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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뇨기 님의 서재입니다.

그녀를 닮은 그녀

웹소설 > 일반연재 > 로맨스, 중·단편

지뇨기
작품등록일 :
2019.08.15 01:03
최근연재일 :
2019.09.02 19:00
연재수 :
7 회
조회수 :
331
추천수 :
1
글자수 :
13,370

작성
19.08.21 18:00
조회
28
추천
0
글자
4쪽

4화

DUMMY

“그나저나 웬일로 나 이외에 사람이랑 점심 먹는 거야? 그것도 남자랑.”


예은은 친구인 은혜를 바라보며 추궁하는 눈빛을 보냈다. 하지만 은혜는 그녀가 평소에 자주 놀리던 탓에 태연하게 대답할 수 있었다.


“그야··· 네가 자고 있을 때 강의에 관한 도움을 좀 받았거든.”


“무슨 도움?”


“내가 필기할 때 느린 건 알고 있지?”


“음··· 아니!”


“어휴, 아무튼 우리 셋이 강의가 같은 수업이 있잖아.”


“응.”


“거기서 네가 푹 자고 있을 때 강의에 관한 내용을 필기하고 있었거든. 그런데 교수님 말이 빠른 것도 있고, 내 손이 느린 것도 있어서 제대로 필기하지 못했었어.”


은혜의 얘기를 듣던 예은은 손가락을 튕기며 이야기 도중에 끼어들었다.


“아하~ 그럼 그걸 본 김진호가 노트를 빌려줬다는 얘기구나.”


“역시······ 이런 거에만 눈치가 빠삭하다니까. ”


“흐음~ 그래서 몇 번 도움 받다 보니 이건 아니다 싶어서 은혜를 갚으려고 여기로 부른 거구나.”


“응, 맞아.”


그녀는 손뼉을 치며 예은의 얘기에 수긍했다.


“그런데 은혜에 보답하겠다는 이유 외엔 다른 이유는 없는 거야?”


은혜는 원래 주위 남자들한테 인기가 많았다. 하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그녀 스스로가 다른 남자들의 손길을 거부했다.


하지만 그걸 알고 있는 예은은 평소에 남자들과 접점을 남기지 않는 은혜가 갑자기 남자를, 그것도 점심을 함께 먹는 자리에 불러올 정도면 둘 사이에 뭔가가 있을 거로 생각했다.


“응, 없어.”


단호하게 말하는 은혜와 그런 대답을 밥 먹으면서 조용히 듣던 진호는 연이어 좌절했다.


마음에 들었던 그녀가 함께 점심을 먹자고 초대했을 때, 그는 기대에 부푼 마음으로 수락했다. 그리고 한껏 기대하고 준비해서 왔지만, 친구가 함께 있다는 것에 일차적으로 실망했다. 또한, 방금 발언에서 이차적으로 실망한 것이다.


그의 너덜너덜해진 마음을 위로해줄 것은 눈앞에 놓인 맛있게 놓여있는 돈가스 정식뿐이었다.


그런 그의 모습을 잘 살펴본 예은은 은혜에게 더 캐물어 봤자 나올 것도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추궁의 대상을 그로 변경했다.


“김진호. 물어볼 게 있는데 괜찮아?”


“응···.”


“은혜에게 노트를 빌려준 이유가 뭐야?”


예은의 질문에 그는 포크로 집고 있던 돈가스를 접시에 떨어트렸다. 그만큼 그가 당황했다는 증거가 행동으로 나타났다.


‘그··· 그··· 글쎄? 기억이 안 나······.“


“그걸 말이라고 해? 딱 봐도 속셈이 뭔지 보이는데.”


“절대로 불순한 의도가 있었던 건 아니야. 그냥 은혜가 번거롭지 않게 도와준 거뿐이야. 정말로.”


“흐음~ 그래? 일단 그렇다고 해둘게. 그래도 사심이 하나도 없을 리는 없단 말이지. 솔직히 말해봐. 네가 보기에도 은혜 예쁘지?”


예은의 질문에 더욱 당황한 진호는 눈동자가 이리저리 흔들렸다. 당연히 예쁘다고 머리로는 생각했는데, 차마 입으로는 얘기하기 어려웠다.


“···응, 예뻐.”


그는 어렵사리 입을 떼서 대답했다. 그리고 그걸 근처에서 들은 은혜는 미소를 지으며 그를 도와줬다.


“예은아, 친구 좀 곤란하게 하지 마. 당사자가 눈앞에 있는데 못생겼다고 하겠니?”


“그건 그렇지만··· 그래도······”


“그 이야기는 여기서 끝.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으니까 밥이나 마저 먹자.”


“응, 알았어.”


얘기를 마무리 지은 은혜는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남은 돈가스 덮밥을 먹었다. 그리고 본인도 모르게 한껏 기분이 고양됐다는 것을 그녀는 전혀 알아채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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