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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휘린 님의 서재입니다.

리턴 무림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퓨전

A.휘린
작품등록일 :
2020.10.18 02:42
최근연재일 :
2020.12.07 19:32
연재수 :
42 회
조회수 :
50,209
추천수 :
1,089
글자수 :
212,522

작성
20.11.07 0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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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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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글자
10쪽

상당히 머리가 복잡해지는 떡밥들이다.

DUMMY

영단으로 여령을 강기경에 올리려던 진소명의 시도는 일단 실패했다.


사실 당연한 일인데 이번 생에서 경지가 너무 쉽게 오르다 보니 현실감을 상실했던 것 같다.


이전 생을 생각해보면 진소명도 죽을 때까지 강기경에 못 올랐지 않은가.


강서성을 떠난 진소명은 마차를 몰아 대월국의 수도인 중양성으로 향했다.


“와. 존나 어렵네.”


진소명이 짜증어린 목소리를 내뱉으며 천둔비결을 덮었다.


뭔 소리인지 알아먹기도 쉽지가 않았다.


영력이 너무 쉽게 올라서 술법을 만만하게 생각했는데 막상 익히려고 하니 너무 어려웠다.


현대로 보면 철학, 물리학, 수학 박사논문을 뒤섞어 놓은 느낌이랄까.


분명히 읽고 있는데도 무슨 얘기인지 머릿속에 들어오지를 않았다.


“와. 돌겠네. 도대체 이게 뭔 소리야?”


일그러진 얼굴로 머리를 쥐어뜯는 진소명의 모습을 여령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바라봤다.


[그럴 줄 알았다. 무인도 내공만 높다고 고수인 것은 아니지.]


왠지 즐거움이 느껴지는 화령의 말투에 진소명의 얼굴이 구겨졌다.


“네가 할 말은 아니지. 너도 못 알아먹잖아. 술법가라면서?”

[인간과 요괴의 술법은 다르기 때문이다.]

“웃기고 있네. 배워서 익힌 게 아니라 고유능력이라며. 날로 먹은 주제에.”

[······나는 수백년의 수련으로 영력을 쌓은 것이다.]

“아. 그래서 내가 영력을 쉽게 쌓으니까 울컥 했구나.”

[······.]


화령이 입을 다물자 진소명은 생각에 잠겼다.


아무리 생각해도 술법을 혼자 익힌다는 것은 무리였다.


이번 생에 무공을 혼자 익힐 수 있었던 것은 전생에 배운 것들과 수십년을 수련한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배워두면 좋을 것 같기는 하지만 이제 와서 술법에 매진한다는 것도 애매하다.


“하. 천천히 틈틈이 하자.”


시간 날 때마다 공부 좀 하면서 필요하다 싶은 것들 위주로 익히면 되겠지.


문뜩 떠오른 생각에 진소명의 시선이 화령을 향했다.


“혹시 네가 내 영력을 사용해서 술법을 쓴다거나 하는 건 안 되냐?”


소설이나 게임 보면 에고소드에 그런 기능 있지 않았나?


[너는 여령의 내공으로 네가 무공을 쓸 수 있느냐?]

“······.”


확 와 닿네.



***


그렇게 20일 정도가 지났고 진소명과 여령은 기현이라는 소도시에 도착했다.


중양성과 5일 정도 거리에 있는 소도시다.


날이 어둑해지자 두 사람은 인근의 객잔에 자리를 잡았다.


식사를 하고 객실로 올라가 씻고 쉬려던 참에 갑자기 어디선가 폭발음이 들려왔다.


“무슨 소리지?”


여령이 놀란 듯 눈을 치뜨며 소리가 들린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


“누가 싸우나 보네. 도주하는 놈 둘에 추적하는 놈들이 열 명.”


잠시 귀를 기울이던 진소명이 무심하게 말했다.


어차피 자신들과는 상관없는 일인 것이다.


원래 이쪽 세상은 툭하면 칼질 하는 것이 일상인 동네이기도 하고.


[요기다. 조금 전의 폭발이 요괴가 사용한 술법인 것 같다.]

“요괴?”


생각지도 못한 화령의 말에 진소명이 미간을 모았다.


“이 시기에도 요괴들이 활동을 했었던 건가?”


사실 이전 삶에서는 촌구석에 살아서 그런 건지 몰라도 죽기 전까지 팔대요마니 요괴니 하는 얘기를 들어 본적이 없었다.


파천마군이 남긴 글도 신경이 쓰이고 강해져서 나쁠 것은 없다는 생각에 여러 가지로 노력과 준비를 하고 있기는 했지만, 이 시기에도 요괴가 활동 하고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령아. 나 잠시 나갔다 올게. 무슨 일인지 확인 좀 해봐야 할 것 같네.”

“나도 같이 가면 안 돼?”


되묻는 여령의 말에 잠시 생각해보던 진소명이 곧 고개를 끄덕였다.


생각해보니 굳이 여령을 놔두고 갈 이유도 없었다.


여령도 이제 외기경 최상급이고 자신과 함께 움직이면 위험 할 일도 없을 것이고, 법보도 있고.


“그래 같이 가자. 혹시 문제 생기면 이 기회에 실전 경험도 얻고.”


진소명이 여령의 손을 잡으며 객실의 창을 열었다.


“그리로 나가게? 근데 손은 왜?”


의아하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리는 여령의 모습에 진소명이 미소를 지었다.


“날아가게. 화령. 그거 좀 해줘. 은신술법.”


진소명은 허공섭물로 여령의 몸을 띄우며 창밖으로 몸을 날렸다.


풍익으로 일으킨 바람이 진소명과 여령을 하늘로 띄어 올렸다.


이십여 미터 정도 하늘로 솟구친 두 사람이 바람을 타고 한쪽 방향으로 날아가기 시작했다.


“우와! 진짜 날고 있어. 이거 어떻게 한 거야? 화경되면 날아다닐 수 있는 거야?”


눈이 동그래진 여령이 놀람과 신기함이 뒤섞인 얼굴로 탄성을 터뜨렸다.


“저번에 이 망토가 바람을 풍익이라는 법보라고 했잖아. 이 법보로 바람을 일으켜서 날아가는 거지. 어때 재미있지?”

“응. 너무 신기하고 좋아.”

“무섭지는 않고?”


여령이 환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응. 하나도 안 무서워 명이랑 같이 있는 걸.”


진소명이 잡고 있던 손을 당겨 여령의 허리를 안았다.


날아가는 두 사람의 속도가 조금씩 빨라지기 시작했다.


한동안 날아가자 진소명의 시야에 도시의 외각으로 달려가고 있는 한 무리의 사람들이 보였다.


쫓고 쫒기는 추격전에 주변의 시선은 전혀 신경 쓰지 않는 모습이라 추적은 쉬웠다.


몇 번 충돌이 있었는지 뒤 따르는 와중에 여기저기 부서지고 무너진 건물들이 보였다.


“이 정도 소란이면 이 지역 관리문파가 움직일 때도 된 것 같은데.”


뒤를 따르며 한동안 살펴봐도 관리문파의 무인들은 전혀 나타날 생각을 하지 않았다.


[도주하는 둘 중에 하나 뒤따르는 자들 중에 셋이 요괴다.]

“뭐? 양쪽 다 요괴가 있다고?”

[나도 이해가 안가는 구나. 혈귀들이 인간들과 함께 움직이다니······. 저 놈들은 인간을 가축 정도로 생각하는 놈들인데.]

“혈귀? 그 피 빨아먹고 산다는 요괴?”

[맞다. 피도 먹지만 식인을 하지. 인간과 가장 어울리기 어려운 요괴 중 하나지. 저 놈들에게는 인간이 식량이니까.]


화령의 말에 진소명이 헛웃음을 지었다.


“저 놈들 도대체 정체가 뭐야?”

[도주하는 둘 중에 하나는 암영이다.]

“암영은 어떤 요괴지?”

[어둠에 동화할 수 있는 고유능력을 가지고 있는 요괴다.]

“그게 다야? 다른 건 없고? 식인은 안하나?”

[어둠속에서 더 강해지고 잘 안 죽는다고 들었다. 인간의 영기나 생기를 탐하는 개체도 있고 아닌 개체도 있다. 인간들과 마찬가지로 개별적인 성향의 차이다.]


어느덧 쫓고 쫓기는 무리는 도시를 완전히 벗어나 숲으로 들어서고 있었다.


“근데 저 요괴들은 원래 외형이 인간 형태야?”

[그렇지는 않다. 변신한 상태다. 혈귀와 암영은 원래 변신 능력을 타고나는 요괴들이다.]


어느 정도 숲 깊은 곳으로 들어가자 도주하던 자들 중 하나의 몸이 먹구름처럼 시커먼 연기로 뒤덮이더니 순식간에 부풀어 오르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시커먼 연기 덩어리 거인의 모습으로 변신한 암영이 뒤로 돌며 추적자들을 향해 팔을 휘둘렀다.


검은 안개가 해일처럼 추격자들을 덮쳐오자 추격자들이 순식간에 주변으로 흩어졌다.


흩어진 추격자들이 반원을 그리며 범위를 벌려 도망자들을 둘러쌌고 추격자들 중에 셋이 온몸에서 붉은 안개를 피워 올리며 검은 안개로 뛰어들었다.


콰쾅!


주변을 울리는 폭발음과 함께 검은 안개와 세 개의 붉은 덩어리들이 동시에 뒤로 튕겨나갔다.


하늘 위에서 그러한 모습을 바라보고 있던 진소명이 놀란 눈을 했다.


“와. 진짜 더럽게 생겼네.”


암영으로 보이는 검은 안개 덩어리는 그런데로 봐줄만 했지만 본색을 드러낸 혈귀들은 상당히 괴기스러운 모양새였다.


쫙 찢어진 붉은 눈에 귀까지 이어진 입, 상어 같은 이빨, 30센티는 길어진 시커먼 손톱까지.


내가 바로 요괴다. 라는 느낌이랄까.


“이봐. 정체 모를 암영. 마지막으로 권고다. 그 인간을 넘기면 너는 그냥 보내주겠다. 고작 인간 하나 때문에 우리끼리 다툴 필요가 있나?”


혈귀들 중 하나가 앞으로 나서며 타이르듯이 말했다.


“세월이 많이 흐르긴 했나 보구나. 하찮은 혈귀들 따위가 감히 암영족에게 그따위 말을 지껄이다니.”


웅웅거리며 울리는 암영의 말에 앞으로 나서 있던 혈귀가 키득거리듯 웃었다.


“크큿. 그런 소리를 할 만한 상태가 아닐 텐데. 뭐, 굳이 죽기를 원한다면 못 들어 줄 것도 없지.”


혈귀가 말을 끝내며 암영을 향해 몸을 날렸고 곧 다른 혈귀들도 달려들었다.


콰쾅!

강렬한 충돌음이 사방으로 퍼져나갔다.


나머지 인원들은 굳이 함께 공격하지 않고 검을 세운 채 반원형으로 퇴로를 막아섰다.


그런 모습을 바라보고 있던 진소명이 미간을 모은 채 고개를 갸웃거렸다.


여러모로 특이하게 느껴지는 상황이었다.


인간을 보호하는 요괴, 본색을 드러낸 혈귀들의 모습을 보면서도 아무런 거리낌이 없어 보이는 인간 무인들.


그리고 생각해보니, 굳이 도시를 벗어나고 나서야 본색을 드러낸 요괴들.


상당히 머리가 복잡해지는 떡밥들이다.


“무슨 이면세계라도 있었던 거야?”

“이면세계가 뭐야?”


함께 요괴들의 싸움을 구경하고 있던 여령이 진소명의 혼잣말을 듣고 물었다.


“일반인들은 모르는 현실의 이면을 말하는 거지. 저 아래에서 벌어지는 일 같은 거. 우리가 모르는 이면에서 인간들과 요괴들이 섞여서 살고 있었던 거지. 아직 정확한 상황파악은 안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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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대체 어딜 보는 것이냐 +8 20.12.01 683 25 13쪽
40 왜 안 돌아와? 회수 기능이 있다면서. +6 20.11.29 718 22 13쪽
39 넌 템을 챙겨 +2 20.11.28 714 28 11쪽
38 순진하기는······. +4 20.11.27 744 27 11쪽
37 전부 거짓말이었잖아 +2 20.11.26 797 20 12쪽
36 마지막으로 권고한다. 물러나라. +5 20.11.25 832 29 11쪽
35 이건 또 어떤 쓰레기야 +4 20.11.23 792 28 12쪽
34 생각하고 그런 것은 아니다 +2 20.11.22 806 24 12쪽
33 하. 이런 미친놈이 있나. +2 20.11.20 872 25 11쪽
32 약빨이기는 했지만 +2 20.11.18 920 25 12쪽
31 전차와 전폭기의 싸움이랄까 +3 20.11.16 947 25 11쪽
30 광마 잖아 +3 20.11.14 959 24 11쪽
29 아주 지랄을 떨고 있네 +2 20.11.13 942 21 10쪽
28 이런 게 기선제압이지 +2 20.11.11 972 24 12쪽
27 이 노인네가 갑자기 왜 이래? +3 20.11.10 1,000 26 13쪽
26 이거 예상보다 훨씬 안 좋은 것 같지? +2 20.11.09 1,062 21 10쪽
25 흠. 클리셰라고나 할까 +2 20.11.07 1,083 22 12쪽
» 상당히 머리가 복잡해지는 떡밥들이다. +3 20.11.07 1,143 21 10쪽
23 꿀팁인데 +2 20.11.05 1,151 22 11쪽
22 간지 날 것 같지 않아? +4 20.11.04 1,179 19 12쪽
21 내가 봉인했어? +3 20.11.03 1,274 21 13쪽
20 이걸 속네 +3 20.11.02 1,255 25 11쪽
19 그 내단을 내게 다오 +4 20.11.01 1,273 26 11쪽
18 이래서 남자들이 기타를 배우는 거 아냐 +4 20.11.01 1,239 25 9쪽
17 시체 숨기고 온 거야? +3 20.10.31 1,252 25 11쪽
16 약자멸시 스킬이라도 생겼나? +4 20.10.30 1,303 25 12쪽
15 근데 몇 살까지 살았어? +4 20.10.29 1,393 27 12쪽
14 아. 더는 못 참겠다 +6 20.10.29 1,390 2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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