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이되어 이계로 -376.앤드류 vs 쟈미르 공작1-
알렉스 공작이 이끄는 조사단과 쟈미르 공작 일행이 충돌을 일으킨 마을은 이미 집의 형체를 간신히 알아볼 정도로 폐허가 되어버렸다.
다행히 이 마을과 근처 마을에 살던 백성들까지 모두 2조와 함께 대피를 한 상태였기에 더 이상의 사망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그렇지만 2차 격돌로 타이탄 9대를 비롯한 기사 7명이 목숨을 잃었다.
그러했기에 알렉스 공작은 앤드류 공작 일행을 향해 조심할 것을 당부했다.
“앤드류 공작. 조심하시오. 적들은 모두 최소 소드 익스퍼트 최상급의 실력을 지녔소.”
앤드류 공작이 대답했다.
“이미 알고 있소.”
“크흠.. 쉽지 않은 싸움이 될 것이오. 다들 조심하시구려..”
알렉스 공작의 조언을 들은 앤드류 공작이 가볍게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알겠소..”
그 후 그들의 격돌은 다시 이어졌다.
알렉스 공작은 계속해서 쟈미르 공작과 1:1 싸움을 벌였다.
물론 쉽지 않은 싸움이 될거란 걸 알고 있었지만 지원군이 왔으니 어떻게든 버텨볼 의향이었다.
수십여대의 타이탄이 주변을 어지럽히며 서로 뒤엉켜 싸우기 시작했다.
누가 이겨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그들의 기세는 얼추 비슷했다.
그 중 알렉스 공작과 쟈미르 공작의 싸움이 제일 돋보였다.
검에 오러블레이드를 입힌 채 서로 불꽃을 튀겨가며 싸우고 있었기 때문에 단연 돋보일 수 밖에 없었다.
“챠아압!”
“읏챠!”
싸움의 형태는 매번 같았다.
쟈미르 공작이 공격을 하면 알렉스 공작이 피하거나 막는 형태였다.
알렉스 공작은 상대적으로 강한 쟈미르 공작의 검을 막거나 피하는데 급급했기 때문에 쟈미르 공작을 공격할 시간이 전혀 없었던 것이다.
그렇게 싸움은 3분여간 계속 되었다.
“후후..! 용케도 내 검을 피해내는구나?”
쟈미르 공작이 갑자기 공격을 멈추며 알렉스 공작을 향해 말했다.
잠깐 숨 고를 시간이 생기자 알렉스 공작도 쟈미르 공작을 향해 한마디 내던지는 것을 잊지 않았다.
“후우.. 후우..! 지금이라도 항복하는 것이 어떻겠느냐?”
알렉스 공작은 벌써 지쳤는지 연신 거친 숨을 내몰아 쉬고 있었다.
물론 실제로도 상당히 지쳐 있었다.
한번의 실수가 곧 죽음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에 극도로 긴장한 채로 쟈미르 공작과 대결을 펼친 결과였다.
그에 반해 쟈미르 공작의 숨소리는 평소와 같이 고요하기만 했다.
“후훗..! 항복이라..? 네 녀석은 내 상대가 안된다는 걸 잘 알텐데..?”
쟈미르 공작이 알렉스 공작을 향해 비웃듯 말했다.
그 순간이었다.
거친 숨을 몰아쉬며 힘들어하던 알렉스 공작이 환하게 미소를 띠는 것이 아닌가..?
“흐흐.. 맞아. 난 네 녀석의 상대가 되지 못한다.”
인정할 것은 인정한다는 얘기였다.
여태껏 쟈미르 공작의 옷깃 한번 스친 적이 없었으니..
그의 행동에 쟈미르 공작이 당황해하며 물었다.
“헌데 왜 그리 기고만장해 있는 것이냐?”
“너와의 싸움은 내가 졌을지 몰라도.. 이번 전투는 내가 이긴 것 같아서..”
그제서야 쟈미르 공작이 이상함을 느끼고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리곤 믿을 수 없는 광경을 목격했다.
“아..아니?!!”
주변에 쓰러져 있는 타이탄의 대부분이 펠리안 제국 기사들이 탑승했던 타이탄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때 펠리안 기사들 중 한명이 쟈미르 공작의 곁으로 다가가 그에게 보고했다.
“이대로는 안될 것 같습니다!”
쟈미르 공작이 성난 목소리로 그를 향해 물었다.
“이게 어찌 된 것이냐?!”
“예상치 못한 변수가 발생했습니다.”
“변수라니..?!”
“앤드류 공작이 탑승한 타이탄이 생각보다 너무 강합니다.”
“앤드류 공작은 소드마스터가 아니더냐?! 너희들이 합공한다면 충분히 상대할 수 있었을텐데..?”
이때까지만 해도 그들은 앤드류 공작이 그랜드 마스터라는 사실을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
기사가 쟈미르 공작을 향해 말했다.
“아무래도 그가 타고 있는 타이탄의 성능이 월등히 뛰어난 듯 싶습니다.”
어찌되었건 결론은 앤드류 공작에 의해 쟈미르 공작의 수하들이 당했다는 소리였다.
쟈미르 공작은 자신의 안일함을 탓했다.
당연히 실력으로 우위에 있었기에 충분히 여유있게 승리할 줄 알았던 것이다.
헌데 잠깐 알렉스 공작에게 한눈 판 사이에 수십명의 수하들이 당해 버렸다.
“이런 제길! 내가 앤드류 공작을 상대할테니 네 녀석들은 떨거지들을 상대하거라!”
“예! 알겠습니다.”
그때였다.
쟈미르 공작과 결투를 벌이던 알렉스 공작이 검을 휘두르며 쟈미르 공작을 향해 갑작스럽게 달려들었다.
“누구 마음대로?!!”
쟈미르 공작의 뒤쪽에서 시작된 갑작스러운 기습공격이었다.
또한 알렉스 공작이 드디어 쟈미르 공작을 향해 제대로 된 첫 공격을 시도하는 것이기도 했다.
헌데...
- 챠장!
알렉스 공작의 검이 보기좋게 막혀 버렸다.
놀라운 것은 쟈미르 공작이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로 자신의 머리위로 내리쳐지던 알렉스 공작의 검을 여유롭게 막아버렸다는 것이다.
그 뿐만이 아니었다.
그와 동시에 쟈미르 공작은 여전히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 알렉스 공작의 복부에 자신의 수하가 들고있던 검을 빼앗아 정확히 찔러 넣어 버린 것이다.
“우욱..!”
알렉스 공작이 핏물이 흐르는 복부를 움켜쥐며 뒤로 10여걸음이나 물러났다.
그제서야 쟈미르 공작이 그를 향해 뒤돌아섰다.
어느새 그의 얼굴엔 잔인한 미소가 맺혀 있었다.
“네 녀석을 진작에 죽여버렸어야 했는데..?”
쟈미르 공작은 여태 알렉스 공작을 농락했을뿐 그를 한번에 제압할 능력이 충분히 되는 인물이었던 것이다.
“크으윽..! 여태껏 나를 가지고 논 것이냐?”
알렉스 공작도 쟈미르 공작이 여태껏 최선을 다해 자신과 싸우지 않았었단 사실을 깨달았다.
“네 녀석과 시간낭비한 댓가로 난 수십명의 수하들을 잃었다. 그러니 네 녀석의 목숨으로 대신 그 빚을 받아야겠구나?”
쟈미르 공작은 더 이상 알렉스 공작을 살려둘 생각이 없었다.
쟈미르 공작이 알렉스 공작을 끝장내려는 듯 쾌속한 몸놀림으로 빠르게 알렉스 공작을 향해 달려들었다.
아무도 막지 못할 만큼 전광석화같은 몸놀림이었다.
헌데 알렉스 공작의 목을 베어버리려던 쟈미르 공작의 검이 금속성과 함께 팅겨나갔다.
- 챠앙! 캉!
쟈미르 공작의 검을 막은이는 바로 앤드류 공작이었다.
“네 녀석의 상대는 나다!”
앤드류 공작이 힘있는 목소리로 쟈미르 공작을 향해 소리쳤다.
“이익..! 그래.. 좋다! 네 놈부터 지옥으로 보내주마!”
쟈미르 공작의 타깃이 앤드류 공작으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결론적으로 앤드류 공작이 자신의 수하들을 죽인 당사자였으니 앤드류 공작에 대한 분노가 더욱 클 수 밖에 없었다.
앤드류 공작이 쟈미르 공작을 주시한 채로 자신의 뒤쪽에서 겨우 목숨을 부지한 알렉스 공작을 향해 말했다.
“알렉스 공작. 내가 저 놈을 맡을테니 알렉스 공작께선 뒤로 물러나시오!”
알렉스 공작이 대답했다.
“나..나도 돕겠소! 혼자서는 무리요! 으윽..!”
허나 복부의 상처가 생각보다 심각했기에 더 이상 싸움을 할 수는 없어 보였다.
그의 곁으로 어느새 헤론 후작이 다가와 있었다.
“앤드류 공작께서 충분히 이길 것이오. 그러니 일단 몸부터 챙기시오.”
그리곤 알렉스 공작을 부축해 빠르게 안전한 곳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렇게 10인의 마스터 중 최강자라는 쟈미르 공작과 그랜드 소드마스터인 앤드류 공작의 대결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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