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천수무객 님의 서재입니다.

난 해결사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재밌냐이거
작품등록일 :
2018.04.09 10:08
최근연재일 :
2018.11.06 12:10
연재수 :
78 회
조회수 :
66,975
추천수 :
783
글자수 :
336,950

작성
18.05.08 12:10
조회
767
추천
8
글자
10쪽

3장 그들의 선택(8)

DUMMY

한참 동안 통로를 걷던 현수가 길트레에게 물었다.

“혹시 여기 구조는 알고 있나?”

“대충은.”

“함장실이 어디인지 알아?”

“저쪽으로 가면 될걸?”

에트나가 조용한 목소리로 말했다.

처음의 힘차고 쾌활한 목소리는 어디로 사라졌는지 보이지 않았다.

그런 에트나의 어깨에 손을 올린 길트레가 그녀를 위로해 주며 걸었고 앞장서서 걷던 현수가 함장실을 찾을 수 있었다.



푸슉


카드를 대자 다시 문이 열렸고 아무것도 없는 빈방이 눈에 들어왔다.

예전에는 함장실이었지만 퇴역한 군함이다 보니 안에 있던 모두를 치운 듯싶었다.


“들어가지.”


현수가 먼저 들어가고 두 사람이 안으로 들어왔다.

불이 켜지는 걸 확인한 현수가 안쪽에서 버튼을 누르자 문이 다시 닫혔다.


푸슉



쿠우우우우


함장실은 조용했고 군함이 움직이는 소리만 들리고 있었다.

길트레가 말을 붙이려 해도 현수가 이곳저곳을 살펴보며 뭔가를 확인하고 있어 가만히 그가 하는 행동을 바라보고만 있었다.

그렇게 꼼꼼히 방 안을 모두 살핀 현수가 두 사람에게 말했다.


“역시 여긴 아무런 방해도 없어.”

“무슨 뜻인지 모르겠는데?”

“인공지능이 이곳은 볼 수 없다는 뜻이지.”


군함의 통로를 지나갈 때도 소에타의 눈이 그들을 따라다녔다.

이곳이 그 감시를 피할 곳이라는 말이었다.


“아마 대화를 하는 것조차 들을 수 없을 테니 여기에서부터 시작하지.”

“뭘?”

“빠져나갈 궁리를 하자는 소리야. 조종실에서도 말했다시피 우주 연합은 인공지능에 대한 여러 가지 규정을 만들어 놓았고 그 규정에 따라 군함이 만들어졌다면 인공지능과 군함의 시스템을 떼어 놀 수 있게 만든 비상상황실이라는 곳이 있을 거야. 그곳을 찾아 우리가 이 군함을 제어할 수 있게 된 후에 인공지능을 상대하고 빠져나가자고.”


그러나 두 사람은 대답이 없었다.

그저 서로를 바라볼 뿐이었다.


“......”


현수는 그런 두 사람의 태도에 답답했다.


“뭐가 마음에 들지 않는 거지?”

“그런 건 아니야. 그냥···. 우리가 여기를 빠져나갈 이유가 없어서 그래.”

“왜?”

“인공지능이 만든 홀로그램을 마르아토가 보았다면 차라리 우리는 이 군함과 자폭을 해 없어지는 게 나아. 그게 우리 행성에 남겨진 이들에게 가장 좋은 선택이야.”

“하···.”


현수는 헛웃음을 짓고는 두 사람을 노려보다 입을 열었다.


“설마 같이 죽자는 소리야? 나는 그러기 싫은데?”

“넌 빠져나가면 되잖아?”

“어떻게? 이 우주에서 살아남을 방도가 있나?”


현수에게는 우주에서 살아날 방법이 있긴 했다.

소에타가 지금은 신호를 차단해 놓았지만, 계획대로만 된다면 우주 연합 방어복 안의 구조 신호가 다시 갈 것이고 군함이든 우주에서든 그들이 구조할 때까지만 살아있으면 되었다.

하지만 그런 이야기를 하지 않고 두 사람을 압박했다.

혼자보다는 두 사람이 있는 것이 현수에게도 좀 더 일을 벌이기 쉽기 때문이다.


“.....”


두 사람이 대답하지 못하고 가만히 있자 현수가 그들을 다시 설득했다.


“그러니 같이 움직이자.”


현수의 말에 길트레가 망설이며 있을 때 갑자기 에트나가 나섰다.


“아니, 우리는 따로 계획응 만들었어.”

“언제? 무슨 계획을?”

“방금. 그리고 계획은 이래. 인공지능이 우리가 설치한 폭탄을 원격으로 조종하고 있지만, 원격으로 조종되게 하지 않게 만들어서 다시 우리 것아 되게 하는거야.”

“그래서?”

“뭐가 그래서야? 폭탄을 모두 터뜨려서 이 군함과 함께 인공지능도 사라지게 해버려야지.”

“그냥 지금은 이곳을 빠져나가고 나중에 복수하면 안 되는 건가?”

“아니. 어차피 우리는 이미 갈 곳이 없어. 지금이면 마르아토도 움직였을테니 차라리 우리가 없는 것이 나아. 게다가 내가 인공지능의 마스터라는 게 알려지게 되면 우주 연합마저도 우리를 적으로 규정할 텐데 그런 사태를 막기 위해서라도 여기서 모든 것을 끝내야지.”


현수는 에트나의 눈을 바라보며 자신의 능력으로 그녀를 살펴보았다.

그녀의 반응은 아주 곧았으며 진실적이었다.

길트레의 반응만 본다면 자신의 설득에 넘어올 것 같은데 그와는 달리 에트나는 절대 설득이 통하지 않을 것 같았다. 그리고 에트나가 설득되지 않으면 길트레 또한 자신을 따라오지 않을 것이다.

이러면 방법은 한 가지밖에 없다.


“후···. 그렇다면 어쩔 수 없지.”


현수가 한숨을 쉬며 허리에 손을 가져갔다.

그리고는 재빠르게 천비편을 풀어내며 길트레를 공격했다.


촤악


일직선으로 날아간 천비편이 길트레에게 빠르게 쇄도했고 길트레가 반응하기 전 그의 몸을 완전히 묶어버렸다.


촤라락


“큭!”




길트레가 신음을 흐리며 그대로 넘어지고 그걸 본 에트나가 현수를 과감하게 공격했다.

그녀의 손이 붉게 물들어 다가오는 모습에 감히 대적할 생각을 하지 못한 현수가 천비편을 손에서 놓은 채 뒤로 몸을 뺐다.


사악


붉은 잔상을 남기며 그녀의 손이 허공을 가른다.

현수는 그게 기회처럼 보였다.

에트나의 손이 잠깐 아래로 내려간 그사이 공간구속 능력을 사용하자 그녀는 멈칫했고 그대로 달려든 현수가 그녀를 제압하려 했지만, 그녀는 빠르게 공간구속을 풀고는 현수에게 잡히기 전 뒤로 물러나더니 두 손을 붉게 물들였다.

그녀의 두 손에서 나오는 에너지가 엄청나다.

현수는 그걸 느끼며 에트나가 길트레 못지않은 능력자라는 걸 깨달았다.

그 때문에 바로 공격을 들어가지 못하고 멈춰 서서 그녀를 바라보았고 그녀 또한 현수를 바라보았다.

함장실에 침묵이 흘렀다.

두 사람의 대치 속에 길트레가 몸을 꿈틀거리지만, 그것 가지고는 천비편의 구속을 풀 수는 없었다.


“윽···.”


움직일 때마다 조여오는 천비편 때문에 길트레가 작은 신음을 흘렸자.

에트나가 현수와 그녀 사이에 있는 길트레를 흘겨보며 말했다.


“그냥 가만히 있어. 길트레.”

“미안, 그냥 도와주려고.”

“지금은 가만히 있는 게 도와주는 거라고. 왜 시선을 끄는 거야?”

“....미안.”


에트나는 시무룩한 길트레를 놔두고 현수를 보았다.

만담 같은 두 사람의 대화에 긴장감이 살짝 풀린 분위기였다.


“너무 극단적인 거 아냐? 마음이 맞지 않는다고 다짜고짜 공격이나 하고···.”

“네 계획대로라면 난 살아남지 못할 것 같으니까.”

“뭐, 인정은 해. 그래서 우리를 제압해서 어떻게 하려고?”

“뭘 할 생각은 없었어. 어차피 함장실은 카드가 없다면 나가지 못하니 내가 힘을 뺄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었지.”

“그래?”


대답을 들은 에트나가 뒤로 물러나더니 경계 자세를 풀었다.

그런 그녀를 보며 현수가 물었다.


“무슨 뜻이지?”

“일단 네 마음대로 해보라고. 계속 우리만 생각한 거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말이야. 어차피 우리는 마지막인데 살 사람은 살아야지.”

"...."


현수가 가만히 있는 가운데 에트나가 말을 이었다.


“시간은 넉넉하게 줄게. 우리는 네가 실패하거나 성공하거나 어느 쪽이든 우리 계획을 잠시 후 실행할 거야. 그러니 지금 먼저 가서 네 마음대로 한 번 해봐."


에트나의 말을 들어보면 꼭 그녀의 말대로 될 것 같았다.

지금까지 현수는 에트나에게 '힘'이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건 착각이었고 만약 자신이 두 사람을 제압하고 함장실을 두고 나갔더라도 두 사람의 능력으로 함장실의 문 정도는 가볍게 부수고 빠져 나갔을 것이 틀림없었다.


'그리고는 폭탄을 찾아 터뜨렸겠지.'


에트나가 왜 갑자기 이러는지는 모르지만, 어쨌든 자신이 움직일 기회와 시간을 주겠다는 것이니 그녀의 제안을 수락했다.


“알았다. 그렇게 하지.”

“길트레는 풀어줘.”


그녀의 말에 현수가 바닥에 엎어져 있는 길트레를 쳐다보며 물었다.


“내가 풀어주면 공격할 건가?”


에트나가 제안을 하면 당연히 길트레는 받아들이겠지만 그래도 현수는 물어보았다.

그 물음에 살짝 이를 간 길트레가 답했다.


“공격을 하고는 싶지만 에트나를 봐서 참겠어.”

"고맙군."


현수는 자신의 능력으로 그의 반응이 진실이라는 걸 알았다.

그렇다면 거리낄 것이 없었다.

바로 천비편의 손잡이에 손을 대었고 계속 길트레를 조이던 천비편이 느슨해졌다.

그 상태로 슬쩍 천비편을 쥔 손을 들어 올리자 별 어려움 없이 천비편이 풀어진다.


휘리릭



살아있는 것처럼 천비편이 현수의 손에 둥글게 감기고 풀려난 길트레가 일어났다.


“끄응.”

“너무 약해 빠졌어.”

“쳇······.”


자신을 놀리는 에트나에게 아무 말도 못 하고 혀만 차는 길트레였다.

에트나가 고개를 돌려 현수에게 말했다.


“인공지능을 조심하고 우리가 나중에 움직일거라는 걸 잊지마.”

“꼭 성공해서 우리가 나가기 전에 이 군함에서 벗어나라. 다음에 만나면 나도 그냥 공격할 테니까. 방금 건 내가 했던 짓도 있으니 그냥 넘어가는 거라는 걸 잊지 말고.”


에트나와 길트레의 말에 현수가 고개를 끄덕였다.


“꼭 성공하지. 그러면 너희는······.”


말을 하다가 현수가 그들을 쳐다보았다.

그들의 태도는 아주 담담했다.

어찌 보면 태연하게 보였고 다르게 보면 모든 걸 포기한 이들 같았다.


‘아마 후자겠지?’


뭐라 더 말을 하려다 그냥 입을 다물었다.

여기에서 어떤 말을 하더라도 부질 없는 말이라는 걸 느낀 것이다.

현수는 다른 말을 하지 않고 그대로 몸을 돌려 문 앞으로 가 카드를 대었다.


푸슉


“후···.”


문이 열리고 밖을 보면서 현수가 한숨을 쉰다.

소에타가 장악하고 있는 군함 안을 마스터나 부마스터 없이 혼자 움직여야 한다는 부담감이 때문이다.

그래도 마음을 다잡은 현수는 걸음을 떼어 함장실을 나왔다.


푸슉


문득 뒤를 돌아보니 문이 닫히는 사이로 함장실 안에서 다정히 이야기하는 두 사람이 보인다.

미소를 띄며 이야기를 하는 게 꽤 행복해 보이는 모습이었지만 저게 진실 된 모습인지는 거리가 너무 떨어져 있어 현수의 능력으로는 알 수 없었다.




문이 닫히며 그들이 모습이 사라지고 현수는 움직였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난 해결사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연재주기 변경 공지 18.05.16 792 0 -
78 6장 새로운 시작 (17)-완 18.11.06 297 3 13쪽
77 6장 새로운 시작 (16) 18.10.30 250 3 7쪽
76 6장 새로운 시작 (15) 18.10.23 290 2 7쪽
75 6장 새로운 시작 (14) 18.10.18 287 2 8쪽
74 6장 새로운 시작 (13) 18.10.16 322 4 7쪽
73 6장 새로운 시작 (12) 18.10.04 407 3 8쪽
72 6장 새로운 시작 (11) 18.10.02 379 4 7쪽
71 6장 새로운 시작 (10) 18.09.27 356 2 7쪽
70 6장 새로운 시작 (9) 18.09.20 367 3 7쪽
69 6장 새로운 시작 (8) 18.09.18 402 2 7쪽
68 6장 새로운 시작 (7) 18.09.13 386 3 8쪽
67 6장 새로운 시작 (6) 18.09.11 389 3 7쪽
66 6장 새로운 시작 (5) 18.08.30 395 3 10쪽
65 6장 새로운 시작 (4) 18.08.28 432 6 8쪽
64 6장 새로운 시작 (3) 18.08.23 431 6 8쪽
63 6장 새로운 시작 (2) 18.08.21 453 6 8쪽
62 6장 새로운 시작 (1) 18.08.16 509 8 10쪽
61 5장 지식의 돌(13) 18.08.14 451 7 8쪽
60 5장 지식의 돌(12) 18.08.09 490 8 8쪽
59 5장 지식의 돌(11) 18.08.07 468 7 9쪽
58 5장 지식의 돌(10) 18.08.02 519 6 9쪽
57 5장 지식의 돌(9) 18.07.31 510 5 7쪽
56 5장 지식의 돌(8) 18.07.26 507 6 8쪽
55 5장 지식의 돌(7) 18.07.24 496 6 10쪽
54 5장 지식의 돌(6) 18.07.19 532 6 8쪽
53 5장 지식의 돌(5) 18.07.17 542 7 10쪽
52 5장 지식의 돌(4) +1 18.07.12 583 10 12쪽
51 5장 지식의 돌(3) 18.07.10 550 10 9쪽
50 5장 지식의 돌(2) 18.07.05 584 9 8쪽
49 5장 지식의 돌(1) 18.07.03 651 7 11쪽
48 4장 과거의 기억(16) 18.06.28 613 10 12쪽
47 4장 과거의 기억(15) 18.06.26 580 10 8쪽
46 4장 과거의 기억(14) 18.06.21 605 8 10쪽
45 4장 과거의 기억(13) 18.06.19 631 12 12쪽
44 4장 과거의 기억(12) 18.06.14 660 8 11쪽
43 4장 과거의 기억(11) +1 18.06.12 658 9 8쪽
42 4장 과거의 기억(10) 18.06.08 649 9 10쪽
41 4장 과거의 기억(9) 18.06.06 686 9 9쪽
40 4장 과거의 기억(8) 18.06.04 674 8 12쪽
39 4장 과거의 기억(7) 18.05.31 689 8 8쪽
38 4장 과거의 기억(6) 18.05.29 679 8 9쪽
37 4장 과거의 기억(5) +1 18.05.24 735 9 8쪽
36 4장 과거의 기억(4) 18.05.22 784 7 8쪽
35 4장 과거의 기억(3) 18.05.18 774 9 8쪽
34 4장 과거의 기억(2) 18.05.17 736 10 7쪽
33 4장 과거의 기억(1) 18.05.16 809 9 9쪽
32 3장 그들의 선택(13) 18.05.15 756 9 10쪽
31 3장 그들의 선택(12) 18.05.14 759 10 7쪽
30 3장 그들의 선택(11) 18.05.11 757 9 11쪽
29 3장 그들의 선택(10) 18.05.10 751 8 9쪽
28 3장 그들의 선택(9) 18.05.09 764 9 9쪽
» 3장 그들의 선택(8) 18.05.08 768 8 10쪽
26 3장 그들의 선택(7) 18.05.07 816 9 11쪽
25 3장 그들의 선택(6) 18.05.04 797 10 12쪽
24 3장 그들의 선택(5) +1 18.05.03 858 10 14쪽
23 3장 그들의 선택(4) 18.05.02 865 10 14쪽
22 3장 그들의 선택(3) 18.05.02 929 11 7쪽
21 3장 그들의 선택(2) +1 18.05.01 944 10 12쪽
20 3장 그들의 선택(1) 18.04.30 975 13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