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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강변 님의 서재입니다.

침묵의 부대 SST(Silent Service Team

웹소설 > 일반연재 > 전쟁·밀리터리, 현대판타지

천사미키
작품등록일 :
2016.06.16 18:18
최근연재일 :
2016.08.01 07:11
연재수 :
6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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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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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383,187

작성
16.07.03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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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글자
13쪽

N. S. C. (1)

DUMMY

“그럼 현장에 있었던 조 호영 차관의 보고를 직접 듣도록 하겠습니다.”


“잠깐 김 장관, 실무 조정 하는 것도 아닌데 차관을 회의에 참석시키다니 제정신인 거요?”


안 지만 국방부 장관은 대통령이 주재하는 NSC 회의에 외교부 차관이 참석한다는 사실에 격분하였다. NSC 회의는 대통령과 내각의 각료급이 참석하는 회의로 차관 급이 참석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권위주의적 발상이라고 비판하는 사람도 있을지 모르겠지만, 이렇게 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일단 차관 급은 실무진이기 때문에 NSC의 하부 회의라고 할 수 있는 NSC 실무 조정 회의에 참석하여 자신의 의견을 개진할 수 있다. 그리고 이 의견들은 종합적으로 검토 되어 국가 안보 실장에게 보고되는 체계를 따르기 때문에, 권위주의적 발상으로 하급 기관의 의견을 무시하는 것은 아니었다.


다만 실무 조정 회의라는 한 단계를 더 거치기 때문에, 좋게 말하면 조정된 의견이고, 나쁘게 말하면 왜곡된 의견이 NSC에 보고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은 있었다.


즉 한 부처의 입장이 강하게 반영된 의견은, 하부 회의인 NSC 실무 조정 회의 차원에서 묵살될 가능성이 있었다. 따라서 김 이수 외교부 장관은 조 차관을 NSC 회의에 직접 참가시켜서 묵살될 가능성 자체를 미연에 방지하고자 했던 것이었다.


“안 국방께서 너무 과민 반응을 보이시는 것 같습니다. 뭔가 켕기는 것이라도 있으신가요? 저희는 현장에 파견되어 있던 당사자로서 생생한 증언을 듣고자 하는 것뿐이니까 너무 역정 내시지 마시길 바랍니다.”


“뭐요? 그럼 우리 경호팀 팀장도 불러야지. 이러는 법이 어디 있소?”


“그런 건 국방 장관께서 알아서 하실 일이고, 저희는 조 호영 차관의 증언을 듣고 싶은데, 뭔가 문제 있습니까?”


김 외교부 장관은 조 차관의 참석이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이 태연하게 말을 이어갔다. NSC 는 보안을 유지해야 하는 회의니 만큼, 참석자의 자격에 대해서 엄격히 따지는 것은 사실이었다. 하지만 중요한 정보를 가진 사람의 의견을 직접 들어야 하는 필요가 있다면, 그를 회의에 참석을 시키는 것이 불가능한 일은 아니었다.


“원칙에는 어긋나지만, 당시 현장에서 있었던 일을 직접 보고받는 것도 나쁘지는 않는 것 같은데, 실장 생각은 어떻습니까?”


송 기호 대통령은 근처에 앉아 있던 안보실장에게 의견을 물었다.


“의사 결정을 하기 위해서는 많은 정보가 필요한 법입니다. 대통령께서 편견을 가지시지 않고 조 차관의 증언을 들으신다면, 직접 증언이라는 방법이 나쁘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


안보실장은 대통령이 조 차관의 의견에 편견을 가지지 않는다는 것을 조건으로, 그의 증언을 듣는 것에 찬성하였다.


“알겠습니다. 그럼 조 차관을 들어오라 하세요.”


송 대통령의 허가가 떨어지자, 김 외교부 장관은 만면에 희색이 가득하였다. 반면에 외교부와 대척점에 서 있는 안 국방장관의 안색은 바늘방석에 앉은 사람처럼 좋지 않았다.


“조 호영입니다.”


“앉으세요.”


대통령은 회의장으로 들어온 조 차관에게 자리에 앉도록 지시하였다. 조 차관은 대통령의 지시에 주위를 둘러보더니, 자신에게 할당된 자리를 찾아 앉았다.


“마음 편하게 먹고, 그 때의 상황을 가감 없이 말해 보세요.”


대통령은 다소 온화한 목소리로 말했다. 대통령은 조 차관이 회의장의 분위기에 압도당하는 것을 원치 않았다. 대통령은 조 차관으로부터 당시 현장 상황을 정확하고, 생생하게 전해 듣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특전사에서 파견한 요원들은 매복 공격을 받고 무기력하게 우왕좌왕하고 있었습니다. 대만 쪽에서 기민하게 대응하지 않았다면 저는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을 겁니다.”


“거짓말, 대만 쪽 경호원들이 매복을 감지하기 전에 이미 우리 경호 팀이 위험을 감지하고 경고를 했고, 대응 태세에 들어가 있었습니다.”


안 국방장관은 조 차관의 말을 끊고, 황급하게 끼어들었다.


특전사 경호팀이 매복을 먼저 알고 위험을 경고한 것을 쏙 빼놓은 채로, 조 차관이 대만 경호원들의 활약상만을 과대 포장해서 대통령에게 보고하려는 뉘앙스를 풍겼기 때문이었다.


차량의 진로를 변경하라고 지시했던 조 차관,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서 이런 말도 안 되는 증언을 했겠지만 그 정도는 도저히 못 봐줄 정도로 심했다.


“조 차관, 당신이 경호 팀장의 반대에도 차량의 진로를 바꾸라고 지시했기 때문에, 적이 매복을 하고 있는 장소로 간 거 아니요? 왜 그 이야긴 빼고 이야기하는 거요?”


“그건...... 그러니까.......”


안 국방장관은 조 차관의 얄팍한 술수를 깨기 위해, 조 차관이 차량 진행 방향을 바꾸라는 지시를 했다는 사실을 말했다. 순간 회의장 장내는 술렁였다.


“사실입니까? 조 차관?”


대통령은 낮지만 무거운 목소리로 말했다. 사실 여하에 따라서는 책임 추궁도 엄중히 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드러낸 목소리였다.


“그러니까..... 그게......”


조 차관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안 국방장관이 말한 것이 사실이었기 때문이었다.


좌중의 분위기는 외교부를 성토하는 분위기로 바뀌려고 하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대통령님, 그 일에 대해서는 대만 특사가 할 말이 있다고 합니다. 어제 특사가 대만 총통의 친서를 저에게 주기 직전에 그 상황에 대해서 설명을 했습니다.”


“뭡니까? 그 말이라고 하는 것이.”


“특사가 차량의 진로를 변경할 것을 조 차관에게 부탁한 것이라고 합니다. 당시 예상 진로에 대형 사고가 발생하여, 자칫하면 일정이 늦추어질 것 같아서 부탁을 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대만 특사는 이 일로 조 차관이 곤욕을 치르지나 않을까 하고 걱정하고 있었습니다.”


“그것이 사실이요?”


“네, 그에 대해서 특사가 직접 증언을 하길 원하고 있습니다. 허락해 주시겠습니까?”


김 외교부 장관의 말에 대통령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NSC 회의는 한국 안보에 관한 최고 결정을 내리는 기구로 그 보안이 철저히 유지될 필요가 있었다. 중요한 증언임에는 틀림이 없지만, 외국인을 회의에 참석시키는 것이 대통령으로서도 쉽게 내릴 수 있는 결정은 아니었다.


“알겠습니다. 특사의 증언은 들은 것으로 하겠습니다. 아무리 중요한 증언이라지만 외국인을 NSC에 참석시킬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요.”


“하지만 대통령님, 특사를 NSC에 참석시키지 않고도 직접 증언은 가능합니다. 저도 보안을 지키기 위해서 NSC에 외국인이 참석하는 것은 반대하지만, 특사의 직접 증언은 들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사를 참석시키지 않고 직접 증언을 들을 방법이 있다는 겁니까? 그럴 수 있다면 특사의 증언을 허가하겠습니다.”


“네, 있습니다. 외교부 청사에 설치된 화상 회의 프로그램으로 특사의 증언을 들을 수 있습니다. 물론 특사에게는 NSC의 회의 장면을 볼 수 없도록 시야를 제한할 생각입니다. 그렇게 하면 보안은 유지될 수 있습니다.”


김 외교부 장관의 말에 대통령은 다시 한 번 생각에 잠겼다. 특사의 증언은 그 날의 상황에 대해 알려주는 중요 정보이며, 보안에 대한 위험은 화상 회의를 함으로서 최소화 하는 것이 가능하다. 그런 생각이 들자 대통령의 마음은 특사의 증언을 허가하는 쪽으로 기울었다.


하지만 대통령은 독단으로 결정을 하기보다 각료들의 의견을 들어보고 결정하기로 마음을 정하였다.


“외교부 장관이 화상 회의 방식으로 특사의 증언을 듣자고 하는데, 반대하시는 분계신가요?”


대통령은 특히 국방부 장관에게 시선을 주며 말했다. 특사의 증언은 국방부 장관에게 불리한 것이니 특히 그의 의견을 듣고 싶었던 것이었다. 하지만 특사의 증언을 반대할만한 이유를 찾을 수 없었기에 국방부 장관은 침묵을 유지하였다.


“알겠습니다. 특사를 연결해 주세요.”


주위의 반대가 없자, 대통령은 화상 회의 방식을 통한 특사의 증언을 허가하였다.


대통령의 허가가 나오자, 김 외교부 장관은 기다렸다는 듯이 스크린에 화상 회의 프로그램 화면을 띄웠다. 그 화면에는 대만 특사 오 영호의 얼굴이 클로즈 업 되어 있었다.


“안녕하십니까, 특사? 나 송 기호 대통령입니다. 불편한 점은 없습니까?”


“네 덕분에, 아주 편안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외교부 장관 말로는 특사께서 하실 말씀이 있으시다고 하는 것 같던데, 맞습니까?”


“네 맞습니다. 한 마디로 말씀드리면, 조 차관이 차량 진로를 바꾸라고 지시한 것은 제가 부탁을 드렸기 때문입니다. 이 일로 조 차관이 곤경에 빠지지는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특사의 말을 들은 좌중은 술렁거렸다. 차의 진로를 변경하라고 한 조 차관의 지시가 대만 특사의 부탁에 의해 행해졌기 때문에, 암살 시도에 대한 한국 정부의 책임이 상당히 경감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또한 특사의 발언으로 인해 외교부에 대한 책임 추궁도 할 수 없게 되는 것이 사실이었다. 차량의 진로 변경을 지시한 것이 조 차관의 독단적인 행위가 아닌, 대만 특사를 배려한 외교적 결정이라고 해석되었기 때문이었다.


특사의 발언으로 국방부와 외교부의 분위기는 완전히 바뀌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승기를 완전히 잡았다고 생각한 국방부였지만 형세는 완전히 뒤바뀌어 외교부로 승기가 완전히 넘어가 있었다.


“알겠습니다. 특사, 증언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럼 다음에 뵙겠습니다.”


“네 대통령님.”


특사의 얼굴이 스크린에서 사라지자 대통령은 시선을 좌중에게로 옮겼다. 국방부 장관의 안색은 보기 안쓰러울 정도로 안 좋아졌고, 외교부 장관과 조 차관은 승리로 기분이 좋은 듯이 의기양양하고 있었다.


“그럼 계속해서 조 차관의 증언을 들어보도록 하죠. 이의 있으십니까?”


조 차관의 증언을 계속 들어보자는 대통령의 말에, 누구도 토를 다는 사람이 없었다. 조 차관의 증언을 반대했던 가장 강력한 논거가 처참하게 깨어지자, 증언을 강력하게 반대했던 국방부 장관조차도 꿀 먹은 벙어리 마냥 침묵을 유지하고 있었다.


조 차관은 균형의 추가 외교부 쪽으로 급속하게 기울어진 회의장의 분위기를 알아차리고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특사가 자신이 부탁을 했다는 거짓말까지 하면서, 조 차관의 쉴드를 쳐 주었기 때문에 조 차관의 증언에 무게가 실릴 것이 틀림없었기 때문이었다. 즉 그 날에 있었던 진실이 무엇이건, 조 차관이 말하는 것이 진실로 인정될 확률이 높았다. 이는 곧 조 차관의 자리가 유지된다는 것을 의미했다.


조 차관은 왜 특사가 거짓말을 하면서까지 자신을 방어했는지는 몰랐지만, 상황이 좋아진 것은 사실이고 이를 놓칠 조 차관이 아니었다. 조 차관은 철저히 자신의 입장에서 증언을 계속하였다.


“네, 특사의 경호원들이 매복을 먼저 발견하였고, 소총으로 보이는 장비로 암살 시도를 하는 테러범들을 무력화 시켰습니다. 반면 우리 측 요원들은 우왕좌왕할 뿐 테러범들에게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못했습니다.”


대만 특사의 지원을 받은 조 차관은, 자신이 대만 관리인지, 한국 관리인지 구분도 안 된다는 듯이 특사의 경호원들을 적극적으로 두둔하였다.


“아니 그건 우리 측에서는 권총 밖에 장비를 하지 않았으니까 응사를 하지 못했던 거고, 그렇게 말하면 대만 측에서 모든 걸 다했다는 이야기가 되는 거잖아.”


안 국방부 장관은 조 차관의 개소리를 더 이상은 들어줄 수 없다는 듯이 소리쳤다. 하지만 승기를 잡은 조 차관은 안 장관의 기세에 전혀 위축되지 않았다.


“저는 있는 그대로를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매복을 먼저 발견한 것도 대만 경호원, 응사하여 대응을 한 것도 대만 경호원인 명백한 사실을 어떻게 부정하라고 하십니까? 솔직히 특전사들의 준비 부족을 비난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조 차관은 억울해 하는 안 국방부 장관을 향해 사정없이 비난의 화살을 쏘아댔다.


자신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서 그 대척점에 있는 국방부를 사정없이 까댈 필요가 있는, 조 차관은 손에 사정을 두지 않았다.


“그만, 그만, 알겠습니다. 그 쯤 하지요.”


조 차관과 안 국방부 장관의 싸움을 씁쓸하게 지켜보던 대통령은 두 사람에게 호통을 쳤다. 조 차관의 처세술이 뻔히 눈에 보이는 대통령이었지만, 인사에는 명확한 기준과 명분이 필요했다.


얍삽하다는 이유만으로 징계를 먹일 수 있는 국가라면 그 국가는 법과 원칙에 의해 진행되는 국가가 아닌 인정과 감정으로 운영되는 국가에 불과했다. 그렇게 생각이 든 대통령은, 적극적으로 대만 편을 들고 있는 조 차관을 아니꼽지만 그냥 두고 볼 수밖에 없었다.


“대통령님, 문제는 그 뿐만이 아닙니다.”


국정원장은 대통령에게 무거운 목소리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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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N. S. C. (2) +2 16.07.04 1,746 21 15쪽
» N. S. C. (1) 16.07.03 1,592 2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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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또 한 번의 시도 16.07.01 1,888 26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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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심문 (1) 16.06.30 1,849 29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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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예상하지 못한 조우 16.06.24 2,289 34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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