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쥬운입니다

천재 배우로 전직을 명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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쥬운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0.11.27 17:58
최근연재일 :
2021.01.19 21:40
연재수 :
5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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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437,739

작성
20.12.20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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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7쪽

Act 26. 연출 - (2)

DUMMY

‘액션 연출이라.’


갑작스러운 부탁.

아니, 기회라고 해야 할까?

나는 끝내 박혜숙의 부탁을 받아들이고 말았다.

물론 거의 울 기세로 달려드는 감독이며, 등장 씬 추가 등 다른 보상이 제시된 덕도 있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이거였다.


- [긴급 임무]가 발생하였습니다! -

- 긴급 임무 : [액션 연출] -

내용 : 드라마의 액션 연기를 연출하여 감독과 작가의 마음을 사로잡으시오.

보상 : 3000코인

힌트 : [액션], [군인]

* 성공 시 사용자 정지혁의 캐릭터 리태홍의 추가 등장이 확정됩니다.


‘또 긴급 임무라니.’


불과 대본 리딩 때 받은 것이 엊그제 같은데.

또다시 긴급 임무가 발생했다.

요새 임무를 통 수행하지 않은 탓일까?


이렇게 된 이상 받아들이지 않을 수가 없다.

상황이 조금 복잡하게 됐지만, 나쁘지 않다.

이번 임무야말로 교관 출신인 내 특기를 유감없이 발휘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니까.


“연습하는 거 구경 좀 해도 될까요?”

“하윤 씨?”


입꼬리를 길게 늘어뜨린 연하윤이 내 쪽으로 다가왔다.

입가에 피어난 예쁜 반달이 나를 향해 달싹인다.


“그동안 연습은 많이 하셨어요? 선생님께 배우고 있다고 들었는데.”

“네, 어머니께 제대로 배우고 있습니다. 말씀도 많이 들었습니다. 이번에 저를 박혜숙 작가님께 추천까지 해주셨다고요.”

“아아, 별거 아니에요. 마침 박 작가님이 연기도 잘하고 액션도 좋은 배우를 찾고 계시길래 우연히 추천해 드린 것뿐이에요. 카네이션의 팬이거든요. 정말 잘 보고 있어요.”


연하윤은 환하게 웃으며 나를 추켜세웠다.

겸손하게 자신의 공을 낮추는 모습에 더욱 감사한 마음이 어린다.


“좋게 봐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지혁 씨 연기 정말 기대하고 있어요. 오늘 찾아온 것도 지혁 씨 연기를 직접 보고 싶어서 여기까지 찾아온 거예요.”


어쩐지, 오늘 촬영도 아닌 그녀가 왜 찾아왔나 했다.

상황이 조금 묘하게 흘러갔지만, 차라리 잘 됐다.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기꺼이 추천해준 배려에, 최고의 연기로 보답할 수 있게 되었으니.


‘······라고 생각했는데.’


호기로운 기세와는 달리.

상황은 마냥 내게 우호적으로 흘러가지 않았다.


“주연 배우가 아직 도착 안 했다고요?”


고개를 끄덕이는 연하윤을 보자 없던 한숨도 나올 지경이다.

본래 촬영까지 남은 시간은 약 3시간 남짓.

그마저도 분장하고 뭐하고 이것저것 연습할 수 있는 시간은 고작 2시간 정도뿐이다.

아무리 쉽게 설명한다고 하더라도, 충분한 퀄리티를 위해선 1분이라도 더 연습해야 할 텐데, 가장 중요한 남자 주인공이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

그나마 위안이 되는 점은, 주연과 함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스턴트 배우들은 이미 도착했다는 것이다.


“모두 다 모이셨을 때 시작하는 것이 맞지만······.”


시간이 없다.

이번 촬영은 저번처럼 롱 테이크 촬영은 아니지만, 첫 장면에 쓰일 부분이기에 시청자의 이목을 빼앗을 화려한 동작이 다수 필요했다.

더 이상 지체하면 퀄리티도, 화려함도 모두 놓치고 만다.


“이번에 리태홍 역을 맡은 정지혁이라고 합니다. 감독님과 작가님의 요청으로 이번에 일일 무술 감독을 맡게 되었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앞에 모인 2명의 배우를 바라보며 나는 먼저 인사를 건넸다.


“정지혁? 어디서 많이 들어봤는데······.”


스턴트 배우들이 긴가민가 하는 시선으로 고개를 갸웃거린다.

서로 자세히 소개도 나누고 하는 것도 좋겠지만 그럴 시간도 아깝다.


“시간이 없으니 일단 바로 연습부터 시작하겠습니다. 자세한 얘기는 차차 하도록 하죠.”


아리송한 표정의 두 배우를 향해 나는 설명을 시작했다.

오늘의 운명이 걸린 중대한 액션에 대한 설명을.


***


“동작이 과합니다. 실제 상황이면 모르겠지만, 그렇게 깊게 들어가면 상대방이 다칠 수도 있습니다.”

“예!”

“다리! 항상 다리를 조심해야 합니다. 받쳐주는 다리 중심이 무너져, 넘어지게 되면, 본인뿐만 아니라 모두가 다칠 수 있습니다.”

“알겠습니다!”


연습은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이런 액션 연기에 도가 튼 스턴트 배우들은 몇 번의 설명과 연습 끝에 능숙하게 동작을 이어나갔다.

드문드문 부족한 점이 보이긴 했지만, 한두 번만 지적해주고 교정해주면 그들은 이윽고 완벽한 자세를 선보이며 기대에 여실히 부응했다.


“지혁 씨, 이 부분은 날을 세워서 들어가는 게 더 낫지 않을까요?”

“실전인 상황에서는 날을 세워서 목을 노리는 것이 더 살상력이 높습니다. 하지만 조명도 약해지고, 곧바로 동작이 이어지다 보니, 위험성이 너무 커집니다. 차라리 대치 중인 상황이니 오른 다리를 상대 다리 사이로 집어넣어 밀면서 중심을 무너뜨리는 것은 어떻습니까?”

“오, 확실히 그러면 충분히 임팩트도 있고 괜찮겠네요. 감사합니다.”


액션 연기를 본업으로 하고 있는 사람들답게 일반인은 알기 어려운 부분까지 디테일하게 질문이 들어온다.

그 질문에 막힘없이 대답을 이어나갈 때마다, 그들의 얼굴에 감탄이 어렸다.


“저기, 질문 하나 해도 되겠습니까?”

“네, 말씀하세요.”


거듭된 연습 끝에 얼추 가닥이 잡힐 즈음.

한 스턴트 배우가 질문을 던졌다.


“동작도 그렇고 연출도 그렇고 절대 평범한 분은 아니신 것 같은데······


그의 질문에 곁에 있던 동료 스턴트 배우도 고개를 갸웃거린다.

얼추 가닥도 잡혔겠다.

곧 그의 질문에 대답하려는 순간.


“아, 저분 모르세요? 그 왜, 저번에 총기 사고 제압하셨던 분이요!”

“요새 카네이션에도 나오시는데 안 보셨어요?”


어째선지 주변에 모여 있던 여자 스태프들이 개입해 눈치를 준다.

그제야 스턴트 배우들이 입을 크게 벌리며 탄성을 터뜨리고


“아! 혹시 저번에 총기 사고 제압하셨던?”

“와, 배우 하신다고는 들었지만, 설마 같은 작품에서 뵐 줄은···.”


알았다는 양 아는 체를 해온다.

그들은 화등잔만 하게 커진 눈으로 연달아 감탄을 늘어놓았다.


“와, 어쩐지! 이렇게 디테일한 분은 처음 봤습니다.”

“혹시 스턴트로 활동하신 적 있으십니까? 기존 무술 감독님보다도 훨씬 더 자세하게 알고 계신 것 같습니다.”


마치 어린 시절 동경하던 영웅이라도 마주한 것과도 같은 반응이다.

이런 반응은 비단 그들만의 반응이 아니었다.


“지혁 씨, 괜찮으시면 커피 한잔 드시고 하세요.”

“어머, 저거 신인 배우라고 벌써 꼬리치는 거봐.”

“이따 끝나고 사인받아도 되겠지?”

“사인이 뭐야? 같이 사진부터 찍어야지!”


조그마하게 비명까지 질러가며 얼굴을 붉히는 여자 스태프부터 시작해서.


“와. 미친 저게 진짜 사람이냐? 무슨 인간 병기 보는 느낌인데.”

“이 바닥 생활만 5년 넘는데 저렇게 생동감 넘치는 거 처음 본다.”

“지금까지 내가 본 액션 영화는 전부 애들 장난이었네.”

“내 평생 저런 거 처음 본다. 해외 액션 영화에서도 이런 거 못 본 것 같은데.”


건장한 체격의 남자 스태프들까지.

하나 같이 감탄을 금치 못했다.

칭찬 일색의 시선이 모여들었기 때문일까?

한창 연습에 집중하던 스턴트 배우들의 어깨에도 더 힘이 들어갔다.

알게 모르게 입꼬리가 씰룩거리는 것이 내심 기분은 좋은 모양이다.

덕분에 연습엔 더욱 속도가 붙었다.


“와, 역시 선생님과의 호흡도 그렇고, 액션도 정말 기가 막히네요. 이대로 정말 무술 감독 하셔도 되겠어요. 제 눈이 틀리지 않아서 다행이에요.”


연습에 몰입하고 지켜보던 연하윤 역시 감탄을 흘렸다.


“예상보다도 훨씬 잘하시던데. 혹시 따로 연출하시는 법도 배우셨나요?”


갑작스러운 그녀의 질문에 연습 중이던 다른 배우들과 구경하던 스태프들의 시선이 일제히 내 쪽으로 향한다.

나는 동작을 멈추고 고개를 가로저었다.


“따로 연출을 배운 적은 없고, 부대에서 교관 임무를 수행한 적이 있습니다.”

“교관이요? 빨간 모자랑 선글라스 쓰는 그런 교관이요?”


연하윤의 엉뚱항 대답에 되려 웃음이 터질 뻔했다.

스턴트 배우들도 황급히 고개를 돌린 채, 터져 나오는 웃음을 애써 참고 있다.

아무래도 조교랑 헷갈린 모양이다.

하긴 매체에서 드러나는 교관의 모습은 그쪽이 더 이미지가 강하긴 하다.

나는 영문도 모르고 고개를 갸웃거리는 그녀를 향해 피식 웃으며 입을 열었다.


“아닙니다. 저는 특수 살상 무술 교관 임무를 수행했었습니다.”

“트, 특수 살상 무술이요?”

“자세한 것은 보안상 말씀드릴 순 없습니다만 간단하게 설명 드리면 ‘크라브 마가’, ‘시스테마’ 같은 군용 무술을 포함한 실전 살상 무술을 가르쳤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꿀꺽.


웃음은 진즉에 멈췄다.

입을 쩍 벌리고 지켜보던 스턴트 배우들은 물론 다른 스태프들은 겨우 입을 닫고 마른 침을 삼켰다.


“미친, 진짜 인간 병기셨네.”

“저분 절대 심기 건드리지 마라.”

“진짜 영화 찢고 튀어나온 거 아냐?”


웅성거림이 끊이질 않고 이어진다.

질문을 건넨 연하윤의 눈동자 역시 더욱 크기를 더했다.


“······생각보다도 훨씬 더 대단하신 분이셨네요.”


지켜보던 스턴트 배우들 역시 한마디씩 거든다.


“혹시나 했더니 역시 현업 종사자셨네요.”

“그··· 조금 전엔 실례 많았습니다.”

“아닙니다. 누군지도 모를 신인 배우가 난데없이 연출까지 맡으니 그럴 수밖에 없죠.”

“오늘은 감독이신 지혁 씨만 믿고 따르겠습니다. 마무리까지 아무쪼록 잘 부탁드립니다!”


스턴트 배우들의 입가에 환한 미소가 번졌다.

이렇게 연습도 열심히 하고 예의 바른 사람들이라면 이쪽에서 환영이다.

하지만,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었다.


“어라, 연 선배. 오늘 촬영 아니지 않아요? 여기까진 어쩐 일이세요?”


한껏 여유로운 목소리.

듣기 좋은 베이스 톤의 목소리가 촬영장을 가르고 나타났다.

허나 정작 지목받은 연하윤의 눈썹은 금세 일그러졌다.


“김현호, 너 왜 이렇게 늦게 왔어?”

“주연은 마지막에 등장하는 법이잖아요.”


눈살을 찌푸리는 연하윤의 말에도 가벼운 태도로 그는 씨익 웃고 만다.

본인을 주연이라 칭하는 것을 보니.

아무래도 저 사람이 이번 작품의 주인공인가보다.


“지금 뭐 하는 중이셨어요?”

“나 신경 쓰지 말고 빨리 연습이나 준비해. 촬영 시작까지 2시간도 안 남았는데, 아직 합도 안 맞춰봤잖아.”

“연습이요? 에이, 그런 거 적당히 상대 쪽에서 맞춰줘야죠. 적당히 치고 받쳐주는 거 선배도 아시잖아요?”


멘트 하나하나가 상당히 거슬린다.

별거 아니라는 듯한 웃음이 이들의 노력을 비웃는 것처럼 들려온다.

연하윤의 시선 역시 점점 더 곱지 않게 변한다.


“빨리 준비 안 해?”

“농담이에요 농담. 바로 준비하겠습니다.”


시선이 곱지 않은 것을 느낀 것인지 그가 자리를 뜨려는 찰나.


“시간 없습니다. 바로 시작해야 합니다.”


나는 그의 앞을 막았다.

희미하게 김현호의 눈꼬리가 떨린다.


“그쪽은 누구?”

“리태홍 역을 맡은 정지혁이라고 합니다. 오늘 사고로 불참하신 무술 감독님을 대신하여 일일 액션 연출을 맡았습니다.”

“아, 일일 감독님이시구나. 저 누군지 아시죠?”


김현호는 애써 밝은 표정으로 눈치를 준다.

하지만, 그렇게 말해도 내가 아는 것은 이름이 다다.


“김현호 씨라고 들었습니다만.”

“김현호 선배겠죠. 후배님.”


끝내 김현호의 표정이 완전히 무너졌다.

일그러진 표정의 그가 나를 향해 고개를 가까이 내밀었다


“야.”

“······”

“선배한테 그게 뭐 하는 태도냐. 일일 감독이라고 네가 무슨 진짜 감독이라도 된 줄 알아? 꼬락서니가 딱 봐도 무명 같은데, 네가 뭔데 나한테 이래라 저래라야?”


눈매가 가늘어졌다.

늦게 와서 하는 소리가 겨우 이건가?

영악하게 다른 사람들이 인지하지 못하게 조용히 살벌한 말을 토하는데.


‘얘 봐라?’


정말 가소롭기 짝이 없다.

얼굴을 보니 기껏해야 나이는 20대 중반.

나이야 뭐 그런다고 쳐도, 촬영 2시간 남짓 남겨두고 겨우 와서 하는 말이 선배 대접 안 해주냐는 말이다니, 한심하다 못해 웃음이 나올 지경이다.

그러나 이쯤이야 군에 있을 때도 숱하게 겪지 않았던가.

나는 눈에 힘을 주고 그에게로 한발 다가섰다.


“인지도도 없는 놈이 내가 누군······”


허공에서 맞닿은 시선.

그와 동시에 김현호의 말꼬리가 흐려졌다.

이윽고 그의 눈동자가 파르르 떨리기 시작한다.


“네가 누군데?”


다른 이들을 대할 때와는 사뭇 다른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중사로 근무하던 때의 낮고 싸늘한 한기가 담긴 목소리.

김현호의 떨림이 더욱 격해지기 시작했다.


아무리 나이가 어려도 선배는 선배다.

그 지론만큼은 절대로 변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것은 선배가 선배다울 때, 통용되는 말이다.

선배다운 행동도 보이지 않으면서 대접만 바라는 이런 놈에게 선배라는 말은 어울리지 않는다.


“김현호. 빨리 가서 준비 안 해?”


분위기를 읽은 연하윤이 굳은 얼굴로 다가온다.


“네, 넵! 얼른 준비하고 오겠습니다.”


연하윤이 근처에 다가오자 김현호는 퍼뜩 정신을 차리고 황급히 멀어져간다.

황급히 자리에서 벗어나는 꼴을 보니 웃음이 흘러나올 것만 같다.

후배라고 만만하게 보인 모양인데.

아무래도 버릇을 단단히 고쳐놔야겠다.


“지혁 씨 괜찮아요?”

“네?”

“혹시 저놈이 뭐라고 한 거예요?”


김현호를 쫓아낸 연하윤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내게 다가온다.

물론 사실이긴 하지만···.

그걸 곧이곧대로 말할 수는 없다.


“별거 아니었습니다. 오늘 한번 잘해보자는 뭐, 그런 말이었습니다.”

“숨기지 않으셔도 돼요. 쟤가 또 이상한 소리 한 거죠?”


또?

이런 일이 처음이 아니었던 것일까?

연하윤의 입에서 깊은 한숨이 새어 나왔다.


“김현호 쟤. 이런 일이 처음이 아니에요. 연기도 잘하고, 액션도 뛰어나고, 선배들한테도 잘하는데, 인기에 너무 취했어요. 틈만 나면 지각하기 일쑤에 인지도가 낮은 선배한테는 선배로 대하지도 않더라고요. 대체 옛날의 그 모습은 대체 어디로 간 건지······ .”


연하윤의 말꼬리가 흐려졌다.

그녀는 잠시 입술을 깨물고 다시금 말을 덧붙였다.


“말이 너무 길었네요. 여튼 지혁 씨가 잘못한 거 없으니까. 쟤가 뭐라 하던 신경 쓰지 마세요. 제가 이따 한 소리할게요. 현호 말은 한 귀로 듣지도 말고 전부 흘려버리세요.”


연하윤은 진심을 담아 나를 걱정했다.

내 기분을 신경 써주며, 선배로서의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이게 바로 선배지.

그의 호의에 나는 부드러운 웃음으로 답했다.


“신경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괜찮습니다. 군에서도 이런 일이 종종 있었습니다.”

“군대에서도요?”

“네.”


김현호가 한 행동은 부대에서 있었던 일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대한민국에서 날고 긴다 하는 최고의 특전사 요원들이 모여 있는 707특수임무부대.

전국 각지에서 선발된 최정예인 만큼, 그들이 가지고 있는 자부심은 상당했다.

자부심으로 똘똘 뭉친 몇몇 이들 중엔, 교육을 거부하는 이들도 있었다.

자신보다 경험이 부족하다, 계급이 낮다, 나이가 어리다 등등 갖은 이유를 대며 교육을 거부하는데, 그들의 본심은 결국 이거다.


‘네가 날 가르칠 실력이 되느냐?’


“그럼 군에서는 어떻게 했어요?”

“별거 없습니다.”


그들의 물음에 나는 딱 하나의 대답으로 답했다.


“실력으로 납득시키면 됩니다.”


의문이야 얼마든지 제기할 수 있다.

허나, 그 의문이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다면, 그게 정 불만이라면, 실력으로 교관의 자리를 받아 가면 된다.

다만 여태까지 실력으로 나를 이긴 도전자가 단 한 명도 없었을 뿐이다.


지금도 똑같다.

후배인 나의 연출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나보다 더 잘 할 수 있다는 것을 실력으로 증명하면 된다.


“그렇다면 다행이긴 한데, 혹시라도 무슨 일 생기면 바로 감독님이나 제게 말씀해주세요.”


연하윤이 걱정 가득한 목소리로 입술을 달싹였다.

그녀의 걱정에 나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입은 웃지만, 눈은 전혀 웃지 않는 채로.

나는 조용히 웃었다.


“저는 괜찮습니다. 저보다는 저 사람을 걱정하시는 편이 좋겠네요.”


교관 임무 수행만 3년.

파병으로 스스로 교관직을 내려놓기 전까지 임무를 수행하며 깨달은 점이 하나 있다면.

굴리는데 장사 없다는 것이다.


작가의말

기다려주신 모든 분들께 사죄와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투데이 베스트라는 성원으로 응해주신 독자님들을 위해 더욱더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항상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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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Act 12. 불청객 - (2) +20 20.12.06 15,731 302 12쪽
11 Act 11. 불청객 - (1) +18 20.12.05 15,995 299 12쪽
10 Act 10. 첫 촬영 - (2) +20 20.12.04 16,638 323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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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Act 7. 오디션 - (2) +19 20.12.01 17,352 332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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