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한승태] 의 서재입니다.

드림 스피릿(Dream Spirit)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현대판타지

[한승태]
작품등록일 :
2017.01.20 00:12
최근연재일 :
2017.02.16 23:43
연재수 :
15 회
조회수 :
3,687
추천수 :
42
글자수 :
72,180

작성
17.01.25 01:15
조회
159
추천
4
글자
10쪽

물류 센터와 그리고.. (1)

DUMMY

지훈은 잠시 뒤 자신이 일하는 ‘B’물류센터에 도착했다. 언제나처럼 험상굳은 드워프같이 생긴 김실장이 반겨주었다.


“지훈이, 왔어?”

“네. 실장님.”

“지훈이 같이만 일하면 좋은데.. 후.. 오전일 완전 개판이야.”

“무슨 일 있으세요?”

“아니 씨발... 조또... 인력 사무실에서 초짜들만 보내왔어. 뭐 아쉬운대로 쓰긴 하는데.. 씨발 너같은 애들이 없어. 오전 분류 완전히 거북이야. 거북이.”


김실장은 입에 물고 있는 담배를 비벼끄며 땅에 침을 뱉었다. 뭔가 맘에 들지 않는 일이 있을때면 일단 욕부터 하고 보는 스타일인 김실장이었다. 목장갑을 끼며 지훈은 멋쩍게 웃었다.


“에이.. 실장님. 저도 두달밖에 안된 초짜인데요 뭘.”

“지훈이 너야 첨부터 에이스지! 누가 너보고 두달정도 일한 놈이라고 보겠어? 난 니가 첨 왔을 때 이 일 해본 사람인줄 알았다니까? ”

“하하..”


지훈은 의외로 남들이 힘들다 힘들다고 하는 물류 일을 하는데 며칠만에 금방 익숙해지는 모습을 보였다. 예전부터 지훈은 이런저런 아르바이트를 자주 했었기에 분위기나 돌아가는 일을 제대로 파악한데다가, 빠릿빠릿한 행동력과 적당히 다져진 잔근육은 어떤 아르바이트에도 적응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아 행복인력 그새끼들은 맨날 초짜만 보내. 지네 우수리 떼먹을라고 씨발새끼들...”

“실장님. 하지만 그거라도 오는게 어디에요. 사람 없으면 진짜 직원분들 개고생이에요.”

“뭐.. 그렇긴 하지만.. 씨발.. 그래도 한두번이라도 해본 놈 좀 보내주면 안되나.. 어디 우리 지훈이 같은 사람 더 없나.”


지훈은 겉으로는 미소를 짓고 있었지만 속으로는 아니었다.


- 나야 단기 알바 중에 가까운게 이거밖에 없어서 하고 체력이 있고 이력이 붙어서 하지만 김실장 너같으면 하루 11시간 계속 막노동만 하는데 시간당 최저임금에 몇십원 더 주면 하겠냐? 그러니까 하루 오고 다음날 안오지. 나도 오후만 하는거 아니면 안왔어!


지훈도 사실 처음에는 그만둘까 생각했지만 꾸준히 성실히 일하자 눈여겨 본 김실장이 급여를 조금 올려주었다. 무려 시간당 천원 추가.


........제길.


이게 많은 건 아니지만 어차피 학기 시작전까지만 하는 아르바이트라 이왕 하는거 돈을 더 준다는데 말릴 이유는 없었다.

과외가 1건이 남아서 그 일을 하느라 방학이라도 오후시간대만 할 수 있고 밤이나 오전 시간대는 할 수 없다고 하자 오후만이라도 나와달라고 김실장이 부탁할 정도로 지훈은 물류센터에 필요한 인력이었다.


지훈은 확실히 다른 알바들보다 거의 두배에 가깝게 일을 잘 했다. 물건도 잘 분류하고, 힘도 좋았다. 그리고 머리도 좋았다.

김실장의 입장에서는 알바들을 잘 관리해야하는데, 조금이라도 숙련되고 머리도 좋은 지훈이 있어서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하루이틀 하고 안오는 사람들이 많은 물류알바인데, 지훈이 꾸준히 나오면서 주의사항을 여러번 반복해서 이야기하지 않아도 지훈이 중간 관리자처럼 부근의 새 알바들을 관리해 주기에 김실장은 지훈이 계속 나왔으면 했다. 일도 꾸준히 잘 하고, 불평도 없고 말도 통하는 지훈은 김실장이 아끼는 알바중 하나였다.


“실장님. 저 그럼 몇라인 가면 되나요?”

“아. 5번 라인알지? 2층 분류 쪽. 가서 초짜들좀 잡고 일 좀 가르쳐 줘.”

“네.”


지훈은 물류센터의 2층으로 올라갔다. 분류 쪽은 지역별로 제대로 분류해서 나누어야 하는 곳인데, 빠른 눈썰미로 정확하게 옮기는 것이 필요했다. 반복적으로 분류하는 몸만 쓰는 일이 아니라 여러가지 짐의 크기와 종류별로 수동으로 분류해서 옮겨야 하기에 머리도 몸도 써야하는 힘든 일이었다. 이게 짐이 다른 지역으로 가게 되면 결국 일을 두번해야 하니 물류센터 전체의 일이 늘어난다.


그렇기에 분류를 해본 사람이거나 빠릿빠릿 일 잘하는 사람을 주로 분류 라인으로 보내는데, 오늘은 지훈 이외에는 분류 라인에 온 사람이 없는 듯했다.


“어이.. 니가 같이 일할 놈이냐?”

“안녕하세요?”


지훈이 자리인 5번 라인에 가자 껌을 씹으며 짝다리를 짚고 있는 양아치 하나와 모범생 스타일로 보이는 160 정도의 작은키에 왜소한 체구의 청년이 있었다. 지훈은 살짝 한숨을 내쉬었다.


“후우..”


일단 체구가 작으면 이 일을 하는데 힘이 부쳐서 제대로 하지 못하기에 다른 두명이 힘이 더 들게 된다. 5번 라인쪽은 주로 큰 물건들이 오기에 같이 힘을 합쳐서 옆 컨테이너에 들어 옮겨야 하는 택배들이 좀 있는데, 이게 힘이 없거나 체구가 작은 사람이 끼게 되면 같이 드는 사람들이 힘이 더 들게 되기 때문에 지훈은 오늘의 고생이 이미 예견되고 있었다.


양아치로 보이는 저녀석도 문제였다. 체격이야 비슷하지만 겉멋에 치중해서 팔에 힘도 제대로 쓰지 못할거 같은 녀석이 물류센터 일이라니.. 게다가 첫 만남에 ‘같이 일할 놈이냐’라니? 지훈의 경험상 저렇게 말하는 놈들치고 점심시간에 도망가지 않는 놈이 없었기에 걱정이 되었다. 그리고 말을 듣는 순간 기분도 나빴고 말이다.


지훈은 놈의 기세를 꺾어놔야겠다고 생각했다. 조용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미소를 지으며 생활하는 지훈이었지만, 그게 호구라는 소리는 아니었다. 좋은게 좋은거라지만, 기선을 잡고 넘어가야 할 놈들은 어디에나 있었다.


- 첫 인상부터 양아치 같더라니.. 후.. 좀 조용히 살자.


학교에서의 조용한 지훈과는 또 다른 모습의 지훈이었다. 지훈은 양아치 놈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그저 평범하게 마른 체형이라고 보았는데 가까이서 보니 잔근육이 있는 지훈의 탄탄함에 양아치는 자신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켰다. 그런 양아치에게 지훈은 눈을 부라리며 강하게 말했다.


“뚫린 입이라고 개념까지 머리에 빵꾸 뚫어놨냐? 첨 보는데 같이 일할 놈이라고 씨부리는건 어디서 배워 처먹은거냐? 일하기 싫으면 쳐 나가.”

“뭐.. 뭐야? 이 새끼가?”

“일 할라면 일을 하고. 일 처 하기 싫으면 여기서 나가. 돈 벌라고 온거 아냐?”

“씹새끼가!! 돈을 니가 주냐 새꺄?”

“어. 내가 준다. 몰랐냐? 내가 17라인 조장인거? 내가 말하는 대로 안하면 난 실장님한테 이야기 할거고 넌 돈 안나온다.”

“..........씨발.”


지훈이 강하게 나가면서 현실을 깨우쳐주자 양아치 놈은 뭔가 불만이 서린 것 같으면서도 고개를 돌렸다. 양아치 놈의 현실이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결국 알바를 하러 왔다는 것은 어떤 사유이든 돈이 필요하다는 것. 놈은 당장 자신이 하는 일을 관리할 조장이 지훈이라는 것을 알자마자 꼬리를 내리고 고개를 돌렸다.


옆의 모범생 꼬마청년도 지훈과 양아치의 대립을 보더니 강자가 누구인지 파악했다는 듯 지훈의 앞에서 살짝 고개를 숙였다.


“저.. 저희는 뭐하면 될까요?”

“아. 간단해요. 서울 태그가 붙은건 왼쪽 3번으로, 그외의 태그가 붙은 것 중에 전라도와 제주도는 저쪽 1번 컨테이너로, 나머지는 2번 가운데 컨테이너로 올리면 됩니다. 쉽죠?”

“시발.. 쉽기는...”

“뭐?”

“아.. 아니.. 쉽다고.”


지훈이 말하는 중간에 양아치가 투덜거리는 소리가 들렸지만, 지훈이 다시 기선을 잡자 슬쩍 변명하는 양아치였다. 한번 지훈에게 기싸움을 해 본 듯 했지만, 지훈에게 기세를 눌린 이후에는 투덜거림이 있을 뿐 조용했다.


“자!!! 작업 시작합니다!! 안전! 안전!! 베스트몰!!”

“안전! 안전!! 베스트몰!!”


3층을 담당하는 이실장의 선창에 각 라인에서 후렴구 구호를 따라 외치는 것으로 물류 센터의 일과는 시작되었다.


“그쪽 말고 2번줄요!”

“그건 1번줄!”


지훈은 같이 짐을 나르면서도 순간순간 실수하는 양아치 덕에 정신을 더 바짝 차려야 했다. 1번에 올려서 보낼 것을 2번에 올린다거나, 2번에 올릴 것을 3번에 올리는 양아치 덕분에 짐을 분류하랴 양아치를 체크하랴.. 정신이 없는 지훈이었다. 게다가 왜소한 청년 쪽은 짐을 낑낑대며 제대로 들지 못해 지훈이 같이 들어주어야 했기에 더 정신이 없었다.


그러던 중 정말 큰 박스가 나왔다. 주소를 보니 1번 컨테이너에 올리면 되는 물건이었다.


“이건 같이 들죠. 자자. 그쪽 잡으시고. 하나 둘 셋, 으쌰!”


짐을 같이 들어 옮겨야 하는 큰 짐은 지훈과 알바생들 둘 포함해서 셋이 같이 들기도 했는데 오늘은 느낌상 왠지 혼자 들고 있는 것 같이 무거웠다.


- 으윽.. 이거 왜이리 무거워?


아무리 단련된 지훈이라지만 팔의 근육이 파르르 떨릴 정도로 힘이 들었다. 처음에는 짐이 오늘따라 더 무거운 짐이 많은가 생각했던 지훈이지만, 몇분마다 같은 일이 계속 반복되자 곧 원인을 알게 되었다.


“아이구~ 힘드네. 씨발.”

“으으으윽...!!”


셋이 들어야 하는 짐인데, 지훈이 거의 혼자서 짐의 대부분의 무게를 지탱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크기가 큰 짐은 짐의 밑에 셋이 같이 들 수 있는 손잡이가 달린 판넬을 밑에 깔고 그 손잡이를 셋이 들게 되는데, 왜소한 청년은 최선을 다하는 것 같지만 힘에 부쳤고, 양아치는 말로는 힘들다고 하면서 제대로 들고 있지 않았다. 아무리 팔에 근육이 없다고는 해도 제대로 들면 팔에 힘줄이 설 텐데 양아치는 그런게 전혀 보이지 않았다. 양아치가 제대로 들고 있지 않은 덕분에 힘이 없는 왜소한 청년과, 힘이 좋지만 한명분 이상을 버텨야하는 지훈에게 무게가 쏠려서 힘이 더 드는 거였다. 특히 양아치가 힘을 주지 않을 수록 무게중심이 몰린 뒤쪽을 혼자 드는 지훈에게 그 무게가 더 가해졌다.


- 이 자식이?


작가의말

안녕하세요. 한승태입니다.

수요일인 오늘 2편 투척합니다. 목, 금요일 일단 연속해서 올라갑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꾸벅).


다주리님, 꿀렁꿀렁님 댓글 감사드립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드림 스피릿(Dream Spirit)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5 우주의 법칙 (6) +1 17.02.16 150 1 9쪽
14 우주의 법칙 (5) +1 17.02.09 109 1 12쪽
13 우주의 법칙 (4) 17.02.08 185 1 11쪽
12 우주의 법칙 (3) 17.02.03 147 0 10쪽
11 우주의 법칙 (2) 17.01.31 185 1 7쪽
10 우주의 법칙 (1) +2 17.01.30 225 3 15쪽
9 파란 액체 17.01.27 296 4 11쪽
8 물류 센터와 그리고.. (2) +1 17.01.26 342 4 10쪽
» 물류 센터와 그리고.. (1) 17.01.25 160 4 10쪽
6 Loss of rememberance (4) 17.01.25 200 2 11쪽
5 Loss of rememberance (3) +4 17.01.21 270 4 14쪽
4 Loss of rememberance (2) 17.01.20 247 4 14쪽
3 Loss of rememberance (1) 17.01.20 299 3 15쪽
2 메시아 (2) 17.01.20 362 5 10쪽
1 메시아 (1) +2 17.01.20 511 5 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