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화
28.
제목. 염라
글. 도유화
28.
#1. 환영의 사막/밤
항아리에서 나온 남성, 썩은 자들을 한 번의 외침으로 사라지게 만든다.
그의 몸에는 아서와 같은 푸른 향이 감돌고 있는데,
이곳저곳 부서지고, 짓눌린 상처가 많아 몸을 가누질 못한다.
그저, 두 팔을 힘겹게 짚고, 엎드려 있다.
아몬: 후우···
위그드라실: (하염없이 손을 뻗으며) 아몬···아몬이 맞나?
대체 무슨 일이 있었길래 몸이···
아레투사: ······
아몬: 다들 오랜만이군. 후후후···
(쿨럭쿨럭) ···.허억···허억··· (아서를 쳐다보는데)
아서: ······
아서와, 아몬. 눈을 마주친다.
푸른 향을 가진 이들끼리.
아서를 알아보고는, 환히 웃어 보이는 아몬.
아몬: 당신인가요, 새로운 하늘이.
어서 가세요.
정답일 겁니다. 당신이 가고 있는 이 길이.
(힘겹게 웃어 보인다.) 이 순간이, 내 마지막 영광이기를.
아몬, 부러진 듯 서로 반대로 꺾여 있는 다리를 움직여
엉성하게 무릎 꿇고는 하늘을 바라본다.
아몬: (하늘을 향해, 크게 외친다.) 들어라! 나를 이렇게 만든 이요, 너희들 적의 이름은!
데우스다!
새로운 하늘! 진짜 왕이 나타난 지금!
다시는 저자를 왕이라 칭하지 마라!
귀왕: (깊은 한숨···) 하아···
#2. 동일/밤
깊은 한숨을 내쉬는 귀왕, 아서의 군단에게 겨누던 창의 방향을 틀어,
아몬의 가슴에 내리꽂는다.
그의 가슴을 관통하여 땅에 박히는 창.
아몬: (창이 꽂힌다.) 커헉···.
이제···편···
무릎 꿇은 채로, 창에 찔려 눕지도 못한 채 숨을 거두는 아몬.
그의 몸은 물이 아니라, 바람에 흩날려,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처음 보는 광경에 충격을 금치 못하는 위그드라실과 아레투사.
위그드라실: (눈물) 설마···설마···
아레투사: 죽은 거야? 완전히? 그것도 천신을? 말도 안 돼···
불멸의 몸을 가진 천상의 사람을···!
하늘을 죽이는 힘이라니···
대체 어떻게···
귀왕: 그만하지. 여기까지다.
귀왕, 홀로 땅에 꽂혀 있는 창을 부르듯, 손짓한다.
#3. 동일/밤
귀왕의 손짓에, 스스로 땅에서 뽑혀 나와, 그의 손에 잡히는 검고 긴, 날카롭지만, 형체가 희미한
섬뜩한 창.
다시 아서의 군단을 향해 창을 겨누는데,
창의 끝이 가리키는 사람, 아서다.
위그드라실: 안돼!!!
아레투사: 피해!!!
트레비: (위그드라실을 일으키다 말고) 아서!!!!
아서의 군단이 소리쳤을 땐,
귀왕은 이미, 빈손이다.
#4. 동일/밤
귀왕이 던진 창, 아서의 가슴 앞에서 멈춰 서는데,
창 밑에 그림자가 서 있다.
아주 익숙한 작은 그림자.
아서: (가슴 앞의 창과 그림자를 보며) ···.?
나비: (어느새 아서의 머리 위. 정면을 바라본다.) 너···정말···
유리: 커헉···컼···
유리, 얼음 방패를 들고 아서의 앞을 막아섰고,
귀왕의 창, 그대로 방패를 뚫고 유리의 몸을 관통한다.
#5. 동일/밤
자신의 몸의 몇 배나 긴, 귀왕의 창에 찔린 유리.
뒤에 있는 아서에게 안긴다.
아서의 군단, 모두 예상치 못했다는 반응이다.
특히 아레투사, 많이 놀라는데,
트레비: 그래서 방패를···
아레투사: ······
아서: 유리!!!!! 안돼···.안돼···.안돼···..
아니야! 이럴 리가 없어! 아니야!
유리: (서서히 감기는 눈. 아서를 바라본다.) ···
나비야.
나비: (눈물) 어?
···.왜?
유리: (힘겨운 말투) 형 데리고 빨리 나가. 내가 지켰으니까···
어서 나가···
아서: 어디를 가···.내가 널 두고 어디를 가아!
아서, 푸른 향을 유리에게 흘리는데,
붉었던 피부만 푸르게 변할 뿐, 귀왕의 창은 사라지지 않는다.
계속해서 검은 핏발이 유리를 잠식해 가는데,
유리: 할아버지한테 가 있을게.
할아버지한테, 형이랑 있었던 일 다 말하고,
친구들한테, 지금까지 왕 아서가 얼마나 대단했는지 자랑할 테니까,
빨리 나가···
아서: 제발···제발···.
유리: (웃음) 금방 와야 해?
(가쁜 숨.) 컥···.꺽···.(숨을 거둔다.)
유리, 피가 되어, 사라진다.
절망하는 아서.
나비: 돌아갔어···혓바닥으로.
아서: 우리가···어떻게···여기까지 왔는데···
(귀왕을 노려본다.) ···..
아서, 귀왕을 쳐다보면,
귀왕, 아서 일행을 위에서 내리깔아 보고 있다.
귀왕: 당연한 일이다.
- 작가의말
다음주에 2막(왕의 힘과 시련)이 마무리됩니다.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29화와 함께 공지로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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