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LMYoun 님의 서재입니다.

세 개의 달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완결

LMYoun
작품등록일 :
2018.10.02 03:21
최근연재일 :
2024.02.17 00:10
연재수 :
241 회
조회수 :
114,856
추천수 :
1,462
글자수 :
1,072,531

작성
20.01.03 08:27
조회
401
추천
6
글자
12쪽

미네르바의 의뢰 -2-

DUMMY

29화. 미네르바의 의뢰 -2-



“애들은.”


“바로 잠들었어. 오늘 많이 피곤할거야.”


엘리스와 텐시는 저녁으로 빵 몇 조각을 집어먹고는 바로 곯아떨어졌다. 류연은 미네르바와 서재에서 회의를 했다.


“사라진 엘프들에 대한 단서를 찾기 위해 어제 책을 좀 읽어 봤는데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했어. 여길 읽어 봐.”


류연은 미네르바에게 책을 건넸다. 미네르바는 류연이 책갈피를 꽂아둔 페이지를 펼쳤다.


[대륙력 402년, 기나긴 마족전쟁이 마침내 막을 내렸다. 그리고 그 책임의 화살은 마족과의 계약을 통해 서클을 높인 흑마법사들에게로 돌아갔다.


흑마법사들에 대한 척살이 시작되었고 불똥은 무고한 마법사들에게까지 튀었다. 전쟁으로 기반이 불안정해진 대륙의 군주들은 기사들을 앞세워 수많은 마법사를 화형 시켰다. 마법사들은 광기를 피해 기반을 버리고 잠적했다.]


잠적한 마법사들은 대륙 동북부에서 행적이 끊겼다고 했다.


“루엔 말은 천 년 전 잠적한 마법사들이 만든 마법도시가 자매들의 실종과 연관이 있다는 거지?”


“직접 가서 봐야 알겠지만. 지금으로선.”


마법도시는 미네르바도 책에서 읽은 적이 있었다. 그러나 마법도시는 전설로만 여겨지는 장소였다. 그래도 미네르바는 류연을 믿기로 했다.


“그럼 마법도시는 어디 쯤 있을 것 같아?”


“여기가 노스우드고, 여기가 엘프 전사들이 실종된 곳이니까 대충 이쯤 되겠네.”


류연은 대륙 동북부의 넓은 지역에 원을 그렸다. 원은 엘포리안 요새에서도 동쪽으로 한참 떨어져 있었다.


“내일 오전에 바로 출발하자.”


“알았어. 근데 왕국을 비워놔도 돼? 루엔은 이제 왕이잖아.”


“오늘 기강을 잡아 놓았으니 나 없이도 잘 할 거야. 국정은 뮬렌 후작님이 봐 주실 거고.”


뮬렌 후작은 빠르게 로렌을 안정시키고 국가 틀을 마련한 행정의 대가였다. 그라면 류연이 없다라도 국정을 잘 이끌어나갈 것이었다.


미네르바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류연은 그녀를 침실까지 데려다 주었다.


“잘 자 미네르바.”


“루엔도 잘 자.”



류연은 다시 서재로 돌아왔다. 류연은 서재의 책상 서랍에서 술병을 꺼냈다.


‘후.’


서재의 발코니에서는 로렌 시내가 다 내려다보인다. 시원한 가을바람이 부는 발코니로 나간 류연은 일이 잘 풀리기를 기원하며 술을 들이켰다.


**


류연은 일찍 일어나 뮬렌 후작, 펜하르트 백작, 시드미안 백작을 호출했다. 새벽에 갑자기 호출을 받고 나온 것이라 셋은 모두 피곤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급히 자리를 비워야 할 일이 생겨 경들을 불렸습니다.”


“무슨 일인지 여쭈어 봐도 되겠습니까?”


“로렌시아 왕국 후방의 적대 세력 때문입니다.”


“적대 세력이라니요?”


“아직은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 제가 자리를 비우는 동안 로렌시아 왕국을 잘 부탁드립니다.”


왕의 명령은 절대적이었다. 세 대신은 더 이상 질문을 하지 않고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언젠가는 알려지겠지만 저의 부재를 최대한 감춰주십시오. 전달 사항은 이상입니다.”


세 대신은 저택으로 돌아갔다. 류연도 자신의 방으로 가 짐을 간단히 챙기기 시작했다.



잠시 눈을 붙이고 나니 시간은 벌써 아홉 시 반이었다. 류연은 셋을 깨우러 침실로 갔다.


“늦었어. 얼른 일어나서 준비해.”


어제 일찍 잠이 들어 일정에 대해 듣지 못했던 엘리스와 텐시는 어리둥절해했다. 미네르바는 둘에게 앞으로의 일정을 설명해 주었다. 엘리스와 텐시는 신나하며 여행 물품을 챙겼다.


일행은 아침을 먹고 다시 침실에 모였다.


“자. 이거 입어.”


류연은 옷장에서 후드가 달린 긴 망토를 꺼내 셋에게 나눠 주었다. 망토를 뒤집어쓰면 일행은 평범한 북부의 여행자로 보일 것이었다.


망토를 입은 류연은 벽난로 쪽으로 갔다. 아직 가을이라 장식으로만 넣어둔 숯을 치우고 안쪽 벽을 뜯어내자 비밀 통로의 입구가 드러났다.


“와. 신기해.”


비밀 통로는 엘리스와 텐시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한 요소였다. 그랬기에 류연은 오늘까지 비밀 통로에 대해 말하지 않았었다. 말해줬더라면 둘은 비밀 통로들을 찾아 온 왕궁을 들쑤셨을 것이었다.


비밀 통로는 왕궁 뒤편의 허름한 민가로 이어졌다. 일행은 망토에 묻은 먼지를 털어내며 밖으로 나왔다.


“두 시에 엘론드로 출발하는 상단이 있어. 상단의 마차 뒤에 타고 가면 늦은 저녁에는 도착할거야.”


류연은 마차를 타기 전 잡화점에 들려 육포와 건빵을 잔뜩 구매해 배낭에 담았다.


“미네르바. 잠깐만.”


“왜?”


“신발 벗고 여기 앉아 봐.”


류연은 가면서 먹을 찐 감자를 사고 있는 미네르바를 불렀다. 엘리스에게 감자가 담긴 봉투를 건넨 미네르바는 류연 쪽으로 가서 앉았다.


‘이 정도면 되겠네.’


미네르바의 발 크기를 눈대중으로 가늠한 류연은 진열대에서 적당히 두툼한 가죽 조각을 골랐다. 가죽 조각과 신발을 가지고 계산대로 가자 잡화점 주인은 신발 모양에 맞게 가죽을 잘라 주었다.


“고마워.”


“한 번 걸어봐.”


신발에 깔창을 넣은 미네르바는 앞으로 사뿐사뿐 걸어갔다. 류연은 고개를 끄덕였다.


**


로렌의 북쪽 성문을 통과하자 휴식을 취하고 있는 상인들이 몇 보였다. 그중에서 노스우드까지 가는 상인은 한 명이었다.


“노스우드까지 간다고?”


“예.”


“젊은 양반이 큰 빚이라도 졌나? 이제 얼마 안 있어 겨울인데 마누라와 어린애들을 데리고 그 변방까지.”


“사정이 생겨서.”


“그래. 핑계 없는 무덤은 없지.”

“비용은 인당 은화 다섯 개일세. 그리고 짐 위에 타야 할 텐데 괜찮겠나?”


“괜찮습니다.”


상인은 류연이 빚을 지고 야반도주를 하는 것이라 생각하고 있었다.


야반도주하는 가족이 금화를 낸다면 의심을 살 수도 있었다. 류연은 동화와 은화를 섞어 비용을 지불했다.


미네르바가 먼저 짐칸에 잔뜩 쌓인 곡물 포대 위로 올라갔다. 류연은 엘리스와 텐시를 번쩍 들어 위로 올려 주었다. 류연까지 짐칸에 탑승하자 상인은 두둑해진 주머니를 한 번 쓰다듬고는 마차를 출발시켰다.


짐이 잔뜩 실려서인지 마차의 속도는 걸어가는 것보다 조금 빠른 정도였다. 무료해진 류연은 짐 위에 대짜로 드러누웠다. 구름 한 점 없이 파란 가을 하늘이 눈에 들어왔다.


“루엔도 감자 먹어.”


엘리스는 감자를 하나 건넸다. 감자를 받아 든 류연은 껍질을 벗겨 먹었다.


“끄윽-.”


감자를 두어 개쯤 먹고 있자 옆에서 귀여운 트림 소리가 났다. 먹던 감자를 뒤로 슬그머니 감춘 미네르바는 입을 황급히 가렸다. 류연은 큭큭거리며 웃었다.


“루엔. 미네르바가 감자를 다섯 개나 먹었어.”


“시끄러 텐시.”


얼굴이 새빨개진 미네르바는 텐시의 등을 한 대 때렸다.


“잘 먹는 미네르바도 좋은데 뭐.”


미네르바는 무릎에 얼굴을 푹 파묻었다. 류연은 미네르바의 볼을 쓰다듬었다.



‘간 큰 가족일세. 마차에서 떨어지면 크게 다칠 텐데.’


“엘론드에 도착했소. 일어나시오.”


밤이 되어서야 마차는 엘론드에 도착했다. 마차 안에 타 있던 상인은 단잠이 든 넷을 깨웠다. 일행은 올라갈 때와 반대의 순서로 내려왔다.


“도착했어?”


“엘론드에. 이제 반 왔어.”


마차가 속해있는 상단은 엘론드에 짐을 내렸다. 류연은 늘어지게 기지개를 켰다.


“저기···. 가장 양반. 짐말이 지쳐서 인당 은화 다섯 개를 더 내야 할 듯 해. 애들은 특별히 절반에 해 줄게.”


“여기 있수다.”


폭리가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비용을 지불하지 않는다면 노스우드까지 걸어가야 했다. 류연은 퉁명스럽게 상인에게 돈을 추가로 건넸다.


“진짜로 바꾼 거 맞아? 아까랑 같은 말인데? 검은 색 한 마리, 갈색 한 마리.”


“흠흠. 진짜 바꿨다니까···. 마차 안으로 들어오시오.”


엘리스의 날카로운 지적에 상인은 조금 무안했는지 일행을 마차 안으로 들여보내 주었다. 밤이 되어 날이 쌀쌀해졌기에 이만하면 돈 낸 값은 하는 듯 했다.


마차는 밤새 완행을 거듭해 아침에는 노스우드에 도착했다. 여관에 가 따뜻한 식사로 찌뿌둥한 몸을 푼 넷은 노스우드를 벗어나 북쪽으로 향했다.


**


“실종자가 추가로 발생하진 않았나요?”


“예.”


“다행이군요.”


엘포리안 요새에 도착한 미네르바는 보고를 들었다. 다행이 추가 실종자는 없었다. 하지만 실종된 엘프들의 안위가 많이 걱정됐는지 미네르바는 손톱을 물어뜯었다.


“진정해. 가 봐야 아는 거지. 안내 부탁해.”



일행은 엘포리안 요새를 벗어나 북동쪽 숲으로 갔다. 엘프는 역시 숲의 종족이었다. 텐시와 미네르바는 우거진 나뭇가지를 밟아가며 빠르게 이동했다. 엘리스와 류연은 힙겹게 둘을 따라갔다.


“미네르바. 조금만···. 천천히 가···.”


결국 지쳐버린 엘리스는 멈춰 서 가쁜 숨을 골랐다. 미네르바는 엘리스에게 물병을 건넸다. 그리고 약을 꺼내 생채기가 난 엘리스의 피부에 발라주었다.


“미안 엘리스. 마음이 좀 급하다 보니. 좀 천천히 갈게.”


“미네르바.”


“왜? 약 바를 곳 또 있어?”


“그게 아니라. 미네르바는 나무를 어떻게 그리 잘 타?”


“그야 엘프는 태어날 때부터 숲과 함께 하니까 요령이 생긴 거지. 텐시도 잘 타잖아.”


“나도 나무 잘 타고 싶어. 혹시 가르쳐 줄 수 있어?”


“물론이지.”


숨을 돌린 엘리스는 미네르바를 따라 나무 위로 다시 올라갔다.


“루엔은 나한테 배워.”


“난 딱히.”


“에이 뭐야. 딱히라니. 내가 가르쳐줄게.”


텐시는 류연을 잡아 끌었다. 엘리스와 미네르바, 텐시와 류연이 각각 한 조가 되어 넷은 이동을 재개했다.


나무타기를 익히며 한 시간 쯤 숲을 통과해 가자 일행은 엘프들이 실종된 장소에 도착했다. 현장은 마법에 의해 잘 보존되어 있었다. 자세를 낮춘 류연은 주변을 살펴보기 시작했다.


‘마법으로 현장을 은폐했나? 그렇담 엘프 장로들이 바로 알아챘을 텐데.’

‘마법도시의 소행이란 건 내 억측인가?’


특이한 점이라면 숲이 이상하리만치 고요하단 것이었다.


‘특별한 건 없는데. 거슬리는 게 있단 말이야.’


눈을 감고 정신을 집중하자 불쾌한 시선이 느껴졌다. 류연은 눈을 감고 시선이 느껴지는 곳으로 향했다.


“찾았다.”


시선은 고목의 밑동에서 느껴지고 있었다. 나무 밑을 파내려가자 눈알 모양의 아티팩트가 나왔다.


“시이잇-.”


땅속으로 파고드는 아티팩트를 끄집어낸 류연은 주먹을 쥐어 아티팩트를 부서뜨렸다. 아티팩트가 부서지자 숨겨진 흔적들이 드러났다.


“왜 아무도 이걸 찾아내지 못했을까? 수색대도, 나도, 다른 장로님들도.”


“너무 자책하지 마. 흑마법을 기반으로 한 환술은 경험이 없으면 누구나 당해.”


이곳을 조사한 엘프들은 환술에 대한 경험이 없었다. 조사를 마친 류연은 결론을 내렸다.


“정찰 임무를 수행하던 도중 28 경비조는 적을 만났어. 적의 전력이 만만치 않다 판단한 28 경비조장은 붉은 신호탄을 터뜨려 즉시 지원을 요청했지.”


노란 신호탄과 붉은 신호탄 중 붉은 신호탄은 긴급 상황에서만 사용된다.


“근처에 있던 17 경비조가 달려왔지만 역부족이었어. 마법 생명체로 추정되는, 적의 전력이 생각보다 훨씬 강했거든.”


“그럼 자매들은 괜찮을까.”


“괜찮을 거야. 목적이 단순한 살육이었다면 이 자리에서 달성했겠지. 나는 저들이 어느 쪽으로 갔는지 찾아볼게. 미네르바는 엘포리안 요새에 조사 결과를 보고해.”


“알았어.”


미네르바는 마법 통신으로 엘포리안 요새에 보고를 하고 왔다.


“보고 하고 왔어.”


“그럼 출발하자.”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세 개의 달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92 배틀메이지 루엔 -1- 20.01.17 393 6 9쪽
91 마법도시 아케인 -3- 20.01.14 371 6 11쪽
90 마법도시 아케인 -2- 20.01.10 383 6 11쪽
89 마법도시 아케인 -1- 20.01.07 386 6 10쪽
» 미네르바의 의뢰 -2- 20.01.03 402 6 12쪽
87 미네르바의 의뢰 -1- 19.12.31 406 6 11쪽
86 류연 외전 : 평행세계 19.12.27 399 5 8쪽
85 전신강림 -1- 19.12.24 393 5 10쪽
84 피에르 공작의 음모 -2- 19.12.20 417 6 10쪽
83 피에르 공작의 음모 -1- 19.12.17 397 6 11쪽
82 다시 엘론드 백작령으로 -1- 19.12.13 410 6 12쪽
81 수상한 참가자들 -4- 19.12.10 410 6 10쪽
80 수상한 참가자들 -3- 19.12.06 427 7 10쪽
79 수상한 참가자들 -2- 19.12.03 421 6 12쪽
78 수상한 참가자들 -1- 19.11.29 422 6 9쪽
77 엘론드 백작령 -3- 19.11.26 452 6 12쪽
76 엘론드 백작령 -2- 19.11.22 439 6 11쪽
75 엘론드 백작령 -1- 19.11.19 476 6 10쪽
74 엘프 숲의 수호자 -2- 19.11.15 456 6 12쪽
73 엘프 숲의 수호자 –1- 19.11.12 446 6 9쪽
72 잊혀진 기사 -1- 19.11.08 446 5 9쪽
71 오크 토벌전 -2- 19.11.05 446 6 10쪽
70 오크 토벌전 -1- 19.11.01 474 5 11쪽
69 엘프의 숲 -3- 19.10.29 464 6 10쪽
68 엘프의 숲 -2- 19.10.25 472 5 12쪽
67 엘프의 숲 -1- 19.10.22 486 5 10쪽
66 대륙으로 나갈 준비를 하다. -3- 19.10.18 478 6 11쪽
65 대륙으로 나갈 준비를 하다 -2- 19.10.15 458 6 11쪽
64 대륙으로 나갈 준비를 하다 -1- 19.10.11 472 6 11쪽
63 비운에 대한 보상 -1- 19.10.08 486 6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