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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휘린 님의 서재입니다.

리턴 무림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퓨전

A.휘린
작품등록일 :
2020.10.18 02:42
최근연재일 :
2020.12.07 19:32
연재수 :
42 회
조회수 :
50,208
추천수 :
1,089
글자수 :
212,522

작성
20.11.16 22:15
조회
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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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글자
11쪽

전차와 전폭기의 싸움이랄까

DUMMY

광마.


진소명의 이전 삶에서 무림공적으로 수배를 받았던 마인이다.


진소명이 죽기 전까지도 잡히거나 죽었다는 소문은 들은 적이 없었다.


‘그러고 보니 광마가 신양정가하고 강서도문을 멸문 시켰었지.’


강서도문에 원한을 가진 자들을 이끌고 강서도문을 공격하며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백 명도 안 되는 인원에 무리를 이끄는 송자건은 외기경 상급 수준이라 강서도문에서는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었다.


헌데, 그렇게 시작된 싸움은 십년이 넘게 이어졌고 강서도문은 멸문했다.


거기까지였다면 광마가 무림공적이 되지는 않았을 것인데.


광마는 강서도문을 어린애 하나 남기지 않고 몰살 시킨 것도 모자라 관련문파들까지 멸문 시켰고 곧 바로 신양정가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이 시점에서 송자건은 광마라고 불리며 무림공적이 되었다.


이후 송자건은 천부의 추살대에 쫓기면서도 기필코 신양정가를 멸문시켰다.


이 시점에서 광마 송자건은 대월국에서 8번째 화경의 고수가 되었다.


그 뒤의 일에 대해서는 진소명도 들은 바가 없었다.


지금 떠오른 생각이 맞는다면 아마 천중하가와 싸우지 않았을까 싶기는 한데.


송자건이 숙였던 고개를 들며 진소명과 시선을 맞췄다.


“동생분에게 설명은 들으셨습니까?”

“네. 충분히 상의도 했습니다.”


진소명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없이 바라보자 송자건이 다시 말을 이었다.


“해신문에서 받아주신다면 충심을 다하겠습니다.”

“잘 생각하셨습니다.”


송자건의 단호한 말에 진소명은 복잡한 내심과는 달리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느낌상 전생의 상황이 동생의 복수가 아니었을까 싶기는 한데,


그렇다고는 해도 미래의 화경 고수가 굴러들어 왔다고 좋아하기에는 전생에 광마가 저질렀던 일들이 너무 끔찍했다.


복수고 뭐고 애초에 본성이 그렇다면 좋게 보기는 어려운 것이다.


잠시 고민하던 진소명은 당분간 지켜보기로 했다.


본성이 어떻든 간에 중요한 것은 관리가 가능한지의 문제였다.


***


며칠이 더 지나고 진소명은 천군과 재 면담을 하게 되었다.


천군의 집무실로 불려간 진소명은 첫 만남 때 처럼 제진경과 공손지가 자리를 잡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천군을 뵙습니다.”

“일단 앉아라.”


인사를 건넨 진소명이 천군의 말에 의자에 앉았다.


“진소문주의 말대로 해신도가 사라졌더군요.”


공손지의 말에 진소명이 놀란 표정을 지었다.


“아직 보름도 안 지났는데 확인이 됩니까?”


진소명이 풍익을 이용해 전력으로 날아갔다가 온다고 해도 될까 싶은 시간인데 확인을 했다고 하니 놀라울 수밖에 없었다.


“천부에는 외부로 알려지지 않은 술법과 법보들이 꽤 많습니다.”

“대단하군요.”


진소명이 놀랍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자 공손지가 곧바로 말을 이었다.


“그리고 천중하가에 대한 것은······. 일단 정황은 확인을 했는데 증거를 찾는 것은 실패했습니다.”

“아. 생각보다 하가의 뒤처리가 생각보다 빨랐나 보군요.”


진소명이 안타깝다는 듯이 말하자 공손지의 미간이 가볍게 일그러졌다.


“오히려 뒤처리를 거의 못했던 것 같습니다. 조사를 하던 천부의 분타가 공격을 받았습니다. 요괴들에게 공격받고 있다는 소식을 마지막으로 연락이 끊긴 상황입니다.”


공손지의 말에 진소명이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러니까 뒤처리를 하기도 전에 천부의 조사가 시작됐고 뭔가 뒷감당이 어려울 정도의 증거가 발견되자 천부의 분타를 괴멸시켰다는 얘긴가?


‘미친놈들 아냐?’


이유가 무엇이건 간에 천부의 분타를 괴멸시켰다면 천부가 본격적으로 움직이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쯤 되면 꼬리를 자르고 말고 할 상황이 아닌 것이다.


천부의 분타가 공격을 받았으니 천부에서 대놓고 무인들을 파견 할 수 있는 확실한 명분이 생긴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천중하가가 거부를 한다면 천부와 전면전이라도 하겠다는 얘기다.


잠시 말문이 막힌 진소명의 모습에 공손지가 다시 말을 이었다.


“천부에서는 순찰당 인원들과 복마대와 추혼대를 파견해서 조사를 할 예정입니다.”


공손지의 말에 진소명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하가에서는 뭐라고 합니까?”

“자신들도 갑자기 발호한 요괴들과 싸우는 중이고 천부 분타의 일에 대해서는 모르는 일이라고 하더군요. 천부의 인원파견에 대해서는 납득하겠다고 합니다.”


진소명이 미간을 모으며 잠시 생각에 잠겼다.


상식적인 반응이기는 한데 하가가 요괴들과 손을 잡은 것을 뻔히 아는 상황에서 보면 뭔가 찜찜했다.


진소명이 시선을 들어 공손지를 바라봤다.


천부에서 천중하가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을 리는 없겠지.


진소명은 말이 나온 김에 하기정을 통해 확인했던 사실을 넌지시 알리기로 했다.


마침 상황이 적절하다 싶기도 하고.


“명확한 증거가 없어서 굳이 얘기하지 않았지만 상황이 이렇게 되었으니 말씀을 드려야겠군요. 하가에서 요괴들과 협력 하고 있는 주체가 하가의 가주일 가능성이 무척 높습니다.”

“네?”

“그게 무슨 소리지?”


진소명이 꺼낸 말에 제진경과 공손지가 크게 놀란 듯 목소리를 높였다.


그 동안의 조사로 천중하가가 요괴들과 협력중이라는 것은 거의 확신하고 있었다.


최악의 경우 하가의 고위층이 관련되어 있을 수도 있다는 예상을 하고 있기도 했다.


하지만 막상 가주까지 연관되어있다는 말을 들으니 충격이 컸던 것이다.


일부세력의 일탈이기를 바라는 마음도 컸고.


“조사를 하며 심문했던 요괴들 중에 몇몇 요괴들이 하가의 가주를 언급하더군요. 요괴들이 하는 말이라 증거로 삼기는 어려웠지만 거짓말 같지는 않았습니다. 사실이든 아니든 간에 일단 하가전체를 적으로 가정하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이정도 힌트를 줬으면 뒤통수를 맞지는 않겠지.


심각한 표정을 하고 있던 제진경이 진소명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자네 말이 사실이라면 최악의 상황이로군. 그럼 저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 것 같은가?”


제진경의 물음에 진소명이 공손지에게 시선을 던졌다.


그런 건 총군사한테 물어봐야 하는 거 아닌가 싶었던 것이다.


“저도 진소문주의 의견이 궁금하군요.”


공손지의 말에 잠시 생각에 잠겼던 진소명이 입을 열었다.


“꽤 여러 가지 가능성이 있겠군요. 일단 하가에서 바란 상황은 아닐 겁니다. 하가에서 무슨 생각을 하고 있던 지금은 숨기고 세를 키울 시기이지 천부와 충돌할 시점은 아니지요.”

“그럼 뭔가?”

“요괴들이 하가의 통제에서 벗어났거나 하가가 요괴들에게 넘어갔을 가능성이 있겠군요.”


진소명의 말에 제진경이 미간을 모으며 고개를 저었다.


“하가가 그리 만만한 가문은 아니지. 요괴들이 하가의 통제에서 벗어났다는 쪽이 맞을 것 같군. 그럼 왜 요괴들이 천부의 분타를 공격한 것 같나?”

“뭐, 천부와 하가의 충돌을 바라는 것일 가능성이 크지 않을 까요? 하가가 어쩔 수 없이 천부와 싸우게 만들고 천부와 싸우려면 하가에서는 요괴들의 도움이 필요해질 것이고. 그렇게 하가도 잡아먹고 천부의 힘도 빼고, 요괴들 입장에서는 일거양득이겠군요.”


진소명의 말에 두 사람이 심각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공손지가 나직한 한숨을 내쉬며 입을 열었다.


“군사부의 판단도 그렀습니다. 하가가 요괴들에게 이용당한 상황으로 보입니다.”


공손지의 말에 진소명이 표정을 굳혔다.


“이용당했다고 해도 하가에서 사람들을 잡아다 요괴들의 먹이로 준 행위는 용납 될 수 없습니다. 설마 하가를 요괴들과의 싸움에 앞장세우고 죄를 덮어준다거나 하는 거래를 하실 생각은 아니겠지요?”

“군사부의 회의에서 그런 의견도 있기는 했습니다. 꽤 효율적인 방법이니까요. 다만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요괴들이 하가를 이용한 정황으로 봤을 때 그런 상황이 되면 하가에서 저지른 일들을 대대적으로 퍼뜨릴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가를 회유했다가 천부까지 욕을 먹는 상황이 될 수 있지요.”


공손지의 대답에 고개를 끄덕이던 진소명이 문뜩 의문어린 표정으로 공손지를 바라봤다.


굳이 자신에게 이런 얘기들을 할 필요가 있나 싶었던 것이다.


공손지가 다시 말을 이어갔다.


“실상 그동안 조사한 내용만으로도 천부에서는 하가와의 충돌을 기정사실로 보고 있습니다. 이번 인원의 파견도 증거 확보 보다는 선발대에 가까운 역할이지요.”

“생각보다 알아낸 것이 많았나 보군요.”


공손지가 무거운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분타가 공격받기 전에 상당히 많은 증거를 확보했습니다. 헌데 문제가 하나 발생했습니다.”

“굳이 저에게 얘기를 하시는 게 그 문제 때문인가 보군요.”

“맞습니다.”

“그 문제가 뭡니까?”


뭔가 귀찮은 일이 생길 것 같은 느낌에 진소명이 떨떠름한 얼굴로 물었다.


“확인된 정보는 아니지만 최상급 요괴가 출현했다는 첩보가 있었습니다.”


공손지의 말에 진소명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자신에게 세세하게 온갖 얘기를 다한 이유가 대충 짐작이 되었던 것이다.


근래 천부의 장서각에서 요괴에 대해서 꽤 많은 공부를 했던 진소명이었다.


최상급 요괴면 종류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대체로 화경 수준의 무인이나 혼경에 이른 술법가 정도는 돼야 상대 할 만하다고 알려져 있었다.


진소명이 떨떠름한 심정으로 입을 열었다.


“첩보에 요괴의 정체도 있습니까?”

“삼두룡으로 추측하고 있습니다.”


삼두룡이면 집채 만 한 크기에 머리 세 개 달린 날아다니는 뱀이다.


세 개의 머리에서 독 안개와 불, 냉기를 뿜어내고 강기가 아니면 상처도 나지 않는 가죽을 가지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최상급 요괴 중에서도 무인들에게 무척이나 상성이 안 좋은 요괴였다.


일단 날아다닌 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였다.


강기경 수준의 무인이면 상처를 입힐 수는 있지만 날아다니면서 공중에서 공격을 하면 대응할 방법이 없는 것이다.


전차와 전폭기의 싸움이랄까.


“하. 제가 삼두룡을 상대하기를 원하시는 겁니까?”


한숨 섞인 진소명의 말에 공손지가 고개를 끄덕였다.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 진소문주께서 조사대와 함께 움직여 주셨으면 합니다.”


그동안 해놓은 얘기들이 있으니 요괴들의 일에 발을 빼기도 애매했다.


게다가 앞으로도 천부의 도움을 받고 원만한 관계를 이어가려면 거절하기는 곤란한 부탁이었다.


그렇다고는 해도 자신이 천부의 수하도 아닌데 그냥 알았다고 할 수는 없는 일이다.


진소명은 대답을 하지 않고 한동안 차분한 눈빛으로 공손지를 바라봤다.


공손지도 자신을 공짜로 부려먹을 생각을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다만 진소명이 먼저 말을 꺼내기를 기다렸다 적당히 조정을 하려는 의도로 보였다.


진소명은 공손지의 의도에 순순히 따라 주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


님아. 선제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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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하. 이런 미친놈이 있나. +2 20.11.20 872 25 11쪽
32 약빨이기는 했지만 +2 20.11.18 920 25 12쪽
» 전차와 전폭기의 싸움이랄까 +3 20.11.16 947 25 11쪽
30 광마 잖아 +3 20.11.14 959 24 11쪽
29 아주 지랄을 떨고 있네 +2 20.11.13 942 21 10쪽
28 이런 게 기선제압이지 +2 20.11.11 972 24 12쪽
27 이 노인네가 갑자기 왜 이래? +3 20.11.10 1,000 26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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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상당히 머리가 복잡해지는 떡밥들이다. +3 20.11.07 1,142 2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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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그 내단을 내게 다오 +4 20.11.01 1,273 26 11쪽
18 이래서 남자들이 기타를 배우는 거 아냐 +4 20.11.01 1,239 25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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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약자멸시 스킬이라도 생겼나? +4 20.10.30 1,303 2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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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아. 더는 못 참겠다 +6 20.10.29 1,390 2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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