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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eW

흙수저입니다만, 무슨 문제라도?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라이트노벨

미슬린
작품등록일 :
2023.05.10 15:59
최근연재일 :
2023.06.30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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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6.15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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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만남의 광장 3/11

DUMMY

“아무리 생각해도 안 되겠다. 숲 안으로 더 들어가는 건 자살행위야.”

나는 싸움에 미친 거지, 목숨을 내놓고 다니진 않거든.

“북쪽엔 우리를 내쫓은 인간 마을이 있고, 남쪽엔 우리를 잡으러 다니는 벨핀 마을이 있는데 그럼 어디로 갈까요?”

아르보가 진지하게 물었다.


아르보도 답답해 죽을 지경이었다. 말이 남과 북이지 사실 샌드위치처럼 아르보를 위아래로 꽉 누르고 있는 형국이었다.

거기다 중간중간 신경을 써야하는 숲짐승들이나, 목숨걸고 피해야 하는 숲괴물들까지.

천신만고의 여정을 감행한다 하더라도 도착할 천국은 없는 셈이다.


“너희들 정말 모르는 거냐?”


“아저씨, 다른 갈 곳이 있어요? 아저씨만 알고 우리는 모르는 그런 곳이 숲 속에 있단 말이예요?”

에스핀이 달려들어 물었다.

에스핀도 이제 피해다니고 쫓겨다니는 삶은 질렸다. 안주할 곳이 필요하다.

안락하고 안전한 곳이 있다면 이 아저씨의 바짓가랑이를 잡고 늘어져서라도 놓지 않으리라.

에스핀은 그리 다짐했다.


“너희들은 왜 숲에 사는 거냐?”

엑셀른이 진지하게 물었다.


“그냥 기억이 있을 때부터 숲 어딘가에 혼자 남겨져 있었고, 본능적으로 나무열매나 잡초를 먹으면서 그렇게..”

“응응, 나도 같아요. 추웠다 더웠다 한 그런 기억들이 조금 남아있고.. 그리고 또, 어떤 소리가 들렸다 말았다 했던 것 같기도 하고요.”

그 다음부턴 아르보와 이하동문.

“목이 너무 말라서 깨끗한 물을 찾다가 어디서 신음소리가 나길래 들어가봤는데.”

그게 아르보였다.

“아르보에게 주워진 뒤로는 함께 지냈으니까요.”


“아르보, 너는?”

“저는 좀 더 철이 든 상태였으니까, 가끔 숲에 나무하는 사람들 만나 빵 같은 거 조금 얻어먹고, 그러다가 마을 주민들이 저한테 의뢰를 주기도 했습니다.”

“의뢰?”

“마을 사람들은 못가는 숲 안쪽이요. 거기서 자라는 동굴약초나 꽃을 잘 채집하면 생필품이랑 교환해 줬습니다.”

“정말 인간의 형상만 했지, 짐승이 따로 없군.”

엑셀른은 아이구야, 하는 심정으로 자신의 뺨을 한 번 내리쳤다.


“그래서, 숲 안에만 살거냐?”

“숲을 나갈 수도 있어요?”

두 짐승이 놀라 장단을 맞춰 소리쳤다.


“아, 왜 못 나가? 나처럼 숲 바깥에서 들어오기도 했는데.”


아르보와 에스핀은 열이 잔뜩 오른 얼굴로 서로를 바라보았다.

“그럼..”

“우리..”

“나갈까?”

“나갈까요?”


“이 숲은.. 그래 좋아. 생명력도 가득해. 아무 것도 안하고 이렇게 서있기만 해도 뭔가 몸 안을 가득 채우는 기운이 있어.”

엑셀른은 가슴을 크게 벌리고 숨을 크게 들이마셨다.

음. 이 맛.


“숲을 버리자는 게 아니야. 당장은 이 곳에 볼 일도 없을 뿐더러, 해가 되는 것만 잔뜩 있지 않나. 나도 인간이지만, 네 말만 듣고도 숲 북쪽에 산다는 인간놈들에겐 치가 떨린다.”

엑셀른은 아르보의 처지를 깊이 동정했다.

“이 숲은 너나 에스핀에게 고향일 수는 있어도, 그 이상의 의미는 없다.”

엑셀른은 단언했다.

“의미를 둘 필요도 없고.”


=======


“뒷편 언덕에 자꾸 의미를 부여하지 마! 변경백의 요새를 내려다 볼 수 있어서 집착하는 것 같은데 감시탑 이상의 활용도는 없어.”

에드먼드는 막사 안에 있었다.

“왕자님, 방금 도착한 포대는 어느 쪽에 배치합니까?”

“포대? 어디 거인들이지?”

“서부고원 자이언트입니다. 도자기탄 제조의 명수들입니다.”


“전방으로 붙여. 도자기탄은 대량살상에 좋다. 최대한 요새 안쪽으로 던져넣으라고 해.”

왕자의 지시가 떨어지자 작전장교가 지도에 놓아둔 목재조각 몇 개의 위치를 변경했다.

“언덕을 비우고 그 곳에 있던 부대는 전방으로 보낸다. 압박할 시간이다.”

왕자는 결정을 내렸다.


왕자와 변경백의 영지전은 왕자의 입장에선 언제 터져도 이상하지 않은 전쟁이었고, 변경백의 입장에선 아닌 밤중의 날벼락이었다.

영지의 군병력, 생산력, 후원자의 양과 질 모두 변경백의 압승이었을 뿐 아니라, 왕자는 영지에 정착한지 이제 얼마 되지도 않은 신참이었다.

황족이 바로 옆에 둥지를 튼 것은 변경백에게 내심 불편했지만, 이빨을 드러내기까진 꽤 시간이 남아있다고 믿었다.


그래서 부하가신들이 이웃 영지로부터 수집한 정황증거는 분명 전쟁을 가리키고 있었지만, 그 의미를 무시하고 있었다.

혹 싸움을 걸어오더라도 나쁘지 않았다. 상비군의 규모가 다른 만큼 일단 버티면서, 황도의 후원자들에게 어필하면 된다. 자신은 억울한 피해자일 뿐이다. 그 점을 이해시키면 어떤 귀족도 차마 왕자를 비호하지는 못하리라.

더구나, 황제의 자리를 두고 공개경쟁하는 상황에서 변경백은 이미 든든한 한 편이 있었다.


“빨라. 너무 빠르다.”

변경백은 앞니를 딱딱 부딪혔다.

전쟁이 시작되고, 황도에 보낸 사람이 채 돌아오기도 전에 살던 성을 공략당했다. 속전속결로 변경백이 자신하던 병사들은 무기력하게 죽거나 항복하고 말았다.

그나마, 변경백이 속도에서 뒤지지 않았던 것이 하나 있다면, 그것은 수송하는 능력이다. 모든 재산과 함께 마지막 요새까지 무사히 입성하는 일에 성공했다.


“태자에게 뭐라고 답이 왔지?”

“현재 병력이 묶여 있고, 황제 폐하의 허가도 아직이라고 합니다. 일단은 버티시라고..”

변경백은 책상을 쾅 내리쳤다.

값비싼 흑단나무를 통째로 가공한, 영주성에서부터 들고 온 보물이지만, 지금 변경백의 분노를 피해갈 수는 없었다.

내 돈을 처먹을 땐은 언제고..

변경백은 화가 머리 끝까지 치솟았지만, 여기서 살아남아야 화도 낼 수 있다.


“금고를 열테니 용병을 모집해라. 왕자의 포위망이 완성되기 전에 하나라도 더 불러모아!”

“이름있는 용병단은 다 계약이 끝났거나, 계약을 거부했습니다.”

“돈을 더 줘! 배때지에다가 금화를 더 찔러넣으란 말이다.”


변경백의 재정관은 금화와 어음을 들고 용병단을 돌아봤지만, 지고 있는 싸움에 배팅하는 도박사는 없다.

먹고 죽을래도 돈이 없어서, 정말 아무데나 돈이 나오는 곳이라면 줄을 서야하는 도박사가 아니고서야.


아르보와 에스핀, 엑셀른은 이 쪽에 가까웠다.


재정관은 기성 용병단들과의 교섭에는 실패했지만, 여기저기서 돈을 보고 몰려든 어중이떠중이들을 싼 값에 계약해, 일단 군의 규모를 키우는 데는 성공했다.

변경백의 오래 된 재정관답게, 그는 위기상황에서도 어중이떠중이들의 몸값은 착실하게 깎아 대량의 자금을 절약할 수 있었다.


“크크크, 빵을 이만큼이나 확보할 수 있다니, 돈은 좋은 거구나.”

“케케케. 이런 반짝이는 것을 머리에 달면 달도 날 보고 반해버릴꺼야, 돈은 역시..”

크크크.

케케케.


“아르보, 빵 그거.. 곰팡이부터 떼어내지 그러냐. 아마 이 곳에서 가장 싼 먹거리일거다.”

“에스핀, 너 머리카락 짧잖아. 장식끈을 사용해도 될만큼 길지 않아요.”

엑셀른이 차례대로 지적했지만 돌아오는 것은 방실방실거리는 웃음 뿐.

“에라.. 나도 모르겠다.”


숲을 빠져나온 일행 앞에 펼쳐진 것은 전장이었다.

일단 거지꼴은 면해야 했기 때문에 엑셀른은 바로 앞에 있는 기회를 잡았다.


요새 광장 앞.

“새로 계약한 용병들은 모두 이 곳으로 모이시오! 소속이 있으면 원부대를 찾아가고, 소속이 없는 자들은 여기서 장비를 받아가시오!”

엑셀른이 세 명의 이름이 적힌 계약서를 소리치고 있는 남자에게 전달했다.

남자는 계약서를 힐긋 보고서 오른쪽 귀퉁이를 조금 잘라내 상자 안에 넣었다.


“등에 맨 거는 쓸 수 있는 거요?”

“이거는 장식이라 못 쓰고 창병 지원한 겁니다.”

“창 세 개, 갬비슨 세 벌과 가죽장화 세 켤레.”

남자가 지시하자, 수레에 서 있는 늙은 병사가 수만큼 건넸다.


“창은 다 녹슬었고 갬비슨은 너무 오래되어 다 헤진 거잖소.”

엑셀른이 항의했지만,

“그럼 사비로 보충할거요?”

받는 것 말고는 다른 수가 없었다.


“뒤에 둘은 이제 겨우 젖이나 뗀 것 같고, 당신은 용병 경험 좀 있소?”

“어느 정도는.”

“짐덩어리 둘 달고 살아남을만큼 만만한 곳은 아닌데, 그거야 당신문제니 알아서들 하시고.”

남자는 말을 하다 말고 잠시 명단을 휙휙 넘겼다. 어디로 배속할지 고민하는 모양이었다.

“저 쪽으로 가면 되오. 가면 날다람쥐 용병단이라고 있는데, 거기 단장이 일을 줄 거요.”

남자가 한 쪽 손을 들어 오른쪽 성벽 끝을 가리켰다.


“환영합니다, 환영합니다. 우리 날다람쥐 용병단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저는 용병단장 글레어라고 해요.”

팡파레라도 울릴 듯 격하게 신참을 환영하는 용병단이었다.

“이거.. 용병단 맞습니까?”


인간은 신이 숨결을 불어넣어 영혼을 만들어 준 순간부터 싸워왔다.

먹기 위해 싸웠고, 싸우기 위해 먹었다.

번영하기 위해 싸웠고, 싸우기 위해 번성했다.

엑셀른에게 죽음은 생명의 다른 조각, 신성한 것이다.


그런 죽음을 다루는 전쟁 또한 그 근본은 신성해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군인은 생명을 다루는 -비록 반대편이지만- 신성한 직업이고, 마땅히 군인이 취해야 할 모습이란 것이 있다.

적어도 엑셀른은 그런 것을 믿었다.


“그럼요, 그럼요. 세계 제일 용병단이네요.”

어딜 봐서?

엑셀른은 용병단 내부를 둘러보았다.

보자마자 뛰어와 앞에 서 있는 늘씬한 체형의 미녀 단장.

아니 단장부터가 일단 군인의 생김새가 아닌데?


나른한 눈으로 이 쪽을 바라보고 있는 늙은 남자가 있고, 그 옆엔 긴 생머리의 여자가 탁자에 엎드려 자고 있었다. 체격이 좋은 것이 전사처럼 보인다.

“단장님을 포함해 저 셋이 전부입니까?”

“아니아니, 그럴리가요? 우리들은 비번이고 여섯 분이 지금 순찰나가 있어요. 이 부근은 우리 담당입니다. 구역에 비해 인원이 적어서 사람을 더 보내달라고 그렇게 요청했는데 이제야 신입을 만나네요, 호호호.”


순간적으로 보이는 요염한 웃음에 엑셀른은 잠시 아찔했지만, 지금은 혼자 여행하는 것이 아니다. 챙겨야 할 동행이 있으니 정신 바짝 차려야 한다.

“우리는 셋이서만 움직일 겁니다. 용병단 가입도 당연히 안합니다.”

“암요, 암요. 그려서도 좋아요. 우리 용병단은 가입도 자유, 탈퇴도 자유. 천천히 둘러보셔요. 세 분 임무는 어디가 좋을지 조금 고민해 보고 알려드릴게요.”


단장은 말을 하는 사이에도 힐끔힐끔 앞에 있는 세 명을 살펴보는 중이었다.

체격이나 움직임, 쓰는 무기나 손버릇 등을 자기 나름의 기준으로 재고 있는 것 같았다.

“그런데 그 창. 쓰실 거예요?”


엑셀른이 들고 있던 창을 째려보고는 바닥에 던져버렸다.

“계약한 쪽에서 나눠주는 거 받아왔습니다. 무기랑 옷.”

“하하, 그거 쓰레기같아서 쓰기 힘들죠.”

“급료 한 푼이 아쉬워 계약은 했지만, 이건 자기 병사를 대하는 옳은 방식은 아니지. 매정하게 들릴지 모르겠소만, 이 전장에서 우리 셋이 목숨을 걸 일은 없을 거요.”

엑셀른이 미리 선고했다. 상대에게 받는 취급 이상으로 보답할 생각은 없다.


“어쩌나, 어쩜 그것마저 우리 용병단의 모토와 꼭 맞아떨어지실까. 사실 우리 용병단의 모토가 ‘빨대를 꽂았다면 미련없이’ 랍니다, 호호호.”

“엥.”

엑셀른은 당황해 할 말을 잃었다. 이 여자는 용병같지도 않고, 이 곳은 용병단같지도 않다.

그럼에도 엑셀른은 쉽사리 자리를 뜨지 못하고 있었다.


원래라면 손에 쥐어줘도 흘려보냈던 푼돈이었다. 지금이야 아쉬운 처지라 푼돈과 사람 죽이는 재주를 교환한 거고.

대충대충 생활비만 모이면 쓱 빠져나갈 속셈이었다. 그렇게 하면 되는데, 엑셀른의 목 뒤를 꽉 잡고 놓아주지 않는 무언가가 있다.

무언가가.


“창이라면 우리 대장장이분이 제작한 것도 있으니까 그걸 드리면 되는데.”

여자의 눈짓을 캐치한 나른한 눈의 늙은 남자가 성의없이 오른팔을 흔들었다.

“왜냐 하면, 세 분 다 창이랑은 어울리지 않는 것 같아서요.”


이거다. 아까부터 헤실헤실 웃는 표정과는 정반대로 이쪽을 탐색하는 눈.

내주지 않은 정보를 어느새 알고, 내주고 싶지 않은 것까지 알아내려는 저 눈이 엑셀른의 목 뒤를 꽉 붙잡고 있었다.

“호호, 미안해라. 제가 주제넘었죠?”

전혀 미안하지 않은 얼굴이었다.


“누나, 제가 용병도 첨이고 창을 쓰는 것도 처음인데 그냥 제가 원하는 무기를 써도 됩니까?”

뒤에 서 있던 아르보가 불쑥 물었다.

“어맛, 누나래. 거기 귀여운 소년, 지금 나보고 누나라고 했나요?”

단장이 엑셀른을 제치고 뒤에 있던 아르보에게 다가갔다.


“어..”

당황한 표정의 아르보가 엑셀른을 봤다.


“우아하고 기품있어 보이는 여성에겐 누나라고 부르는 거 아니었어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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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만남의 광장 5/11 23.06.19 16 0 13쪽
26 만남의 광장 4/11 23.06.16 15 0 13쪽
» 만남의 광장 3/11 23.06.15 12 0 13쪽
24 만남의 광장 2/11 23.06.14 15 0 13쪽
23 만남의 광장 1/11 23.06.12 12 0 13쪽
22 기다리는 숲 7/7 23.06.09 15 0 13쪽
21 기다리는 숲 6/7 23.06.05 15 0 13쪽
20 기다리는 숲 5/7 23.06.01 16 0 13쪽
19 기다리는 숲 4/7 23.05.31 22 0 12쪽
18 기다리는 숲 3/7 23.05.29 19 0 12쪽
17 기다리는 숲 2/7 23.05.26 20 0 12쪽
16 기다리는 숲 1/7 23.05.25 21 0 13쪽
15 미스티리카는 맛으로 먹는게 아니죠 6/6 23.05.24 17 0 14쪽
14 미스티리카는 맛으로 먹는게 아니죠 5/6 23.05.23 17 0 11쪽
13 미스티리카는 맛으로 먹는게 아니죠 4/6 23.05.22 20 0 15쪽
12 미스티리카는 맛으로 먹는게 아니죠 3/6 23.05.20 19 0 14쪽
11 미스티리카는 맛으로 먹는게 아니죠 2/6 23.05.19 19 0 15쪽
10 미스타리카는 맛으로 먹는 게 아니죠 1/6 23.05.18 18 0 11쪽
9 숲의 아이 8/8 +1 23.05.17 23 1 12쪽
8 숲의 아이 7/8 23.05.16 21 0 13쪽
7 숲의 아이 6/8 23.05.15 25 0 11쪽
6 숲의 아이 5/8 23.05.14 26 0 12쪽
5 숲의 아이 4/8 23.05.13 27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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