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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유화 님의 서재입니다.

염라

만화/웹툰 > 나도만화가 > 판타지, 기타

도유화
그림/삽화
없음
작품등록일 :
2020.11.21 18:38
최근연재일 :
2021.04.13 22:30
연재수 :
41 회
조회수 :
1,740
추천수 :
0
글자수 :
159,093

작성
20.11.30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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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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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0쪽

6화

DUMMY

6.

제목. 염라

글. 도유화

6.



#1. 왕의 대전

커다란 몸에 어울리지 않게, 적당한 크기의 의자에 홀로 앉아있는 귀왕. 무엇인지 모를 검은 연기가 그의 손 위에서 피어 오른다. 연기는 서서히 귀왕의 손을 검게 물들였고, 옷이 덮지 않은 손목의 정맥이 새까맣게 변해 우룩부룩 부풀어 올랐다. 변해가는 몸을 이리저리 살펴보는 귀왕.


그리고, 낙원의 붉은 빛이 비치던 창문을 전부 가리고, 대전 안의 모든 소리가 빠져나가지 못하게 하려는 듯 입구, 방, 문 등 빈틈은 전부 막아버리는 어디선가 들이치는 귀왕의 것과 같은 검은 연기. 귀왕의 주변을 둘러싼 이 연기 속에서 정체모를 여성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몹시 기분 나쁜 목소리.


???:(연기 속에서) 후후흐흥~이제 힘을 거의~다하 받아들였구나~. 곧 완전해 지겠어~ 어때? (연기가 귀왕의 손을 감싼다.) 새로운 힘이? 후후흐흥~.

귀왕:(손을 바라보며) 아무 냄새도 나지 않는군···

???: 준비~하아~도록 해. 내 쪽은 거의~다하 넘어왔으니까? 후후흐흥?

귀왕: 검은 향···이제 푸른 향은 더 이상 내 심장에서는 피어 오르지 않겠지···

???: 아직도 포기 못한거야? 그런 것 치곤···네 안에서 맛있는 냄새가 나···(츄르르릅 입맛을 다신다.) 절망···공포···쾌락···야망···복수···그렇지? 후후흐흥. (연기가 귀왕의 얼굴을 감싼다.) 정신차려~넌 염라가 아니잖아하~? 후후흐흥.

귀왕:(피식) 크하핫. 그렇지. 이제 나에게 하늘은···그 무엇도 아니니까. 그저···후우···(말을 멈춘다.) 아니.

???: 명심해···곧이야..후후흐흥···이제 온 세상이 우리의 것이야···기대할게~멋있어! 후후흐흥~


검은 안개가 걷히고, 소리 뿐인 기분 나쁜 목소리도 사라진다. 왕의 대전에는 다시 낙원의 빛이 비치고, 귀왕 홀로 방안에 앉아 무언가 깊이 생각하고 있다.


#2. 학교 운동장

자신에게 전부인 유리를 건드린 류우에게 복수를 하기 위해 상처입은 동생의 등에 적힌 대로 운동장에 찾아온 아서. 류우는 거침없이 목검을 아서에게 휘둘렀다. 그의 오른쪽 어깨로 횡베기, 그 다음 위로 찍어올린 뒤, 한바퀴 돌아 허리를 돌려 벴다. 푸른 연기가 보여준 그대로. 아서는 한 합씩, 한 합씩 피했다. 류우의 더러운 목검이 자신의 솜털조차도 닿지 못하게, 정확히 회피했다.


류우:(크게 휘두르며) 이···개자식은!...왜 이렇게···거슬리는거야···!...옛날부터..! (명치를 향해 찌르기) 크압!

아서:(무표정으로 피한다.) ··· ··· ···

류우: (표정이 일그러지며) 뭐어? 느려? 느려? 느려? 느려? 이색기가! 감히 똥통이나 쓸어 재끼는 주제에! (분노, 크게 휘적인다.) 아아아아아악!

아서:(전부 피하고, 빈틈을 찾아 파고든다.) ··· ··· ··· (류우의 귀에 속삭이듯 얼굴을 갖다댄다.),(피식)··· ··· ···(귀의 살점을 뜯어버린다.)

류우:(귀를 부여잡고) 아아악! 씨바아아알! 너 뭐야! 대체 왜! 안맞는거야! (피가 멎지 앉는 듯, 귀에서 손이 미끄러진다.)


한 합도 제대로 아서와 겨루지 못하자, 아니 아서에게 다가가지 못하자, 당황하는 류우. 그 때 아서의 눈에 보이던 푸른 연기가 사라진다. 류우가 미래에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듯이.


아서:(피식) ··· ··· ···(목검을 빼앗는다.)

류우:(당황) 안돼! 내꺼야! (손을 뻗는다.)

아서:(힘껏 후려친다.) ··· ··· ··· (목검을 던진다.)

류우: (손을 휘적휘적 내지른다.) 아아악!..허억···허억···이익! 이자식이! (모래를 흩뿌린다.)

아서:(피한다.)··· ··· ···

류우: (검을 주우려) 내 검! 흐이익!

아서: (검을 차버린다.) ··· ··· ···

류우:(억울한 듯, 포효) 아아아아아악! 대체 왜! 똥삽이나 쥐는 새끼가 왜 이렇게 빨라! 씨바아아아알!!


목검으로는 도저히 상대가 되지 않자, 싸우기 전 걸어 나온 아무것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밝은 조명 밑으로 도망가는 류우. 그리고, 아서의 눈에 푸른 연기가 얇은 길을 만들어 아서의 배를 통과한다. 총, 이건 총이다.


류우:(빛 속) 죽어어어!!!!!! (탕!)

아서:(피한다.) ··· ··· ···

류우:(계속해서 방아쇠를 당긴다.) 으아아아! 맞아! 맞으라고!


탕! 탕! 탕! 탕! 탕! 탕! 탕! 탕! 계속해서 울리는 총성. 하지만 단 한발도 자신의 몸에 허락하지 않는 아서. 귀에서는 피가 철철 나고, 온몸은 목검에 맞아 고통에 부르르 떨고, 아서에게 당하는 분노로 눈이 충혈된 류우와는 다르게 상처하나 없이, 지친 기색도 내비치지 않는 아서.


총성이 한 발 울릴 때마다, 푸른 연기로 그려진 총알의 길을 따라, 한 발씩 다가간다.


류우: (뒤로 기어가며) 허억···허억···허억···아니야..! 아니야! 그럴리가 없어! 이럴리가 없어!!!!


모래를 흩뿌리며 누워서 뒤로 기어가는 류를 아서는, 8년전 왕의 대전에서 그랬던 것처럼, 허벅지에 힘을 주고 류우를 깔고 앉는다.


아서: ··· ··· ···

류우: 아악! 악! 너 이새끼! 죽여봐! 죽여봐! 죽여봐! 감히 왕호군을 깔아뭉개? 죽여? 하! 두고보시지! 이 낙원에서 누가 위인지! 내가 니네를 편하게 둘 것같아?! 어딜 레레를 넘봐!

아서:(손을 든다.) ··· ··· ···

아서, 더러운 류의 입에 손을 넣어 말과 숨을 막아놓고, 가슴부터 배까지, 몸을 긁어 파내기 시작한다. 피부를, 갈비뼈를, 심장을.

류우:(괴성) 끄아아아악! 내가 반드시! 이 왕호군 류우가 기필코! 니네 형제를 낙원의 떨거지들로 만들어 버릴거다! 피가 말라 비틀어질 때까지! 쪼아주겠어! 절대! 그냥 안둘거야! 아아악!


잠시 진정한 듯, 손을 멈추는 아서. 류를 응시한다.


아서:(쳐다본다.) ··· ··· ···

류우:(피식) 헤헹 무섭냐 색갸? 으으읔(가슴을 비틀며) 두고보자. 싀발련아!

아서, 이젠 목을 조른다.

류우:으억···.잠깐만..살려줘···살려줘···살려···(눈을 감는다.)


류우, 숨이 멎는다. 곧이어 피가 되어 모래밭에 서서히 스미는 그.

싸움이 끝난 운동장에는 상처하나 없는 아서와 완벽히 패배한 류의 피웅덩이 뿐이다.

아서:(중얼중얼) ··· ··· ···


류의 마지막 절규. 형제를 낙원의 떨거지들로 만들겠다, 쪼아주겠다, 그냥 안두겠다, 말라 비틀어질 때까지. 죽여버리겠다는 뜻일거다. 유리를.


이에 아서, 결심한다.


이 지옥에서 다시한번 나가야 한다고.


#3. 아서의 집

유리는 방에 재워 둔건지, 거실에서 홀로 아서를 기다리는 할아버지. 안절부절, 가슴으로 낳은 아들을 걱정한다. 윤회의 강에서 떠내려와 붉은 물이 스민 무거운 포대기에 쌓여 응애응애 울던 아기 아서를 생각하면서, 제발 아무 일도 없기를 바랐다.


할아버지:(두 손을 모으고) 제발...제발···


끼익-유리가 혹시나 깰까 천천히 열리는 대문. 아서다.


할아버지: 아서!!


흙먼지를 뒤집어쓰고, 피로 얼룩진 아서, 집에 돌아온다. 할아버지가 걱정스러운 듯 아서 몸 여기저기를 훑어본다.


할아버지:(아서 주의를 빙글 돌며) 괜찮지? 어디 다친데 없니? 어디 좀 보자. (구급상자를 꺼내온다.)


걱정하는 할아버지 마음은 아는건지, 동생부터 묻는 아서.


아서: ··· ··· ···

할아버지: 니 방에서 잔다. 재웠다. 충격 좀 먹었을 텐데, 그리 힘들어하진 않더라.


이에 안심한 아서는, 의자에 털썩 주저앉는다. 할아버지를 부르며 힘겹게 말을 이어간다.


아서: ··· ··· ···

할아버지:(단호한 표정) 이번에 나가면, 다시 돌아오지 않을 수 있겠니? 저번처럼 제대로 나가보지도 못하면 어쩔거니? 유리는? 네가 데려온, 너 밖에 모르는 유리는 어떡할거니?

아서:(단호한 표정)··· ··· ···

할아버지:(안된다는 표정) 너도 알잖니···밖이 얼마나 무서운지...거길 어떻게 둘이 나가겠다는 거니···할 수 있다면 널 막고 싶구나···

아서:(반드시, 라는 표정)··· ··· ···


할아버지에게 자초지종을 말하는 아서. 자신이 왕호군을 죽였다, 낙원에서 가장 높은 자리인 그 왕호군을 찢어발겼다. 그 놈이 유리를 나처럼 만들려고 한다. 유리나 나나 평생 그저 살아있을 수만은 없게 할 거다, 유리를 위한다면, 내 목숨 전부 말려서, 이 지옥을 나가야 한다고.


할아버지: 그러니···(포기) 하아···


자포자기한 듯한 할아버지. 더 이상 묻지 않는다. 이에 아서, 할아버지의 양손을 꼭 잡고, 정식으로 다시 허락을 구한다. 절대로 돌아오지 않겠다고. 믿어달라고.


[절대 죽지 않을게.]


#4 아서의 심장.

이런 확신에 가득 찬 아서의 심장 깊은 곳에서, 푸른 기운이 피어 올라 온몸에 흐르기 시작한다.

흐르다 못해, 아서의 손에 푸른 불꽃이 불타오른다. 분노가 아닌 확신의 불꽃.


#5. 아서의 집

확신에 가득 찬 아서의 몸에서 푸른 기운이 뿜어져 나오고, 손에 푸른 불꽃이 인다. 할아버지, 이를 보고 소스라치게 놀란다.


할아버지: (놀라며)···아서···이 색···이 힘은···


푸른색, 푸른색, 세 식구 중 할아버지만이 아는 그 색.

푸른 기운이 아서의 몸을 타고, 할아버지의 양손에 닿더니, 붉게 그을린 듯 빨간 할아버지 손의 피부가 벗겨진다. 서서히 드러나는 할아버지의 본래 색. 아서에겐 처음보는 색깔이었지만, 이 또한 푸른색 이었다.


할아버지:(드러난 양손을 보며) 초록색···초록색이야..다시 푸르러 졌어···맞구나..정말 맞구나···


할아버지 자신조차 잊고 살았던 진짜 피부색. 태어날 적에 보았던, 그 미치도록 그리워하던 아름다운 푸른 색깔들. 이에 할아버지, 행복하여 눈물 흘린다.


할아버지: 오셨구나···오셨어..(아서를 보며) 드디어 오신거야···



염라가···


할아버지는 떠올렸다. 사무치게 그리던, 푸른 하늘과 아름다운 그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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