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천공 캐릭터에 크게 애착을 가져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질문에 답변을 드리자면 우선 문천공 이이첨의 나이는 굉장히 많습니다. 정인홍만큼 나이가 많지는 않지만, 환갑이 넘으면 언제 죽어도 천수가 다 되었는가보다 할 나이입니다. 실제 이이첨이 인조반정에 목이 떨어진 것보다 1년가량 앞당겨져 죽었으니 1년+@만큼 살았을 것으로 생각해본다면...
[반대파를 모조리 제거하고 이미 무너지기 직전인 명의 기둥뿌리까지 말아먹는데 2년은 걸릴 것이고, 이후 기근과 각지의 반란을 이유로 황제의 부덕을 논하여 강제로 영창에게 선양시켜 명과 조선을 합쳤을 겁니다. 명에서는 당연히 각지에서 반란이 들끓을 겁니다. 기존의 농민 반란에 식자층의 인물들이 주씨를 내세운 반란까지 더해질 것이고, 이를 모두 진압하자면 짧아도 몇 년은 걸리게 되겠지요. 그동안 믈라타 해협의 3개 세력과 남방에서 격돌할 겁니다. 몇 년간 싱가포르에서 완벽히 항로를 틀어막으면 3개 세력이 뭉쳐서 싱가포르로 쳐들어올 확률이 다분하지요. 그리고 명에서의 반란이 어느정도 진압되었다 싶으면 후금에 (아민에게 속국으로서 제후국 국왕 자리 약속과 같은...) 협상을 하고, 힘을 합쳐 홍타이지를 무너뜨릴 때가 되면 +@의 생명까지 다 사용했을 겁니다. 그리되면 문천공은 죽고, 이후 장남이지만 후계자로서 공인받지 못한 이원엽과 영창의 정권다툼이 벌어지겠지요. 왕립학교에서의 인맥들이 정식으로 가문을 잇고 영창에게 힘을 실어주면 처음에는 얼추 비등한 싸움이 될 겁니다. 물론 욕심과 재능을 모두 갖춘 영창이 이겨 정권을 차지하고 유언을 따라 북방 대초원과 산림지역으로 진출을 꾀하겠지요.]
문천공이 죽지 않고 주어진 천수를 모두 누렸다면 이리 진행되었을 겁니다.
문천공이 조선의 정권을 장악하고 일본의 점령을 끝마친 후, 가슴에 억누르던 한풀이를 하면서 이리저리 약점이 생겼고 영창에게 죽임을 당했습니다.
영창은 문천공과는 비슷한듯 다른 캐릭터입니다. 문천공은 정통성이란게 전무합니다. 만력제가 죽었고, 자신의 손으로 천계제를 끌어내리면 정말 아무런 정통성이 없지요. 영창은 다릅니다. 조선의 정당한 정당한 왕에, 문천공에 의해 신성을 상실했지만 그래도 그나마 일본에서 가장 정통성을 많이 가진 충성공가의 직계 혈육을 아내로 받아들였습니다. 문천공이라면 눈에 흙이 들어가도 안할, 그리고 못할 일을 영창은 큰 거부감 없이 할 수 있는 입장입니다. 영창의 아들은 양측의 모든 정통성을 갖추어 태어날 것이고, 거기에 한국어 교육을 기본으로 일본을 한국의 문화로 물들이고 그들의 사상을 뜯어고치면 한세기 내에 완벽한 통합을 이룰 수 있습니다. 솔직히 문천공이 명을 내부에서 무너뜨려 한번에 병합하면 그것이 경사가 될지 자멸의 신호탄이 될지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는 생각입니다. 명이 문명 수준이 낮은 것도 아니고, 그 인구는 당시 조선 인구의 10배에 달합니다. 조선은 명을 완전히 흡수할 수 없고, 재수없으면 중국을 점령한 다른 민족들처럼 역으로 흡수당할 위험을 떨칠 수 없습니다. 문천공도 그걸 경계하고 또 경계해야 한다고 했지요. 하지만 조선이 일본을 품고 중국에 진출하면 인구 차이가 3배밖에 나지 않습니다. 이리되면 인구차이가 준 만큼 위험도가 많이 줄지요.
문천공이 쿠데타 없이 천수까지 산다면 진행될 if내용에 대해 간략히 적어드리려 했는데, 쓰다보니 괜한 이야기가 길어졌습니다.
Comment '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