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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휘린 님의 서재입니다.

리턴 무림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퓨전

A.휘린
작품등록일 :
2020.10.18 02:42
최근연재일 :
2020.12.07 19:32
연재수 :
4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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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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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12,522

작성
20.11.09 0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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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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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글자
10쪽

이거 예상보다 훨씬 안 좋은 것 같지?

DUMMY

[굳이 십삼세의 한곳과 척을 지면서까지 그들을 영입할 필요가 있는 건가? 암영은 어느 정도 쓸모가 있겠지만 그 여자아이는 고작 지경 상급 수준의 술법가로 보이던데.]


자리를 벗어나자 화령이 의아하다는 듯 물었다.


십대 중반 정도로 보이는 나이에 지경 상급 수준의 술법가이니 상당한 빼어난 재능이었고 상급 요괴인 암영의 계약자이기도 하니 꽤 쓸모가 있을 듯싶기는 했다.


그렇다고는 해도 영입을 위해 십삼세에 속하는 거대세력과 싸운다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를 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화령의 말에 진소명이 가벼운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일종의 덤이랄까.”

“뭐가 덤이야?”


듣고 있던 여령이 끼어들었다.


“팔대요마 중에서 하나는 봉인이 확실히 풀렸고 나머지도 어찌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요괴들과 협력하고 있는 세가야.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 어차피 나하고 충돌을 하게 될 것 같거든. 그러니까 덤인 거지. 어차피 싸워야 하는데 싸워주면 목숨을 바쳐 충성하겠다고 하잖아. 게다가 인간 술법가니까 술법도 어느 정도 배울 수 있을 것 같고.”

“······.”

[······.]


잠시 말이 없던 여령이 못마땅한 눈으로 진소명을 바라봤다.


“왜?”

“그런 상황이면 그냥 협력해도 되잖아. 사정도 엄청 안돼 보이던데.”


여령의 말에 진소명이 고개를 저었다.


“그건 아니지. 어설픈 협력관계는 서로 도움이 안 돼. 저 둘이서 해봐야 뭘 할 수 있겠어. 당장만 해도 우리가 돕지 않았으면 죽었을 것이고, 앞으로도 따로 움직이면 얼마 못가서 죽겠지. 이건 일종의 거래야. 복수에 힘을 보탤 수 있게 지원해주는 대신 충성을 받는 거지.”

“······맞는 말 같기는 한데. 뭔가 미묘한 느낌이야.”


여령이 미간을 모으며 떨떠름한 표정을 지었다.


[선후의 문제인 것으로 보인다. 덤이 우선이고 거래가 나중인 느낌이다.]


***


취조에 가까운 긴 대화가 끝나고 두 사람이 자리를 떠나자 연지란은 쓰러지듯 바닥에 주저앉았다.


“지란. 괜찮으냐?”

“괜찮아요. 그냥 온몸의 진이 다 빠져나간 기분이라.”


힘없는 목소리로 대답하는 연지란의 모습을 잠시 바라보던 진야가 미간을 모으며 입을 열었다.


“이해가 가지 않는 구나. 굳이 하가를 적으로 두면서까지 너를 거둘 이유가 없을 것인데.”


진야의 말에 연지란이 눈을 치떴다.


“그게 무슨 말이죠? 제가 쓸모없다는 얘긴가요?”

“크게 쓸모가 있지도 않겠지. 나도 마찬가지고. 화경의 무인인데다 해신문의 소문주라고 하지 않더냐. 잘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해신문의 개파시조가 천성자다. 너 정도의 술사는 발에 채일 정도로 많을 게다.”


진야의 말에 잠시 고민해보던 연지란이 입을 열었다.


“뭔가 천중하가와 문제가 생긴 게 아닐까요? 우리는 현지 정보원이나 증인으로 필요할 수도 있겠죠. 우리는 증거나 증인이 있어도 이용하기 힘들지만 해신문은 다를 것 아니에요.”

“어쩌면 그럴 수도 있겠구나.”


***


객잔으로 돌아간 진소명은 마차 한 대를 더 구해 곧바로 기현을 벗어났다.


혹시라도 천중하가의 추적자들 중에서 남아있는 인원이 있을 수도 있으니 빠르게 움직일 필요가 있었다.


도시에서 대놓고 추격전을 벌이는 데도 관리문파의 무인들이 나타날 생각을 하지 않았던 상황을 감안하면 따로 협력자가 있을 가능성도 높았다.


연지란과 진야를 합류시킨 일행은 빠르게 이동해 3일만에 중양성 인근의 마을에 도착했다.


진소명은 마을 외각 쪽에 비어있는 집을 한 채 임대한 후 연지란에게 살아남은 암혼대 인원들의 관리를 맡기고 곧 천부로 향했다.


***


“와. 엄청 크다.”


중양성의 성문을 앞에 둔 여령이 휘둥그레진 눈으로 탄성을 터뜨렸다.


거대한 성문으로 수많은 사람들과 마차들이 오가고 있었다.


성안으로 들어선 진소명은 잠시 고민하다 마차를 곧바로 천부로 향해 몰아갔다.


따로 객잔을 잡아 여령을 놔두고 가는 게 어떨까 하는 생각이 떠오르기는 했지만 천부에서 어느 정도 시간을 잡아먹을지 불분명했다.


게다가 여령을 만나기 위해 들락거리면 어차피 숨겨질 것 같지도 않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마차는 천부의 화려한 대문 앞에 도착했다.


“멈추시오.”


문 앞에서 경계를 서고 있던 무인들이 앞으로 나서며 마차를 세웠다.


“무슨 일로 오셨소?”


경비무인 중 한명이 앞으로 나서며 물었다.


“해신문에서 왔소. 접객당으로 안내해 주시오.”


나직한 진소명이 말에 무인의 눈이 커졌다.


“네. 바로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무인은 신분 확인조차 하지 않고 곧바로 몸을 돌려 마차를 이끌었다.


어차피 접객당으로 가면 신분확인을 할 것이고 제정신을 가진 자가 천부에서 사칭을 할리도 없는 것이다.


문을 지나며 무인이 다른 경비무인에게 말을 건네자 경비무인이 신법을 펼쳐 빠르게 달려갔다.


천부로 들어서 한동안 이동을 하니 화려한 전각들이 모여 있는 곳이 보였다.


천부의 6당 중 한 곳인 접객당이다.


접객당이라는 이름만 들어서는 그저 손님 접대나 하고 집사나 하인들이 있을 같은 느낌이지만, 천부의 접객당은 현대로 따지면 외교부에 가깝다.


주로 대월국 24대 문파들과 소통과 협상, 조율을 하고 외국과 관련된 일도 접객당의 소관이다.


물론 손님 접대도 한다.


무인의 안내에 따라 가장 크고 화려한 건물 앞에 마차를 세우자 상당히 고위급으로 보이는 중년이 마차 앞으로 다가섰다.


진소명이 마차에서 내리자 중년인이 차분한 어조로 입을 열었다.


“반갑습니다. 접객당의 부당주인 조관이라고 합니다. 해신문에서 오셨다고 들었습니다.”

“해신문의 소문주인 진소명이라고 합니다.”


조관의 눈에 잠시 당황이 스쳐갔다.


직접 본적은 없었지만 자신이 알고 있는 해신문의 소문주와 이름이 달랐던 것이다.


“해신문의 소문주는 다른 분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문파 내부의 일입니다. 그리고 그런 이유로 이번에 천부에 방문하게 된 겁니다.”

“아······. 일단 안으로 드십시오.”


마차에서 내린 여령이 진소명의 옆으로 다가서자 조관이 잠시 머뭇거렸다.


“소개는 들어가서 하지요.”


진소명의 말에 조관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먼저 걸음을 옮겼다.


접객실에 들어선 세 사람은 탁자를 마주하고 자리를 잡았다.


자리에 앉자 하녀들이 다과와 차를 들고 와 탁자위에 올려놨다.


“일단 신분확인을 해주셨으면 합니다. 외향을 가리고 있는 술법도 해제해 주시기 바랍니다.”


조관의 말에 진소명이 화령의 술법을 해제 시켰다.


조관이 놀란 눈으로 진소명을 바라보다 마른침을 삼키며 입을 열었다.


“술법으로 가리고 다니시는 이유가 있었군요.”

“너무 눈에 뜨여서 좋을 것이 없는 상황인지라.”


진소명이 품에서 푸른빛이 감도는 손바닥 크기의 금속패를 꺼내 탁자위에 올려놓았다.


“이, 이것은······.”

“본문의 장문령부입니다. 이번 방문은 문주님을 대신해서 왔습니다. 최대한 빠르게 천군을 뵙고자 합니다. 무척 중대하고 심각한 문제입니다.”


잠시 말을 멈춘 진소명이 품에서 장문령부 보다 두 배 정도 큰 금속패를 꺼내 탁자에 올렸다.


“다, 단서철계.”


조관이 크게 놀라 눈을 부릅떴다.


“이것을 사용해야 할 상황입니다.”


진소명의 말에 조관이 벌떡 자리에서 일어났다.


“당장 천군께 전갈을 올리겠습니다.


***


“해신문에서 찾아온 자가 있다고?”


차분한 도인 같은 분위기를 풍기는 건장한 노인이 하얀 수염을 쓸어내리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40년 가까이 천군의 자리에 있으면서 대회의 시기 외에 해신문에서 천부를 방문한 경우는 처음이었다.


“네. 정문에서 해신문에서 왔다고 밝혔다고 합니다. 접객당으로 갔으니 곧 찾아온 이유를 알 수 있겠지요.”


차분한 인상의 중년문사의 말에 당대의 천군인 제진경이 미간을 찌푸렸다.


“왠지 좋은 일은 아닐 것 같군. 자네 생각은 어떤가?”


제진경의 말에 중년문사가 조금은 심각해진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아마 얼마나 안 좋으냐의 차이 일 듯합니다.”


말이 대월국에 포함된 섬이지 실상 별개의 국가나 다름이 없는 해신문이다.


엔간한 문제로 대회의 외에 방문을 할 이유가 없었고 그럼에도 굳이 찾아왔다면 뭔가 심각한 문제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았다.


“그렇지 않아도 갑자기 여기저기에서 요괴들이 튀어나와서 골치 아픈 상황인데······.”


한숨 섞인 천군의 말에 중년서생이 미간을 모았다.


“어쩌면 요괴들 문제와 관련된 일일 수도 있겠군요.”


그때 밖에서 왠지 다급하게 느껴지는 발소리가 들려오더니 곧 목소리가 들렸다.


“접객당 부당주 조관입니다.”

“들어오게.”


제진경의 대답에 집무실의 문이 열리며 조관이 안으로 들어서 허리를 숙였다.


“그래 무슨 일인가? 해신문에서 방문했다는 얘기는 들었는데.”


조관이 시선을 들며 마른침을 삼켰다.


“방문한 자는 해신문의 소문주라고 합니다.”


조관의 말에 제진경이 눈살을 찌푸렸다.


소문주 씩이나 되는 자가 왔다면 생각 보다 큰 문제꺼리를 가져왔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던 것이다.


“무슨 일이라던가?”

“무슨 일인지는 밝히지 않았으나. 장문령부와 단서철계를 들고 왔습니다.”

“뭐? 단서철계?”


제진경이 눈을 크게 뜨며 몸을 일으켰고 중년문사도 크게 놀란 표정을 지었다.


“네. 그리고 단서철계를 사용해야할 상황이라며 최대한 빠르게 천군을 뵈어야겠다고 합니다. 중대하고 심각한 상황이라는 말을 했습니다.”


제진경이 손을 들어 이마를 짚으며 신경질적으로 관자놀이를 문질렀다.


“하. 단서철계를 들고 왔는데 중대하고 심각한 상황이라고?”

“네. 문주를 대신해서 왔다고 합니다.”


제진경이 시선을 들어 중년문사를 바라봤다.


“이거 예상보다 훨씬 안 좋은 것 같지?”


중년문사가 심각해진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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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이런 게 기선제압이지 +2 20.11.11 972 24 12쪽
27 이 노인네가 갑자기 왜 이래? +3 20.11.10 1,000 26 13쪽
» 이거 예상보다 훨씬 안 좋은 것 같지? +2 20.11.09 1,062 21 10쪽
25 흠. 클리셰라고나 할까 +2 20.11.07 1,083 22 12쪽
24 상당히 머리가 복잡해지는 떡밥들이다. +3 20.11.07 1,142 21 10쪽
23 꿀팁인데 +2 20.11.05 1,151 2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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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이걸 속네 +3 20.11.02 1,255 25 11쪽
19 그 내단을 내게 다오 +4 20.11.01 1,273 26 11쪽
18 이래서 남자들이 기타를 배우는 거 아냐 +4 20.11.01 1,239 25 9쪽
17 시체 숨기고 온 거야? +3 20.10.31 1,252 25 11쪽
16 약자멸시 스킬이라도 생겼나? +4 20.10.30 1,303 25 12쪽
15 근데 몇 살까지 살았어? +4 20.10.29 1,393 27 12쪽
14 아. 더는 못 참겠다 +6 20.10.29 1,390 2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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