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쥬운입니다

천재 배우로 전직을 명 받았습니다

무료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쥬운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0.11.27 17:58
최근연재일 :
2021.01.19 21:40
연재수 :
57 회
조회수 :
740,096
추천수 :
16,589
글자수 :
437,739

작성
20.12.03 08:10
조회
17,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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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7쪽

Act 9. 첫 촬영 - (1)

DUMMY

“카테고리 해방권?”


아직 개방되지 않은 카테고리가 남아있었던가?

물론 [임무]와 [상점]만으로도 충분히 기적을 일으킬만한 힘을 가지고 있다.

그렇다면 남은 카테고리도 그에 못지않은 힘을 가지고 있을 터.

자연스레 기대감이 차올랐다.


“1500코인 다 쓰는 게 조금 걸리긴 한데.”


추천으로 인한 특가로 1500코인.

지금까지 모은 코인 전부가 곧 가격이다.

조금 망설임이 일었다.


“다른 것도 조금 둘러볼까?”


처음 받았던 500코인으로 살 수 있는 것은 거의 없었다.

아직 적긴 하지만 지금 보유하고 있는 코인은 무려 3배.

살 수 있는 게 하나도 없던 것과는 달리 3배로 불어난 코인으로 살 수 있는 것은···


“오, 있다.”


1000코인대에 몇몇 품목이 있었다.

하지만.


“···다 애매하네.”


쓸모 있는 품목을 찾기 힘들었다.

역시 아직 코인이 너무 적기 때문일까?

500코인의 3배인 1500코인이라고 해도 적은 건 마찬가지.


구입할 수 있는 품목이 있긴 하지만, 대부분이 뭔가 애매하다.

실생활에서 못 쓸 정도는 아니지만, 카테고리 해방권이나 [상점] 내의 다른 상품과 비교했을 때, 효용성의 차이가 너무 컸다.

무엇보다도.


“당장 내게 필요한 것이 아니야.”


1000만 배우가 되는 것이 말처럼 그리 쉬운 것이 아니다.

지금까지 보은이 보여줬던 효용성이 증명된 만큼, 코인이 지닌 가치는 무궁무진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런 상황에 배우가 되기 위해 도움이 될지 안 될지도 모르는 물건을 산다?

그야말로 낭비 그 자체다.

결국 내게 남은 최선의 선택지는 단 하나뿐이다.

나는 망설임을 떨쳐내고 스마트폰의 화면을 두드렸다.


툭, 툭!


- 카테고리 해방권 구입에 성공하였습니다. -

- 카테고리 해방권은 지금 즉시 사용 가능합니다. -

- 아직 해금되지 않은 카테고리 중 한 가지의 해방이 가능합니다. -

- 현재 해방 가능한 카테고리는 [건강], [도서관], [포털], [구인]입니다. -


머릿속으로 수많은 고민이 오갔다.

눈앞에 선택지는 4개.


“아우 머리야.”


한시름 놓게 되니 다른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괜스레 머리가 더 아파왔다.


“침착하자.”


몰입의 덕을 톡톡히 본 덕에 무사히 오디션에 합격할 수 있었다.

지금 이 선택이 얼마나 중요한 선택인지 누구보다 내가 잘 알고 있다.

이 작은 선택이 내 인생에 어떤 결과를 불러일으킬지 모르기에 더욱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했다.


“일단 목록부터.”


당장 눈에 후보군은 총 4개다.

[건강], [도서관], [포털], [구인].


“[건강]이면 건강 체크해주고 뭐 그런 건가? [구인]이야 뭐 사람 구하는 것 같고.”


가장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남은 2개다.

[도서관]과 [포털].


“그나마 [도서관]은 책을 빌리는 그 도서관을 말하는 걸까?”


만약 그렇다면 현재로서는 가장 도움이 되지 않는 카테고리다.

물론 책을 보고 필요한 지식을 얻거나 하는 방법은 있다.

다만 당장 필요한 것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면 역시 우선도가 떨어진다.

연기에 필요한 지식을 공부하는 데 있어서 영화, 드라마, 너튜브 등등 영상 매체를 비롯해서 그 외의 것도 충분히 많이 있으니까.


“문제는 [포털]인데.”


이건 진짜 모르겠다.

당장 생각나는 단어라고 해봤자, 포털 사이트를 말할 때 그 포털밖에 없다.

단순하게 생각하면 검색 관련 기능 같긴 한데.

이름만 들어서는 그 효용성이 전혀 짐작되지 않았다.


“···역시 모르겠다.”


머릿속이 터질 것 같았다.

복잡한 머릿속이 연달아 과부하를 토로했다.


“어떤 것을 골라야.”


띠링!


또다시 스마트폰이 울렸다.

보은이 아니었다.

전화다.

나는 황급히 화면에 떠오른 통화버튼을 밀었다.


“여보세요?”

“아, 지혁 씨! 저 차성우 감독입니다.”

“예, 감독님.”


소파에 앉아있던 몸이 덜컥 일어섰다.

갑자기 이 시간에 전화라니.

설마 아까 이야기로는 부족한 걸까?

섬뜩한 생각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가던 찰나.


“드디어 정해졌습니다.”


차성우로부터 의외의 말이 흘러나왔다.


“정해졌다는 게 무슨 말씀이신지.”

“정지혁 씨 촬영 일자입니다.”

“벌써 나왔습니까?”


솔직히 정말 놀랐다.

면접을 본 첫날에 역할이 정해지고 촬영 일자까지 통보될 줄이야.

내가 아무리 영화계에 대해 자세히 모른다고 하지만 이건 너무 빠른 것 아닌가?


“하하, 좀 빠른 편이긴 하죠. 세부일정과 시놉시스, 대본은 메일로 보내드릴 테니 촬영일까지 미리 촬영 준비하시면 됩니다.”

“알겠습니다.”

“아, 그리고 당부해 드릴 말이 있습니다.”


괜스레 어깨에 힘이 들어갔다.

갑자기 당부의 말이라니 뭔가 조금 께름칙하다.


“대본을 읽어보시면 알겠지만, 다음 촬영일에 지혁 씨가 찍을 씬은 액션 씬입니다.”

“액션 말씀입니까?”

“네, 지혁 씨가 맡게 될 배역인 박은혁의 첫 등장 씬이면서도 굉장히 중요한 장면입니다. 특히 액션이 가장 돋보이는 씬이 될 예정이라 지혁 씨가 보여줄 액션이 제일 중요한 장면이기도 하고요,”


꿀꺽.


절로 마른 침이 목구멍을 타고 넘어갔다.

생각보다 꽤 비중 있는 역을 맡은 모양이다.

하지만 이어지는 차성우의 말은 나를 더 놀라게 만들기 충분했다.


“그렇기 때문에 촬영일인 일주일 뒤까지는 컨디션을 최대한 끌어올리되, 부상은 절대적으로 조심하셔야 합니다.”

“···일주일 뒤 말씀입니까?”

“네, 혹시 일주일 뒤에 무슨 일이라도 있으십니까?”

“아, 아닙니다.”


예상보다도 너무 빠르다.

이래서야 뭘 준비하고 자시고 말고의 시간도 없는 것 아닌가.


“지혁 씨에게 거는 기대가 큽니다.”


수화기 너머로 차성우의 웃음소리가 흘러나왔다.

웃음소리를 시작으로 다시 영화에 대한 이야기가 오갔다.

낮에 있던 사무실에 있던 만큼은 아니지만, 결국 한참 동안 대화가 이어지고 나서야 나는 간신히 통화 종료 버튼을 누를 수 있었다.


“후우.”


통화를 마치자마자 절로 한숨이 새어 나왔다.

그와 동시에 두 가지 감정이 솟구쳤다.


하나는 배우로서 촬영에 임한다는 기대감,

나머지 하나는 과연 내가 차성우의 기대치에 만족할 만한 액션을 보여줄 수 있는지에 대한 걱정.

게다가 내겐 아직 큰 문제가 남아있다.


“만약 촬영 중에 후유증이라도 도진다면···”


촬영 도중에 또다시 통증이 발생한다면, 그것은 곧 사고로 직결되었다.

만약 운이 좋아 이번 촬영은 무사히 넘어간다 할지라도 언제까지고 무사히 넘어가기만을 바랄 수도 없는 일.

이놈의 후유증이 남아있는 이상 탑배우라는 목표로 가는 길은 결코 순탄치 않았다.


“결국, 결론은 하나뿐이네.”


차성우의 언질 덕분에 결심이 섰다.

당장 내게 도움이 될 수 있는 것, 그리고 현재 내게 가장 필요한 것.

나는 기나긴 망설임을 끝내고 천천히 손가락을 가져다 대었다.


- 카테고리 [건강]이 해방되었습니다. -


“아무리 고민해도 이게 답이야.”


당장 [임무]만 하더라도 미래의 사고를 예견하는 기이한 힘을 가지고 있었고 [상점]에서 판매되는 품목들은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꾸는 힘을 가지고 있었다.

그렇다면 분명 다른 카테고리에도 이와 같은 특별한 힘이 담겨 있을 터.

만약 내 예상이 맞다면.


“이 지긋지긋한 후유증을 없앨 수 있을지도 몰라.”


두근두근!


심장 박동이 더욱 속도를 더했다.

이 지긋지긋한 후유증에서 벗어날 수도 있다는 막연한 기대감.

어깨와 손가락에 힘이 잔뜩 들어갔다.

그리고.


- [건강]은 사용자가 지향하는 체형과 체질로 변화할 수 있도록, 사용자를 보조하는 헬스 매니지먼트 기능입니다. -

- [건강] 카테고리에 정해진 루틴의 운동을 실시할 경우, 더 큰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

- 사용자 정지혁의 신체를 분석하고 가장 효과적인 트레이닝을 설계합니다. -

- 후유증 재활 트레이닝 루틴이 설정되었습니다. -


내 예상이 정확하게 들어맞았다.


***


“후우, 후우!”


입에서 거친 숨이 터져 나왔다.

양팔과 양다리가 빠르게 움직였다.

팔과 다리가 서로 번갈아 가며 앞으로 뻗을 때마다, 전신의 근육이 힘을 쥐어 짜냈다.

이마에 송골송골 맺혀 있는 땀방울이 볼과 턱, 목을 타고 흘러내렸다.


두근두근!


격동하는 심장이 휴식을 요구하지만, 여기서 멈출 수는 없다.

목표 지점이 코앞에 있다.

남은 거리 약 300m.


“윽!”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다시 통증이 도졌다.

바늘로 근육을 찌르는 듯한 격통이 전신에 제동을 걸었다.

당장이라도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고개를 쳐들었다.


까득.


어금니가 부서질 듯, 갈렸다.

여기서 멈추게 된다면, 더 이상 달릴 수 없다.


이겨내야 한다.

이겨내야만 한다.

여기서 굽힌다면, 앞으로 그 어떤 일도 해낼 수 없다.

이제 정말 얼마 안 남았다.


“이익!”


근육에 남아있는 마지막 힘 한 올까지 전부 쥐어짜내, 나는 남은 거리를 질주했다.


“···도착!”


가쁜 호흡이 끊이질 않고 이어졌다.

당장이라도 쓰러질 것 같지만, 나는 애써 다리를 움직였다.

침착하게 호흡을 고르며, 천천히 걸음을 내디뎠다.

복어처럼 한껏 부풀어 오른 폐와 격동하는 심장이 조금씩이나마 다시 본래의 형태대로 되돌아갔다.


“후우.”


겨우 호흡이 본래대로 되돌아갔다.

전신을 누르던 탈력감이 점점 활력으로 바뀌었다.

기분 좋은 바람이 전신을 훑고 지나갔다.


“겨우 3km 달린 건데도 힘드네.”

“고생 많으셨습니다 형님.”


도착점에서 기다리던 연주가 물병을 내밀었다.

나는 턱에 맺힌 땀방울을 닦으며 물병을 받았다.

재활 관련하여 도움을 받고자 기껏 연주까지 불렀건만, 결과는 처참했다.


“미안, 역시 괜히 불렀나 봐.”


군에 있을 땐, 매일 10km 이상 뛰었던 것을 생각하면, 체력이 너무 떨어졌다.

물론 기본 체력은 3km 이상도 충분히 가능하지만, 후유증이 문제다.

후유증은 전성기 시절의 체력을 완전히 무너뜨렸다.

괜스레 얼굴이 다 화끈거렸다.


“형님, 이만큼도 대단한 겁니다.”

“에이 겨우 이 정도로 무슨.”

“겨우 이 정도가 아닙니다! 몸도 망가져 있던 데다, 아직 후유증 남은 상태에서 그만큼 하신 거지 않습니까? 보통은 절대 그렇게 못 합니다.”


연주의 목소리가 더욱 소리를 높였다.

그렇게까지 말해주니 내심 고맙지만, 내 스스로가 보기엔 아직 한참 멀었다.


“자세나 운동 강도는 어때?”

“자세야 뭐 예전에 운동하셨던 터라 두말할 것 없이 완벽하시고, 강도 같은 경우는 조금 강한 감이 없지 않아 있긴 하지만, 형님 현재 체력 수준으로 보면, 적당한 것 같습니다.”

“그래?”


내심 감탄이 흘러나왔다.

건강과 운동 관련 영상을 메인 컨텐츠로 하는 그의 말이 그렇다면 정말 믿을 만하다는 소리다.

나는 건네받은 물로 간단히 목을 축이고, 주머니에 손을 집어넣었다.


- 일일 권장 운동량을 만족하였습니다. -

- 신체 능력이 소폭 향상됩니다. -

- 몸에 잔재하는 후유증이 소폭 호전되었습니다. -


화면에 연달아 떠오른 메시지.

그를 보는 내내 입가에서 미소가 사라지지 않았다.


내 예상은 적중했다.

[건강] 카테고리는 정확하게 내가 원하는 바를 짚었다.

그간 어떤 치료를 병행해도, 호전되지 않았던 후유증을.


‘단지 운동만으로도 치료할 수 있어.’


꾸준히, 내가 얼마나 꾸준히 운동을 하느냐에 달렸지만.

후유증을 치료할 수만 있다면야 운동은 얼마든지 할 수 있다.

거기에 운동의 목적은 후유증뿐이 아니다.


‘제대로 된 배우가 되려면 빨리 몸부터 완성해야 해.’


배우란 본디 본래의 내가 아닌, 가상의 캐릭터가 되어 그를 직접 표현하는 직업이다.

이를 쉽게 표현하면 배역은 옷과 같았다.

내가 아무리 예쁘고 멋진 옷을 입고 싶어도, 몸이 완성되지 않으면 옷을 입을 수도 없을뿐더러 억지로 입는다고 하더라도 옷 태가 살지 않았다.


물론 누구라도 인정할만한 유명세와 실력을 얻게 된다면, 맞춤 정장처럼 배우에 맞는 배역을 받을 수도 있겠지만, 어떠한 경력도, 촬영한 작품도 없는 내겐 해당 사항이 없다.

일단은 몸이 완성되어야, 연기할 수 있는 스펙트럼이 넓어지고 더 다양한 배역, 더 다양한 상황을 소화할 수 있다.

결국 한시라도 빨리 배우가 되기 위해서라도 운동은 선택이 아닌 필수였다.


“그게 어플에서 추천한 루틴이라 하셨습니까? 그 어플 뭔지는 모르겠는데, 적어도 루틴 하나는 기가 막히게 잘 짠 것 같습니다 정말.”


연주는 좀처럼 감탄을 금치 못했다.

그의 말대로다.

보은이 추천한 루틴은 정말 나에게 딱 맞았다.

후유증이 남아있는 현재의 몸 상태를 고려한 운동인지, 운동 부위나 운동량도 딱 적당하다.


이미 한번 완성한 적 있기에 알 수 있었다.

지금 당장은 힘들지만, 어플만 제대로 잘 따라가면 몸은 다시 만들 수 있다.

덕분에 전신에 고양감이 끓어올랐다.


“후우.”


공원을 가로지르는 시원한 바람.

땀을 식히는 산들바람에 이끌려 나도 모르게 한숨이 새어 나왔다,


“···생각보다 피곤하네.”

“오랜만에 갑자기 운동하셨으니 피곤하실 겁니다.”

“아니 운동도 있지만, 그거 때문만은 아니야.”


운동이나 후유증 때문이 아니다.

물론 격렬한 운동으로 몸이 힘들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지금 가장 피로감을 느끼는 것은 정신이었다.


“어제 조금 무리했나 봐.”

“그러고 보니 다음 주에 곧바로 촬영이라 하셨지 않습니까?”

“그거 땜에 어제 연습 좀 하느라.”


영화 수라의 차성우로부터 대본을 넘겨받은 직후, 나는 대본을 외우며 ‘몰입’을 이용한 연기 연습에만 매진했다.

늦은 심야까지, 하루를 꼬박 연기에 몰두했건만, 과하게 몰입하지 않는 것이 생각보다 그리 쉽지 않았다.

조금만 이성의 끈을 놓으면 곧바로 배역에 휩쓸릴 것만 같은 감각.

마치 내 자신을 잃어버릴 듯한 감각 속에서 자아를 유지하는 것이 보통 일이 아니었다.


“연습도 좋고 운동도 좋지만, 절대로 무리하시면 안 됩니다. 감독도 그렇게 말했다고 했지 않습니까?”


연주가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말을 건넸다.

감독과의 통화 직후, 새로운 카테고리인 [건강]을 개방하며, 연주에겐 그간의 일들을 털어놓았다.

배우의 꿈을 갖게 된 것부터, 오디션에 합격한 이야기까지.


물론 보은에 대한 것까지 전부 이야기할 순 없었다.

보은에 대해 이야기 해봤자, 미친놈 취급받을 것이 뻔하니.

보은에 대한 것은 배우가 되기 위한 재활 목적으로 다운 받은 어플 정도로만 일러두었다.


이야기를 전부 들은 연주는 뛸 듯이 기뻐했다.

제 일처럼 기뻐해 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고마운 일인데, 연주는 재활을 도와달라는 부탁도 기꺼이 들어주었다.

분명 자기 일로도 충분히 바쁠 텐데, 연주는 이른 아침인 데도 불구하고 나를 위해 기꺼이 자신의 시간을 할애해주는 그가 고맙지 않을 수가 없다.


“고맙다 정말.”

“우리 사이에 고맙고 말고가 어디 있습니까? 신경 쓰지 마십시오. 그보다 연기 연습은 어떠셨습니까?”

“혼자 하려니 좀 어렵긴 하더라.”


하지만 어려운 만큼 보람은 있었다.


‘박은혁을 어떻게 연기해야 하는지 알 것 같아.’


연기하며 몇 번이고 휩쓸릴 뻔한 탓에 내가 맡게 될 박은혁이란 배역에 대해 더욱 자세히 알게 되었다.

작품 속에서 박은혁이 어떤 상황을 겪고 있었으며, 어떤 반응과 행동, 생각을 했는지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이번 주 빡세게 연습하면 어떻게든 될 것 같아.”

“역시 형님! 제가 말씀드렸지 않습니까? 형님 연기에 재능 있다고. 분명 형님은 꼭 성공할 겁니다. 미리 말씀드리지만 그때 가서 저 모른척하기 없깁니다.”


연주가 씨익 웃으며 너스레를 떨었다.

모른 척할 리가.

지금까지의 은(恩)은 절대로 잊지 않을 것이다.


“이 은혜는 꼭 갚을게.”

“에이, 겨우 이런 거로 무슨 은혜입니까. 그런 거창한 게 아니니 부담 갖지 마시고, 나중에 더 유명해져서 우리 채널에 자주 얼굴 좀 비춰주십시오, 전 그거면 됩니다.”


피식


결국 실없는 웃음소리가 새어 나왔다.

기지개를 마지막으로, 나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남은 시간은 일주일.

이야기도 좋지만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을 마냥 이렇게 낭비할 순 없다.


“슬슬 다시 움직여볼까?”


연주 역시 입가에 미소를 드리운 채, 물병을 받았다.


“아까 3km 기록 단축하는 걸로 내기 하나 하십니까? 진 사람이 점심 사기 어떻습니까?”

“20초 줄이기 어때?”

“너무 욕심 부리시는 거 아닙니까?”

“20초 줄이면 네가 점심 사는 거다?”

“나중에 가서 무르기 없깁니다.”


군에 있을 때처럼.

시시콜콜한 내기를 시작으로 나는 다시금 다리를 뻗었다.


운동과 연기.

탑배우가 되기 위해 내게 주어진 과제에 몰두한 채로.

그렇게 일주일의 시간이 흘렀다.


작가의말

오늘은 수능의 날입니다.

부디 그간의 노력 하신 만큼 원하시는 결과를 성취하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시험이 끝난 후, 오늘 만큼은 결과는 잊어버리고 함께 고생한 가족분들과 시간을 보내는 것은 어떨까요?

수험생 여러분, 그리고 수험생의 가족 여러분 모두 그동안 정말 고생많으셨습니다.
여러분의 꿈을 <보은>이 항상 응원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0

  • 작성자
    Lv.86 인생뭐잇냐
    작성일
    20.12.03 10:14
    No. 1

    소재가 재미있어요 연참이면 좋을텐데 ㅋㅋㅋㅋㅋ

    찬성: 1 | 반대: 0

  • 작성자
    Lv.27 레쥬
    작성일
    20.12.03 16:58
    No. 2

    잘 보고 갑니다

    찬성: 1 | 반대: 0

  • 작성자
    Lv.62 뚜밍
    작성일
    20.12.09 03:57
    No. 3

    재미 있어요

    찬성: 1 | 반대: 0

  • 작성자
    Lv.99 풍뢰전사
    작성일
    20.12.15 20:36
    No. 4
  • 작성자
    Lv.54 real23
    작성일
    20.12.19 19:26
    No. 5

    감사합니다

    찬성: 1 | 반대: 0

  • 작성자
    Lv.99 럽쮸
    작성일
    20.12.19 20:20
    No. 6

    5페이지 [건강]면-건강이면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28 쥬운
    작성일
    20.12.19 20:28
    No. 7

    작가 쥬운입니다. 부족한 글을 주의 깊게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럽쮸님 덕분에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오타를 발견하고 수정할 수 있었습니다. 오타 지적해주셔서 정말 너무 감사드리고 읽으시는데 불편함을 야기 시켜드려 정말 죄송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yeom
    작성일
    20.12.20 16:42
    No. 8

    재미있게 보고 갑니다

    찬성: 1 | 반대: 0

  • 작성자
    Lv.99 은색의왕
    작성일
    20.12.27 05:51
    No. 9

    쥐어짜내.
    나는→쥐어짜내, 나는

    찬성: 1 | 반대: 0

  • 작성자
    Lv.99 은색의왕
    작성일
    20.12.27 05:55
    No. 10

    군에 있을 때, 매일→군에 있을 때에는/땐 매일

    찬성: 1 | 반대: 0

  • 작성자
    Lv.99 은색의왕
    작성일
    20.12.27 06:08
    No. 11

    박은혁이란 배역에 더욱 → 배역을 더욱/배역에 대해 더욱

    찬성: 1 | 반대: 0

  • 작성자
    Lv.99 은색의왕
    작성일
    20.12.27 06:12
    No. 12

    작품 속에서 박은혁이 어떤 상황과 어떤 감정을 겪고 있었으며, 어떤 반응과 행동, 생각을 했는지.
    내가 선보여야 할 캐릭터가 어떤 캐릭터인지 자세히 알게 되었다.
    → 사실 뒤의 문장은 불필요한 문장이긴 합니다. 앞에서 이미 '배역에 대해 자세히 알게 되었다.'라는 언급을 하고 있기 때문이죠. 따라서 '작품 속에서 박은혁이 어떤 상황에 처했으며/겪었으며, 어떤 반응이나 행동 및 생각을 했는지 알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 정도로 수정하시면 더 깔끔한 문장이 될 것 같습니다.

    찬성: 1 | 반대: 1

  • 답글
    작성자
    Lv.28 쥬운
    작성일
    20.12.27 09:15
    No. 13

    은색의왕님 항상 애정을 가지고 지켜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짚어주신 오류 부분은 즉각 수정하였습니다. 항상 주의 깊게 읽어주시고 애정을 가지고 지켜봐 주신 덕분에 부족한 글을 더욱 완성시킬 수 있었습니다. 항상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7 리즈
    작성일
    20.12.28 09:04
    No. 14

    2페이지 그야말로 낭비가 그 자체다 -> 그야말로 낭비 그 자체다

    찬성: 1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28 쥬운
    작성일
    20.12.28 09:07
    No. 15

    리즈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짚어주신 부분은 곧바로 수정 완료했습니다. 읽는데 불편함을 드려 정말 죄송하고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오류를 짚어주신 덕분에 비로소 오류를 바로 잡을 수 있었습니다. 항상 애정을 가지고 주의 깊게 읽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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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99 포스아인
    작성일
    20.12.28 16:52
    No. 16

    즐감하고 갑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OLDBOY
    작성일
    21.01.01 20:46
    No. 17

    잘 보고 있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9 갓or똥
    작성일
    21.01.06 12:05
    No. 18

    돌발성없이 시스템로드를 걷는 스토리가 되겠네...
    지루해질지 재미있을지는 좀 더 봐야겠네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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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99 푸른평원
    작성일
    21.01.11 11:59
    No. 19

    잘 보고 갑니다.
    건필하세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musado01..
    작성일
    21.01.12 11:29
    No. 20

    잘 보고 갑니다.

    건 필하세요^^*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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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 배우로 전직을 명 받았습니다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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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Act 28. 연출 - (4) +12 20.12.22 13,100 291 20쪽
27 Act 27. 연출 - (3) +12 20.12.21 12,818 295 19쪽
26 Act 26. 연출 - (2) +12 20.12.20 13,049 302 17쪽
25 Act 25. 연출 - (1) +14 20.12.19 13,421 297 19쪽
24 Act 24. 그 이름 - (4) [수정] +24 20.12.18 13,486 284 18쪽
23 Act 23. 그 이름 - (3) [수정] +16 20.12.17 13,451 268 19쪽
22 Act 22. 그 이름 - (2) [수정] +21 20.12.16 13,706 268 12쪽
21 Act 21. 그 이름 - (1) [수정] +21 20.12.15 14,292 258 19쪽
20 Act 20. 룰렛 +15 20.12.14 14,488 286 17쪽
19 Act 19. 프로필 - (2) +17 20.12.13 14,181 303 13쪽
18 Act 18. 프로필 - (1) +15 20.12.12 14,606 305 19쪽
17 Act 17. AND +14 20.12.11 14,589 309 15쪽
16 Act 16. 제의 - (3) +18 20.12.10 14,859 294 15쪽
15 Act 15. 제의 - (2) +13 20.12.09 15,431 298 18쪽
14 Act 14. 제의 - (1) +18 20.12.08 15,653 299 14쪽
13 Act 13. 불청객 - (3) +16 20.12.07 15,708 291 15쪽
12 Act 12. 불청객 - (2) +20 20.12.06 15,728 302 12쪽
11 Act 11. 불청객 - (1) +18 20.12.05 15,991 299 12쪽
10 Act 10. 첫 촬영 - (2) +20 20.12.04 16,635 323 17쪽
» Act 9. 첫 촬영 - (1) +20 20.12.03 17,140 318 17쪽
8 Act 8. 오디션 - (3) +12 20.12.02 17,116 320 11쪽
7 Act 7. 오디션 - (2) +19 20.12.01 17,349 332 14쪽
6 Act 6. 오디션 - (1) +13 20.11.30 17,840 330 11쪽
5 Act 5. 뉴스 - (2) +12 20.11.29 18,224 328 12쪽
4 Act 4. 뉴스 - (1) +21 20.11.28 19,280 345 15쪽
3 Act 3. 튜토리얼 - (3) +21 20.11.27 19,551 379 15쪽
2 Act 2. 튜토리얼 - (2) +26 20.11.27 21,580 351 16쪽
1 Act 1. 튜토리얼 - (1) +25 20.11.27 26,036 38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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