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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기술사 님의 서재입니다.

마녀의 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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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기술사
작품등록일 :
2017.01.23 00:46
최근연재일 :
2017.03.27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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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2.23 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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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W 5. 제국 - 6

DUMMY

어느덧 노을이 지는 때가 되었고, 하늘이 붉게 물들었다.

그동안 나와 리헨은 영지의 동쪽 구역을 향해 천천히 산책하듯 걸어갔고, 노을이 지는 시간이 되기 몇 시간 전에 도착할 수 있었다.

사실 조금씩 이것저것 구경하면서 오다보니 살짝 더 걸린 것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영지가 충분히 넓다는 사실에는 여전히 변함이 없다.

애초에, 넓으니 이것저것 구경할 거리들도 생기는 거고, 그러니 시간이 더 오래 걸릴 수 있는 거다.


"흐음, 이제 한두 시간만 있으면 야시장이 열리겠는 걸?"


"그러게요. 곧 하늘이 어둑어둑해지겠네요."


노을이 지고 있으니 곧 있으면 해가 완전히 지평선 너머에서 모습을 감출 것이고, 그 너머에서는 달이 자신의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

하늘에서 불그스름한 기운이 많이 사라졌다 싶으면 시작하는 야시장.

사실 옛날의 바라트 제국이었다면 마법사 인력을 동원해서 밤 동안에 불이 켜지게 했겠지만, 지금의 바라트 제국은 나름대로 발전을 이루어 빛을 내는 마도구를 양산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양산 역시 마법사들이 관여하니 마법사 인력은 만년 부족일 수밖에 없다.


아무리 발전을 이루어도, 마법사가 없으면 그 발전이 소용이 없으니 마법사가 귀하게 여겨지는 수밖에.

어쨌든, 그 양산된 발광 마도구는 제국민들이 적당히 살 수 있는 가격으로 팔린다고 하니 지금의 야시장도 무사히 열릴 수 있는 것이리라.


"노을 참 예쁘네."


"늘 보면 언니는 하늘을 보고 예쁘다고 하는 것 같아요."


그런가?

하긴, 할 일이 없다보니 늘 하늘을 보고 있고,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하늘의 아름다움이 눈에 들어오니까.

하늘을 보고 예쁘다고 하는 건 아마 당연한 것 아닐까?


"예쁜 건 예쁜 거니까."


"딱히 부인할 생각은 들지 않네요. 틀린 말도 아니니까요."


"그치?"


"아무튼, 시간이 빨리 좀 흘렀으면 좋겠어요."


"야시장 때문에?"


"네."


"난 이런 시간도 좋은데. 평화롭고 좋잖니. 원래, 평화로운 시간은 한 번 가면 다시 얻기 힘들단다."


"왠지 다 늙은 사람처럼 말하네요."


"그런가?"


사실, 죽어있던 시간까지 포함하면 나이는 엄청 많은데.

거의 자면서 보내기는 했지만, 그래도 그동안 아무런 생각도 없이, 마치 무와 같이 존재했던 건 아니니까.

어쩌면 그 영향일지도 모르겠다.


리헨과 얘기하면서 시간을 보낸 끝에, 저녁이 찾아왔다.

그러자 하나둘씩 켜지기 시작하는 빛.

그 양산형 마도구가 켜지기 시작한 것이다.


"꽤 잘 꾸몄네, 그치?"


"그러게요. 역시 이런 거에 익숙한 사람들은 다르네요."


"그래도, 밤이 되야 더 예쁠 것 같긴 하네. 아직은 그렇게까지 어두운 건 아니니까."


"그야 그렇지만요."


"어쨌든, 이제 슬슬 구경하기 시작할까?"


"네!"


통제되던 시장 거리가 다시 통행 가능한 상태로 바뀌었고, 상점들이 하나 둘 문을 열기 시작했다.

그러자 조금씩 시장 거리로 들어서기 시작하는 사람들과, 그런 사람들에게 호객 행위를 하기 시작하는 사람들이 보인다.

아마 조금 지나면 저런 호객 행위도 할 필요가 없어지겠지.


"일단, 적당히 챙겨먹자."


"네!"


아까 전보다 훨씬 밝은 대답을 하는 리헨이다.


리헨, 식욕도 충만하구나······.


···

······


시장을 얼마 걷지도 않았는데, 느릿느릿 걷다보니 순식간에 하늘이 깜깜해졌다.

무언가 즐거운 일을 하면 항상 순식간에 흘러가버리는 시간.

리헨도 아마 그렇게 느끼고 있지 않을까?


"이제 어둡네요."


"이제 슬슬 마도구가 더 켜지려나?"


"아마 그렇지 않을까요? 이미 꽤 밝긴 하지만 말이죠."


"그래도 모양을 만들면 충분히 예쁘게도 보이니까. 그런 부분은 괜찮잖니?"


"그건 당연하죠."


리헨이 고개를 끄덕이며 답한다.

물론 마도구 자체는 양산의 영향으로 모두 똑같은 모양을 하고 있다.

랜턴 비스무리하게 생긴 통과, 그 안에 들어있는 발광 구슬의 형태가 모든 발광 마도구의 생김새다.

하지만 빛을 적당히 가리고, 빛이 나가는 통로를 만들어주면 충분히 예쁜 모양 역시 만들어낼 수 있다.

그것이, 바로 현재 이 야시장이 열리는 시장 거리의 가게들이 대부분 공통적으로 취하고 있는 행동이다.


"그래도, 너무 밝으니 눈이 좀 아프긴 하네."


"그럼 조금 쉬는 건 어때요? 마침 옆쪽에 빈 공간이 있네요."


나와 리헨의 오른쪽으로 있는 통로 건너편에 또 다른 길이 보였다.

통로 너머로는 벤치 하나가 보였는데, 아마 인적이 드문 길이 아닐까 싶다.


"그럼 그럴까?"


"네. 그래도 그 전에······."


"응?"


"잠시만 기다려보세요."


리헨이 그런 말을 남기고는 빠르게 발을 움직여 내 앞에서 사라졌다.

기다리라고 하니 가만히 있기는 하겠지만, 어딜 갔다오려는 걸까?


그 의문은 곧 풀어낼 수 있었다.


"자, 받아요!"


리헨이 고기가 꽂혀있는 꼬치를 내밀었다.

적당히 양념과 간이 되어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이걸 사러 갔다온 걸까?


"쉴거면, 먹을 것도 있어야죠. 안 그래요?"


"그래, 나쁘지는 않지."


나야 식욕이 많이 줄기는 했지만, 리헨은 식욕이 왕성한 아이니까.

아마도 저런 식으로 끊임없이 먹을 것이 분명하다.


그 증명으로, 리헨은 나에게 꼬치를 건낸 손에는 하나를, 자신이 먹을 꼬치는 반대쪽 손에 두 개를 들고 있었다.

물론 내가 그 꼬치 두 개를 보자 리헨은 고개를 돌리며 모르는 척을 하긴 했지만.


한창 야시장이 열리고 있는 거리에서 살짝 벗어나니, 훨씬 조용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야시장은 워낙에 사람들이 많은 덕분에 무척 시끄러운데, 조금만 벗어나도 훨씬 조용해진다는 사실은 기분을 참 묘하게 만들었다.


그래도, 이런 정적도 나쁘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평상시의 이러한 정적은 무언가를 고민하기 딱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니까.

하지만 옆에 리헨도 있겠다, 마냥 내 생각만 하고 있을 수는 없지.


"어때?"


"야시장요?"


"응."


"확실히 듣던 것처럼 즐겁긴 하네요."


"처음이야?"


"아뇨."


리헨이 고개를 저었다.

역시 야시장은 처음······이 아니라고?

하지만 행동을 보면 마치 처음인 것 같았는데.


"어렸을 때에는 야시장을 즐긴 적이 있었으니까요. 잘 기억이 안 나기는 하지만 말이죠."


아, 리헨과 나의 차이를 잊고 있었다.

나는 거의 처음부터 고아였고, 리헨은 그리 오래 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아마 아직 부모님이 떠나기 전을 말하는 거겠지.


"그래선지, 오랜만에 즐기는 야시장이 훨씬 즐겁더라고요. 추억의 재발견이라는 느낌······이라고 하면 좀 더 맞을까요."


추억의 재발견······.

사실 리헨은 추억의 재발견이라는 말을 하기에는 나이가 그닥 많지 않은데.

그래도, 자기가 그렇게 느꼈으면 그런 거겠지.


"사실, 부모님이랑 다시 야시장, 그러니까 축제를 즐기고 싶었어요."


"그러면 왜 굳이 나랑······."


"언니라서 괜찮다고 생각했어요. 만난 지 그리 오래되지는 않았지만, 언니라면 후회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


리헨은 부모님의 사랑이 그리웠나보다.

어쩌면, 나를 부모님과 겹쳐보는 건 아닐까?

그렇기 때문에······.


리헨이 고개를 저었다.


"언니, 표정에 무슨 생각하는지 다 나타나잖아요. 언니가 생각하는 그런 게 아니에요."


"그럼?"


"저는, 단지 언니가 한 사람으로서 좋을 뿐이니까요."


리헨이 나를 향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괜히 사람 멋쩍게······.


뭐라고 반응해야 좋을지, 고민 끝에 나 역시 똑같이 답하기로 결정했다.


"나도."


웃으며 머리를 쓰다듬어주니 리헨이 더 큰 웃음을 지어 보였다.


그러자, 저 멀리서 붉은 빛이 하늘을 향해 솟아오르는 것이 보인다.

미약한 붉은 빛은 점점 하늘로 솟아오르더니 저 높이 날아오르고 나서야 붉은 빛을 주변에 흩뿌리며 터지고는 사라졌다.


"저건······."


"불꽃놀이네요."


그 말이 맞다고 하려는 듯이, 붉은 빛이 퍼졌던 곳에서는 또 다른 붉은 빛들이 퍼져나가고 있었다.

중간중간 다른 색들도 섞인 채 터지는 밝은 빛들은 나와 리헨이 있는 곳까지 밝게 비춰줬다.


"불꽃놀이를 볼 수 있을 줄은 몰랐는데."


"저도요. 불꽃놀이를 하려면 마법이 필요하니까요."


"그러면, 지금 이쪽에 마법사가 왔다는 걸까?"


"아마 그런 게 아닐까요?"


퍼지는 빛 바로 아래쪽에는 영주성이 있음을 그제야 눈치 챌 수 있었다.

영주성에 있을 마법사가 마법을 이용해서 불꽃놀이를 선보이는 상황.


마법사는 무척이나 비싼 인력일 텐데, 어떻게 불러왔을까······.

거기다가, 마법사들은 모두 나라에서 관리할 텐데.

나라에서 돈을 많이 받고 부족하긴 하지만 인력을 보내준 건가?


"아무렴 어때요. 예쁘면 됐잖아요? 그러지 말고, 구경이나 해요."


리헨이 내가 복잡한 생각을 하고 있다는 걸 눈치라도 챘는지, 갑작스럽게 내 생각을 방해했다.


"그럴까?"


어느새 하늘은 시커멓게 변해 있었고, 불꽃놀이의 빛들이 하늘을 밝히고 있었다.

서로 어우러지는 밝은 빛들은 무척이나 아름다운 풍경을 일고 있었다.


"리헨."


"왜요?"


"다시 시장 쪽으로 가보는 건 어때?"


"네!"


역시나 밝게 웃으며 대답하는 리헨의 오른쪽 손을 잡고, 다시 시장 거리로 나섰다.

그러자 조금씩 시끄럽게 들려오는 사람들의 웃음소리.

하늘에서 터지는 불꽃들과 주변에서 들려오는 사람들의 웃음은, 이곳이 축제라는 느낌을 확연하게 느낄 수 있도록 해주었다.


야시장 구경은 꽤나 오래 걸릴 것 같다.


작가의말

죄송합니다. 늦었네요. 한밤중에 올리고 갑니다. 전 슬슬 자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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