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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우파 님의 서재입니다.

천마를 죽일수 있을까? (사신무황편)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퓨전

완결

시우파
작품등록일 :
2022.05.11 11:07
최근연재일 :
2023.01.27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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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5.11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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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장백신군(長白神君)

DUMMY

장백산(長白山). 중원천하에서 동쪽 끝으로 가다 보면 나오는 해동(海東)의 나라, 고려(高麗) 북쪽에 있는 명산.


장백산에서 밑으로 쭉 이어지는 산줄기가 있고, 남쪽에 있는 모든 산들은 이 산으로부터 내려왔다 하여 예로부터 성산(聖山)으로 숭배 되고 있다.


너무나도 맑은 기운. 산 전체의 가득한 청명한 공기는 지친 사람들의 마음들을 어루만져준다. 반대로 우뚝 솟아있는 수십 개 봉우리들은 장백산의 강한 기상과 험한 모습을 보여준다.


부드러우면서 강하다. 장백산의 태생은 어쩌면 사람들에게 극에 치우치지 않는 조화를 가르쳐 주려고 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이러한 성산이자 명산 밑 부근에는 예부터 마을들이 생겨 민초들이 살게 되었고, 산의 영험함은 그곳에 많은 도인들이 무와 도를 닦는 결과를 안겨다 주게 되었다.


장백파(長白派). 오래 전부터 많은 도인들이 장백산 곳곳에서 자신의 수양을 했으며, 뜻이 맞는 사람들이 모여 후에는 장백파라는 문파가 탄생하였다.


장백파의 도사들은 장백산의 맑은 기운 탓인지, 혹은 그들의 정심한 수련법에 있어서 그런지 강하지만 그들의 힘을 뽐내지 않았으며, 산 밑의 민초들에게 정신적인 지주가 되어주는 사람들이었다.


그렇다고 해서 그들이 무력(武力)을 전혀 선보이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었다. 고구려, 발해 시절 장백산은 많은 외부의 침략들이 일어나는 곳이었다. 북쪽 오랑캐들의 침략과 약탈, 그 외 여러 외세의 침략이 있을 때마다 장백파 도사들이 나타나 보여주는 무공은 민초들이 보기에 날아다니는 신선과 같았다.


후에 고려가 세워지고 장백산이 금나라의 영역에 들어갔을 지라도 여전히 그곳만큼은 고려의 땅이라고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도 바로 장백파의 힘이 컸기 때문이다.


장백산에서 내려오는 물줄기. 주변에 인적이 없는 송화강 하류에 중년의 한 남자가 낚시를 하고 있다. 한참이나 기다리던 물고기가 잡히지 않아서인지 무료해 보이던 남자의 눈빛에서 갑자기 이채가 띄었다.


‘응? 저건 뭐지?’


중년의 남자가 낚시를 하고 있는 곳에서 삼십 장 정도 떨어진 거리. 검은 물체가 떠다니고 있었다.


‘사람이군. 미약하게나마 숨소리가 느껴져’


송화강의 물소리가 작지 않은데 중년의 남자는 저 멀리 떨어진 사람의 미약한 숨소리까지 들을 수 있었다.


중년의 남자가 낚시대를 놓고는 물위를 급하게 뛰어갔다. 무공의 고수들이 물위를 뛰어간다는 수상비(草上飛)와는 다른 경지. 중년의 남자는 빠르면서도, 마치 물위를 땅 위에서 뛰는 마냥 안정적으로 뛰어가는 모습을 보였다.


물에 빠져 있는 사람 앞에 선 중년인. 무력답수(無力踏水)의 경지일까? 놀랍게도 그는 물위에 가만히 서서 남자를 꺼내 들쳐 업고는 자신이 있던 곳으로 돌아갔다.


중년의 남자는 서둘러 자신이 구해온 자의 상세를 살폈다. 그는 하단전 부근에 비수 하나가 꼽혀 있었고, 기식(氣息)이 엄엄(奄奄)한 상태였다.


‘상황이 심각하구나.’


중년인은 물에 빠져있던 남자의 명문혈(命門穴)에 손을 얹고 그의 진기를 넣어 주었다.

곧 죽어도 이상할 것 없는 상태. 호흡이 가쁘고 강물에 젖어서인지 본인의 땀 때문인지는 알 수 없지만, 온몸이 흥건하게 젖어 있던 사내는 상태가 점차 좋아지기 시작했다.


‘우선 급한 고비는 넘겼다. 어서 빨리 의원을 찾아야 해.’


중년인은 잠시 생각에 빠진 듯 고민하다가 어쩔 수 없다는 듯, 물에 빠진 남자를 다시 들쳐 업고는 장백산을 향해 뛰기 시작했다.


‘너무 흔들려서 상태가 점점 안 좋아진다.’


그는 달려가면서 사내의 상태를 살피다가 결국에는 그가 흔들리지 않도록 무형의 기운을 썼다. 중년의 남자가 무형의 기운을 쓰자 업혀 있던 남자는 중년의 남자 어깨 위에 살짝 떠 있는 모습이 되었다.


‘이제 좀 괜찮은 것 같군.’


중년인의 경공은 빨랐다. 순식간에 장백산 밑까지 도달한 그가 빠르게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산중턱, 넓은 밭이 보였다. 눈 한번 깜짝할 사이 밭을 지나 조금 더 올라가니 길게 늘어져 있는 돌담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돌담들 사이로 보이는 커다란 문. 그 위로 장백파라는 글씨가 쓰여있는 현판이 있었다.

장백파의 정문. 외지인들이 찾아 왔을 때 이곳을 통해서만 장백파로 들어갈 수 있는 곳이었으며 그 앞에는 젊은 무인 두 명이 서 있었다.


"여기 좀 도와주시오."


중년인의 말에 젊은 무인 중 한 명이 나와 둘을 바라봤다.


"어떤 일이신지요?


"사람이 죽어가고 있소. 의원이 필요하오."


젊은 무인이 황급히 맞은편에 있던 자에게 말했다.


"사제. 어서 빨리 장로님에게 이 사실을 알리게"


사제라고 불린 무인이 황급히 위로 뛰어올라갔다.


"상세가 심각해 보이는군요. 어서 빨리 치료할 수 있도록 도와드리겠습니다."


장백파의 무인은 낯선 이가 나타나자 경계는 되었지만, 사람의 목숨이 달려있는 위중한 상황이라니 협(俠)을 위한 조치가 먼저라고 생각했다.


반각이 지났을까? 산 위에서 두 남자가 뛰어 내려왔다. 그 중 한 명은 장백파의 장로인 옥천군(玉天君) 이문걸 이었다.


이문걸은 재빨리 쓰러져 있는 남자에게 다가가 상태를 살폈다.


‘곧 죽을 것 같이 보였는데, 진기의 흐름이 어느 정도 안정이 되어 있군. 저 남자가 이렇게 한 것일까?’


이문걸은 남자의 상세를 살핀 후 중년의 남자를 바라보았다. 순간 두 눈이 크게 떨리는 이문걸. 믿을 수 없다는 눈빛으로 그가 물었다.


"사.. 사백(師伯)님? 혹시 장백신군(長白神君) 사백님 아니십니까?"


중년의 남자가 이문걸을 바라봤다.


"접니다. 사백님. 저 이문걸입니다."


중년의 남자가 그제서야 기억이 났다는 듯 이문걸을 바라보며 말했다.


"오랜만이로구나? 지금 이렇게 인사를 나눌 때가 아니다. 어서 빨리 사람부터 살리고 봐야겠다. 혹시 장백파에 의원이 있느냐?"


"지금 현재는 없으나, 장백산 남쪽 조하촌으로 내려가면 신의 한 명이 있습니다. 이럴 것이 아니라 제가 어서 빨리 가서 신의를 모시고 오겠습니다."


"그래. 어서 빨리 다녀오도록 해라."


이문걸은 감격의 눈빛과 함께 서둘러 조하촌으로 내려갔다. 내려가기 전 제자 둘에게는 어서 빨리 장백신군 사백과 상태가 위독한 남자를 장문인이 기거하는 병사전(兵使殿)으로 모시라는 말을 전달했다.


옥천군 이문걸과 함께 온 의원은 보통 의원이 아니었다. 신기에 가까운 침술을 놓은 뒤 한 시진의 시간이 지났을까? 위중했던 남자는 상세가 많이 좋아진 상태로 누워있게 되었다.


"굉장히 위독한 상황이었습니다. 보통 사람이었으면 열 번도 더 죽었을 상처입니다. 머리가 심하게 다친 것 같고, 무엇보다도 하단전을 거의 파괴되다시피 상처를 입었으니 무공을 다시 쓰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실려온 남자는 누가 봐도 무인의 복장이었고, 진맥을 했을 때 미약하게나마 흐르는 진기는 그를 무인으로 추측하게 만들었다.


"수고하셨소."


실려온 남자의 상세가 좋아지자 장백신군의 표정이 조금은 풀어졌다.


"아닙니다. 빠르게 조치를 해주신 덕분에 이 자가 이렇게 살 수 있는 희망이라도 생긴 겁니다. 반나절이라도 지난 상태로 발견되었다면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겠지요. 어찌됐든 제가 이 자를 꼭 살려 내겠습니다."


"고맙소."


의원이 나가자 장문인이 기거하는 방에는 현 장백파의 장문인인 천태군(天太君) 신원진과 장백신군, 그리고 실려온 남자만이 남게 되었다.


"사백님......"


장문인은 감격의 눈빛을 보이며 앉아있는 장백신군에게 예를 표했다.


"사백님, 갑자기 사리지시고 이십 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저는 솔직히 사백님께서 돌아가신 줄 알았습니다."


장문인은 눈가에 눈물까지 고이며 이야기했다.


"한 문파를 이끄는 장문인이 이런 모습을 보이면 되겠나? 자중하시게나."


"알겠습니다. 사백님"


눈물을 훔치고 장문인은 장백신군 앞에 나란히 앉았다.


"사백님! 그간 어떻게 지내셨는지요? 사백님께서 사라지시고 장백파를 이끌고자 최선을 다했습니다만, 많이 부족합니다. 사백님께서 도와주십시오."


"장문인! 경황이 없었더라도 내 올라오면서 많은 제자들의 기를 느낄 수 있었네. 나 때보다 이미 성취를 이룬 제자들의 숫자가 훨씬 많아 보이니... 장문인이 얼마나 애써서 제자들의 성취에 노력했는지 알 수 있었다네."


"사백님... 예전과 같이 편하게 말씀해 주십시오. 제가 불편합니다.”


장백신군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알겠다. 원진아. 다만 다른 장로들과 제자들이 있을 때는 지금과 같은 모습을 보이면 안 될 것이다."


"알겠습니다. 사백님. 그러니 지금만이라도 저와 편하게 얘기를 나눴으면 합니다."


"그러자꾸나. 내 비록 말재주가 뛰어난 것은 아니지만 오랜만에 만난 장문인과 담소를 나눠보지."


그렇게 둘의 이야기는 시작되었다.


"이 십 년 전 나는 하나의 성취를 이루어냈다."


"서... 설마... 사신진기의 합일을 이뤄내신 겁니까?


"그래 맞다. 나는 사신진기의 합일을 이뤄낼 수 있었다."


"그래서 사백님의 모습이 이렇게 더 젊어진 모습으로 보이시는 거군요? 기록을 보면 옛 사조님께서 사신진기의 합일을 이루시고서 젊어지셨다는 글을 보고 설마 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직접 젊어진 모습을 보게 되니 제 두 눈을 믿을 수가 없군요"


"나 또한 처음에는 정말 놀라웠다. 사신진기의 합일을 이뤄내니 전설로만 내려오는 탈태환골(奪胎換骨)은 아니더라도, 몸이 더욱 가벼워지고 점차 젊어지더구나. 하지만 그 상태로 세월이 흐르니 조금씩 늙어가는 것은 어쩔 수가 없었다."


"그래도 이제는 누가 봐도 제가 훨씬 더 나이가 많은 사람으로 보입니다. 사백님의 성취가 정말로 대단하신 것 같습니다."


"과찬이야. 장문인도 무공의 수련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할 것이야. 무엇보다도 명상을 통한 수련을 결코 게을리 하지 말게나."


"사백님의 가르침 잊지 않고 행하겠습니다."


사신진기(四神眞氣)는 장백파의 독문 심법이었다. 세상의 근간을 이루는 동청룡(東靑龍), 서백호(西白虎), 남주작(南朱雀), 북현무(北玄武)의 기운을 따라 각각의 심법들이 존재 했으며, 장백파의 문도들은 모든 심법을 익힐 수 있었으나, 결국에는 자신의 성취나 특성에 따라 하나의 심법에 매진하는 경우가 많게 되었다.


하지만 사신진기의 진짜 목적은 세상의 이치와 기운을 합일하는 것에 있었다. 합일에 성공한 사람들은 몇 백 년 간 이번에 성공한 장백신군까지 세 명밖에 존재하지 않았으니 장문인으로서는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렇게 놀라움을 뒤로한 채 장문인과 장백신군은 그간에 있었던 일들을 밤 세 나누었다.


일주일 후 병상에 누워있던 남자가 눈을 뜨게 되었다


신의는 매일 같이 남자를 진료하였고, 결국에 실려온 남자가 정신을 차리게 된 것이었다.


남자의 얼굴은 무척이나 어려 보였다. 잘해봐야 십대 후반 쯤이나 되었을까? 어린 나이에 이런 사고를 겪었다니 자리에 있는 모두가 속으로 놀라고 있었다.


"윽... 여.. 여기가 어디지?"


‘역시 중원 사람이었군’


남자의 한어에 장백신군은 남자가 중원인이라는 것을 짐작하였다.


"이보게. 몸은 괜찮은가?"


장백신군은 유창한 한어로 남자에게 물었다.


장백파는 국경에 위치했기에 문도들 전체가 어느 정도 의사소통까지는 가능한 한어실력들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장백신군은 중원의 사람과 같은 유창한 한어를 사용하였다.


"크윽... 머..머리가.."


남자는 억지로 자리에서 일어나 앉고는 손으로 머리를감쌌다.


“자네는 큰 부상을 입었다네. 다시 자리에 누워서 안정을 취하게나."


"괘.. 괜찮습니다."


"그래? 그렇다면 자네는 누구인가? 어찌하여 그렇게 큰 상처를 입고 여기까지 온 것이지?"


"저··· 저는... 크윽...이.. 이상합니다..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습니다."


"머리에 상처가 매우 컸습니다. 기억이 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의원이 억지로 남자를 다시 자리에 눕혔다.


"언제쯤 돌아올 것 같소?"


"그건 저도 모르겠습니다. 당장 내일 돌아올 수도 있고, 아니면 영영 돌아올 수 없을 수도 있습니다."


"흠··· 알겠네. 자네는 안정을 더 취해야 할 것 같군."


장백신군은 빠른 손놀림으로 남자의 수혈을 점혈(點穴)했다.

다시 잠에 빠져든 남자.


“신의가 계속 신경 좀 써주시게나.”


“알겠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4

  • 작성자
    Lv.18 주정원
    작성일
    22.05.25 12:23
    No. 1

    저도 사신진기를 배우고 싶습니다ㅎ^^;; 재밌게 읽고 있어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2 ST아리리
    작성일
    22.05.28 23:25
    No. 2

    옥천군 이문걸은 기억을 잃은 사내를 보며 말했다.
    " 그래 기억을 잃었다고.. 내 너를 제자로 받아들이고 이름을 지어주고록 하마 "
    " 성은 나를 따르고 이름은 '연걸'이라 하는게 좋겠다"

    " 알겠습니다. "

    그렇게 옥천군에게 무공을 배운 남자는 후에 무술로 영화계를 주름잡는 대스타가 되었다.

    그 스타의 이름은 "이연걸" 이었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28 시우파
    작성일
    22.05.29 11:59
    No. 3

    재밌게 댓글 달아주셔서 감사합니다. 더위 조심하세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8 함치비
    작성일
    22.07.21 18:59
    No. 4

    진중한 문체가 정통무협스타일이라 좋아요!
    무협지를 많이 읽은 듯한 내공이 여기서 보이네요ㅎㅎ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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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마를 죽일수 있을까? (사신무황편)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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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백호각(白虎閣) +2 22.05.14 1,946 19 14쪽
7 비검술(飛劍術) +2 22.05.13 2,011 21 13쪽
6 경공시합(輕功試合) +8 22.05.13 2,083 24 11쪽
5 이별(離別) +3 22.05.12 2,261 25 13쪽
4 회복(回復) +7 22.05.12 2,406 26 13쪽
3 위광(偉光) +7 22.05.11 2,791 24 13쪽
» 장백신군(長白神君) +4 22.05.11 3,797 30 13쪽
1 서장(序章)-경천동지(驚天動地) +13 22.05.11 7,212 40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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