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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게죄 님의 서재입니다.

정령계 VVVIP의 탑 등반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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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게죄
작품등록일 :
2024.08.05 09:19
최근연재일 :
2024.08.19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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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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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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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1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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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009. 새로운 정령(2)

DUMMY

유진이 강차장에게 제일 먼저 한 말은 바로 이거였다.


“혹시나 해서 여쭤보는 건데, 도청하고 계셨던 건 아니죠?”


뜬금없는 유진의 말에도 강차장은 당황하지 않았다.


오히려 희미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다행히 제가 잘하고 있는 모양입니다.”

“너무 잘하고 계셔서 약간 소름 끼칠 정도예요. 진짜 가려운 부분을 딱 긁어주셨어요.”

“도움이 될 수 있어 다행입니다. 필요한 부분이었다고 하시니 바로 말씀드리겠습니다.”


강차장은 곧장 본론으로 들어갔다.


“유진님의 안전을 위한 기본적인 준비는 끝났습니다만, 이다음을 준비하려면 유진님의 의견이 필요합니다.”

“제 의견이요?”

“예. 안전을 위한 배려가 자칫 속박처럼 느껴질 수도 있으니 유진님께서 싫어하시는 요소를 최대한 배제해 그런 부분을 최대한 줄이려고 합니다.”


하긴, 안전만 생각하면 그 누구도 찾을 수 없는 곳에 유진을 가둬두는 게 최고였다. 하지만 유진에게 그곳은 감옥이나 마찬가지였다.


아마 이런 부분을 조율하려는 것 같았다.


“경호 인력이 직접 붙는 건 어떠십니까? 가장 확실하다면 확실한 방법입니다.”


그 말에 번개의 정령이 입을 열었다.


-그런 보호는 필요 없습니다. 주인님께 필요한 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다가오는 위험을 알려 줄 사람입니다. 제가 괜히 어둠의 정령을 추천했던 게 아닙니다.


유진은 번개의 정령이 해준 조언을 강차장에게 전달했다.


“위험 발견은 가장 기본적인 부분입니다. 그 부분은 조치가 끝났으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벌써요?”


강차장은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열었다.


“다만, 이곳이 평범한 집이다 보니 저격 같은 원거리 공격에 관한 대비가 부족합니다.”

“저격이요? 한국에서요?”

“유진님의 가치를 생각하면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입니다. 이곳에서 계속 사실 생각이라면 대대적인 공사가 필요합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만약 공사를 한다고 해도 문제입니다. 주택가인 이 동네 특성상 공격이 오면 민간인들의 피해가 발생할 겁니다.”


정말 어질어질한 이야기였다.


“무슨 할리우드 영화도 아니고.”

“영화랑은 비교도 안 될 겁니다. 원래 현실이 영화보다 훨씬 더 끔찍한 법이니까요.”


그렇다면 유진은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할 필요 없었다.

유진은 강차장을 바라봤다.


그가 아무런 해결책 없이 왔을 리 없었다.


“혹시 이 집에 특별한 애착이 있으십니까?”

“그건 아니에요. 그냥 월세 대비 괜찮은 집 정도예요.”

“그러면 두 가지 선택지가 있습니다.”


하나도 아니고 둘씩이나?

역시 강차장이었다.


“첫 번째는 서울에 있는 상위 난이도 등반자들을 위해 지어진 아파트로 이사하시는 겁니다. 보안등급도 최상이고 시설 또한 최고라고 자부합니다.”

“아. 그건 좀.”

“이유가 있으십니까?”

“서울은 너무 복잡해서요. 사람도 많고요.”


강차장은 더 묻지 않고 두 번째 선택지를 알려 주었다.


“그렇다면 이건 마음에 드실 겁니다. 청주 외곽에 특수 제작된 별장이 하나 있습니다. 민가와 거리도 있고, 보안 또한 확실합니다.”


확실히 이쪽이 더 마음에 들었다.

다만, 중요한 문제가 하나 있었다.


“코팡의 총알 배송되는 곳인가요?”


코팡의 총알 배송.

이건 정말 중요한 문제였다.


“물론입니다. 코팡의 총알 프레쉬 배송도 가능한 곳입니다. 외곽이라곤 해도 청주 시내와 똑같다고 생각하셔도 됩니다.”

“아. 그래요? 완전 외곽은 아닌 모양이네요.”

“예. 맞습니다.”


더욱 마음에 들었다.

이제 진짜 중요한 이야기를 할 차례였다.


“전세인가요? 아님 월세인가요?”

“자가입니다.”

“······예?”

“저희 보안 대책 때문에 이사 하시는데 당연한 일입니다. 이사를 결정하시면 바로 명의 이전 진행하겠습니다.”


놀라움과 기쁨이 드는 한편, 아쉬움 또한 따라왔다.


“제가 서울 아파트를 선택했으면.”

“아. 그곳은 조금 다릅니다. 영구 대여 형태로 진행됐을 겁니다.”


아쉬움이 싹 사라졌다.


“혹시 여전히 외출하실 수 없는 겁니까? 만약 가능하시다면 집을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장비와 그 물건들도 이쪽에서 보는 게 더 편하실 겁니다.”


유진의 안전과 관련된 일인 만큼 정령들도 딱히 반대하지 않았다.


“좋아요. 한번 보고 싶네요.”

“그럼, 모시겠습니다.”


유진은 강차장과 함께 집을 보러 나섰다.


***


집은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었다.


유진의 집에서 차로 20분 정도.

완전 외곽까진 아니었다.


다만, 집의 위치가 범상치 않긴 했다.


“괜히 별장이라고 말씀하신 게 아니네요.”


집은 산 중턱에 자리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건 단점이 되지 못했다.


“이 산 전체가 여기 별장 땅입니다.”

“······산 전체가요?”

“정확히는 도로가 따로 시작되는 산 아래 땅까지입니다.”

“그럼, 제가 여기로 이사를 오면······.”

“당연히 산 또한 유진님의 소유입니다.”


집을 받으면 산이 딸려 온다고?!

이곳이 점점 더 마음에 들었다.


그건 정령 또한 마찬가지였다.


-위치가 정말 좋습니다. 자연의 기운이 훨씬 더 강합니다.


감정의 정령 또한 이곳이 마음에 든 것 같았다.


이것만으로도 이사할 이유는 충분했는데, 별장에 도착했을 땐 여러 가지 의미로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끝내주네요.”


숨이 탁 트이는 아름다운 경치에 한 번.


경치만큼이나 끝내주는 집에 또 한 번.


산 중턱에 지어진 거란 게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외국의 향기가 물씬 풍기는 모던한 형태의 최신식 건물.


“이야. 영화에서만 보던 수영장이라니.”


집 앞에는 수영장까지 딸려 있었다.


강차장은 그건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집 뒤편을 가리키며 입을 열었다.


“뒤쪽엔 작은 골프장도 있습니다.”

“······예?”

“그 외에도 조금 떨어진 곳에는 작은 텃밭과 유리 온실도 있습니다.”


이쯤 되니 궁금할 수밖에 없었다.


“대체 이런 별장을 누가 만든 거예요?”

“오성 오너 일가입니다.”

“······오성이면 오성전자의 그 오성이요?”

“예. 간단히 설명해 드리면 세금 일부를 이곳으로 대신 받았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세금이요? 심지어 일부라고요?”

“정확히는 상속세입니다. 재벌들 상속세와 워낙 엄청나니까요.”


역시 재벌이었다.

스케일이 달라도 너무 달랐다.


반쯤 넋 놓고 있는 유진에게 강차장은 차분하게 말했다.


“이제 집안을 한 번 보시겠습니까?”


그렇게 강차장에게 이끌려 들어간 집안은 완벽했다.


깔끔하면서 심플한 인테리어.

고급스럽지만 요란하진 않은 가구.

각종 최신 가전제품.


무엇하나 마음에 들지 않는 게 없었다.


“이게 진짜 풀옵션이네요.”


현재 살고 있는 집의 풀옵션과는 격이 달랐다.


더욱 마음에 드는 점은-.


“오. 그냥 빈방도 있네요?”


온전히 유진이 꾸밀 수 있는 공간도 있다는 점이었다.


“마음에 들어 하시니 다행이지만, 이곳에 단점이 있습니다.”

“도시가스가 아닌가요?”

“아니. 그런 게 아닙니다. 워낙 부지가 넓고 크다 보니 관리할 사람이 필요하실 겁니다. 혼자서 관리하기엔 이곳은 너무 넓고 큽니다.”


다행히 유진에겐 해당 없는 단점이었다.


“그건 괜찮아요. 혼자서 충분해요.”


정령이 있는 유진에게 그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심지어 지금은 새로운 정령마저 소환할 수 있는 상황. 관리할 정령이 필요하면 소환하면 될 일이었다.


“그렇군요. 다행입니다.”


강차장은 그럴 줄 알았다는 듯 옅은 미소를 띠었다.


근접 경호를 싫어하는 유진이 집과 산을 관리할 사용인들을 둘 리 없었다.


이 사실을 알면서도 강차장이 이 별장을 보여준 건, 유진이라면 문제없을 거라 예상했기 때문이었다.


능력이 뭔지 어떤 방법일지 아무것도 모르지만, 유진이라면 아무렇지 않게 된다고 말할 줄 알았다.


그런 강차장의 예상은 정답이었다.


‘역시 무리한 보람이 있어.’


사실 이 별장은 강차장의 권한으로도 손에 넣는 게 쉽지 않았다. 실제로 청장은 쏟아지는 전화에 시달리는 중이었다.


하지만 그만한 가치가 있었다.


재벌가의 보안과 안전에 관한 노하우가 온전히 녹아 있는 최고급 시설이었다.


유진의 안전이 확보됐다고 봐도 무방했다.


가장 큰 숙제를 끝낸 강차장은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유진을 다음 장소로 이끌었다.


“그럼, 이제 장비들을 보시겠습니까?”

“아. 아직 장비가 남았었죠? 이미 너무 놀라서 더 놀랄 힘도 안 남았는데 큰일이네요.”

“이번에도 놀라셨으면 좋겠는데 큰일입니다.”


훈훈한 분위기 속에서 유진과 강차장은 장비를 보러 이동했다.


장비가 보관된 곳은 너무나도 가까이 있었다.


건물 지하.

온갖 물건들이 유진을 기다리고 있었다.


***


등반자 전용 장비.


탑에서만 구할 수 있는 소재와 재료를 사용해 지구의 첨단 기술을 쏟아부어 오직 등반을 위해 만들어진 장비.


그런 장비들이 한쪽에 놓여 있었지만, 전혀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아니. 저것들은 어떻게 가져오셨어요?”


더 충격적인 물건들이 자리하고 있었다.


“이거 국보 83호라고 쓰여 있는 거 진짜예요?”


국보에 속하는 유물들부터.


“······이걸 여기에 가져오셔도 돼요? 그림 주인이 있는 거 아니에요?”


미술관에 걸려 있을 법한 그림.


“연쇄 살인 사건 증거물? 아, 아니죠?”


범죄에 연관된 게 분명해 보이는 증거물.


“그나마 이쪽은 평범하네요.”


낡고 오래돼 보이는 온갖 물건들까지.


요 며칠 사이 대체 이걸 어떻게 모아왔는지 짐작조차 되지 않았다.


“나름대로 모아봤는데 유진님께 도움이 되는 게 있습니까?”

“잠깐만요. 보고 있어요.”


물론, 유진이 보고 있는 건 아니었다.


유진의 눈을 통해 감정의 정령이 물건들을 살펴보고 있었다.


-일단 가장 좌측 쪽 물건들은 전부 제외해도 될 것 같습니다.


아쉽게도 모아온 물건들이 모두 가치지 있지는 않았다.


유진은 감정의 정령의 말을 들으며 천천히 분류를 시작했다.


“유물이랑 그림은 전부 제외해도 돼요.”

“다행입니다. 청장님이 기뻐하실 것 같습니다.”

“역시 가지고 오신다고 고생하셨나 보네요.”

“저는 괜찮았습니다. 청장님께서 고생하셨습니다.”

“그거 다행이네요.”

“예.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 뒤로도 분류는 계속 이어졌다.


“이 낡은 물건들도 전부 제외하시면 될 것 같아요. 이거 딱 하나만 빼고요.”


낡고 오래돼 보이는 물건 중에는 딱 하나만 원시 정령이 담겨 있었다.


낡고 오래된 스테인리스 컵.


“아. 그건 경찰서에서 얻은 물건입니다. 막내 컵이라고 불리는 데, 막내가 들어오면 물려준다고 들었습니다.”

“컵을 물려준다고요?”

“막내가 저 컵을 물려받으면 사고가 덜 난다는 미신 같은 게 있었습니다.”


그건 단순한 미신이 아니었다.


-감각과 관련된 원시 정령인 것 같습니다. 다만, 유진님께는 그다지 도움이 되는 원시 정령은 아닙니다.

-맞습니다! 제 관리에 비하면 한참 하위호환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해도 그리 문제 될 건 없었다. 4대 속성 원시 정령들을 성장시키는 데 사용하면 될 일이었으니까.


마지막으로 남은 범죄에 사용된 증거품들은 여러 가지 의미로 놀라웠다.


-물건들 중엔 이쪽에 원시 정령들이 가장 많습니다.


이것만으로도 놀라웠는데.


-다만, 대부분이 악령화가 진행된 아이들입니다. 이대로는 사용은 물론이고, 흡수시키는 것조차 불가능합니다.


유진이 한참을 증거품들 앞에서 머무르자, 강차장이 입을 열었다.


“여기 있는 증거품들은 극히 일부입니다. 어차피 시간이 지나면 폐기되는 물건들이 전국에 쌓여 있습니다.”


그 말에 반응한 건 감정의 정령이었다.


-양이 많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악령화된 원시 정령들을 안전하게 흡수시킬 방법이 있습니다.

-아! 맞습니다! 있습니다!


번개의 정령마저 동의하고 나섰다.


유진이 얼른 말해보라는 듯 고개를 끄덕이자, 감정의 정령이 입을 열었다.


-저주의 정령입니다.


역시나 이번에도 상상하지 못한 정령이 튀어나왔다.


-저주의 정령이라면 악령화된 원시 정령을 흡수시킬 수 있습니다.

-게다가 부족한 화력도 보완됩니다! 저주로 적을 약화하면 저도 6층에서 문제없습니다.


장점은 알겠다.

확실히 도움이 되고 이득이 된다는 걸.


그런데 저주란 단어 자체가 주는 꺼림직함을 떨쳐내긴 힘들었다.


이건 이성이 아닌 감성의 영역이었다.


그런 유진의 생각을 바꾼 건 감정의 정령이었다.


-저주의 정령만 소환하면 4대 속성 원시 정령들을 정령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그것도 단 한방에.


-1+4 서비스를 참으시겠습니까?


와. 이건 못 참지.


그렇게 새로운 정령이 결정됐다.




작가의말

부디 재미있게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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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연재 중지 공지 24.08.20 142 0 -
17 017. 7층의 보물 24.08.19 427 19 12쪽
16 016. 미미(美味)!! +2 24.08.18 546 19 12쪽
15 015. 보상 정산 24.08.17 589 22 12쪽
14 014. 보상이 쏟아짐 24.08.16 640 22 13쪽
13 013. 히든 임무를 노린다 24.08.15 700 26 12쪽
12 012. 4대 속성 정령 (2) +1 24.08.14 757 26 12쪽
11 011. 4대 속성 정령 (1) +1 24.08.13 790 26 12쪽
10 010. 새로운 정령(3) +1 24.08.12 848 25 11쪽
» 009. 새로운 정령(2) +2 24.08.11 903 24 13쪽
8 008. 새로운 정령(1) +2 24.08.10 997 24 13쪽
7 007. 강차장 일한다! +2 24.08.09 993 28 14쪽
6 006. 미친 노인 24.08.08 1,038 28 13쪽
5 005. 등반 관리청이 이상함 24.08.07 1,099 26 13쪽
4 004. 내가 아는 등반과 많이 다름. 24.08.06 1,158 28 13쪽
3 003. 이게···정령? +1 24.08.05 1,347 31 12쪽
2 002. 유산? 각성? 24.08.05 1,474 34 12쪽
1 001. 찾았다? 24.08.05 1,666 4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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