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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 님의 서재입니다.

래딕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게임

정선
작품등록일 :
2019.04.19 16:21
최근연재일 :
2019.04.27 00:53
연재수 :
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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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글자수 :
40,714

작성
19.04.22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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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4. 또 하나의 세상

DUMMY

잠시 후 눈을 한 번 깜빡였는데 세상이 바뀌어 있었다.

눈을 감기 전에는 온통 흰 세상이었는데 뜨고 나니 중세 유럽풍의 광장에 있었다.

광장의 중앙에는 분수대가 자리 잡고 있었고 광장의 주변으로 음식점을 비롯하여 여러 상점들이 있었다.

처음 느낌은 정말 대단하다는 것이었다.

페어린을 보고서도 느꼈지만 이 곳은 완전한 또 하나의 세상이었다.

어느 곳을 보아도 현실과의 괴리감을 전혀 느끼지 못하였다.

더구나 모든 가상현실 게임에 있는 사람들의 머리 위에 떠 있는 캐릭터명도 보이지가 않았다. NPC나 유저나 모두 아무런 표시가 없었다. 이래가지고는 NPC와 유저를 구별할 수도 없었다.

그야말로 현실과 구별이 가지 않는 세상이다.


“이게 게임 속이라니. 정말 믿겨지지 않는 모습이구나.”


감탄을 하며 자신의 팔을 손가락으로 눌러보았다.

감각이 현실과 똑같았다.

이 곳이 게임세상이라는 것은 자신의 시야 우측 하단에 표시되는 시간을 봐야 실감이 났다.

우측하단에는 두 줄로 현실시간과 게임 속 시간이 표시되어 있었다.

게임 속 시간은 래딕스력 1년 1월 1일 0시 1분 37초가 지나가고 있었다.

느낌상 실제로 1초에 1초가 올라간다.

그러고 있는 사이 다른 사람이 빛 무리와 함께 광장에 새롭게 나타났다. 그 사람도 나기수와 마찬가지로 주변의 모습에 놀라고 있었다.

한참 신기한 모습을 감상하던 나기수가 정신을 차렸다.


“감상만 하고 있을 때가 아니지. 게임을 시작했으니 뭔가를 해야지.”


일단 자신의 스테이터스를 확인해 보았다.


“상태창 오픈”


그러자 자신의 좌측면 시야에 반투명하게 현재 상태가 표시되었다.


- 이름 : 이든

- 레벨 : 1

- 마법 재능 : 97

- 검술 재능 : 97

- 직업

없음

- 특성

없음

- 보유 스킬

없음

- 상태

공격 : 310

방어 : 310

생명 : 500/500

마나 : 970/970

오러 : 970/970

피로 : 500/500

체력 : 10

지능 : 10

민첩 : 10

근력 : 10

미분배 지수 : 0

동화율 : 5

- 착용 아이템

없음


“상태창이 나타나는 것을 보니 확실히 게임속이 맞구나.”


너무 높은 현실감에 혹시나 하는 생각마저 들게 하였지만 게임은 게임이었다.

마나와 오러가 970인걸 보면 재능의 열배가 초기 마나와 오러 값으로 나타나는 것으로 생각이 들었다.


“970이 어느 정도일지는 몰라도 일단 마나나 오러는 다른 유저들보다는 많이 있겠군. 어떻게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좋은 거는 확실하겠지. 그리고 나머지 수치는 모든 유저가 같은 건가?”


메뉴얼에 없는 내용이라 자세한 것은 알 수 없지만 페어린이 평균 재능이 68정도라고 했으니 이 게임에서는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게 분명했다.

메뉴얼에는 초기 상태는 물론 처음 지급되는 아이템에 대한 내용도 없었고 어떻게 퀘스트를 받아야 하는지도 언급이 없었다. 거기에는 아주 기초적인 게임 운영에 대한 내용밖에 없었다. 단지, 자신의 상태를 남들한테 알려주는 것은 가능하면 삼가라고 쓰여 있었다.

자유도가 높아도 지나치게 높은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하지만 리얼팩트사는 래딕스를 또 하나의 진짜 세계로 만들기 위하여 그런 설정을 선택하였다고 했다.

자신의 상태를 모두 확인한 나기수는 초기 아이템으로 무엇을 지급하였는지도 궁금하였다.


“인벤토리 오픈”


인벤토리는 모두 10칸이 제공되고 있었는데 그 안에는 빵 10개, 쿠퍼 100개가 전부였다.

다른 게임에서 기본적으로 제공하는 녹슨 단검이나 초보자의 검 같은 기본무기도 들어 있지 않았다.

그래도 빵과 약간의 돈이라도 주는 것이 다행이었다.


“흠, 이걸 가지고 어떻게 시작을 해야 하지? 그 흔한 튜토리얼도 없네 이 게임은.”


잠시 투덜거리던 나기수는 상태창을 닫고 광장의 분수대와 주변을 둘러보며 어떻게 게임을 해야 할지 생각하였다.

메뉴얼에 보면 분명히 퀘스트가 성장하는데 큰 도움이 될 거라고 했다. 단지 어떻게 퀘스트를 받아야 하는지는 나와 있지 않은 게 문제였지만.


“퀘스트를 받으려면 아무래도 NPC와의 접촉이 우선이겠지? 아닐까? 사냥을 하는 게 먼저일까?”


이런 저런 생각을 해 보았지만 스스로 결론을 낼 수는 없었다.


“일단 한 번 둘러보자. 그러고 나서 다시 생각해 보자.”


일단은 이 세상에 대하여 조금이라도 알아보는 것이 낫겠다고 생각을 한 나기수는 일단 광장을 돌아보기로 하고 천천히 주변을 훑어보며 광장을 한 바퀴 둘러보았다.

아무리 천천히 돌았다 해도 대강 구경하면서 한 바퀴 돌기만 하는데도 대략 한 시간 정도 걸렸다. 적은 광장은 아니었다.

그 사이에도 수많은 빛 무리가 분수대 주변에서 나타났다 사라졌고 그 때마다 한 사람의 유저가 등장했다.

광장에는 잡화점도 있었고, 편의점도 있었고, 무기점, 식당, 주점, 대장간 그리고 주택들도 몇 채 있었고 한 편에 훈련장이라고 되어 있는 곳도 있었으며 사냥터라고 표시된 이정표도 있었다.

나기수는 사냥터로 나가볼까 하다가 자칫 죽으면 열흘을 허송세월해야 한다는 생각에 굳이 지금 나가서 목숨을 걸고 사냥을 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을 하였다. 괜히 사냥하다가 죽으면 10일이나 접속을 하지 못하게 되는데 그러면 그만큼 성장이 늦어질 수밖에 없을 터였다.

좀 더 정보를 모은 다음 행동을 하기로 했다.

그러다가 식당을 본 것이 생각이 났다.


“식당에 가면 NPC들을 만날 수 있겠지? 일단 NPC들을 만나서 이 세상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나 확인 해 보자. 음식도 먹을 수 있다니까 그것도 궁금하고.”


여태까지의 가상현실 게임에서는 제대로 된 먹는 기능이 없었다. 그저 먹는다고 하는 시늉만 하면 음식이 사라졌고 따라서 음식 맛이라는 게 없었다.

그런데 래딕스는 음식을 먹을 수 있을 뿐 아니라 맛도 느낄 수 있다고 하였다.

나기수는 기대를 갖고 식당을 찾아갔다.


“어서 오세요.”


식당을 들어가니 푸른 체크무늬 에이프런이 달려 있는 흰색 메이드 복을 입은 레이디가 인사를 하며 반갑게 맞아 주었다.

테이블이 대략 10개 정도 있는, 그렇게 크지는 않은 식당이었다. 하지만 모든 가구가 깨끗하였으며 인테리어도 고급스러웠다.

식당에는 이미 자리를 잡고 있는 사람들이 여럿 있었지만 머리 위에 캐릭터 명이 떠 있지 않기 때문에 누가 유저인지 누가 NPC인지는 알 수가 없었다.

레이디가 안내해 준 자리에 앉은 나기수가 식당을 둘러보다가 메뉴를 보고 말하였다.


“음식이 맛있나요?”

“이 곳에 처음 오셨나보군요. 저희 음식을 드셔보시면 드셔 보시면 깜짝 놀라실 거예요.”


저런 자신감 있는 말을 실제 현실 세상에서 들었다면 그저 그런 말로 들렸을 텐데 이 곳에서 들으니 왠지 기대감이 생긴다.

그나저나 NPC도 유저를 구별할 수는 없는 것 같았다.


“그럼 비어하고 후라이드 치킨 하나만 갖다 주세요.”


비어는 2쿠퍼이고 후라이드 치킨은 3쿠퍼였다. 소지금으로 먹는데 전혀 부담이 없었다. 100쿠퍼가 적은 돈은 아닌 모양이었다.


“네, 잠시만 기다리세요.”


음식을 기다리며 앉아 있는데 옆 테이블의 소리가 들려온다.

식탁 위에 활을 올려놓고 식사를 하고 있었는데 한 사람의 허리에는 바스타드 소드가 매달려 있었다. 아직 유저들이 저런 활이나 검은 구하지 못하였을 테니 당연히 NPC일 것이다.


“오늘은 이곳에 못 보던 사람들이 많네?”

“그러게. 광장에 이렇게까지 사람이 많은 적이 없었는데 말이야.”

“뭐, 사람들이 많아지면 좋은 거지. 마을이나 우리들한테도.”

“당연히 그렇지. 사람이 많아야 뭐라도 잘 팔릴 테니 말이야. 우리 같은 사냥꾼들이 잡은 짐승의 가죽들도 그렇고.”

“이왕이면 우리 사냥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도 있으면 좋겠네.”

“그러게 말이야.”


그 소리에 나기수가 귀를 쫑긋 세웠다.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라니? 뭔가 기대감이 생기게 하는 말이었다.


“안녕하세요.”


이든이 인사를 하자 두 사람이 고개를 돌려 이든을 쳐다보고는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며 말했다.


“안녕하세요.”

“저는 이 마을에 처음 온 이든이라고 합니다.”

“네. 반갑습니다. 전, 테드입니다.”

“반갑습니다. 전, 한스입니다.”


카이젤 수염을 하고 날씬한 테드가 인사를 하자 장비수염을 하고 있는 약간은 살집이 있는 한스가 인사를 했다.

반갑다고 인사를 받아주는 것을 보니 배타적이지는 않은 것 같았다.


“옆 자리에 앉아 있다 보니 두 분이서 하는 말을 듣게 되었는데요. 사냥에 도움을 줄 사람을 찾고 있으신 것 같은데 어떤 도움을 말씀하시는 건지 물어도 될까요?”

“별건 아니고 그냥 짐꾼이 필요한 겁니다. 사냥을 나가면 며칠씩 있다가 오게 되는데 식량이라든가 사냥한 짐승이라든가 이런 것들이 부피가 있다 보니 들어 줄 사람이 필요한 겁니다.”


단순이 짐을 들어는 역할이라면 자신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혹시 초보자도 가능한 일인가요?”

“경험이 있는 사람이 좋긴 하지만 초보자라고 못 할 것은 없지요. 그래도 같은 초보자라면 이왕이면 민첩한 사람이면 좋고요.”


민첩이 높은 사람을 말하는 모양이다.

그러나 이든은 자신이 다른 사람들에 비해 민첩이 높은지 아닌지는 알 수 없었다.

체력, 지능, 민첩, 근력이 모두 10인 것을 봐서는 모든 사람이 동일할 것 같지만 확신할 수는 없었다.


이야기를 나누는 중에 주문한 음식을 들고 레이디가 오는 바람에 대화가 잠시 끊겼다.


“주문하신 비어와 후라이드 치킨 나왔습니다. 맛있게 드세요.”


이든은 너무도 완벽한 음식의 모양에 놀라며 손으로 컵과 후라이드 치킨을 만져 보았다.

감촉도 완벽했다. 맥주 컵의 물방울과 차가움을 손으로 느끼자 소름이 돋았다.


“와아, 정말 대단하군. 감탄을 하지 않을 수가 없네.”


혼잣말을 하며 다른 사람들과 대화를 하던 중인 것도 잊고 맥주 맛이 너무도 궁금했기에 차가운 물방울이 맺혀 있는 맥주잔을 들고 한 모금 들이켰다.


“카아!”


정말로 목구멍이 시원해지는 맥주 맛이었다. 그것도 최상의 맛이 나는 맥주였다.


“와아! 정말 맥주 맛이야. 목에 느껴지는 톡 쏘는 맛까지 아주 제대로 네. 정말 놀라지 않을 수가 없네. 이렇게 맛을 제대로 내는 맥주라니. 이게 정말 가상현실이 맞는 건가?”


이든은 계속해서 혼잣말을 하였다.


“그렇다면 닭다리는 도대체 어떨까?”


이든은 기대하는 마음으로 맥주잔을 놓고 닭다리를 잡으려고 했다.

그 때 옆자리에서 흠흠 하는 소리가 들렸다.

아차 하며 자신이 대화를 나누는 중이었다는 것을 깨달은 이든이 고개를 돌려서 한스와 테드를 바라보았다.


“비어와 치킨이 그렇게도 신기하고 맛있나요?”


혼잣말을 하며 감탄을 하고 있는 이든을 보며 한수가 물었다.


“아, 네. 제가 이런 비어 맛은 처음이어서요.”


NPC의 행동이나 말이 너무도 사람과 똑 같다. 대화의 맥락이 끊어진다거나 장거리 통화를 할 때 생기는 대화의 지연 같은 것도 없었고 전혀 이질감이 없었다. 페어린한테도 느꼈지만 프로그램이 아니라 완전한 생명체로 느껴졌다.


“그런가요? 난 이 비어가 그렇게 맛있다고 생각은 하지 않았었는데.”


한스가 자신의 맥주잔을 들어 보이며 말했다.

이든은 이 들에게 이 세상이 게임이라는 것을 말해도 될까 순간 고민을 했다. 그만큼 이들은 현실적이었다.

하지만, 자신이 아니더라도 누군가에게는 들을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고 생각하고 말하였다.


“혹시 아실지 모르겠지만 이 곳은 게임 세상입니다. 저는 이 게임을 하는 유저이고요. 그런데 제가 다른 게임을 여러 가지 해 보았지만 이렇게 모든 면에서 현실적인 게임은 처음입니다. 혹시 모르셨다면 죄송합니다.”


한스와 테드가 자신들이 게임 속에 존재하는 자들이라는 것을 알고 실망할까봐 약간은 조심스러웠다.

그런데 한스와 테드가 하하 거리며 웃었다.


“하하. 그러니까 이든씨는 유저라는 말씀이군요.”

[응? 유저를 알아?]


괜한 고민을 했나보다.


“네, 유저입니다.”

“그럼 오늘 광장에 오는 사람들은 대부분이 유저겠군요.”

“네, 아마도 그럴 겁니다.”

“유저들한테는 이런 비어와 치킨이 생소한 거군요.”

“비어와 치킨이 생소한 것이 아니라 게임 속에서 이런 감각과 맛을 가진 비어와 치킨이 생소한 겁니다.”

“앞으로 자주 맛보실 텐데 너무 놀라지는 마세요.”

“네, 그래야겠습니다.”


자신들이 NPC이고 게임을 하는 자들이 유저라는 것을 분명히 알고 있는 듯했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것 같았다.

하긴 그런 것들을 모르는 상태로 프로그램을 했다면, 이렇게 현실적인 게임이라면 NPC들의 혼란이 엄청날 것이고 게임이 제대로 진행 될 수도 없었을 것 같았다.

그렇다면 이제 다음으로 넘어가야 할 단계로 생각했다.


“혹시 무엇을 사냥하시는지 물어도 될까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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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8. 초보자 마을을 벗어나는 방법 19.04.27 108 1 13쪽
7 7. 레벨 업 19.04.25 58 1 13쪽
6 6. 사냥 19.04.24 72 1 15쪽
5 5. 퀘스트 생성 19.04.23 75 2 11쪽
» 4. 또 하나의 세상 19.04.22 78 2 13쪽
3 3.캐릭터 생성 19.04.19 98 2 9쪽
2 2.설치 19.04.19 85 2 10쪽
1 1.래딕스 +1 19.04.19 207 3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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