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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우 님의 서재입니다.

삼국지

웹소설 > 작가연재 > 전쟁·밀리터리

조정우
작품등록일 :
2016.02.27 12:00
최근연재일 :
2018.01.27 19:30
연재수 :
46 회
조회수 :
41,191
추천수 :
546
글자수 :
166,089

작성
16.03.21 17:40
조회
726
추천
13
글자
10쪽

가후의 계책

DUMMY

한편 손견은 1만 5천의 병력을 이끌고 유비와 황개가 있는 곳으로 가고 있었는데, 이때 한당이 보낸 전령병이 당도해 손견에게 보고했다.


"얼마 전, 여포가 1만여 기병을 이끌고 민지를 기습하였는데, 아군이 유인책으로 여포를 물리쳤사옵니다만, 여포가 여전히 민지에서 십여 리 떨어진 곳에 진을 치고 있어 한당 장군께서 응원군을 요청하였습니다."


전령병의 보고에 손책이 걱정된 손견이 부장들에게 말했다.


"용맹하기 짝이 없는 여포가 민지 근처에 있는데, 이를 내버려 두고 동탁군을 공격할 수는 없는 일이다. 일단 민지에 있는 아군을 구원한 후, 동탁군을 공격할 기회는 차후에 엿보는 것이 좋을 듯하다."


이어 손견이 명을 내렸다.


"유비 장군과 황개 장군에게 지금 즉시 본대로 귀환하라 전하거라."


손견이 민지에 당도할 무렵, 여포는 이미 병력을 이끌고 퇴각한 후였다. 손견은 민지의 3천여 손견군의 지휘권을 쥔 한당을 크게 치하했다.


"용맹에 있어 천하무적이라는 여포를 불과 3천의 병력으로 물리쳤으니, 이는 나조차 할 수 없는 일을 자네가 한 것이네."


한당은 승전의 공을 모두 손책에게 돌렸다.


"소장은 도련님의 명에 따랐을 뿐이니, 오늘 승리의 공은 모두 도련님이 세우신 것입니다."


손책이 여포와 일대일로 싸워 물리친 과정을 한당이 설명하자, 손견은 감격한 듯 아들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어린 네가 이 아비도 능히 할 수 없는 일을 하였구나. 과연 손자의 후예로 손색없는 내 아들이로다!"


손책은 아버지의 칭찬을 듣자 오히려 부끄러워졌다.


"소자, 운이 따라 여포를 물리쳤을 뿐, 어찌 소자가 아버님을 따라 갈 수 있겠사옵니까? 소자, 아버님의 명성에 걸맞는 아들이 되어, 아버님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사옵니다."


어린 나이답지 않은 아들의 말에 손견이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마땅히 그래야지."


손견군은 어린 손책의 용맹이 아버지 손견에 못지 않다는 사실에 사기가 이전보다 더욱 충천해졌다.


손견은 이 정도의 사기라면 3만에 불과한 병력으로도 20만의 동탁군과 싸워볼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감에 찬 손견이 주먹을 불끈 쥐어 보이며 장수들에게 말했다.


"아군이 연전연승으로 사기가 하늘을 찌르듯하니, 여세를 몰아 동탁군을 상대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오. 지금 당장 형양에서 동탁군과 대치 중인 조조군에게 전령을 보내 연합 작전을 제의할 터, 조조군이 합류하는데로 동탁군과의 건곤일척의 일전을 치룰 작정이오. 제장들은 그리 알고 만반의 채비를 하여 주시오."


이 무렵 조조는 형양에서 서영이 이끄는 3만여 동탁군과 대치 중이었다. 이때 손견이 보낸 전령병이 당도하여 조조에게 손견의 서신을 건넸다. 서신을 읽은 조조가 참모인 진궁에게 말했다.


"손견 장군이 동탁군을 앞뒤에서 협공하자는 제안을 해왔소. 손견 장군은 아군이 대치 중에 있는 동탁군을 격파하는데로 연합하여 싸울 것을 제안했소만, 여기 동탁군은 진지를 구축 한 채 싸울 생각을 하지 않으니 그냥 지나쳐 가는 것이 어떻겠소?"


진궁이 그럴 수는 없다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배후에 적군을 두고 진군한다면, 자칫 앞뒤로 협공당할 수 있으니, 일단 이곳의 동탁군을 격파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조조는 손견이 혼자서 동탁 토벌의 공을 독차지할까봐 초초했던 것이다. 조조가 진궁의 의견에 동의하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대의 말이 맞네."


진궁이 뭔가를 골똘히 생각하더니 손견이 보낸 전령병에게 물었다.


"손견 장군의 진영은 어디에 있느냐?"


손견의 전령병이 대답했다.


"아군의 진영은 민지와 신안 중간 지점인 광양산 앞에 있습니다."


진궁은 손견의 전령병을 막사 밖으로 물리친 후 조조에게 제안했다.


"아군은 불과 1만이나 적군은 3만이니 쉽사리 이기기는 힘들 것이옵니다. 차라리 손견 장군에게 응원군을 요청하는 것이 어떻겠사옵니까?"


조조가 고개를 가로저었다.


"내가 알기로 서영은 용맹하기만 할 뿐, 지략은 그리 뛰어나지 않다고 알고 있소. 아군의 힘만으로도 서영 따위는 능히 이길 수 있을 터이니, 구태여 손견 장군에게 응원군을 요청할 필요는 없을 것이오."


진궁의 생각은 달랐다.


"소장이 알기론 서영은 동탁이 크게 신임하는 장수라 알고 있습니다. 그리 만만한 상대가 아닌 듯합니다."


"남의 힘을 빌려 이기려는 것은 떳떳한 생각이 아닌 듯하오."


조조가 반대하자 진궁도 어쩔 수 없었다. 조조와 진궁이 막사에서 머리를 맞대고 동탁군을 격파할 작전을 세우고 있을 때 밖에서 요란한 말발굽 소리가 들려왔다.


제북상 포신이 동생 포도와 함께 5000여 명의 병력을 이끌고 온 것이다.


포신을 마중나간 조조는 고마움을 표시하듯 포신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포장군, 와주어서 참으로 고맙소. 공이 오니 천군만마를 얻은 것 같소."


"맹덕, 내, 여러 차례 맹탁(진류태수 장막의 자)을 설득했지만, 설득할 수 없어 내 동생만 데려왔소. 준비가 부족하여 더 많은 병사들을 데려오지 못했으니 양해하여 주길 바라오."


진류태수 장막은 2만여 병력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자신의 병력과 조조, 포신의 병력을 모두 합쳐도 4만이 안되어 20만이나 되는 동탁군을 이길 수 없다고 판단하여 1000여 명의 병력만 지웠하는데 그쳤었다.


포신이 장막을 설득했지만, 장막은 끝내 응하지 않았던 것이다. 조조가 포신에게 말했다.


"역적 동탁을 잡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왔는데도 제장들은 산조에서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으니 참으로 애석하구려. 허나, 승패는 병사들의 숫자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니, 동탁군의 빈틈을 노려 공격한다면 능히 이길 수 있을 것이오."


포신이 말했다.


"나는 맹덕을 믿소. 아군이 비록 수가 적지만, 아군이 이곳 형양에 있는 동탁군을 격파한다면, 맹탁의 생각도 달라질 수 있을 것이오. 맹탁이 전군을 이끌고 오기만 한다면, 다른 제장들도 필시 아군에 호응할 터, 그리 된다면 우리 관동군이 동탁을 사로잡는 건 시간 문제일 것이오."


조조는 포신의 두손을 꼭 잡으며 말했다.


"포장군, 항상 나를 믿어주어서 정말 고맙소. 공이야 말로 나에게는 포숙과 같은 친구요." (포숙은 춘추시대 제나라의 명재상 관중의 친구로 이들의 우정을 관포지교라고 하여 사람들이 칭송했다.)


"맹덕, 나 또한 공처럼 뛰어난 기재를 가진 친구를 두어 기쁘기 그지 없소."


조조는 포신과 포도를 자신의 막사로 데려간 후 부장들을 소집해 동탁군을 공격할 작전을 의논했다.


한편 서영은 포신이 조조군에 합류했다는 소식을 듣자 가후를 막사로 불러 물었다.


"문화(가후의 자), 포신이 방금 조조군에 합류하였다 하오. 더 많은 제장들이 합류하기 전에 조조군을 물리칠 방법이 없겠소?"


서영은 산조에 있는 제후들이 하나둘씩 조조군에 합류할까봐 걱정이었던 것이다. 가후가 걱정말라는 듯 여유만만한 미소를 지어보이며 말했다.


"조조가 1만에 불과한 병력으로 20만이 넘는 아군을 추격하고 있는 것은 장막의 추가적인 지원을 기대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허나 장막은 자신이 거느린 병력만으로는 승산이 없다 판단하여 마지못해 얼마되지 않는 병력만을 지원했을 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으니 눈앞에 있는 조조군만 물리친다면 심려치 않으셔도 될 것입니다."


"허면 어찌 하면 좋겠소?"


"조조는 지략이 뛰어난 자이지만, 지나치게 자신의 지략만 믿고 적군을 얕잡아 볼 때가 많습니다. 황건적의 난을 진압할 때도 적군을 얕잡아 보다 위기에 빠졌던 적이 여러 차례 있었다 합니다. 만약 조조가 아군을 얕잡아 보게 만들 수 있다면 조조를 유인하여 아군이 손쉽게 이길 수 있을 것입니다."


서영은 좋은 생각이라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물었다.


"조조를 유인할 계책이 있소?"


가후가 고개를 끄덕였다.


"소장에게 조조를 유인할 계책이 있사옵니다."


"어서 말해보시오."


서영이 재촉하자 가후가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조조는 명예욕이 많은 자로, 지금쯤은 손견에게 공을 모두 빼앗길까봐 안달이 나 있을 것이옵니다. 아군이 거짓으로 패퇴한다면 십중팔구 아군을 추격하여 끝장을 보려 할 터, 갈대숲이 울창한 형양의 변수에 병사들을 매복시킨 후 그쪽으로 유인한다면 조조는 꼼짝없이 계책에 말려들 것이옵니다."


서영이 가후의 말에 손뼉을 치며 말했다.


"조조가 그대의 계책에 속는다면 조조는 필시 독안에 든 쥐 신세가 될 것이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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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2

  • 작성자
    Lv.61 악지유
    작성일
    16.03.21 18:18
    No. 1

    삼국지를 읽다보면 이런 유인책에 걸리는 경우가
    많이 등장하지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36 조정우
    작성일
    16.03.21 23:57
    No. 2

    퇴각하면 유인책일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도 당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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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왕윤의 멱살을 잡아챈 여포 +1 18.01.27 763 4 10쪽
45 초선의 계책에 따라 동탁을 초대한 왕윤 18.01.16 400 4 9쪽
44 초선에게 서찰을 보낸 동탁 18.01.12 347 4 9쪽
43 미인계에 걸려든 여포 18.01.10 389 5 9쪽
42 미인계를 결행하기로 결심하다 18.01.07 387 5 9쪽
41 초선의 진심 17.11.01 502 6 9쪽
40 미인계 17.10.28 432 5 9쪽
39 전국새를 얻은 손견 17.10.25 363 5 10쪽
38 단외의 계책에 당한 공손찬 17.10.21 389 5 9쪽
37 관우, 여포와 용호상박의 대결을 벌이다 17.10.18 483 4 9쪽
36 서영과 여포의 협공을 당한 손견 17.10.16 368 5 9쪽
35 관우의 용맹에 무너진 서영의 동탁군 17.10.14 392 5 9쪽
34 관우의 계책 17.10.13 376 4 9쪽
33 장비의 계책 17.10.12 407 4 9쪽
32 손견과 여포의 대결 17.10.11 392 7 10쪽
31 여포와 우보의 협공에 수세에 몰린 손견군 17.10.09 385 4 9쪽
30 원술을 설득한 공손찬 17.10.07 405 5 9쪽
29 군량을 잃은 손견군 17.10.05 409 4 9쪽
28 동탁의 허를 찌른 손견 17.10.03 440 4 8쪽
27 손책, 또 다시 여포를 무찌르다 17.10.01 452 5 7쪽
26 산조로 향한 유비 삼형제 17.09.30 521 4 9쪽
25 분열된 관동군 17.09.29 467 6 9쪽
24 서영을 속인 진궁의 계책 16.03.30 779 12 7쪽
23 또 다시 줄행랑친 동탁 16.03.26 612 10 6쪽
22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진 조조 +2 16.03.23 747 10 8쪽
21 조조, 서영에게 패주하다 16.03.22 785 10 8쪽
» 가후의 계책 +2 16.03.21 727 13 10쪽
19 소년 장사 손책, 여포를 물리치다 +2 16.03.20 991 11 8쪽
18 동탁의 반격 16.03.17 663 12 6쪽
17 줄행랑친 동탁 16.03.17 882 12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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