수들이지. 아직 어려서 신목들처럼 빛을 잃었지. 어떻게든 힘을 잃지 않으려고 돌이 되어 사막 속에 있을 거야···빛을 머금으려면, 천년을 살아야 한다던데···난 아직 본 적이 없어. 천년 이상을 산 해태는 딱 하나라고 들었어. 여왕님을 따르던 그 한 마리.


아서, 유리 눈을 마주친다. 그리고, 나비를 보는데, 나비, 맞았다는 듯 끄덕인다.

그런 것이었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는 셋. 트레비, 이상하다는 듯 쳐다본다.

트레비: 응? 왜 그래? 뭐가 정답이야?

유리: 그럼 돌이 된 해태들은 어떻게 깨워?

아서: ··· ··· ···

나비: 그렇지 않을까? 불을 주면 살아나겠지. 아 죽은 건 아니구나. (정정) 다.시.움.직.이.겠.지.

트레비: 그렇지? 깨워보게? 푸른 향이면 할 수 있을까?

아서: ··· ··· ···


트레비: ㅎㅎㅎ 아직 뭐가 뭔지도 모르는구나? 향이라고 해. 너와 내 몸에서 피어오르는 이 연기, 불꽃, 빛을 향이라고 해. 영혼계에서 태어난 사람들은 전부 가지고 있는 힘이야. 쓸 줄을 몰라서 그렇지. 심장 속에 작은 양초나 향이 있다고 생각하고, 불을 피운다고 생각해봐. 그럼 연기가 피어오르지? 그게 온몸에 퍼지는 거야. (신나는 듯) 하핫! 내가 염라를 가르치다니!


아서, 눈을 감고, 상상하는 듯하다. 곧이어 아서의 몸에서 빛이 나기 시작한다. 향이 피어오른다.

트레비: 오! 잘하네! 맞아, 그거야. 그렇게 해태에게 흘려 보내주면 될 거야···꼭 성공하면 좋겠다···

유리: 근데 염라가 정확히 뭐야?

나비: 푸른 향을 가진 사람들을 말해. 평화를 부르는, 뭐 그런 상징적인 힘이지. 사람들을 이끄는 왕의 힘을 가졌다고도 하고, 남들과는 전혀 다른 위대한 삶을 살아갈 사람이라고도 하지. 그래서 모두가 따라, 옆에 있는 것만으로도 특별해질 수 있다고들 생각하거든.


트레비: 어쩐지 나도 너를 따르는 것 같다? (웃음) 전부터 생각했어, 네 옆에 있는 애들은 전부 특이하구나 하고.

아서:(높게 세워진 위그드라실의 벽을 보며) ··· ··· ···


트레비: 아···이 정도면 5년 치를 뽑아내신 거야. 아마 한두 번 숲이 열릴 정도는 살아 있을 거야.


잘···다녀와. 다치지 말고.


#5. 신목의 수풀림. 칼나무숲. 요정 마을.

숲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고, 벽 앞에 서는 아서와 유리, 나비. 밖에서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벽이 없어지지 않는 것을 알고, 폭도들이 물러간 것이다.

아서, 양손을 모아 벽에 갖다 댄다.


#6. 아서의 심장.

아서의 심장에 불이 붙고, 푸른색 연기가 피어올라, 온몸에 퍼진다.


#7. 신목의 수풀림. 칼나무숲. 요정마을.

아서의 손에서 푸른 불꽃이 일고, 아무리 폭도들이 발버둥 쳐도 꿈쩍 않던 나무줄기가, 움직인다.

원하는 대로 움직여 딱 아서가 지나갈 정도의 구멍이 열리는 벽.

낙원의 집 대문을 나설 때처럼, 새하얀 빛이 들이친다.

아서, 뒤에서 지켜보는 트레비를 향해 말한다.

아서:(뒤돌아 웃으며 말한다.) ··· ··· ···


너무 미안해하지 말라고. 그때 자길 구했더라면, 유리도 만나지 못했다고. 그러니 다 네 덕분이라고.


새하얀 빛의 틈으로 나서는 아서. 유리, 뒤를 보며 손을 흔든다.

아서 일행이 나가자, 바로 닫히는 벽. 트레비, 멍하니 쳐다본다.


트레비: 염라대왕···이겠네. (웃는다.)


#8. 신목의 수풀림. 사막.

칼나무숲을 나와 사막에 도착한 아서 일행. 로브를 뒤집어쓰고, 모래바람을 이겨내며, 걸어간다. 뜨거운 붉은 빛, 달궈진 모래.

위에서 본 사막에는 본능만 남은 폭도들이 이리저리 걸어 다닌다.

잘도 피해 다니는 아서. 그의 눈에는 푸른 길이 보인다. 그가 원하는, 폭도들을 만나지 않고, 석상이 된 해태에게 닿을 수 있는.

모래바람이 심해 한치 앞도 잘 보이지 않는다.


유리: (나비에게) 넌 뭐냐?

나비: 후후···난 이런 모래바람 따윈 아무것도 아니라고?

반투명한 나비의 몸은, 령이라서 모래알이 통과한다. 아무렇지도 안다는 듯이 둥실 떠있는 나비가 부러운 유리.

어느 정도 걷다가, 아서가 멈추어 선다.

아서: ··· ··· ···


쥬로스만큼 거대하진 않지만, 사나운 사람 얼굴을 하고, 커다란 송곳니가 있으며, 네발로 걸어 다니는, 신수 해태. 돌이 되어, 앞을 바라본 채로, 굳어 있다.

아서, 바로 석상에 손을 갖다 댄다.



푸른 향이 아서의 손에서 시작해, 해태의 몸을 감싸기 시작한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염라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6 16화 20.12.18 24 0 10쪽
15 15화 20.12.15 48 0 9쪽
14 14화 20.12.14 17 0 9쪽
13 13화 20.12.12 41 0 9쪽
» 12화 20.12.11 11 0 11쪽
11 11화 20.12.08 14 0 12쪽
10 10화 20.12.07 27 0 11쪽
9 9화 20.12.05 28 0 11쪽
8 8화 20.12.04 20 0 11쪽
7 7화 20.12.01 19 0 10쪽
6 6화 20.11.30 15 0 10쪽
5 5화 20.11.28 25 0 10쪽
4 4화 20.11.27 22 0 11쪽
3 3화 20.11.24 46 0 8쪽
2 2화 20.11.23 122 0 8쪽
1 프롤로그+1화 +1 20.11.21 425 0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