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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파우 님의 서재입니다.

달빛 아래 바보

웹소설 > 일반연재 > 라이트노벨, 현대판타지

완결

콘파우
작품등록일 :
2018.04.15 19:37
최근연재일 :
2019.12.06 18:15
연재수 :
23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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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985
추천수 :
513
글자수 :
1,559,100

작성
19.11.18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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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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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7쪽

우인월하 / Part D

시간 남을때마다 쓰려고 합니다. 여유가 있으면 자주 자주 올릴수 있을거 같은데 아니면 좀 연재가 지연될수 도 있는 그야말로 자유연제..... 부족하지만 재밋게 봐주셨으면 좋겠네요




DUMMY

Part D / 노인은 사라졌으나 소녀는 끊임 없이 병들어 간다. 4

<행간 1>

어쩌다가 시작된 마살소녀와의 쇼핑.

딱히 놀 목적으로 이러는 것은 아니다.

주인님께서 한아정 그녀와 열심히 일하고 있는 이 시간에 인형 된 자로써 놀다니 말도 안되지.

어디까지나 그녀의 두루마기차림이 현재로써는 많은 부정적 시선을 끌기에 그것을 피하고자 옷을 몇 가지 사려고 온 것이다.

다시금 말하지만 결코 놀러 온 것이 아니다.

그런데 어째서인지 내 손에는 그녀의 옷보다도 내 옷이 더 많은 상황······

흠······


“인형이면서 옷 욕심이 많네?”


통상 마술인형은 외견에 대한 꾸미기 욕구가 없다.

주인이 만들어 준 외견대로 살아가도록 정신이 구축되어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난 자유의사를 가진 마술인형.

그러다 보니 외견에 대해 어떤 형태를 취할지에 대한 자유의사도 있다. 덕분에 나는 마술인형답지 않게 쇼핑이라는 이 행위를 즐기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어째서일까? 나는 내 옷을 사느라 기분이 좋다고 치자. 이 소녀는 어째서 기분이 좋다는 듯한 표정을 지어 보이는 것이지? 아직 자기 옷은 사지도 않았는데 말이다.


“내가 기분이 좋아보여?”


아무래도 자각하고 있지는 못한 모양.

물론 표정만 놓고 보면 좋아하는 것인지는 미묘하다.

그러나 목소리가 확실히 밝아져있다. 사람들의 눈총을 받으며 습격사건의 범인으로 의심당하는 불합리한 상황 속에서 썩어가던 마음의 응어리가 풀어지기라도 하는 듯.

그러고보니 이 사람은 대체 어떻게 옷을 구입하는 거지?

저런 두루마기는 보통 상점에서 구하는 것이 쉽지 않다.

아니 불가능 할 것이다.

몇 달간 이 도시에서 살면서 이곳 저곳을 다녀보았지만 이 나라의 전통복 상점 따윈 본적조차 없으니까.

······

맙소사. 지금까지 스스로 옷을 구매해본 적이 없다니.

혹시나 하여 그 옷차림은 강요당하는 건지 물어봤지만 그런 건 아닌 듯 하고, 그저 자신이 원하는 스타일의 옷을 한아정 그 자가 어찌어찌 구해오는 듯 싶다.

돈이야 월하가문에서 지원해 줄 터이니 그녀로써도 딱히 문제는 안되겠지.

어찌되었던 지금 월하연이라는 소녀에게 있어서, 나와의 쇼핑은 생애 첫 옷 집 구경이라 볼 수 있겠다.

그런 귀한 경험을 고작 나랑하게 되다니, 참으로 불쌍하기 짝이 없는 소녀다.

적어도 주인님이라던가, 친한 친구와 함께 할 수 있었다면 더 값진 시간이 되었을 텐데, 왠지 그런 기회를 뺏어버린 것 같아 미안해 진다.

에잇! 이건 사과의 의미닷!


“뭐하는 거야?”


“선물입니다. 머리핀 하나정도는 끼고 다녀도 상관 없잖아요?”


원래는 그녀의 가문이 가진 재력을 믿고 내 지갑에서는 돈 한 푼 꺼낼 생각이 없었다.

편의점 알바 하면서 차곡차곡 모아둔 소중한 내 돈······

그래도 그녀가 만족하는 듯하니 그냥 두지 뭐······ 아니 전 필요 없어요. 우리가 무슨 커플도 아니고 머리핀을 세트로 달고 다니냔 말이다. 왜 똑 같은 걸 사서 나에게 달아주는 건데?


“싫어?”


“네 싫습니다.”


“니가 싫다니까 난 좋아~”


진심으로 웃어 보이는 그녀다.

결국 나와 그녀는 함께 웃을 수 없는 사이.

내가 찡그려야 소녀가 웃고, 그녀가 찡그려야 내가 웃는 티격태격대는 쇼핑이 계속해서 이어진다.

주인님께서 보셨다면 기겁하시겠군.

오늘 대체 두루마기란 옷차림 이외의 월하연 양의 모습을 얼마나 많이 보는 걸까?

마치 인형과 인간의 역할이 바뀐 것 같은 우리의 쇼핑.

내 취향따라 나는 옷을 고른다.

그리고 그것을 가지고 월하연 양을 탈의실로 밀어넣는다.

옷 입히기 놀이용 인형마냥 이옷 저옷 갈아입는 마살소녀.

내가 보기엔 딱 좋은데, 아무래도 입어보지 않았던 옷차림인지라 달라진 자신의 모습이 부끄러운듯 하다.

그런데 그녀가 거부하면 거부할수록 더욱 더 열의에 불타는 나.

아니 제발 거부해줘. 그 얼굴 너무 좋아~

역시 우리는 함께 웃을 수 없는 사이라니까~


“브리엘 아무리 그래도 이건 좀······”


“왜요 이쁘구먼.”


“아니 그런게 문제가 아니라······ 그 뭐랄까······ 전투에는 부적합하지 않을까?”


“저흰 지금 쇼핑 중이거든요? 지금만큼은 일 좀 잊으라고요.”


“미안하지만 이번 일은 내 일이거든?”


하긴 그랬지. 이번엔 누군가가 시켜서가 아닌, 순수하게 자신이 가진 의문점을 풀기위해 스스로 움직이는 것이니까.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이럴 때 만큼은 좀 풀어져야 하지 않을까 하고 생각한다.

항상 긴장상태로 있다는 것은 생각만해도 끔찍하니까.

내 생각엔 그녀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바로 여유이다.

그녀는 정말 여유가 없거든.

언제나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 자신을 돌아보고, 자신을 위하는 일을 할 시간이 없다. 그 점이 너무나도 싫다.

그런 것은 인형의 삶이며, 인간이 추구해 나갈만한 삶이 아닌 것이다.

인형임에도 인형다움을 싫어하는 내가 보기엔 정말 답답한 그녀의 모습.

역시 오늘 쇼핑을 통해 이런 모습을 조금이라도 뜯어 고쳐야겠다.


“잠깐만 이건 치마가 너무 짧잖아. 못 입어!!!”


“괜찮아요. 키가 작으니 치마가 좀 짧아도 길이 비율은 그럭저럭 맞을 거라고요.”


“날 가지고 놀면서 키로 놀리기까지!!!!

아니 제발 잠깐만 생각을 해보자고, 이건 너무 짧아. 이래가지고선 못 싸운다고!”


“그니까 싸울 생각을 하지 말고 좀 입어봐요!”


흠······ 역시 진도를 너무 과도하게 뺏나?

이런 과감한 패션을 하루만에 소화하라는 건 역시 무리였던 듯 싶다.

조금은 후퇴해서 이 정도로······ 뭐? 이것도 짧다고?

대체 입을 수 있는 치마가 뭐야?


“생각을 해보라고 지금 10월이야. 얼마 안 있으면 겨울이라고, 그런데 짧은 치마를 사서 어따 쓰겠어?”


“여름이었으면 길이가 이것의 1/2 수준으로 짧았을건데요?”


뭐냐 그 표정은?

돌처럼 굳어있는데······ 흠······ 그런건가?

재벌집 딸이라는 이 인간이 어째서 평범한 서민 학교인 하안고에 다니는지 절실히 깨달았다.

치마 입는걸 매우 싫어하는구먼. 교복 없어서 멋대로 입고 다녀도 되는 이 학교는 그녀에겐 최고의 학교였던 거야.

다른 이유가 없어.

이 학교에 다닌 이유는 오로지 그거 하나뿐 일거야.

틀림없어!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야. 그럼 내가 중학교를 어떻게 졸업했겠냐고! 우리 도시에 사복 중햑교는 없어.”


“그럼 입어요.”


“싫어!”


---------------------------------------

<행간 2>

2~3달에 한번 꼴로 열리는 12성좌 전체 회의

피치 못할 사정이 아니라면 모두 회의장에 직접참석이 원칙이지만 내 경우에는 한국에서의 체류를 다른 성좌들에게 인정받았기에 사역마를 보내 원격으로 회의에 참여 중이다.


“오호~ 키엔~ 언제와~”


“말투를 들으니 록스 군.”


“아냐~ 카스트야~”


속을 거 같냐? 멍청한 녀석 같으니라고······

저번 회의에 비해서 확실히 밝아졌구먼. 하긴 불합리한 상황에서는 벗어났으니 기분이 매우 째지겠지.

일단 전세계에서 발생하던 마의 역류 사태는 해결되었다.

한국에서 쉐이스트가 죽은 이후, 우리 유럽도 진정국면에 접어든 건 마찬가지.

그것에 가장 기뻐하는 것이 바로 저 쌍둥이의 좌다.

아무래도 마의 역류 사태가 일어난 시기가 하필이면 아넬리우스 세력이 한국에서 몰락한 타이밍 직후였다.

양자라곤 하지만 워처가문의 장남, 그런 그의 실패 이후 이 사태가 벌어졌다.

따라서 그가 복수를 위해 이상한 일을 꾸미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은 당연히 생길 수 밖에 없었고, 그 불편한 상황 속에서 오는 불합리함은 워처가문의 차남인 쌍둥이의 좌, 카스트 혹은 록스가 다 받고 있던 상황이다.

그래서인지 저번 회의에서는 열심히 자신의 형님은 사망하였으나 월하가문에서 그것을 인정 안 할 뿐이라고 열변을 토하던 그였다.

따라서 이번 마의 사태는 자신들 워처가문과 상관 없는 일이니, 음해는 그만둬 달라던 그.

물론 피가 섞이지 않음을 열심히 강조하는 형제 사이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상대를 미워하는 수준은 아니기에 저렇게 까지 해야 할까 싶기도 했다.

그러나 아넬리우스 실각 이후 다시금 재편된 유럽의 12성좌 체제에서 초반 입지를 제대로 다지기 위해서는 형제라 할지라도 선을 그을 것은 확실히 그어야 했던 상황이었고, 그것이 그를 한국행으로 이끈 원동력이 되었었다.

내세운 이유는 어디까지나 형님이 만든 인형 수거였으나 그것은 표면상의 이유일 뿐.

마술사들의 속사정이란 꽤나 복잡하다보니 별 수 없는 일이다.


“그래서 한아정 그녀는 아직도 제 천칭으로 장난질 중인가요?”


자신의 마술까지 지원되는 마당에 어째서 결론을 못내는가에 대해 떠지는 천칭의 좌.

다른 12성좌들도 그것을 의심하는 가운데 중간에 낀 내 꼴이 말이 아니다.

결국 오늘 회의는 예상대로 이것에 대해서만 신나게 떠들다 끝날 예정인 듯.


"쌍둥이와 물고기, 당신들의 보고에 따르면 이번 마의 사태의 배후는 쉐이스트이지요.

그러나 ‘더 근원적인 것까지 따져 올라가면 월하연이란 마살소녀가 있다.’ 그렇게 보고하지 않았습니까?

그리고 그것에 대한 무언가를 숨기고 있는 듯한 월하가문. 그렇다면 이런 조사를 할 것도 없이 차라리 싸우심이."


"되리라 보십니까? 전갈의 좌"


"이제 곧 11월 절기상으로 한국에 있을 그대가 가장 강해지는 시기 일텐데요? 기간 한정이지만 한달 정도는 그들을 두려워하지 않을 전력이 됩니다."


그 말에 일부 12성좌도 찬동한다.

딱히 한국과 전면전을 벌이자는 것이 아니다. 그저 월하연이라는 소녀만 조용히 처리해버리자는 전갈의 좌에 의견.

롹실히 독살과 암살분야 마술에 특기가 있는 그답다 하겠다. 그의 싸움방식은 머리만 치면 몸은 자동으로 무너진다 이니까.


"안되요~ 우리 평화적으로 논의를~꺄아아아앙!"


이 와중에 평화를 논하는 양의 좌.

양답게 아주 온순한 일처리를 좋아하는 그녀답다.

쏟아지는 면박, 그것을 이기지 못해 양의 좌는는 자신의 마술을 펼친다.

순종의 양이라 불리는 저 마술은 양의 좌를 잇는 자끼리 계승되는 결계 마술이다.

효과는 일정 범위 내에 모든 사람들의 공격성향을 0로 만든다.

그야말로 순종적인 양으로 만들어 버리는 기술.

방 하나 정도를 조용히 만드는 건 쉬운 일이다.

자신의 별자리가 관측되는 기간이면 그 범위를 어지간한 도시 한두대가 뒤덮일만한 영역으로 확장 가능한 수준.

아넬리우스에게 처단당했던 선대 양의 좌는 저 기술을 이용하여 상대를 무력화 시키고 죽이는 방식의 전술을 펼치던 자였는데 이번 대의 양의 좌는 본인부터가 평화주의자라 그 지경은 아니다.

그저 조용해진 회의장 안이 마음에 든 듯 흡족한 웃음소리가 원거리 대화 마술진 너머로 들려오고 있다.

다만 이번엔 상대가 나빴다.

그 자리에 있는 모두는 12성좌. 마술에 대한 저항능력이 어느정도는 있는 자들이다.

결국 전성기 기간 때에 해당하지 못한 양의 좌의 결계는 무너져 내리고 회의 장은 다시금 개판.

아무래도 11월이라 한들 나에게 뾰족한 수가 없다는 것을 말해 줘야 하는 걸까?


"11월? 될 리가 없잖아~키엔이 아무리 물고기 좌여도 저곳에선 11월에 힘 못써"


역시나 록스녀석답다.

입이 근질거려 죽을 지경이겠지.

이럴 때 보면 내 할말을 대신 해줘서 편한 록스가 나은듯. 카스트였다면 귀찮을뻔했는데.


"월하 그 자들이 성공해 버렸거든, 우리 형님의 기술 일부를 구현해버리는데 말이야 크크크~"


"설마하니 시간를 돌리는?"


"맞아, 쉐이스트랑 맞서 싸울 때 그들은 확실히 그것으로 우리를 지원해주었어.

도시의 시간 축을 우리 별자리에 해당하는 기간으로 옮겨주었거든. 반대로 말하자면 적일 경우 정반대의 행보를 취할 수 도 있다고 생각해."


그 말에 모두가 웅성거린다.

각 기간에 해당하는 별자리에 힘이 극대화 되는 우리 12성좌의 특성상 시간 축을 멋대로 바꾸는 적의 존재는 그야말로 최악의 상성이다.

아넬리우스에게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던 가장 큰 이유도 그것이고 말이다.


그에 비해 상대의 힘의 원천은 달.

우리에 비해 날짜로 인한 페널티가 적다.


"별 수 없나? 그럼 어떤 달로 바꿔도 싸울 수 있도록 12성좌 모두가 움직이는 수 밖에······우걱우걱"


"안돼 쿠마린, 그리고 종이는 먹는게 아니라고, 아무리 너가 염소의 좌여도 일단은 사람이잖아!"


오늘도 종이를 씹는 염소의 좌와 그것을 말리는 양의 좌의 모습.

항시 암울하기 짝이 없는 회의 분위기는 언제나 이렇게 소소한 웃음 꽃이 피어난다.

그러나 그런 웃음 속에서도 많은 12성좌는 염소의 좌의 말에 동의 하였을 거다.

아넬리우스를 상대로는 같은 가문인 쌍둥이 좌가 비협조적이었기에 연합이 안 됬지만, 지금은 아니지 않는가?

물론 양의 좌마냥 평화주의자인 성좌는 참여 안 할지라도

호전적 성격인 황소의 좌 전갈의 좌 마지막으로 염소의 좌 이 세 명은 싸움이 날 기미가 보이면 당장이라도 이 한국에 날아오겠지.

올 한해 마술계의 격동이 일었던 이 한반도란 땅은 다시금 피로 적셔야 하는 것일까?

만약 적셔야 한다면 그 피는 한 명으로 족하지 않을까?

유럽 대표로써 한국에 남은 나의 향후 행보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는 회의이다.


--------------------------------------

<행간 3>

한동안 세계 마술계를 긴장시켰던 마의 역류사태.

그것은 우리 일본도 피해갈 수 없었다.

그것은 우리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우리에게 다가와 수많은 사람들을 다치게 만들었으며, 우리의 의지와는 상관 없이 지멋대로 사라져버렸다.

마의 역류에 시발점은 바다건너에 있는 한국.

내 친구인 아정이와 1000년의 마술가문 월하가 관리하는 지역이다.

관리자가 관리자다보니, 결국 일은 무사히 처리되었고, 모든 배후에 쉐이스트 그 노옹이 있었음으로 결론까지 난 상황.

그 이후 전세계에서 벌어지던 마의 역류 사태는 모두 종료되었으며, 그것은 우리 일본도 마찬가지었다. 다만 우리 일본의 마술사들은 모두 불안해 하고 있다.

아직 한국에서 물고기의 좌가 체류하고 있음이 파악되었고, 더불어 천칭의 좌의 마술이 한국에서 구현 중이라는 정보까지 들려오는 상황.

유럽 마술 협회의 법정과를 총괄하는 천칭의 좌가 직접 움직였을리는 만무하고, 결국은 쌍둥이의 좌의 복제 마술이겠지.

그라면 마술 하나 지구 반대편에 원거리로 복제하는 것쯤은 일도 아닐 테니까.

12성좌 중 3명. 즉, 유럽의 마술 총 전력의 25%가 한국을 주시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아직 파악 못한 무언가가 있다.

그 점에 불안해 하는 마술사들의 고성이 내 앞에서 오가고 있다.

나야 한국의 최고 마술사인 아정이와 친분이 있기에 한국계 마술사들과 우호적이지만 모든 일본의 마술사가 그렇지는 못하다.

지금 이 회의장에서는 많은 이 나라의 마술사들이 우리도 유럽처럼 조사병력을 급파해야 한다며 아우성을 피우는 중이다.

우리 사라쿠라 가문은 마술역사가 고작 300년 수준의 가문.

일본 마술계의 핵심이 된지는 100년 남짓이다.

한국의 월하마냥 1000년을 지탱하며 국가 전체를 대표할 수 있는 처지는 될 수 없다.

저들의 요구를 마냥 무시하기는 힘든 상황.

다만 우리가 대놓고 한국으로 조사인원을 보내는 것은 양국 마술계 사이의 미묘한 감정적 분위기 때문에 힘들다.

즉, 몰래 보내야 한다는 것이며, 자칫 들켰다간 두 국가 마술사들의 관계는 파탄. 난 아정이라는 귀한 친구를 잃는 것을 넘어서 맞서 싸워야 할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난 그들을 믿고 싶다.

그러나 내 믿음을 이들 앞에서 관철할 방법이 없다.

마술사로써의 재능은 있으되, 그들의 대표로써 모든 것을 밀어붙일 힘이 없는 내 자신을 한탄해볼 뿐이다.

그 와중에 이젠 미국에다 러시아 마술협회 소식까지······ 러시아야 쉐이스트 국적이 그 쪽이니 관심을 가져도 그려러니 하겠지만 미국마저······ 뭐 그쪽은 참전보다는 자국민 안전 쪽에 더 신경을 쓰는 듯 하니 문제는 없어보이지만······

이렇게 된 이상 더 이상 버티기는 힘들 듯 하고, 생색내기로라도 누군가는 파견을 해야 할 듯 한데······

별 수 없지.

나의 제자 히카리를 보내자.

다행히도 마술과 별개인 그 이선이란 아이와의 친분을 내세워서 여행목적 방문이라는 명분으로 포장도 가능하니, 최소한의 명분은 챙기면서 이들의 불안도 어느정도 잠재울 수는 있겠지.

나의 유일한 제자인 그 아이가 간다는 것은 곧 내가 직접 나선다는 의미이기도 하니까 말이다.

다만 아정이가 이런 나의 마음을 오해 없이 받아들여주었으면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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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2 우인월하 / Part B 19.11.16 67 2 13쪽
211 우인월하 / Part A [Chapter. 16 (시작)] 19.11.15 57 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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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9 마의 노인 / Part M 19.11.13 63 2 2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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