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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유화 님의 서재입니다.

염라

만화/웹툰 > 나도만화가 > 판타지, 기타

도유화
그림/삽화
없음
작품등록일 :
2020.11.21 18:38
최근연재일 :
2021.04.13 22:30
연재수 :
41 회
조회수 :
1,736
추천수 :
0
글자수 :
159,093

작성
21.03.15 23:30
조회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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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글자
9쪽

33화

DUMMY

33.

제목. 염라

글. 도유화

33.


#1. 파출소(지구대). 낮

로드의 자동차, 파출소 울타리 안으로 미끄러지듯, 빠르게 들어간다.

작은 파출소 입구 아래에서 투명한 유리문 안을 보면, 헝클어진 머리에, 다 헤진 너풀너풀한 옷을 입은 여성이 두 손 모아, 빌고 있다.


로드, 지구대 안에서도 보일 정도로 가까운데,

파출소 입구 통유리를 뚫을 기세로 서두른다.

차를 타고 왔음에도, 숨소리가 거칠다.


순경N: 유상하 씨 남편분, 임···정원 씨 맞으시죠? 10년 전에 실종신고 하셨고.

지금 여기에 와 계십니다.

ㅅ···아닙니다. 빨리 와주세요.


로드, 지구대 입구에서, 안쪽을 바라본다.


로드: 맞네···맞아···진짜 맞네···

내가 깨부순 그 가족···이제야 모였구나.

(고개 숙이며) 미안···미안해요···

이제 괜찮아···우리 셋(멈칫)

가족···우리···(실소)


로드, 파출소 앞에 멀거니 서 있으면, 두 손 싹싹 빌던 여성, 눈을 피하고,

순경, 로드를 맞이한다.


순경: 유성하 씨 남편분 맞으시죠? 보호자.

로드: (바로 대답한다.) 네.


#2. 적천교 북구. 3층 의식방. 낮

어두컴컴, 검은색 보자기에 싸여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아서의 시선.

쿵쿵, 슥슥, 띡, 띵, 쿵. 이리저리 옮겨지고, 올라가고, 도착하고, 무릎 꿇리는데,

잠시 후, 보자기가 벗겨지면, 하늘은 볼 수 없는 어두컴컴한 의식방에 있다.

검은 옷을 입은 신도들, 양초 하나를 중심에 두고 둥글게 서 있는데,

그들의 발밑, 양초를 중심으로 검은색 원이 그려져 있다.

아서, 주변을 둘러보면, 원 안에 있다.

곧이어, 아서 반대편으로 누군가 던져지는데, 재민이다.

재민, 계속해서 같은 말을 되풀이한다.


재민: (메마른 목소리.) 감사합니다···감사합니다···감사합니다···감사합니다···

장로: (아서의 뒤에서 불쑥 튀어나오는 검은 옷) 호호호호, 벌써 두 번째 의식이네요.

이번에는 도망치지 마세요? 창문으로 뛰어 스스로 목숨을 던지다니요~

그렇게는 자신이 원하는 곳으로 갈 수가 없죠!

(검은 덩어리를 쥐여 준다.) 자! 저 순수하게 죽음으로 가득 찬 우리 어린 신도분을

새 삶 속으로 눈뜨게 해주세요!

이, 반짝이는 단죄의 검으로 말이죠.


아서, 반짝이기는커녕 웬 시커먼 덩어리를 쥐면, 느낌은 칼 손잡이가 맞다.


#3. 파출소(지구대) 안. 낮

로드, 순경을 앞에 두고, 상하의 어머니와 나란히 의자에 앉아 있다.

상하의 어머니, 고개를 푹 숙이고 로드는 아는 체도 하지 않는다.

로드, 가만히 앉아, 순경의 말을 듣는다.


순경: 행방불명되신 지 5년이 넘으셨네요. 실종선고도···하셨구요.

올해로 딱 10년인데···살아계셨네요. (웃음)

축하드립니다.

로드: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 ··· ···

성하: (순경에게 애원) 집은 안돼요···전 여기 있으면 안 된다니까요···제발요···제가 사람을 죽였어요···

순경: (지쳤다는 듯 로드에게) 아까부터 저러고 계세요.

(적어놓은 듯, 종이를 한 장씩 넘기며) 돈을 받고 사람을 찔렀다···

식칼보다 짧고 화려하게 장식된 단죄의 검···이라는 걸로 살아 숨 쉬는 인간을 죽였다···

그 사람들이 죽여주길 바랐지만 역시 자기는 살인자다.

합의 하에 이뤄진 살인은 죄가 안 되느냐···

뭐···그렇답니다.

로드: (무언가 깨달았다.) ··· ··· ···

성하: (로드에게 애원한다.) 자기야···제발···제발···나 좀 어떻게 해줘···

나 이제 못해···

두눈 뜨고 가족을 바라볼 수가 없어서···

너무 힘들어서···당신도 떠나고···상하도 두고 멀리멀리 그냥···

죽으려고 했는데···다 못하겠어···

나 좀···살려줘···

순경: (한숨) ···병원을 가 (멈칫)

로드: (전화를 건다.) 받아라. 제발.


#4. 적천교 북구 3층 의식방. 낮

아서, 검고 짧고 굵은 덩어리, 장로는 단죄의 검이라 부르는 것을 꽉 쥐고 있다.

묶인 몸으로 검을 쥐고, 재민과 칼을 쥔 손을 번갈아 본다.


아서: 상하···다음은 상하인가? 내 손으로 상하도 찌르게 되는 건가?

상하는 어디에 있지?

아서N: 상하를 구하려면···저 아이를 찔..하아···

(고개를 절레절레) 천상···천상···천상! 곧이야!

다들 기다릴 거야··· 빛을 가지고, 낙원을 밝혀서, 다 같이···


장로: 호호호···

(속닥인다.) 내가 모를 것 같아? 네 놈이 그 년 구하러 여기까지 들어온 걸 말이야.

흐흐흐···소용없어.

지 엄마 찾겠다고 지 애를 버릴 거야. 자기 손으로.

그런 여자를 무슨 수로 구하려고?

편하게 해···그 여자 인생은 그렇게 정해진 거니까.

대대로 이용당하고, 철저히 어둠 속에 버려지는···그런 삶이야···흐흐흐흐.

(크게) 자! 어서요! 저 이 암울한 세상에 태어난 가엾은 내 아이를!

거짓말 외에는 아무것도 못해본 우리 재민이를!

낙원으로!

아서: (장로를 쳐다보며) 내···아이?


그때, 장로의 검은 옷 사이로, 작은 빛이 새어 나온다.

하얀 핸드폰의 빛줄기.

전화가 왔다.

장로, 짜증내며 핸드폰을 꺼내 화면을 보면, 010-****-****. 등록되지 않은 번호다.


장로: (휴대폰을 보여주며, 울리고 있다.) 이 사람 도대체 누구죠?

아까부터 계속···(멈칫)

누가 또 있나요? 혹시 그새 전도를~?

호호호호···(속닥) 나한테도 소개해줄래~? (씨익) 좀 쓰게.


아서, 장로의 말에도 반응하지 않고, 고개 숙이고 있다.

표정이 보이지 않는다.

장로, 수신된 전화를 받는다.


로드F(filter): (전화 목소리) 어떻게 됐어?


#5. 적천교 북구 3층 의식방. 낮

아서, 검은 칼을 꽉 잡아, 묶인 그대로 일어선다.

장로, 만족하며 다른 신도들과 기도하고,

재민, 아서를 올려 보는데, 아서의 얼굴, 웃고 있다.


아서: 괜히 고민했어. 정말 간단한데.


#6. 로드의 차 안. 낮

차 안에서 전화하며 출발하는 로드. 조수석에는 상하의 어머니가 잠들어 있다. 아주 곤히.

잠든 모습 보면, 살짝 웃고 있는데,

그녀 주변으로 약하게 푸른 향이 남아 있다.

로드, 전화를 내린다.

로드, 자동차 앞유리로 하늘을 올려보면,

하늘의 푸른색이 구름에 일렁거린다.


로드: (잠든 상하의 어머니에게) 고생이 많았네요.

(싱긋) 이제···행복하세요.

둘이서.


#7. 아서의 심장.

아서의 심장에서, 푸른 향이 피어오른다.

곧, 온몸으로 번지는 푸른 빛.


#8. 적천교 북구 3층 의식방.

검은 방, 촛불.

아서, 팔이 묶인 채로 원 안의 재민에게 다가서면, 밧줄이 풀려 땅에 떨어진다.

밧줄이 끊긴 부분, 그을려져 있는데,


장로: (풀린 밧줄을 보고 의아) ···.?


아서, 재민의 작은 머리를 포개고,

남은 손에 들린 칼을 위를 향해 들어 올린다.


아서: (싱긋) 미안.


#9. 동일/낮

아서의 몸에 푸른 향이 일렁이면,

방 안에 푸른 바람이 불기 시작하고, 창문에 덕지덕지 붙여 놓은 검은 천과 종이가 떨어진다.

순식간에 방안에 들이치는 푸른 하늘.

장로, 바람에 놀라다 흠칫 아서의 손을 보면, 단죄의 검은 사라지고 없다.


장로: (분노) 너!!!!!!! 너어!!!! 뭐했어!!!!!!


푸른 바람에 검은 옷이 벗겨지는 신도들,

옷 속의 신도들, 자신의 목을 조르고 있다.


신도4: (자신을 목을 조르며) 안돼···안돼···살고···싶···.꺼억..

신도1: (자신의 목을 조르며) 살려···아니···그게···꺼억..


들이치는 희망에, 신도들,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장로: 꺼억···꺼억···


장로를 마지막으로 잦아드는 바람.

재민, 고개를 들면,

아서와 자신을 제외하고, 모두 죽어 있다.


#10. 동일/낮

아서, 당황한 재민에게 손을 내민다.

그의 뒤로, 하늘이 비친다.


아서: (손을 내밀며) 이리와.

재민: (울먹이며) 고마워···고마워···고마워···

아서: (몸을 숙여 안는다.) 엄마 필요해?

재민: ···. (안긴 채로 고개를 젓는다.)

아서: 그래. (등을 두드리며) 살자.

할 수 있지?

재민: (운다.) 응···


아서와 재민, 손을 잡고,

엘리베이터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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