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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우 님의 서재입니다.

조의선인 을밀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조정우
작품등록일 :
2017.09.29 16:30
최근연재일 :
2017.12.07 21:00
연재수 :
34 회
조회수 :
22,816
추천수 :
311
글자수 :
170,430

작성
17.10.25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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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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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0쪽

연화와 안학공주의 검술 대련

DUMMY

연화와 대련을 해볼 생각으로 안학공주는 허리에 차고 있던 대련용 쌍검을 뽑아 들었다.


챙! 챙!


안학공주가 대련용 쌍검을 뽑는 소리가 들리는 순간, 을지현과 연화가 약속이나 한 듯 동작을 멈추었다.


을지현과 연화 모두 안학공주가 쌍검을 뽑은 소리를 듣자 대련을 멈춘 것이다.


이미 연광이 안학공주와 을밀을 데려온 사실을 알고 있던 을지현이 먼저 안학공주에게 인사했다.


"공주마마께 인사올리옵니다. 공주마마를 여기서 뵙게 되는군요."


을지현에 이어 연화도 안학공주에게 인사했다.


"실로 오랜만에 공주마마를 저희 집에서 뵙는군요."


안학공주는 연화의 인사에는 반응하지 않은 채 을지현에게 인사했다.


"실은 사촌 오라버니께서 스승님께서 이곳에 계시다며 소녀를 초대하여 스승님을 뵐 겸하여 온 것이옵니다."


안학공주의 말은 연화를 향해 하는 말이기도 했다.


자신의 스승인 을지현이 이곳에 없다면 오지 않았을 것이란 말을 돌려 말한 것이다.


안학공주는 연화가 몹시 얄미웠다.


연화만 아니면 신두수 대제 무예 대회의 우승은 을밀이 따논 당상이 아닌가!


더욱이 연화는 문자왕이 을밀이 신두수 대제 무예 대회에서 우승하는 조건으로 자신과의 혼인을 윤허한 것을 알고 방해하려는 것이 틀림없었다.


마음 같아서는 을밀은 자신과 혼인하기로 예정되어 있으니 그를 마음에 두지 말라고 말해주고 싶었지만, 말하기가 구차해 말하지 않고 있다.


안학공주의 말을 듣자 연화가 섭섭한 듯 한숨을 내쉬었다.


"이 사촌동생은 보고 싶지 않으셨단 말씀입니까?"


안학공주는 자신의 양손에 쥔 쌍검을 눈으로 가리켰다.


"네가 너를 보지 못한 사이에 네 검술 실력이 많이 는 것 같은데, 쓸데없는 소리는 그만하고 나와 대련이나 하자꾸나."


연화가 고개를 끄덕였다.


"좋습니다. 오랜만에 공주마마와 대련을 하게 되는군요."


연화는 아주 자신만만한 목소리였다.


안학공주를 이길 자신이 있었던 것이다.


연화가 동의하자 안학공주가 곧바로 대련 자세를 취했다.


"이제 대련을 시작하자."


일초를 양보하려는 듯 연화가 수비 자세를 취했다.


"공주마마께서 먼저 공격하소서."


고수들의 대결에서 일초를 양보하는 것은 대단히 위험한 일었지만, 연화는 그만큼 자신이 있었다.


연화가 자청해 일초를 양보하자 안학공주는 속으로 콧방귀를 뀌며 생각했다.


'흥, 연화 네가 내게 일초를 양보한 것을 후회하게 만들어주겠다.'


안학공주가 공격 자세를 취했다.


"좋다. 내가 일초를 먼저 공격하겠다."


안학공주는 당장 공격에 나설 것처럼 말했지만, 곧바로 공격에 나서지 않고 쌍검을 든 채로 눈을 감았다.


안학공주는 을밀이 했던 것처럼 정신을 무아지경의 경지로 집중시키느라 눈을 감은 것이다.


연황후에게 검술을 배울 때 한번만 보고도 그대로 따라할 정도로 총명하기 짝이 없는 안학공주는 을밀이 정신을 무아지경의 경지로 집중시켰던 것처럼 정신을 집중시킨 후 공격에 나섰다.


챙! 챙!


순간, 눈을 뜨는 것과 동시에 안학공주가 번개처럼 쌍검을 휘두르자 연화도 번개처럼 쌍검을 휘둘러 막아냈다.


정신을 무아지경의 경지로 집중시킨 안학공주가 휘두른 쌍검은 아까전에 을밀과 검술 대련을 벌였을 때보다 더욱 빨랐다.


을밀은 그것을 느낄 수 있었다.


챙! 챙! 챙! 챙! 챙! 챙! 챙! 챙! 챙! 챙!


일초부터 기선을 잡은 안학공주는 계속 몰아붙여 연화를 뒷걸음치게 만들었다.


연화의 쌍검도 번개처럼 빨랐지만, 안학공주의 쌍검이 더욱 빨라 연화의 쌍검이 계속 밀리고 있었다.


챙! 챙! 챙! 챙! 챙! 챙! 챙! 챙! 챙! 챙!


어느덧 오십여 합에 이른 가운데, 연화는 계속 안학공주의 쌍검에 밀려 뒷걸음치고 있었다.


퍽!


오십여 합에 이르도록 안학공주의 쌍검에 밀려 계속 뒷걸음치던 연화의 등이 담벼락에 부딛쳤다.


대련을 시작할 때만 해도 마당 한가운데서 대련을 벌였었지만, 계속 뒷걸음치다 담벼락에 부딪친 것이다.


연화의 등이 담벼락에 부딪치는 소리를 들은 안학공주는 연화가 걱정되어 동작을 멈춘 후 물었다.


"연화야, 다친 데는 없느냐?"


연화는 담벼락에 등을 기댄 채 괜찮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저는 조금도 다치지 않았사오니, 심려치 마시고 계속 대련에 임하소서."


안학공주는 이대로 계속 대련을 하다가는 연화가 다칠까봐 몇 걸음 물러섰다.


"담벼락에 기댄 채 대련을 하다가는 다칠 수도 있으니, 다시 마당의 한가운데로 가서 대련을 하자꾸나."


연화는 그럴 필요 없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제가 힘에서 밀려 담벼락까지 밀린 것이니, 이대로 대련을 이어가는 것이 옳을 듯싶사옵니다. 또한 저는 다치지 않을 자신이 있사오니, 걱정하지 마시기 바라옵니다."


놀랍게도 연화의 목소리는 아직도 자신만만하게 들렸다.


을밀은 이러한 연화를 의심쩍은 시선으로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


'연화 낭자의 목소리가 자신만만한 걸 보면, 아직 자신의 실력을 숨기고 있는 것이 아닐까?'


연화가 자신만만하게 말하자 안학공주가 동의하듯 고개를 끄덕였다.


"좋다. 네가 괜찮다면 이대로 계속 대련을 하자꾸나."


안학공주는 연화를 이기는 것이 목적이 아니었다.


연화와 가급적 오래 대련을 해서 을밀이 연화의 장단점을 파악하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연화는 담벼락에 등을 기댄 채로 수비 자세를 취했다.


"제가 공주마마께 계속 밀리고 있는 상황에서 대련이 중단되었으니, 공주마마께서 먼저 공격하소서."


"좋다."


공격에 나서려던 안학공주가 갑자기 동작을 멈추었다.


"연화야, 눈을 감고 대체 뭣 하자는 것이냐?"


안학공주가 공격에 나서려는 순간, 연화가 수비 자세를 취한 채로 눈을 감자 안학공주가 납득할 수 없어 물은 것이다.


이때 연화의 입에서 실로 놀라운 말이 튀어나오고 말았다.


"저는 눈을 감아야 최상의 검술을 펼칠 수 있사오니, 공주마마께선 이대로 공격에 임하소서."


안학공주는 물론 을밀과 연광까지 깜짝 놀라고 말았다.


오직 을지현만이 연화의 말이 사실이라는 듯 고개를 끄덕이더니 안학공주를 향해 말했다.


"공주마마, 연화 낭자께선 혼검일체의 경지에 이르셔서 눈을 감았을 때가 눈을 떴을 때보다 검술이 훨씬 더 뛰어나신 것이 사실이옵니다."


이 말을 듣는 순간, 을밀은 모든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연화 낭자께서 공주마마께 밀리신 것은 혼검일체의 경지에 이른 쌍검술을 쓰시지 않으셨기 때문이구나!'


연화와 안학공주 모두 지는 것을 끔찍할 정도로 싫어하는 성미였다.


연화는 혼검일체의 경지에 이른 쌍검술을 쓰지 않고서는 안학공주를 이길 수 없다고 판단해 눈을 감은 채 대련에 임한 것이다.


안학공주는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더니 여전히 눈을 감은 채 무아지경의 경지로 정신을 집중시키고 있는 연화에게 말했다.


"좋다. 그럼, 네가 먼저 공격해 보거라."


안학공주는 마치 장님처럼 눈을 감은 채 담벼락에 기댄 연화를 먼저 공격하는 것이 내키지 않았다.


이러한 안학공주의 마음을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 연화가 눈을 감은 채로 공격 자세를 취했다.


"그럼, 외람되옵게도 제가 먼저 공격하겠사옵니다."


연화는 곧바로 공격에 나섰다.


휘이익!


연화가 눈을 감은 채 안학공주를 향해 번개처럼 쌍검을 휘두르는 순간, 연광이 깜짝 놀라 외마디를 지르고 말았다.

챙! 챙!


"엇!"


안학공주의 쌍검과 연화의 쌍검이 맞부딪치는 순간, 안학공주가 연화의 쌍검에 밀려 뒷걸음질치자 연광이 깜짝 놀라 외마디를 지른 것이다.


아직은 일초에 불과했지만, 이제까지 안학공주에게 일방적으로 밀렸던 자신의 누이동생이 안학공주를 압도하는 쌍검술을 펼치자 깜짝 놀란 나머지 자신도 모르게 외마디를 지르고 만 것이다.


연광은 연화가 혼검일체의 경지에 올라 눈을 감았을 때가 눈을 떴을 때보다 검술이 훨씬 뛰어나다는 을지현의 말을 들었지만, 이 정도로 큰 차이가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


챙! 챙!


이번에도 안학공주가 연화의 쌍검에 밀려 뒷걸음질쳤다.


챙! 챙! 챙! 챙! 챙! 챙! 챙! 챙! 챙! 챙!


오십여 합까지만 해도 일방적으로 연화를 계속 밀어붙여 뒷걸음치게 만들었던 안학공주가 이제는 거꾸로 연화의 쌍검에 밀려 계속 뒷걸음치고 있었다.


챙! 챙! 챙! 챙! 챙! 챙! 챙! 챙! 챙! 챙!


눈을 감은 채 삼십여 합 째 안학공주가 계속 뒷걸음치게 만들고 있는 연화는 마치 신들린듯했다.


퍽!


이번에는 안학공주의 등이 담벼락에 부딛친 것이다.


바로 이때 을지현이 손을 들어 외치며 안학공주와 연화 사이에 끼어들어 대련을 중지시켰다.


"공주마마, 괜찮으시옵니까? 여기서 대련을 중단하는 것이 좋을 것 같사옵니다."


을지현이 안학공주가 다칠까봐 대련을 중지시켰지만, 안학공주로서는 패배를 시인하지 않을 수 없었다.


"연화야, 내가 졌다!"


담벼락에 등을 기댄 채로 패배를 시인한 안학공주는 담벼락에서 등을 떼며 말했다.


"스승님, 저는 괜찮사옵니다."


이 한마디로 을지현을 안심시킨 안학공주는 이어 을지현에게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스승님, 저는 이만 가보겠사옵니다."


그러고는 을지현의 귀에 속삭였다.


"을밀에게는 제가 오늘 이내로 돌아올 것이라 전해주소서."


"잘 알겠사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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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공지 17.12.20 242 0 -
34 연황후와 독대한 열째 하인 17.12.07 380 5 13쪽
33 열째 사형의 거짓말 17.12.04 338 3 12쪽
32 을밀과 동귀어진하기로 작정하다 17.12.01 334 4 13쪽
31 모란봉을 찾아온 검은 복면의 사내 17.11.28 346 4 13쪽
30 안학공주에게 궁 외출을 금지시킨 연황후 17.11.24 356 5 13쪽
29 을밀에게 진검 승부를 제안한 안학공주 17.11.21 485 6 13쪽
28 안학공주와 상의해 결정하기로 결심하다 17.11.15 410 7 11쪽
27 마음의 병 17.11.11 417 5 11쪽
26 연황후와 을지현의 과거를 말하기 시작한 첫째 하인 17.11.09 406 7 11쪽
25 을밀의 첫번째 패배 17.11.06 466 8 11쪽
24 연광의 하인 열명의 정체 17.11.02 440 6 11쪽
23 혼검일체의 경지에 이른 안학공주 17.11.01 508 7 11쪽
22 연화의 사형이 된 을밀 17.10.29 597 6 11쪽
21 을지현과 연황후의 옛 관계 +2 17.10.28 510 8 10쪽
» 연화와 안학공주의 검술 대련 17.10.25 596 7 10쪽
19 을지현과 연화의 검술 대련 17.10.23 472 9 11쪽
18 혼검일체의 경지에 이르다 17.10.22 654 9 11쪽
17 검 하나로 안학공주의 쌍검을 상대하기로 한 을밀 17.10.21 504 8 11쪽
16 모란봉을 다시 찾아온 안학공주 17.10.20 543 9 11쪽
15 신두수 대제의 무예 대회의 규정 +2 17.10.18 571 7 11쪽
14 연황후와 을지현의 관계 17.10.17 619 8 11쪽
13 연황후 17.10.16 824 13 11쪽
12 검은 복면의 중년 여인의 정체 17.10.14 644 11 11쪽
11 을밀에게 대련을 청한 검은 복면의 중년 여인 17.10.13 640 10 11쪽
10 조건부로 혼담을 내건 문자왕 17.10.12 929 16 11쪽
9 안학공주의 비밀 17.10.11 705 9 11쪽
8 안학공주의 조언 17.10.10 758 13 11쪽
7 을밀과 안학공주와의 첫 대면 17.10.09 854 13 11쪽
6 안학공주 17.10.07 892 1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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