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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우 님의 서재입니다.

삼국지

웹소설 > 작가연재 > 전쟁·밀리터리

조정우
작품등록일 :
2016.02.27 12:00
최근연재일 :
2018.01.27 19:30
연재수 :
4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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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199
추천수 :
546
글자수 :
166,0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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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1.16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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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초선의 계책에 따라 동탁을 초대한 왕윤

DUMMY

초선은 동탁이 자신의 미모에 대한 소문을 들으면 틀림없이 손을 뻗칠 것이라고 생각하고 기다리고 있었다.


초선의 생각대로 동탁이 초선의 소문을 듣고 사람을 시켜 손을 뻗친 것이다.


초선은 왕윤에게 서찰을 보여주었다.


왕윤은 한눈에 채옹의 필체임을 알아보았다.


"이는 백계(채옹의 자)의 필체가 틀림없다. 동탁이 채옹을 시켜 서찰을 쓰게 한 게로구나. 백계가 동탁의 주구가 되다니, 학식 있는 자가 어찌 이럴 수 있단 말인가?"


왕윤은 크게 탄식한 후 근심어린 눈빛으로 초선을 바라보았다.


선녀처럼 아름답고 착하기 그지없는 딸이 역적 동탁의 손에 들어갈 것이라고 생각하니 가슴이 찢어질 듯이 아팠다.


초선은 사갈시랑같은 동탁의 품에 안길 것을 생각하니 정신이 아찔했지만, 왕윤을 위로하기 위해 애써 미소지으며 말했다.


"어버님, 하늘에 계신 옥황상제께서 소녀를 지켜주실 터이니, 심려하지 마시옵소서."


왕윤은 딸을 위해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무능력한 자신이 몹시 원망스러웠다.


"이 못난 아비를 용서하거라."


초선은 고개를 흔들었다.


"아버님, 소녀, 아버님의 은혜로 그동안 행복하게 살았사오니, 지금 죽어도 여한이 없을 것이옵니다. 부디, 소녀가 떠나도 행복하게 오래토록 사시옵소서."


왕윤은 애통하게 눈물을 흘렸다.


"초선아...... 어떤 일이 있어도 반드시 아비의 품에 돌아올 것이라 이 아비에게 약족해다오."


초선은 터질 듯한 눈물을 억지로 참으며 말했다.


"소녀, 반드시 아버님의 품으로 돌아올 터이니, 심려하지 마시옵소서."


다음날, 왕윤은 초선의 계획대로 동탁을 찾아갔다.


동탁은 그렇지 않아도 왕윤을 부를 생각이었는데 왕윤이 제발로 찾아오자 반갑게 맞았다.


"왕사도, 내, 그렇지 않아도 왕사도를 만나 나라 일을 상의할까 하였는데, 마침 잘 와주었소."


"실은 얼마 전부터 승상께 소인의 사적인 일을 상의드릴까 하였사오나, 승상께서 바쁘신 것 같아 미처 말씀드리지 못하였사옵니다. 소인의 사적인 일이라 승상을 소인의 집으로 모시고 의논드리고 싶사온데, 가능하겠사옵니까? 비록 소인의 집이 누추하오나, 잠시라도 들려주신다면, 가문의 무한한 영광이 될 것이옵니다."


동탁은 사적인 일을 의논하고 싶다는 왕윤의 말에 귀가 번뜩 뜨였다.


"내, 그렇지 않아도 왕사도의 집에 한번 가고 싶었는데, 초대하여 주니, 여부가 있겠소?"


왕윤은 동탁에게 이튿날 왕림해 주기를 청했고, 동탁은 흔쾌히 응낙했다.


이튿날, 동탁은 여포가 모르게 일을 꾸미기 위해 여포를 미오성에 시찰보낸 후 백여 명의 호위병을 거느리고 왕윤의 집에 왕림했다.


왕윤은 동탁을 성대히 맞이했다. 천자가 왕림할 때 사용하는 장막이 집 안팎으로 펼쳐져 있었고, 대문에서 내실까지 곱게 수놓은 비단이 깔려있었다.


왕윤은 천자를 배알하듯이 예를 갖추어 동탁에게 인사를 올렸다.


"승상께서 소인의 누추한 집에 친히 왕림해 주시니, 무한한 영광이 아닐 수 없사옵니다."


동탁은 흡족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왕사도께서 나를 이토록 환대하여 주시니, 기쁘기 한량없구려."


"시간이 충분치 못했던 까닭으로 준비가 변변치 못하오니, 승상께서는 아무쪼록 양해하여 주시기 바라옵니다."


동탁은 겸양을 떨었다.


"천만에 말씀이오. 나 동탁은 일개 승상에 불과하거늘, 왕사도께서 이처럼 환대해 주시니 무엇을 더 바라겠소?"


"승상께서는 천자께서도 우러러 보시는 분이시거늘, 어찌 일점이라도 소흘할 수 있겠사옵니까? 비록 준비가 충분치 못하오나, 승상께서 흡족하시기를 바랄 뿐이옵니다."


왕윤은 동탁을 내실로 안내한 후 상좌에 앉을 것을 권했다.


"상좌에 앉으소서."


동탁은 상좌에 앉은 후 왕윤에게 옆자리에 앉을 것을 권했다.


"왕사도께서도 여기 앉으시오."


왕윤은 황송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조아려 인사올린 후 동탁의 옆자리에 앉았다.


"만인지상이신 승상의 옆자리에 앉으니, 황송하기 그지 없사옵니다."


동탁은 큰소리로 웃으며 말했다.


"하하하, 왕사도께서는 이 나라의 삼공(조정에서 가장 높은 세 개의 관직)이시니, 내 옆자리에 앉는 것이 마땅할 것이오. 부담스럽게 생각하지 마시구려."


"황송할 따름이옵니다."


왕윤은 동탁에게 아첨했다.


"승상의 공덕은 실로 위대하여 주나라 삼공 강태공, 주공, 소공, 셋을 합친 것보다 더하면 더했지 못하지 아니할 것이옵니다. 이러한 승상께서 소인의 집에 왕림해 주시니, 이루 말할 수 없는 큰 영광이 아닐 수 없사옵니다."


동탁은 왕윤의 아첨에 기분이 좋았다. 동탁은 초선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보고 싶은 마음에 넌지시 말했다.


"이 몸을 그리 높이 평가해 주시니, 참으로 고맙구려. 헌데, 왕사도, 어제 나에게 상의할 것이 있다 말씀하셨는데, 그게 무엇인지 말씀해주실 수 있겠소?"


"실은 소인의 수양딸 초선이 혼기가 찼기에, 딸의 혼사 문제를 승상께 의논드리고자 이렇게 소인의 누추한 집에 왕림해 주실 것을 청했던 것이옵니다. 제 딸 초선을 여장군께 짝지어줄까 하는데, 승상께서는 어찌 생각하시는지요."


동탁은 왕윤의 말에 실망하지 않을 수 없었다.


'결코 아니된다. 봉선은 나의 피붙이 아들이 아니거늘, 어찌 천하제일의 미녀 초선을 양보할 수 있단 말인가?'


동탁은 잠시 생각하다가 입을 열었다.


"수양딸이라 하여도 왕사도의 여식인데, 내 어찌 반대할 수 있겠소? 허나, 봉선은 이미 정실 아내가 있거늘, 어찌 왕사도의 여식을 아내로 맞을 수 있겠소?"


여포는 동탁의 양아들이 되기 전에 혼인한 엄씨 부인이 있다. 여포가 엄씨와 혼인했을 때는 일개 무명 무장이라 엄씨는 그리 미인이 아니었다.


여포가 동탁의 양아들이 되어 출세의 가도를 달리자 엄씨는 여포에게 짐짝같은 존재가 되었다. 그마나 엄씨에게 어린 딸이 하나 있어 쫓겨나지 않고 정실 아내로서 대접받고 있었던 것이다.


왕윤은 여포가 엄씨와 혼인한 사실을 처음부터 알고 있었지만, 모르고 있었다는 듯이 몹시 놀란 표정을 지었다.


"모르셨소?"


"소인은, 그런 줄도 모르고, 여장군을 사위로 맞으려고 히였으니......"


동탁은 마음같아서는 왕윤에게 초선을 달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체통을 생각해 꾹 참으며 왕윤이 말을 잇기를 기다렸다. 왕윤은 길게 한숨을 내쉰 후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소인이 소식에 어두워 그런 줄도 모르고, 여장군께 초선을 주겠다고 약조하였으니, 참으로 난감하옵니다. 아비된 마음으로 어찌 딸을 측실로 시집보낼 수 있겠사옵니까?"


"봉선이 마땅히 왕사도께 사전에 말씀드렸어야 했거늘, 왕사도의 여식이 절세미녀라 이를 숨긴 듯 하오. 봉선이 입이 열개라도 할 말이 없을 것이오."


"하오나, 소인에게도 잘못이 있는지라......"


"허면, 내가 어찌하면 좋겠소?"


"승상께서 제 딸 초선이 여장군의 정실이 되도록 나서 주시기를 간곡히 청하옵니다. 염치없는 청인 줄 아오나, 아비된 마음으로 어찌 딸을 측실로 시집보내어 정실의 눈치를 보며 살게 하고 싶겠사옵니까? 하오니, 승상께서 나서 주시기를 간청드리옵니다."


동탁은 곰곰히 생각했다.


'안된다고 말할 명분이 없으니, 난감하기 짝이 없구나. 이러다 여포에게 초선을 빼았기는 것이 아닐까? 옳거니! 좋은 생각이 있다. 초선을 여포와 맺어주겠다는 구실와 내 집으로 데려와 중간에서 가로채면 될 것이다.'


중간에서 초선을 가로채기로 결심한 동탁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왕사도와 사돈지간이 되는 것은 가문의 큰 경사거늘, 여부가 있겠소? 내, 봉선에게 왕사도의 여식을 정실로 맞으라 명할 터이니, 심리치 마시구려."


왕윤은 기뻐하는 척하며 말했다.


"승상께서 나서주시겠다니, 이 은혜를 어찌 갚아야할지 모르겠사옵니다."


"아비로서 마땅히 해야하는 일이 아니겠소? 헌데, 듣자하니, 왕사도의 수양딸 초선이 절세미녀라는 소문이 자자하던데, 한번 볼 수 있겠소?"


"초선을 이리로 부르겠사옵니다."


왕윤은 손뼉을 쳐서 시녀를 불렀다.


"초선을 이리로 데려오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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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왕윤의 멱살을 잡아챈 여포 +1 18.01.27 763 4 10쪽
» 초선의 계책에 따라 동탁을 초대한 왕윤 18.01.16 401 4 9쪽
44 초선에게 서찰을 보낸 동탁 18.01.12 347 4 9쪽
43 미인계에 걸려든 여포 18.01.10 389 5 9쪽
42 미인계를 결행하기로 결심하다 18.01.07 387 5 9쪽
41 초선의 진심 17.11.01 502 6 9쪽
40 미인계 17.10.28 432 5 9쪽
39 전국새를 얻은 손견 17.10.25 363 5 10쪽
38 단외의 계책에 당한 공손찬 17.10.21 389 5 9쪽
37 관우, 여포와 용호상박의 대결을 벌이다 17.10.18 483 4 9쪽
36 서영과 여포의 협공을 당한 손견 17.10.16 368 5 9쪽
35 관우의 용맹에 무너진 서영의 동탁군 17.10.14 392 5 9쪽
34 관우의 계책 17.10.13 376 4 9쪽
33 장비의 계책 17.10.12 407 4 9쪽
32 손견과 여포의 대결 17.10.11 392 7 10쪽
31 여포와 우보의 협공에 수세에 몰린 손견군 17.10.09 385 4 9쪽
30 원술을 설득한 공손찬 17.10.07 405 5 9쪽
29 군량을 잃은 손견군 17.10.05 409 4 9쪽
28 동탁의 허를 찌른 손견 17.10.03 440 4 8쪽
27 손책, 또 다시 여포를 무찌르다 17.10.01 452 5 7쪽
26 산조로 향한 유비 삼형제 17.09.30 521 4 9쪽
25 분열된 관동군 17.09.29 467 6 9쪽
24 서영을 속인 진궁의 계책 16.03.30 779 12 7쪽
23 또 다시 줄행랑친 동탁 16.03.26 612 10 6쪽
22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진 조조 +2 16.03.23 747 10 8쪽
21 조조, 서영에게 패주하다 16.03.22 785 10 8쪽
20 가후의 계책 +2 16.03.21 727 13 10쪽
19 소년 장사 손책, 여포를 물리치다 +2 16.03.20 991 11 8쪽
18 동탁의 반격 16.03.17 663 12 6쪽
17 줄행랑친 동탁 16.03.17 882 12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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