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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휘린 님의 서재입니다.

리턴 무림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퓨전

A.휘린
작품등록일 :
2020.10.18 0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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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2.07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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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5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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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팁인데

DUMMY

진소명의 의문 섞인 물음에 화령이 한동안 말을 잃었다.


[하아. 어찌 그 경지에 이르고도 이리 아는 것이 없을 수 있지? 무인이니 술법은 모를 수 있다고 해도 어떻게 화경에 오를 때 벌어지는 일도 모를 수 있는 것이냐?]

“그게 무슨 얘기야?”


뭔가 심각하게 느껴지는 화령의 말에 진소명이 미간을 모으며 물었다.


[무인이 화경에 오를 때나 술법가가 혼경에 오를 때는 천지의 기운을 끌어들여 신체를 재구성한다. 천지의 기운이 모일 때 주변에 법보나 사람들이 있다면 기운을 빼앗기게 되고 일반인이라면 죽을 수도 있다.]


“허. 뭐냐.”


화령의 말에 진소명이 크게 놀라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했다.


아무생각 없이 객실에서 경지를 올리려고 했으면 큰일 날 번 하지 않았나.


객잔의 일반인들은 죽을 수도 있었고 여령도 크게 피해를 입을 수도 있었다는 얘기다.


“하. ㅆ발. 그런 게 있으면 비급에 써놔야 할 것 아니야. 와. 파천마군이고 천성자고 영감탱이들 인성 진짜.”


한참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놀란 마음을 가라앉힌 진소명이 헛웃음을 지으며 입을 열었다.


“큰 사고 칠 뻔 했는데 알려줘서 고마워.”

[······벼, 별 거 아니다. 얘기를 안 해줬으면 나도 그대로 옆에 뒀을 것 아니냐.]


어째서인지 당황이 느껴지는 화령의 대답에 진소명이 피식 웃었다.


“근데. 혼경이 뭐야?”


진소명과 화령의 대화를 듣고 있던 여령의 물음에 진소명의 시선이 화령을 향했다.


“나도 오늘 처음 들어봤어. 화령. 설명 좀 부탁할게.”

[술법가의 경지다. 영기를 느끼는 수준이 영경, 대지의 기운과 감응하는 지경, 하늘의 기운을 아는 천경, 영혼의 힘을 깨우치는 경지가 혼경이다. 선인의 경지에 오르면 선경이라 한다.]

“혼경이 무인으로 따지면 화경 수준인가보네. 선경이 진경과 비슷하겠고.”

[분야가 다르지만, 굳이 비교하자면 그럴 것이다.]

“술법가들도 경지를 나누는 구나. 도사는? 도사도 경지를 나눠?”


신기하다는 표정으로 듣고 있던 여령이 질문을 이어갔다.


[도사, 법사, 술사. 모두 술법가를 칭하는 말이다. 그저 범인들이 다르게 부르는 것뿐이지. 경지를 나누는 방식도 당연히 같다.]

“아. 그렇구나. 알려줘서 고마워.”


잠시 생각에 잠겨있던 진소명이 화령에게 시선을 던지며 입을 열었다.


“그럼 경지를 올릴 때 주변에 피해를 안주려면 어느 정도 공간이 필요하지?”

[경우에 따라 다르다고 들었다. 화경에 오르는 자의 능력이나 지역의 기운에 따라서도 차이가 난다고 한다. 대체로 1리에서 범위가 크면 3리까지 영향이 있다고 들었다.]


뭐? 400미터에 1.2킬로미터까지 영향이 있다고? 화령의 말에 진소명이 크게 놀라 눈을 부릅떴다.


“미친, 도시 같은데서 화경에 오르면 도시 하나 아작 나는 거 아냐?”

[그렇지는 않다. 거리가 멀어질수록 영향도 적어지기 때문에 그 정도는 아니다. 바로 인근은 위험 하겠지만. 거리가 멀어지면 기운을 빼앗겨 기절하는 정도다. 생명체는 기본적으로 외기에 대한 반발력이 있어서 그렇게 쉽게 죽지는 않는다. 수명이 좀 줄어들기는 하겠지만.]

“그 정도만 해도 엄청 심각하잖아. 또 다른 주의 사항 같은 건 없어? 알아둬야 할 거나.”

[기왕이면 영력을 높이고 경지를 올리는 것이 나을 것이다. 경지가 오를 때 영력도 영향을 받으니 영력이 높은 상태 일수록 득이 클 것이다. 마침 영력을 높이는 영단이 있다고 하지 않았느냐.]

“오호. 꿀팁인데. 그것도 고마워.”

[꿀팁은 또 뭐냐?]

“꿀처럼 달콤한 조언이라는 뜻이지.”

[너는 정체모를 특이한 말을 많이 쓰는구나. 그것도 새로 생긴 속어인 것이냐?]

“속어기는 한데 이 나라 말은 아니야. 내가 다른 나라에서 좀 살다 와서.”


대답을 하며 진소명은 팔찌를 풀어 여령에게 채워줬다.


“이건 뭐야?”

“방어용 법보인데 자세한 설명은 화령한테 듣고 있어. 나는 일단 영력을 좀 키워 봐야 할 것 같네.”

“응.”


진소명은 고개를 끄덕이는 여령을 의자에 내려놓고 몸을 일으켰다.


“화령. 영력 올리는 영단 좀 꺼내줘.”

[······그냥 보관만 했는데, 내가 영단 종류를 어떻게 알겠느냐.]

“아. 그랬네. 영단 설명서는 나만 봤지. 미안.”


진소명은 여령이 들고 있는 화령의 손잡이를 잡고 환영으로 들어가 소령단과 대령단을 골라냈다.


약선문의 영단 설명서에 영력을 올려준다고 적혀있던 영단이다.


화령에게 영단을 받아든 진소명이 거실 바닥에 자리를 잡았다.


“령아. 화령한테 설명도 듣고 보물창고도 구경하고 있어.”

“알았어.”


여령이 고개를 끄덕이자 진소명은 바로 자세를 잡고 곧바로 소령단 하나를 입에 집어넣었다.


입안에서 영단이 녹아들자 진소명은 곧바로 천지결을 운기하기 시작했다.


천지결은 천둔비결의 기본이 되는 영력심법으로 화령과 계약을 하려면 영력이 필요하다고 해서 익힌 심법이다.


화령에게 거짓말 한 것들이 많았던 진소명은 계약이 가능한 수준으로 심법을 익힐 때 까지 비고에서 버틸 생각이었다.


그런데 황당할 정도로 쉽게 익힐 수 있었다.


사실 쉬웠다기보다는 영맥이 이미 트여있는 상태여서 그냥 운기를 하니까 상단전이 만들어지고 상당한 양의 영력까지 모였던 것이다.


환생에 회귀까지 하고 세 번째 삶을 사는 상황이다 보니 그러려니 하고 말았다.


그동안 기이한 일들이 한두번도 아니었고.


한동안 운기를 하자 소령단의 흡수가 끝났다.


놀라울 정도로 쉽게 흡수가 되며 영력이 늘어나자 진소명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뭐지? 뭔가 영력의 느낌이 달라졌는데.”

[······어처구니가 없구나. 네 영력의 밀도가 달라졌다. 지경에 오른 것 같구나. 어찌 이럴 수가 있는 것이지? 영력심법을 익히자마자 상단전을 만든 것도 기가 막히는데 영단 하나 먹었다고 바로 지경에 오르다니 이게 도대체 말이 되는 일이냐? 게다가 술법은 익히지도 않았지 않느냐.]

“나도 모르지. 내가 뭔가 영력과 잘 맞는 체질인가보네. 아무튼 경지가 올랐으면 좋은 거지.”


진소명은 왠지 울컥한 것 같은 화령의 말을 뒤로 하고 다시 소령단을 삼켰다.


그렇게 4개의 소령단을 사용한 진소명이 고개를 살짝 갸웃거리며 입을 열었다.


“소령단은 이제 별 효과가 없는 것 같네. 무공 경지 오를 때 느낌하고 비교해보면 지경 중급 정도 인 것 같은데. 맞아?”

[······맞다.]


화령의 대답에 고개를 끄덕인 진소명이 이번에는 대령단을 입에 넣고 운기를 시작했다.


그렇게 3번째 대령단을 사용하고 한참동안 운기를 이어가던 진소명이 어느 순간 가볍게 고개를 저으며 몸을 일으켰다.


“더 이상은 안 되나 보네. 천경 중급까지가 한계인가 본데.”

“천경이면 강기경하고 비슷한 수준인거야?”


여령의 물음에 진소명이 잠시 생각을 해보다 고개를 끄덕였다.


“뭐, 경지 기준으로 따지면 비슷하지 않을까? 혼경이 화경하고 비슷하다고 했으니까.”

[정말 도무지 납득이 가지 않는구나.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 수가 있는 것이냐.]


화령의 당황어린 말에 진소명이 실소를 지었다.


사실 진소명도 이해가 안 가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술법은 익히지도 않은 상태에서 영단만 먹고 경지가 쭉쭉 오른다는 것이 그리 상식적인 상황은 아니지 않은가.


환혼부와 세 번의 삶이 상단전에 무엇인가 지대한 영향을 준 것은 명확한 것 같았다.


뭔가 날로 먹는 느낌이다.


애초에 회귀 보너스가 술법 쪽이었나?


“그냥 그러려니 해. 이해 안가는 일들이 세상에 한두 가지겠어.”

“맞아. 나는 화령도 너무 신기한걸.”


여령의 말에 진소명이 웃음을 지으며 입을 열었다.


“령아. 나 다시 나갔다 와야 될 것 같아. 좀 전에 화령이 하는 말 들었지. 마침 지진 때문에 천화산에 들어가는 사람도 없을 것 같으니까. 지금 다녀올게.”

“응. 기다리고 있을게.”


***


진소명은 약선문의 최상급 영단인 성신단 두 개를 챙겨 객잔을 벗어났다.


얼마 지나지 않아 천화산에 도착한 진소명은 계속 몸을 날려 산의 깊은 곳으로 들어갔다.


혹시나 싶은 마음에 아예 산의 중심부로 들어갈 생각이었다.


진소명은 한동안 이동을 하다 꽤 높아 보이는 산봉우리에 올라 주변을 둘러봤다.


“꼴이 말이 아니네.”


지진의 피해가 산맥 전반에 미쳤는지 산 자체가 반쯤은 무너지고 으스러져 있었다.


가볍게 혀를 찬 진소명이 근처의 평탄한 지형을 찾아 자리를 잡았다.


한동안 봉우리 인근을 살펴본 진소명은 혹시나 싶은 생각에 주위를 움직이며 간단한 진법을 설치하고 중심부에 자리를 잡았다.


가부좌를 튼 진소명이 성신단을 입안에 넣고 운기를 시작했다.


잠시의 시간이 지나자 진소명의 주위로 검붉은 기운이 아지랑이처럼 피어올랐다.


검붉은 기운은 거의 한 시간 정도 진소명의 주변을 휘돌다 천천히 진소명의 몸으로 빨려 들어갔다.


“역시 한 개로는 안 되네.”


약선문의 영단이라 혹시나 하기는 했지만 예상을 벗어나지는 않았다.


한동안 영단으로 늘어난 내공을 안정시킨 진소명이 남아있던 성신단을 삼켰다.


다시 진소명의 몸에서 검붉은 기운이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피어오르던 검붉은 기운은 종전과는 달리 사방으로 퍼져나가며 범위를 넓혀갔다.


점점 번져나가 산봉우리 주변까지 물들여가던 검붉은 기운이 어느 순간 진소명에게 빨려 들어가기 시작했고 그와 동시에 바람이 휘몰아치며 사방에서 안개 같은 기운이 밀려들었다.


그런 상황이 밤새 이어지다가 밀려드는 기운이 조금씩 줄어들기 시작하더니 어느 순간 사라졌다.


언제 부터인가 공중에 떠올라 있던 진소명의 몸이 느릿하게 바닥으로 내려앉았다.


남은 기운을 갈무리한 진소명이 느릿하게 눈꺼풀을 들어 올리며 탄성 같은 목소리를 냈다.


“화경에 오른 건가.”


잠시 멍하니 있던 진소명이 몸을 일으키자 얼굴에서 허물 비슷한 것이 흘러내렸다.


“뭐지.”


얼굴을 더듬어 보니 껍질 같은 것이 부스러지는 것이 느껴졌고 들어 올렸던 손에서도 허물이 흘러내렸다.


“탈태만 했나 보네. 신체는 이미 최적화 상태라 더 바뀔 게 없는 건가?”


환골탈태를 한다는 강기경에 올랐을 때도 이렇게 허물만 벗겨지고 말았었다.


두 번을 겪고 보니 말은 환골탈태라고 해도 뼈가 새로 만들어 지는 것이 아니라 그냥 강화되는 것이 아닌가 싶다.


그럼 반로환동은 세포 재생 정도 되려나.


진소명은 옷을 벗어서 털어내고 몸에 붙어있는 허물들도 강기를 일으켜 날려 보냈다.


다시 옷을 챙겨 입은 진소명이 시험 삼아 기운을 일으켰다.


자신의 내기와 천지의 기운이 섞여들며 연결 되는 것이 느껴졌다.


그 상태에서 의지를 일으키자 천지의 기운이 진소명의 의지에 따라 움직였다.


“이래서 이기어검이 가능한 거구나.”


한동안 이런저런 방식으로 기운을 움직여 보고 시험해보던 진소명이 문뜩 떠오른 생각에 하늘을 올려다봤다.


이미 해가 중천에 떠있었다.


“아. 시간이 꽤 지났네. 설마 며칠 지나거나 그런 건 아니겠지?”


진소명이 땅을 박차며 몸을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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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상당히 머리가 복잡해지는 떡밥들이다. +3 20.11.07 1,142 21 10쪽
» 꿀팁인데 +2 20.11.05 1,151 2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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