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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 님의 서재입니다.

창공전신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무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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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gji
그림/삽화
용인
작품등록일 :
2024.04.26 08:58
최근연재일 :
2024.06.0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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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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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15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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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쪽

제2장 형제가 반목하다

DUMMY

제2장 형제가 반목하다


무명이 설화곡에 발을 들여놓는 순간 청천은 뜻밖에도 천뢰궁 밖으로 훌쩍 뛰어나가 순간에 종적을 감추었다.

그런데 뭇사람들이 아직 제정신으로 돌아오기도 전에 어두운 그림자 하나가 갑자기 허공을 갈랐다.

잠시 후 무명이 다시 설화곡 밖에 나타났다.

그리고 금방 종적을 감춘 청천이 무명의 손에 잡혀 있었다.

그런데 청천은 고집스럽고 절망이 넘친 표정을 하고 있었다.

무명도 좋지 않은 기색으로 다시 설화곡에 들어섰다.

어쩐지 무명의 가슴속에는 끝없는 슬픔만 샘물처럼 펑펑 솟구쳤다.

임석양의 침상 앞이다.

하녀 몇이 슬픈 표정으로 임석양을 지켜보고 있었다.

무명은 청천을 임약석의 침상 앞에다 뿌려 던졌다.

뒤이어 손을 들고 손가락 끝으로 흑갈색의 액체 한 방울을 짜냈다.

액체 방울이 한옥으로 된 지면에 떨어지는 순간 지면이 부식되며 반자 깊이의 구멍이 뚫어졌다.

"시신독을 배합한 사람이 원래 청천이 너구나!"

계미연의 자질이 출중하다고 해도 독물에는 그렇게 뛰어나지 않았다.

그러므로 계미연이 시신독을 추출하고 배합했다는 청천의 말에 무명은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계미연이 석약의 몸에 독을 사용했다는 얘기도 이상했다.

평소에 계미연은 설화곡으로 거의 온 적조차 없었다.

"네가 왜 그랬는지 이해할 수 없구나.

그래 내가 평소에 너한테 그 무슨 미안한 일을 하여 보복이라도 하는 거냐? "

무명은 아픈 마음으로 땅에 쓰러져 있는 청천을 내려다보았다.

청천이 자신을 배반할 수 있는 이유를 아무리 생각해 봐도 무명은 알 수 없었다.

혹시 계미연이라면 어쩌면 <<태허신경(太虛神經)>>때문이라고 할 수도 있었다.

그런데 청천은?

대체 무엇 때문이란 말인가?

계미연이 신의 무덤에서 시신독을 가지고 나왔다는 것은 사실일 수 있었다.

그런데 배합은 그래도 전문가인 청천이 밖에 할 수 있는 사람이 없었다.

묻는 말에 청천은 조금 송구스러운 듯 눈을 내리깔고 이빨 사이로 억지로 말을 내뱉었다.

"둘째 오빠가 <<태허신경>>이 필요하다기에.

저는 둘째 오빠를 너무너무 사랑해요.

누구 탓이라고 하지 말고 이기적인 자신을 원망하세요.

<<태허신경>>은 큰 오빠와 둘째 오빠가 신의 무덤에서 함께 찾아낸 것인데

큰 오빤 독차지하고 둘째 오빠한텐 아예 보이지도 않았지요."

"이제부터 너희들 둘은 나를 큰 오빠라고 부를 자격이 없다!"

무명은 숨을 깊이 들이그었다.

한 권의 <<태허신경>>이 친형제, 친동생처럼 여긴 두 사람이 자신을 배반하게 하다니,

무명을 놓고 말하면 완전히 받아들일 수 없는 이유였다.

"됐다! 해독약이 어디에 있는지 어서 말해 보아라!"

"저의 손엔 해독약이 없어요. 둘째 오빠만 가지고 계셔요."

청천은 조금 불만이 넘친 어조로 말했다.

"그렇다면 둘째는 지금 어디로 갔느냐?"

방금 도망치려는 청천을 잡을 때 무명은 이미 신식으로 청천의 건곤계를 쓸어보았다.

그러므로 청천이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았다.

신의 무덤에 갔다 온 적이 있기에 무명은 시신독에 대해 일정한 인식이 있었다.

그러므로 방금 청천이 자기한테 시신독을 사용할 때 무명은 바로 알아차렸다.

지금까지 무명은 이 세상에 자신의 실력보다 더 강한 사람이 많지 않다고 자부심이 넘쳤다.

그리고 현재 수련 경계가 제압을 받고 원기가 크게 상하고 또 신과 혼을 분리하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지만 그래도 두려운 것이 없었다.

그런데 시신독은 이 세상에서 독성이 아주 강한 한 가지 독으로서 이 세상의 힘을 초월했다.

게다가 시신독은 이미 영성(靈性)까지 생겼다.

그리하여 금방 대부분 독소는 손가락 끝으로 밀어냈지만 수련 경계가 제압된 상태에서 나머지 독소는 일시 깨끗하게 밀어낼 수 없었다.

"둘째 오빤 미무(迷霧)삼림에 계셔요.

약석 언니를 구하고 싶으면 <<태허신경>>을 가지고 미무 삼림으로 가서 찾아보세요.“

청천이 조용히 말했다.

"오랜 세월 따라다닌 정을 생각하여 목숨만은 살려 두겠다.

하지만 이미 지은 죄는 절대 용서할 수 없다!"

무명은 마음속에 괴로움과 분노가 흘러넘쳤다.

천경봉에서 방법 없이 제 손으로 직접 가족들을 잿더미로 만들어 버릴 때 무명은 가슴속에 불타는 원한만 넘쳤다.

그런데 줄곧 수족처럼 여긴 제일 가까운 사람이 자신을 배반하고 한 짓이라니,

이 시각 무명의 가슴속엔 비애만 남았다.

"둘째가 미무 삼림에 있다고?"

무명이 말하면서 가볍게 손을 휘둘렀다.

그러자 청천은 절망의 비명을 질렀다.

순간 청천의 온몸이 바람에 마른 귤껍질처럼 빠른 속도로 늙어갔다.

무명은 청천의 수련 경계를 폐해버렸다.

청천은 더는 젊음과 미모를 유지할 수 없었다.

처절한 애원 소리 속에서 청천은 순간에 늙은 할머니로 변했다.

무명은 침상의 임약석을 이불과 함께 말아 안고 설화곡 밖으로 사라졌다.

.......................................

미무 삼림은 천뢰궁에서 멀리 수만 리 밖에 자리 잡고 있었다.

미무 삼림은 대륙에서 험준한 곳 중의 하나로 손꼽을 수 있다.

주위 수만 리가 되는 미무 삼림이지만 무명은 계미연이 어디에 숨어 있는지 알고 있었다.

그곳은 계미연, 청천 세 사람만 알고 있는 비밀기지라고 할 수 있었다.

그런데 무명은 직접 미무 삼림으로 발길을 옮기지 않았다.

직접 미무 삼림으로 들어갔다간 혹시 살아 나오지 못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살아서 나온다고 해도 열흘 뒤에 강림하는 아홉 번째 뇌겁을 무사히 건널 수 있다는 파악이 없었다.

그리하여 미무 삼림으로 가는 길에 무명은 한 차례 피 비린 도살을 진행하여 자신을 배반한 모든 자식을 없애치우기로 작심했다.

그리하여 한 주일도 되지 않는 사이에 무명은 무려 130여 개 문파가 이 세상에서 종적을 감추게 했다.

그리고 거의 2만여 명에 달하는 사람이 그의 손에 목숨을 잃었다.

천하에 빙심뢰제 전무명을 막을 수 있는 사람이 누구란 말인가!

무명의 기백과 위엄에 목숨을 요행 건진 사람들이 후회하기 시작했다.

남의 부추김을 받고 원한도 없는 천뢰궁을 건드린 일에 대해 후회막심했다.

당연히 실력이 대단한 종문 역시 무명의 기분을 좋게만 해주지 않았다.

앞의 상처가 낫기도 전에 새로운 상처가 생겨 무명은 한 주 뒤에야 겨우 미무 삼림에 도착했다.

대륙의 사람들은 무명이 완전히 미쳐버렸다고 인정했다.

그런데 이 세상에서 완전히 미친 사람은 안 무서울 수 있지만 무적인 미친 사람은 제일 무서웠다.

...............................

"무명 오빠 저 때문에 더는 아까운 원기를 낭비하지 마세요."

임약석은 가끔 혼미 상태에서 잠깐 깨어날 때가 있었다.

그럴 때마다 그녀는 간절하게 무명을 권했다.

이 며칠 무명은 계속 자신의 원기로 임약성의 몸에 배인 독성을 제압해 주고 있었다.

그러지 않았다면 그녀는 일찍 저세상 사람이 되었다.

그런데 대신 무명은 원기가 크게 허비되어 미무 삼림에 이르니 이미 기진맥진한 상태로 되었다.

갑자기 계미현이 무명의 앞에서 멀지 않은 곳에 소리 없이 얼굴을 드러냈다.

사실 계미연은 무명의 행방을 잠시도 게으름피우지 않고 감시하고 있었다.

천뢰궁의 두 번째 인물로서 계미연은 사실 종래로 달갑게 여긴 적이 없었다.

그리하여 몰래 자신의 세력을 키웠다.

그런데 사실 계미연은 무명의 실력을 그 누구보다도 제일 잘 알고 있었다.

그러므로 천뢰궁 사건이 발생한 뒤 미무 삼림으로 도망을 와서 무명이 찾아오기를 기다렸다.

그리고 자기를 깊이 사랑하는 청천의 감정을 이용하여 자신을 대신하여 모험하게 천뢰궁에 남겨 두었다.

계미연의 심성을 놓고 말하면 이 세상에 자신을 제외하고 배반할 수 없는 사람이 없었다.

형제든 또는 죽도로 사랑하는 사람이든 그를 놓고 말하면 조금도 중요하지 않았다.

제일 중요한 것은 자신의 힘을 키워 자신의 운명을 장악하는 것이었다.

계미연은 줄곧 무명도 자기와 같은 유형의 사람이라고 오산했다.

다만 자질이 자신보다 우수하고 운수가 더 좋은 사람일 뿐이었다.

그런데 유일하게 자신보다 못한 점은 마음이 독하지 못했다.

이 세상에서 오직 독한 마음을 가진 자만이 마지막 승리를 성취할 수 있다고 여겼다.

"큰형님, 생각보다 조금 늦어졌네요."

계미연은 무엇을 좀 꺼리는 듯 무명과 조금 멀리 떨어진 곳에 서서 말을 걸었다.

기진맥진한 무명일지라도 실력이 거기에 있어 계미연은 조금도 소홀하게 대하지 못했다.

천뢰궁에서 미무 삼림까지 거의 수만 리 되는 거리지만 계미연은 임약석이 절대로 죽지 않고 미무 삼림까지 올 수 있다고 여겼다.

그것은 임약석의 목숨을 살리기 위해 무명은 오는 길에 계속 자신의 원기로 그녀의 독소를 제압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자면 무명은 시시각각 자신의 원기를 소모하는 외에 별다른 방법이 없었다.

그런데 무명의 지금의 상태를 보니 그가 바라는 결과보다 훨씬 좋았다.

짧은 한 주 사이에 천하의 배반자들을 가차 없이 없애치우느라고 상처에 상처가 더해졌을 것이 뻔했다.

"이것이 바로 네가 바라는 결과가 아니냐?"

무명은 차가운 눈길로 계미연을 쏘아보았다.

"더 길게 말해 봤자 이익이 없네요.

오늘 마지막으로 큰형이라고 부르겠어요.

형수님의 목숨을 위해서라도 <<태허신경>> 가져왔다고 생각해요."

계미연은 한 점의 부끄러움도 없이 태연하게 말했다.

"잔말 말고 시신독의 해독제나 어서 내놓아라!"

무명은 건곤계에서 아주 예쁜 옥편 하나를 꺼냈다.

옥편에서 한 가닥 신성한 빛이 넘쳐나 마치 허공을 가르고 날아갈 것 같았다.

계미연의 눈길에 탐욕스러운 빛이 얼핏 스치고 지나갔다.

태허신경은 꿈속에서도 바라던 신급(神級) 보배 전적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 세상의 그 어느 수련비결보다도 등급이 훨씬 높은 오직 신의 무덤에서만 전해지는 비결이었다.

"나는 큰형이 형수님의 목숨을 가지고 농담하지 않는다는 것을 믿고 있었어요."

계미연은 웃으며 역시 품속에서 작은 약병 하나를 꺼내 무명을 향해 던져주었다.

그러자 무명도 옥편을 계미연한테 뿌려주었다.

"하하하!"

옥편이 손에 넣고 계미연은 너무도 기뻐 큰 소리로 웃어댔다.

그런데 재빨리 웃음이 멈춰지고 기색도 보기 싫게 변했다.

그것은 옥편 위에 아무런 글자도 새겨져 있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신의 뼈로 대체하다니!" 계미연은 속았다는 것을 알고 크게 노했다.

무명이 계미연한테 던져준 옥편은 확실히 그 무슨 <<태허신경>>이 새겨진 옥편이 아니었다.

신의 무덤에서 주워 온 부식되지 않은 신의 뼈를 갈아서 만들어진 골편이었다.

사실 골편도 신의 뼈로서 극히 희소한 보물이라고 할 수 있었다.

하지만 계미연을 놓고 말하면 아무런 쓸모도 없는 물건으로서 <<태허신경>>과는 아예 비길 수 없었다.

"맞다. 신의 뼈이다. 인젠 내가 왜 늦게 왔는지 원인을 알 수 있겠지?

천하의 배반자들을 깨끗이 없애치우는 외에 너한테 줄 이 선물을 준비하느라고 늦어졌다."

"터져라!"

갑자기 무명이 낮은 소리로 외쳤다.

그러자 한 가닥 번개 빛이 골편에서 쏟아져 나오며 계미연의 손에 있던 골편이 갑자기 폭발하며 분말로 변했다.

뒤이어 공포가 넘친 한 가닥 에너지가 골편에서 주위로 확산했다.

골편의 폭발에 제일 큰 충격을 받은 사람은 바로 골편을 쥐고 있던 계미연이었다.

신의 뼛속에 있는 에너지는 이 세상의 그 어느 물건의 에너지보다 훨씬 높았다.

비록 조그마한 골편이지만 신의 에너지의 폭발로서 주위의 허공에 수많은 틈을 냈다.

계미연은 아무런 준비도 없었다.

그리하여 파괴된 공간에 의해 역시 헤아릴 수 없는 조각으로 변하여 일부분은 직접 공간의 틈 사이를 통해 종적도 없이 사라졌다.

계미연은 골편이 폭발할 수 있다고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멋지네. 아주 멋진 수단이구먼.

본명 원 신을 골편에 넣고 원 신과 함께 폭발시키다니,

완전히 뜻밖이요. 전형은 과연 생각보다 지독한 사람이군."

박수 소리가 한 참 여유가 있게 주위에 울려 퍼졌다.

무명의 눈길이 갑자기 더욱 차갑게 변했다.

처음부터 무명은 누군가 배후에서 계미연을 조종한다고 의심했다.

그것은 계미연의 실력과 영향력으로 그렇게 많은 종 문을 동원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온 사람을 보는 순간 무명의 기색은 다시 창백하게 변했다.

“막천기!”

무명은 이빨 사이로 겨우 한 마디 내뱉었다.

온 사람은 꿈에도 생각지 못할 이 세상에서 둘도 없는 지기 겸 친구인 막천기라니.

거대한 타격에 무명은 소리를 지르며 피를 한 모금 토했다.

신의 뼈는 반드시 원신(元神)으로 자양하여야 원 신을 골편에 새겨 넣을 수 있다.

무명은 계미연의 실력을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

그런데 지금의 실력으로는 아예 계미연의 적수로 될 수 없었고 또 대방을 죽일 수도 없었다.

그리하여 생각해 낸 방법인데 신의 뼈를 갈아 태허신경과 비슷한 골편을 만들어 냈다.

그런데 계미연을 죽이니 또 다른 적수가 나타났다.

그런데 그 적수가 막천기일 줄은 완전히 뜻밖이었다.

천하에 친구가 오직 하나밖에 없다면 무명은 그 친구가 꼭 막천기라고 말할 수 있었다.

그런데 이 시각 나타난 막천기는 친구가 아닌 절대 무명을 도우러 온 사람일 수 없었다.

"대체 무엇 때문이요?

그래 당신도 <<태허신경>>이 탐나서 여기까지 찾아왔소?

이 모든 일을 그래 전부 당신이 막후에서 조종하고 있단 말이요?"

무명은 가슴속에 더욱 큰 슬픔만 남았다.

대체 하늘의 뜻인지 아니면 사람의 문제인지 형제 친구까지 모두 자신을 배반하다니.

"당연하지. 이 모든 걸 나 막천기가 막후에서 조종했다고 할 수 있소.

이 세상에 나 막척기를 제외하고 그 누가 천기를 파악할 수 있소?

그리고 도겁하는 당신의 상황을 나보다 누가 더 환히 꿰뚫고 있겠소?

더욱 중요한 것은 당신 곁에 있는 사람의 야심과 능력을 그 누가 나보다 더 똑똑히 보아낼 수 있겠소?

미안하지만 내가 필요한 것은 절대 그 무슨 쓸모없는 <<태허신경>>이 아니고

나를 놓고 말하면 그따위 물건은 있어도 되고 없어도 되는 물건이요."

막천기는 여전히 품위가 있게 털 부채를 가볍게 흔들며 말했다.

마치 천기를 완전히 손바닥 안에 쥐고 있는 것 같았다.

"태허신경이 아니면 대체 무엇 때문이요?"

막천기의 대답은 너무도 무명의 뜻밖이었다.

막천기가 갖은 수단을 다한 목적이 <<태허신경>>을 얻기 위한 것이 아니라니,

무명은 조금 얼떨떨해졌다.

"이전에 나는 이미 당신한테 아주 똑똑히 알려주었소.

이 자리에서 다시 한번 더 알려 주지만 당신은 칠절천살(七絶天煞)의 운명을 가진 사람이요.

그러므로 당신이 평생 추구하는 것은 스스로 운명을 통제하는 것이요

그런데 운명의 원만을 위해 당신은 지금 다른 길을 개척하고 있는데 그것은 바로 천명을 빼앗아 자신을 보충하고 있었소.

하지만 나는 당신과 완전히 다른 부류의 사람이라고 할 수 있소.

나는 평생 천기만 헤아려 보는 사람이요.

비록 천기를 덮어 감추는 방법을 수련하고 있지만 나도 여전히 내 몸의 부족한 점을 보충하고 있소.

그런데 내가 원만에 이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바로 당신처럼 칠절천살의 운명을 가진 사람의 절망과 원망을 천도에 제물로 바치는 것이요.

이 한 주 사이에 당신의 서명인이 수많은 명혼(命魂)을 삼켜 당신의 명원(命源)이 보충되었지만 또 한편으로는 당신한테 무궁한 원념(怨念)이 응집되었소.

그러므로 지금의 당신은 마침 나의 명수(命數)를 원만하게 보충할 수 있소."

"하하하!"

막천기의 해석에 무명은 어이없어 크게 웃었다.

그는 자신의 일생을 웃었다.

대륙의 최고급 인물이고 한 세대의 패주로 되었다.

하지만 오직 사랑하는 사람만이 자신을 포기하지 않은 외에 친구든 또는 형제든 모두 자신을 이용하고만 있었다.

그러므로 평생 수련을 통해 천명을 전승한다고 한들 여전히 실패한 일생이라고 할 수 있었다.

"석약은 나와 함께 죽을 용기가 있소?"

무명은 품속의 여인을 부드러운 눈길로 응시하며 물었다.

"무명 오빠와 함께 죽는다면 석약은 아무런 유감도 없어요."

임약석은 창백한 얼굴이 보기 드물게 조금 빨개지며 단호한 어조로 말했다.

"좋소. 당신이야말로 이 전무명이 평생 사랑하고 믿을 만한 여자요."

말하는 사이에 무명은 시신독의 해독제가 들어 있는 옥병을 순간에 박살 내어 분말로 만들었다.

무명은 다시 차가운 눈길로 막천기를 쓸어보고는 살기가 넘친 어조로 말했다.

"막천기, 당신은 모든 천기를 다 헤아릴 수 있다고 하지만 사람의 마음은 예측하기 어렵다는 것을 모르고 있소.

비록 나는 자신의 운명을 전부 장악하지는 못했소.

하지만 운명의 궤적만은 옛 볼 수 있소.

기왕 그렇다면 우리 어디 함께 훼멸을 가져옵시다!"

말을 마치고 무명의 기식이 갑자기 급하게 강해졌다.

밀림 속의 빙설이 마치 생명이 부여된 것처럼 돌개바람을 일으켰다.

무명을 중심으로 한 가닥 거대한 압력이 공기를 폭발하게 하여 허공이 무겁게 찢어지는 소리를 냈다.

"아홉 번째 뇌겁아, 어서 오너라! 다시 한번 너의 미친 징벌을 받아보자!"

무명이 고함을 지르니 신체 주위에 바로 끝없는 우레 빛이 번쩍거렸다.

허공을 박살 내는 아홉 번째 겁인 멸세(滅世) 천뢰가 끝내 발산할 출구를 찾았는지 미친 듯이 쏟아져 내려 허공의 빈 곳을 가득 채워주었다.

막천기도 뇌겁에 온몸이 휩싸여 있었다.

이와 동시에 무명은 신체 안의 본명 뇌력을 폭발시켰다.

한 주일 동안 억압되었던 뇌겁은 더욱 미쳐 날뛰었다.

전반 허공이 마치 뇌화(雷火)에 격파된 듯 수많은 뇌역(雷域) 공간을 형성했다.

뇌역 공간에서 모든 생명이 찰나 잿더미로 되었다.

무명은 끊임없는 우레 속에서 미친 듯이 웃어댔다.

이것은 무명의 뇌겁(雷劫)이자 역시 명겁(命劫)이라고 할 수 있었다.

신체가 허무로 변하는 찰나 체내의 <<태허신경>>도 갑자기 부서졌다.

그러면서 뇌리의 기억을 잠가놓았던 그 감옥 같은 울타리가 격파되면서 전세의 조각난 기억들이 유광처럼 머릿속을 스치며 지나갔다.

한세상 또 한세상의 발악, 한세상 또 한세상의 윤회,

무명의 생생 세세는 오직 천도의 속박에서 벗어나 자신의 운명을 통제하려고 무진 애를 쓰고 있었다.

하지만 번마다 마지막 고비에 와서 천도의 징벌에 망쳐지고 수포로 되었다.

어쩌면 이것은 무명의 영생 영세의 운명일 수도 있었다.

"아니, 나의 운명은 반드시 내 손에 장악되어야 한다. 나는 이미 99번이나 속세의 고통을 겪어보았고

98번이나 지옥에 떨어져 고생스러운 속세의 윤회를 감수해 보았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너와 싸워 스스로 운명을 좌우지해 보려고 한다!"

갑자기 무명은 문득 깨달았다.

생기를 잃고 있지만 티 하나 없이 완벽한 품속의 여인을 바라보며 무명은 중얼거렸다.

"임약석, 당신이 죽는다 해도 나는 당신을 나의 영혼에 융합시키겠소.

그러면 천도라도 절대 우리를 갈라놓을 수 없소."

무명의 얼굴에 과감하고 굳센 의지가 넘쳤다.

무명은 푸른 하늘을 우러러 자기의 결정을 말했다.

"도둑놈 하늘아, 이 어른을 또다시 윤회로 들어가라고 하지만 이 어른은 더는 윤회가 싫다.

이 어른은 혼이 허로 돌아가 시간과 공간을 조금 전으로 돌려놓고 마지막 생을 다시 한번 살아 보련다.

죽든지 살든지 이번이 나의 마지막 생애일 것이다!

윤회에 들어가지 않고 운명의 발전과 변화를 스스로 장악하고 신과 혼을 불태우며 너 도둑놈 하늘과 끝까지 싸워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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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제29장 종문 성회 24.05.29 32 1 14쪽
31 제28장 하늘 높이 날려는 포부 24.05.28 36 1 14쪽
30 제27장 3성 전왕이 죽다 24.05.28 35 1 13쪽
29 제26장 절호계 24.05.27 39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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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제24장 당신은 나쁜 자식 24.05.26 38 1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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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제21장 결사적으로 싸우다 24.05.25 41 1 16쪽
23 제20장 어디를 만져? 24.05.24 46 1 13쪽
22 제19장 번개 독수리 24.05.24 42 1 15쪽
21 제18장 태허지체 24.05.23 42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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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제16장 건곤계를 빼앗다 24.05.22 46 1 14쪽
18 제15장 전왕 노복 24.05.22 41 1 14쪽
17 제14장 굴복할 때까지 패다 24.05.21 45 1 15쪽
16 제13장 4성 전종 24.05.21 48 1 13쪽
15 제12장 마원왕 24.05.20 48 1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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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제9장 출격 24.05.19 56 1 12쪽
11 제8장 가문의 위기 24.05.18 52 1 12쪽
10 제7장 너무 업신여기다 24.05.18 55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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