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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아포칼립스의 흑마법사는 구원자가 되고 싶다.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투곰대디
작품등록일 :
2024.02.01 19:59
최근연재일 :
2024.02.18 23:00
연재수 :
22 회
조회수 :
4,650
추천수 :
129
글자수 :
97,669

작성
24.02.04 20:00
조회
238
추천
7
글자
10쪽

8.

DUMMY

“잡아!”

“놓치면 안 돼!”

“전부 죽여!”

“잡아라! 탈출하기 전에 잡아야 돼!”


살벌한 외침.

이는 결코 몬스터가 내는 소리가 아니었다.


사람이다.

사람이 틀림없다.


미로 속엔 사람의 말투를 흉내 낼 순 있어도 원활하게 낼 수 있는 몬스터는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변수가 있을 순 있어도.

도망치는 사람들의 반응을 보자면 몬스터가 아니라 사람이 확실하다.


‘아무래도······.’


서브 퀘스트에 따라 두 패로 나뉜 듯하다.


‘상황이 이렇게 되면 골치 아픈데······.’


사람들과 함께 탈출할 계획이었던 강충재는 저지를 목적으로 하는 사람들과 마주하게 될 상황에 놓이자 난감하다는 듯 볼을 긁적였다.

상반된 퀘스트를 수행하는 이들인 만큼.

한쪽을 도와주면 필연적으로 다른 쪽 사람들과 척을 질 수밖에 없다.


단순히 퀘스트를 수행하거나 혹은 방해하는 정도의 개념이면 모를까.

반대된 입장의 사람들을 죽여야만 하는 상황이라.

저도 모르게 망설이게 된 강충재였다.

죽은 시체를 이용하는 것과 달리, 사람을 직접 죽여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또 다시 강인한 정신이 발동되며 머릿속이 개운해지더니만.

이내 살인에 대한 고민보다 어느 쪽을 돕는 것이 이득이 클 것인지에 대한 고민으로 바뀌고 말았다.


‘나도 슬슬 정신이 나간 모양이야.’


갑자기 든 생각에 한숨을 뱉어낸 강충재는 쫓기고 있는 쪽부터 살폈다.

마침, 쫓기고 있는 이들의 앞에 강충재가 세워둔 좀비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아, 앞에 모, 몬스터가! 좀비가 있어!”

“빌어먹을······. 그냥 뚫고 가요! 멈추면 죽어!”

“그대로 달려! 파워 스트라이크!”

“승룡각!”


열 명의 사람 중, 오직 두 사람만 좀비들을 상대로 스킬을 사용했다.


‘저 두 사람은 아인을 해본 건가?’


강충재의 좀비를 마주함과 동시에 익숙하다는 듯 스킬을 사용하는 걸 보면 아인을 해본 게 틀림없다.

그 외, 나머지는······.


‘글렀네.’


글러먹었다.

두 사람이 앞장서서 좀비를 상대하고 있음에도 뒤에 서있던 이들은 비명만 꽥꽥 질러댈 뿐, 좀비들을 상대할 생각도, 먼저 나선 두 사람을 도울 생각도 없어 보였다.


‘저 두 사람······. 저런 사람들을 이끌고 여기까지 왔다면 실력만큼은 확실하겠는데? 다만 문제는······.’


저들의 뒤를 쫓고 있는 사람들이다.

그도 그럴 것이······.

변화된 세상에서 누군가를 죽이겠다고 마음을 먹었다는 건.

현실에 적응하지 못하고 게임으로 착각하는 중이거나.

혹은 세상이 변하든 말든 아무런 상관없이 원래 그러한 성향이거나.

그것도 아니면······.


‘아인에 대해 잘 알고 있단 뜻이겠지.’


적자생존.

양육강식.

강자독식.


이 세상의 법칙을 잘 알고 있다는 뜻이다.

때문에 지상으로 나가기 전, 경쟁자가 될 사람들을 최대한 제거하고, 보상을 얻어 성장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계획일지도 모른다.

경쟁.

아인에 대해 잘 아는 만큼, 성장할 수 있는 요인도 잘 알고 있을 터.

지금 당장은 몰라도 언젠가 자신의 생존을 위협하는 일이 생긴다면······.


‘오늘의 망설임과 서브 퀘스트의 보상이 그때의 승패를 좌우할지도 몰라.’


그러니······.


‘차라리 지금 죽이자.’


그들의 계획처럼.

경쟁자가 될 사람은 미리 처리한다.

내가 살기 위해.

위협이 될 만한 사람을 제거하면, 그만큼 생존할 수 있는 확률도 늘어날 것이라 판단한 강충재는 쫓기고 있는 사람들부터 탈출시키고자 그들을 향해 크게 소리쳤다.


“이쪽으로 오세요! 제가 돕겠습니다!”


서브 퀘스트.

사람들을 탈출시켜라, 의 보상을 얻기 위해.

동시에······.

탈출을 저지하라는 퀘스트를 독식하기 위해.


“그어어!”

“그억!”


강충재가 모습을 드러내자 좀비들이 그를 향해 돌진하기 시작했다.


“무슨?”

“이런! 위험합니다. 물러나세요!”


아인을 아는 듯한 두 사람은 갑작스러운 상황에 당황한 듯 강충재와 좀비들을 쳐다봤다가, 정신을 차리고 좀비들에게 스킬을 사용하려던 중.

강충재가 이를 가로막으며 고개를 저어댔다.


“길이 열렸어요! 빨리들 탈출하세요! 이 녀석들을 제가 처리할게요.”

“하지만 혼자서는 너무 위험합니다.”

“저희도 도울게요! 같이 나가요!”


강충재의 말에 아인을 아는 듯한 두 사람이 황급히 고개를 저어댔다.


‘하아, 이것 참······.’


그 말에 강충재는 속으로 난색을 표했다.

방금 마주했음에도 아무런 의심도 하지 않고 도와주겠다며 나서는 걸 보면 성향 자체는 선한 듯하다.


‘그래서 사람들을 돕는 중이겠지.’


이해는 된다.

성향이 그러하니 자신들을 돕겠다고 나선 이를 버리고 갈 순 없었겠지.


‘이해되긴 해도······. 방해되는데······.’


강충재의 주력은 무장한 좀비들이다.

지금은 이들을 속이느라 좀비들을 상대하는 척하고 있지만, 이들을 쫓고 있는 사람들이 도착하면 좀비를 앞세워 전투를 벌여야 한다.


‘그렇다고 정체를 밝히기도 애매하고······. 어차피 쓰임도 다했는데, 그냥 밖으로 나가면 될 것을······.’


난감했다.

지금 당장은 사람들을 탈출시키란 퀘스트를 깰 수 있게 도와주는 것만으로도 그들의 몫을 다한 셈이다.

그거면 됐다.

이제······.

사람들을 저지해 얻게 될 보상만 얻으면 된다.


‘그러니 지금이라도 갔으면 좋겠는데······.’


라고 생각하며 강충재가 답답해할 즘.


“저기 있다! 잡아! 무조건 잡아야 돼!”

“놓치지 마!”

“전부 잡아!”


어느덧 쫓고 있던 이들의 목소리가 가까워지자 강충재가 다급히 소리쳤다.


“빨리 가세요! 사람들이 기다리잖습니까. 이러다 전부 다 죽습니다. 설마 그걸 바라는 건 아니죠?”

“큭.”

“······감사합니다.”

“별 말씀을······. 어서 서두르세요.”

“네!”

“그, 그래! 빠, 빨리 서두릅시다!”


아인을 플레이해본 것으로 추정되는 두 사람은 강충재를 뚫어져라 쳐다봤다가, 이내 탈출한 사람들의 뒤를 쫓아 지상으로 올라갔다.


‘진짜 가네? 보상 때문에 버티는 줄 알았더니······. 그게 아니었나?’


강인한 정신으로 정신이 든 강충재의 입장에선 두 사람의 그러한 행동이 도통 이해가 되질 않았다.

반대로······.

강충재의 연극으로 좀비들을 뚫고 무사히 밖으로 빠져나간 사람들은 강충재의 그러한 모습을 보며 미쳤다고 생각했는지 고개를 저어댔다.

딱, 한 사람.

승룡각을 사용했던 사내만 걱정이 된다는 듯 계속해서 뒤를 돌아봤다.


“형······. 저 사람 정말 괜찮을까?”

“괜찮겠냐?”

“그럼······.”

“죽었거나, 무사히 빠져나왔거나.”

“······.”


이선우는 자신의 형인 이강우가 하는 말을 듣자 표정이 절로 구겨졌다.

그 말은 곧, 입구에 서있던 남자를 미끼로 삼아 자신들이 살아남았단 뜻이기에 마음이 불편해진 것이다.

그런 그의 표정을 본 이강우는 한숨을 내쉬며 그의 머리를 헝클어댔다.


“신경 꺼. 뭐가 됐든 살아남았잖아? 그리고 생각이 제대로 박힌 사람이면 거기서 그러고 있겠어? 그냥 정신 나간 사람이라 생각하고 이제 어떻게 살지만 생각하자.”

“······.”

“맞아. 앞으로 어떡할지를 걱정해야지!”

“그래! 죽은 사람은 안타깝지만 산 사람부터 살고 봐야지. 다들 안 그래? 게다가 아까 그 남자, 솔직히 뭔가 좀 께름칙했잖아? 그치?”

“맞아! 이상했지. 정상은 아니었어.”

“맞아! 맞아! 그 사람 좀 이상했어.”


이강우의 말에 몇몇이 동조하더니, 이내 강충재를 이상한 사람이라 취급하며 마음의 짐을 덜어냈다.

당연하다.

탈출할 수 있음에도 밖으로 나가지 않고, 좀비와 싸우면서 뒤쫓는 이들까지 막아보겠다며 그들이 다가올 때까지 기다리는 모습은······. 이들의 입장에서 봤을 땐 결코 정상적인 모습이 아니었다.

그저······.

강충재 덕분에 살아서 다행이라며 아주 잠깐 동안 명복을 빌어줄 뿐, 이내 머릿속에서 지워버렸다.



* * *



한편, 사람들이 빠져나간 입구에선······.


“멈춰! 몬스터다.”

“좀비? 출구에 좀비들이 왜 있어?”

“출구에 몬스터가 있었나?”


먼저 탈출한 사람들의 뒤를 쫓던 12명의 사내가 좀비들을 발견하자 의아하다는 듯 멈춰 섰다.

미로 끝에 아무것도 없어야 한다는 걸 안다는 건.

틀림없이 아인에 대해 잘 안다는 소리였다.

때문일까?


“야. 저기 저거 홉 고블린 워리어 맞지? 저게 왜 좀비랑 서있어?”

“설마······.”

“젠장. 근처에 흑마법사가 있어!”

“전사 앞으로! 마법사 뒤로 빠져!”


그들은 강충재의 좀비들을 보자마자 흑마법사의 존재를 깨달은 듯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진형을 형성한 사람들은 자세를 잡은 뒤, 좀비들을 살폈다.


“······지독하네.”

“미친 흑마법사 새끼······.”


초반부 깡패라 불리는 흑마법사를 마주한 탓일까?

사람들은 짜증난 듯 미간을 찌푸렸다.

하지만 반대로 몇몇 사내는 기대감에 부푼 얼굴로 미소를 지었다.


“보스가 없어서 많이 아쉬웠는데. 흑마법사 놈을 죽이면 녀석이 얻은 보상도 같이 얻을 수 있겠는데? 흑마법사가 얻을 수 있는 보상이 뭐였지?”

“악마늑골 지팡이, 망령석 반지, 죽음의 의지였나? 좀비들 수를 보면······. 저 새끼 죽음의 의지를 얻은 것 같은데? 아인을 아는 놈 같아.”

“죽음의 의지? 그럼 죽음 계통을 찍은 건가?”

“아니. 아인을 아는 놈이면 죽음이 아니라 정신 계통부터 찍었을 거야. 흑마법사는 그게 대세거든.”

“그래? 그럼 사람을 상대론 의미가 없겠네?”

“그렇지.”


사내의 말에 다른 사내가 맞장구쳤다.

그도 그럴 것이······.

정신 계통은 초반부 몬스터들에겐 엄청난 위력을 발휘할진 몰라도 인간에겐 큰 효과를 볼 수 없다.

지능이 낮고 살의에 대한 본능이 충실한 몬스터와 다르게 인간은 정신 스텟에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해서, 충분히 이길 수 있다 판단한 듯하다.

자신들의 숫자가 좀비보다 많았기에······.


얼핏 보면 강충재가 악수를 둔 것 같지만.

그래도 상관없다.

충분히 이길 수 있다.

당연하다.

그들이 강충재에 대해서 파악하긴 했어도 간과하고 있는 게 있었다.

바로······.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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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2

  • 작성자
    Lv.51 npnp82
    작성일
    24.02.15 03:31
    No. 1

    주인공도 의도가있어서 한일이긴한데 그래도 살려준건데 생각하는꼬라지 역겹네... 이래서 호구짓하면안됨.

    찬성: 1 | 반대: 0

  • 작성자
    Lv.8 k5******..
    작성일
    24.03.12 15:17
    No. 2

    강인한 정신력있어도 이지경인데
    개찐따였을듯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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