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우어나 님의 서재입니다.

최강의 대장장이

무료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퓨전

우어나
작품등록일 :
2016.10.25 20:23
최근연재일 :
2017.04.29 06:32
연재수 :
68 회
조회수 :
1,009,192
추천수 :
25,217
글자수 :
304,485

작성
16.11.28 20:00
조회
12,993
추천
372
글자
11쪽

사과를 잡는 자, 수박을 잡는 자. (7)

추천과 선작 코멘트 항상 감사드립니다.




DUMMY

레드너는 창고로 내려가 크륨 주괴들을 살폈다. 요근래 공급량을 늘린 철괴들과 함께 새로 들어온 크륨 주괴까지 창고가 넉넉하다 못해 터질 지경이었지만 이 정도 양으로는 고작 한 달도 버티지 못 한다.


“이전에는 2주도 못 버텼지.”


레드너는 혀를 내두르며 창고의 문을 닫았다.


오늘 처음으로 크륨 장비를 선보이는 날. 동시에 크륨제 장비 제작을 예약 받을 생각도 하고 있었기에 재료 점검은 필수적이었다. 만들어 놓은 여분의 크륨 장비가 다 나가고 오늘부터 바로 제작을 시작 할 수도 있었기에 그에 대한 대비를 든든히 한 참이다.

“아, 레드너. 말대로 인당 중복구매는 우선 막아 놓을게.”


“어, 부탁해.”


“아...아! 빅토리아 거긴 그 쪽이 아니라...”


세라가 짤막한 보고를 마치며 빅토리아에게로 달려갔다. 진열용 크륨 장검을 철제 장비가 있는 쪽에 진열하고 있던 그녀였다. 빅토리아는 세라의 설명을 듣고 깜짝 놀라는 한편 고개를 꾸벅 숙이며 잘못을 시정했다. 세라는 빅토리아가 잘못 진열해 놓은 크륨 장비들을 일부 받아들고는 빅토리아를 이끌었다.


곧 그 둘은 레드너의 시야에서 사라졌다. 새로운 장비를 들여놓는다는 것 자체가 세피르 대장간에 있어서 큰 변화와 다름이 없었다. 그렇기에 더욱 일찍이 오픈 준비를 하며 세라와 빅토리아가 더욱 발걸음을 재촉하는 것이리라.


레드너는 어깨를 으쓱이며 대장간의 입구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아직 밖은 어두웠다. 아직 제대로 어둠이 걷히지 않은 시각이었지만 사람들의 웅성거림은 문 뒤를 통해서 들어왔다. 세라의 말로는 오픈 준비 전부터 사람들이 줄을 서고 있었다고 웃으며 말을 했었다.


‘벌써 새어나간 건가.’


레드너는 헛웃음을 뱉어냈다. 보통 이렇게 이른 시각에 줄을 섰던 때는 오픈 초기 밖에 없었다. 마나가 늘어나는 시즌이라고 하더라도 이렇게 이른 시각에 줄을 섰던 때는 없었다. 십중팔구 세피르 대장간에 들어오는 크륨제 장비를 사려는 사람들이리라.


그들의 커넥션, 그리고 소문은 레드너를 살짝 두렵게 만들었다. 그에게 있어서 두려운 것은 돈? 명예? 권력? 아니다. 자신이 만든 장비를 보는 시선, 그리고 평가. 그 두 개가 레드너에게 공포감을 안겨주고 긴장감을 안겨준다. 레드너는 굳은 손을 쥐었다 피며 문의 잠금을 풀었다.


-드르륵


조심히 문을 열고 고개를 내밀자 그 옆으로 길게 늘어선 줄이 레드너의 두 시선에 들어온다. 곧 그의 시선과 맨 앞줄에서 밤을 지새우던 모험가 한명의 시선이 마주했고 그 모험가의 얼굴에 미소가 그려졌다.


“여, 열렸어..? 열린 건가요?”


“아뇨, 오픈은 한 시간 뒤 입니다. 조금만 더 기다려 주세요 그리고, 지금까지 기다려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그 말을 하려고 나온겁니다.”


레드너는 문 밖으로 모습을 드러내며 고개를 꾸벅 숙였다. 그의 행동에 몇 몇 선두에 선 모험가들이 가볍게 박수를 쳐주었다.


한 시간. 수 시간에 걸쳐 줄을 서고 있거나 아예 밤을 지새우던 사람이 대다수였다. 한 시간이라는 정확한 수치가 나오자 그들은 불평 대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럼, 잠시 기다려주십시오.”


레드너는 다시 한 번 고개를 숙이며 몸을 돌렸다. 그의 시선 끝에는 아예 열지도 않은 런트 대장간이 있었고 한 번 무표정으로 그 런트 대장간을 응시하던 레드너는 이내 세피르 대장간의 안으로 모습을 감췄다.


진중한 눈빛. 세라와 빅토리아는 그런 그의 표정을 보며 침을 꼴깍 삼켰다. 이내 둘의 시야에서 레드너가 사라지자 그들은 누가 재촉하지도 않았음에도 빠르게 발걸음을 움직였다.


세피르 대장간은 오늘도 빠르게 굴러간다.






- - -







“미치겠네.”


런트 대장간의 치프는 손가락을 깨물었다. 요 근래 런트 대장간은 꽤 폭발적인 반응으로 이용자의 수가 급증했다. 하지만, 그건 한 순간의 폭발이었을 뿐 더 이상 그런 큰 폭발은 일어나지 않았다. 급증하다 급락했다. 치프는 머리를 감싸 맸다.


‘어떻게, 그 분이 손을 넣어도 이러지.’


상상이상으로 세피르 대장간은 강적이었다. 고작 그 오랜 시간 철제 장비만으로 런트 대장간을 압도 했을 뿐 아니라 언제 방해를 받았냐는 듯 새로운 준비를 거쳐 저리 폭발적인 반응을 뽑아낸다.


치프는 세피르 대장간의 긴 줄을 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벌써 점심시간. 그럼에도 세피르 대장간의 줄은 끊어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무엇보다 꽤 준비를 튼튼히 했는지 줄을 끊거나 손님을 끊어내는 그런 행위조차 보이지 않는다.


‘그것 때문에 먹고 살고 있었는데.’


치프는 한숨을 내쉬었다. 비굴하긴 해도 세피르 대장간에서 끊어진 줄이 이곳 런트 대장간으로 흘러들어 오는 경우가 많았다. 손님 대다수가 그러했고 치프는 그런 손님들을 잡기위해 노력했지만 그마저도 이제 끊겨버렸다.


‘피가 마르네.’


한가히 그 자리에 머물러 멍을 때리던 종업원들을 보며 치프는 입술을 달싹였다. 이제는 그 분의 다시 건드려 주기를 기대 할 수도 없었다. 무의미하다. 만약, 이번에 맡겨진 대량 의뢰가 끝이 나고 시즌이 끝난다면 런트 대장간의 생명줄이 서서히 끊겨나가리라.


“아, 나 미치겠네.”


치프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자 뒤에서 게런의 험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의 분노는 식을 줄 몰랐고 덕분에 제작 되는 장비의 평균 등급도 현저히 떨어지고 있다. 감정을 추스르지도 못 하는 사람. 치프는 혀를 내둘렀다.


‘그냥, 세피르 대장간에서 종업원을 구할 때 갈 걸...’


작은 후회가 그녀의 속에서 피어오른다. 부질없는 바람이었다. 치프는 무거운 발걸음을 옮기며 진열대의 청소를 시작했다. 그런 그녀를 따라 할 일 없던 종업원들도 빗자루를 들고 청소를 시작했다.


먼지가 흩날렸다.


손님은 없고 먼지만이 가득한 런트 대장간 이었다. 만들어 놓은 진열 용 크륨 장검과 크륨 갑옷. 그리고 철제 장비들에는 안쓰럽게 먼지가 쌓여 있었다. 손의 때가 타는 것이 아닌 먼지가 내려 앉아있다.


“쯧.”


치프는 그런 검을 내려다보다 이내 혀를 차며 먼지를 털어냈다. 아직 먼지 쌓인 장비가 치프의 시선에 꽤 많이 들어왔다. 매일 진열용 장비마저 팔려나가는 세피르 대장간과는 대비되는 상황이다.


-딸랑


그렇게 청소를 하다 문에 걸린 종이 손님이 왔다는 것을 알렸다. 인사. 그리고 행동. 오늘 아침 점심을 통 들어 런트 대장간의 두 번째 손님이었다.






- - -






“그러니까, 대량 주문은 받지 않는다는 말씀이시죠?”


“아, 예. 크륨 장비는 설령 길드라 할 지라도 받지 않습니다.”


“허어. 아쉽네. 아쉬워.”


작은 길드의 길드장인 베인은 안타까움에 탄식했다. 레드너의 완고한 답변에 더는 여지가 없었다. 베인은 테이블 위에 놓인 차를 비우며 머리를 긁적였다. 꿩 대신 닭이라고 철제 장비의 대량 주문을 맡길 심산이었다.


“음...”


레드너는 그런 베인의 주문에 잠시 뜸을 들였다. 그가 뜸을 들이자 베인이 긴장하는 눈치로 레드너의 대답을 기다렸다. 그의 대답에 길드의 흥망이 결정된다. 그것은 과장이 아닌 진담이었다.


“왜 그렇게 긴장하고 계세요. 해 드려야죠. 괜찮은 조건인데.”


레드너는 그런 베인의 기색을 읽었는지 가볍게 입을 열었다. 베인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그제야 얼굴에 환한 미소를 그렸다. 철제 장비의 길드 주문도 받지 않는 다는 소문이 퍼져있던 탓이었다.


실제로 몇 몇 길드가 크륨 장비는 고사하고 철제 장비의 주문마저 반려 당했다. 그 덕에 여러 길드가 심란해지며 앞으로 주문을 맡기려던 길드들도 상황이 어두워 질 수밖에 없었다. 그들의 주문은 반려하고 어째서 베인의 주문은 받은 것인가.


정말로 간단하다.


레드너는 베인이 꽤나 마음에 들었다. 그는 길드장이다. 하지만, 무언가를 의논하기 위해 찾아올 때 그는 절대로 심부름 아이를 쓰지 않는다. 자신의 말을 타인이 전달하는 일도 없었다. 그가 직접 발을 움직여 찾아오거나 초대한다. 레드너는 그런 그가 썩 마음에 들었다.


“그러고 보니. 랭크 상승하셨던데.”


“아. 역시 그 쪽도 소문이 났나보군요. 예, 저희 길드 랭크 상승했습니다.”


쑥스러운 듯 베인이 뒷목을 긁으며 고개를 숙였다. 매 달 레베트에서 세 곳의 외곽 도시의 상위 100위 내의 길드를 공지하는데 매 달 권외였던 베인의 길드가 당당히 90위권 내에 랭크가 상승되어 있었다.


“뭐, 덕분이죠. 정말. 빈말이 아니라.”


베인은 연거푸 고개를 숙였다. 정말 빈말이 아니었다. 레드너가 준 장비가 없었다면 대부분 장비 값을 이기지 못 하고 결국 이번 달도 권외로 끝내야 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레드너가 괜찮은 가격으로 좋은 품질의 장비를 만들어 줬기에 모든 길드원이 우수한 성적을 거둔 것이라 베인은 믿어 의심치 않았다. 슬쩍 테이블 위에 올려 진 찻잔의 바닥을 본 베인은 침을 꿀꺽 삼켰다.


조금 시간이 오래 됐나? 슬슬 자리에서 일어 날 시간이었다. 하지만, 베인은 자리에서 엉덩이를 떼지 않았다. 조심스럽게 그는 입을 열었다.


“저기, 차 좀 더 채워 줄 수 있습니까?”


베인은 정중히 부탁했다. 아직 더 하고 싶은 말이 있다. 레드너는 그런 베인의 뜻을 알아듣고 고개를 끄덕였다. 곧 세라가 차가 담긴 병을 들고 와 베인의 찻잔을 가득 채웠다. 베인이 그런 그녀에게 고개를 숙이자 세라도 덩달아 고개를 숙이며 자리를 떴다.


“저, 정말 좋은 아가씨네요.”


“이 차도 세라가 만든 거죠.”


레드너는 향을 음미하듯 숨을 들이마시며 차를 목 뒤로 넘겼다. 시원한 감각이 목을 휘감고 돈다. 머릿속에 껴 있는 안개 같은 것이 확 개는 기분. 레드너는 슬쩍 미소를 그린 채 찻 잔을 내려놓고 입을 열었다.


“그래서, 뭐 때문인가요?”


대화를 주도 한 쪽은 레드너였다. 베인은 그가 먼저 입을 열길 기다리고 있었기에 그의 질문에 베인 또한 차를 한 모금 목 뒤로 넘기며 본제로 넘어갔다. 그의 눈빛은 여전히 긴장감에 떨리고 있었다.


제대로 더 커지면 말 하려 했었다. 저번엔 불안감에 쫓겨 너무 이른 제안이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번에는 조금 다르다. 길드는 전과 다르게 눈에 띄게 성장했고 충분한 자금도 있다. 아직 그 누구도 레드너를 얻은 길드가 없다.


입을 열기 전 전 베인은 꼴깍 침을 넘겼다. 차를 마신지 얼마나 되었다고 벌서 목이 탄다. 더는 대화를 끌 수 없기에 베인은 똑바로 레드너와 두 시선을 마주한 채 입을 열었다. 레드너의 표정은 긴장하는 베인과는 달리 여유로웠다. 그가 무슨 말을 할지 어느 정도 알고 있던 레드너였다.


레드너는 슬쩍 찻잔을 양 손에 쥐며 여유롭게 호로록 푸른 차를 마셨다.




재밌게 읽어 주셨다면 추천과 선작 코멘트 부탁드립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4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최강의 대장장이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41 사과를 잡는 자, 수박을 잡는 자. (8) +10 16.11.29 12,545 361 7쪽
» 사과를 잡는 자, 수박을 잡는 자. (7) +14 16.11.28 12,994 372 11쪽
39 사과를 잡는 자, 수박을 잡는 자. (6) +20 16.11.27 13,323 366 12쪽
38 사과를 잡는 자, 수박을 잡는 자. (5) +12 16.11.26 13,464 375 13쪽
37 사과를 잡는 자, 수박을 잡는 자. (4) +24 16.11.25 13,689 381 11쪽
36 사과를 잡는 자, 수박을 잡는 자. (3) +24 16.11.24 14,322 384 13쪽
35 사과를 잡는 자, 수박을 잡는 자. (2) +13 16.11.23 14,507 384 12쪽
34 사과를 잡는 자, 수박을 잡는 자. (1) +19 16.11.22 14,763 392 12쪽
33 실력이 있다면 기회는 절로 굴러들어온다. (2) +24 16.11.21 14,630 386 14쪽
32 실력이 있다면 기회는 절로 굴러들어온다. (1) +19 16.11.20 15,119 409 11쪽
31 오픈. (2) +18 16.11.19 15,185 419 14쪽
30 오픈. (1) +20 16.11.18 16,030 413 11쪽
29 환영 선물. (3) +20 16.11.17 15,871 458 13쪽
28 환영 선물. (2) +30 16.11.16 16,252 417 11쪽
27 환영 선물. (1) +25 16.11.15 17,234 419 13쪽
26 입성을 위한 준비. (9) +13 16.11.14 17,310 446 8쪽
25 입성을 위한 준비. (8) +26 16.11.13 17,408 475 10쪽
24 입성을 위한 준비. (7) +23 16.11.12 17,284 438 13쪽
23 입성을 위한 준비. (6) +29 16.11.11 17,414 447 10쪽
22 입성을 위한 준비. (5) +16 16.11.10 17,457 415 11쪽
21 입성을 위한 준비. (4) +23 16.11.09 17,502 420 9쪽
20 입성을 위한 준비. (3) +14 16.11.08 18,073 443 10쪽
19 입성을 위한 준비. (2) +15 16.11.08 18,300 443 8쪽
18 입성을 위한 준비. (1) +19 16.11.07 19,689 457 9쪽
17 기회는 갑작스럽게 찾아온다. (10) +19 16.11.06 20,142 438 8쪽
16 기회는 갑작스럽게 찾아온다. (9) +19 16.11.05 20,026 479 9쪽
15 기회는 갑작스럽게 찾아온다. (8) +25 16.11.04 20,636 493 10쪽
14 기회는 갑작스럽게 찾아온다. (7) +32 16.11.03 20,840 476 11쪽
13 기회는 갑작스럽게 찾아온다. (6) +11 16.11.03 20,920 488 11쪽
12 기회는 갑작스럽게 찾아온다. (5) +13 16.11.02 21,520 476 8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