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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우 님의 서재입니다.

연수영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조정우
작품등록일 :
2020.06.20 10:00
최근연재일 :
2020.09.19 20:00
연재수 :
13 회
조회수 :
1,528
추천수 :
5
글자수 :
55,917

작성
20.09.16 22:00
조회
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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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자
7쪽

11화 일 대 십이는 공평하겠습니까?

DUMMY

연수영, 연수진, 이출지 모두 당황했지만, 가장 당황한 사람은 혜균 대사인 듯 싶었다.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혜균 대사는 염불만 한 차례 외운 채 침묵했다.


연수영은 이출지를 부축한 채 생각했다.


'차라리 내가 소림 스님들을 따라가는 게 낫겠군!'


연수영은 연수진에게 눈짓으로 물었다.


'우리가 소림 스님들을 따라갈까?'


연수진은 동의하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연수영이 이출지에게 눈짓을 보냈다.


소림 스님들을 따라가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이때 이출지가 연수영의 귀에 속삭였다.


"낭자들은 사부님 뜻에 따르셔야 해요."


혜균 대사는 고심하는 중이었다.


'무공으로 따지면 규염객 공이 나보다 훨씬 위인데 어찌 하랴......'


규염객은 난처해하는 혜균 대사를 향해 다시 한번 큰절을 했다.


"소생은 이전부터 혜균 대사님의 제자가 되고자 했으니, 받아주길 간곡히 청합니다."


이렇게 되니 혜균 대사로서는 더욱 난처해졌다.


'규염객 공을 제자로 받자니 난처하고, 안 받자니 예의가 아닌 것 같고......'


규염객은 한 술 더 떠 세 번째로 큰절을 하며 말했다.


"혜균 대사님께서 소생을 제자로 받아주실 때까지 큰절을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연수영, 연수진 모두 의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아니, 대체 우리가 뭐라고 이렇게까지 하시는 거지?'


의아한 것은 이출지도 마찬가지였다.


'사부님께서 대체 뭣 때문에 이러시지? 낭자들이 사부님 친척도 아닌데!'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혜균 대사가 염불을 외운 후 마침내 고개를 끄덕이고 말았다.


"소승, 비록 규염객 공의 사부가 될 재목이 못 되나, 이것도 인연으로 알고 제자로 받아들이겠습니다."


규염객은 제자의 예로써 다시 큰절을 했다.


"부족한 소생을 제자로 받아주셨으니, 죽을 때까지 육종의 제자로서 의무를 다하겠습니다."


혜균 대사는 그럴 필요없다는 듯 손을 내저었다.


"사제지간의 인연이란 끊어지는 경우가 허다한데, 지금의 인연은 불가피하게 맺은 면이 없지 않으니 얽매이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소림 제자들과의 승부가 끝나면 육종의 제자로 남지 않아도 좋다는 말이었다.


규염객은 그럴 수 없다는 듯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옛부터 사제지간은 부모와 자식과 같다 했는데, 어찌 끊어질 수가 있겠습니까?"


바로 이때였다.


"천하에 적수가 없으신 규염객 공께서 혜균 대사님의 제자가 되셨으니 마땅히 경하드려야겠지요."


혜종 대사가 더 이상 수수방관할 수 없을 것 같아 끼어든 것이다.


혜종 대사는 마음에도 없는 말을 건넨 후 말을 이었다.


"허나, 지금은 육종과 소림 제자들이 대결 중이니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듯 하군요. 설마 규염객 공께서 육종과 소림 제자들의 대결에 끼어드려 혜균 대사님의 제자가 되신 건 아니시겠지요?"


'규염객 공이 출전하면 끝이니 어떻게 해서든 막아야봐겠군!'


혜종 대사는 이런 생각으로 나선 것이었다.


규염객은 여유만만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이제 소생 또한 육종의 제자인데, 소림과 육종의 대결에 출전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니겠습니까?"


"......"


말문이 막힌 혜종 대사는 담종 대사에게 눈짓을 보냈다.


말 주변이 뛰어난 사제에게 도움을 청한 것이다.


그러자, 담종 대사가 흥분한 목소리로 끼어들었다.


"이는 당연한 일이 아니라 말이 안 되는 일입니다! 규염객 공께선 천하에 적수가 없으신데, 이번 대결에 출전하시겠다니요! 이는 어른이 아이들의 싸움에 끼어드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습니까?"


규염객은 어이가 없는 듯 껄껄 웃었다.


"하하하... 무지렁이에 불과한 소생이 천하에 적수가 없다니요. 하하하......"


연수영은 속으로 크게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천하무적인 규염객이 스스로를 무지렁이라고 말하다니!


대단한 겸손이 아닐 수 없었다.


연수영은 별안간 자신이 부축하고 있는 이출지를 힐끗 바라보았다.


'이낭자는 괜찮은가?'


내상을 입은 이출지가 걱정된 것이다.


연수영이 이출지를 바라보는 순간이었다.


'사부를 바라보는 눈빛이 왜 저렇지?'


이출지는 규염객을 바라보고 있었다.


'사부님 웃는 모습은 언제봐도 참 잘생기셨다니까!'


이출지는 연수영이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줄도 모르고 있었다.


연수영은 이러한 이출지를 보며 생각했다.


'이낭자가 저러는 것도 무리가 아니지. 나도 사부님이 이십년만 젊으셨다 해도 반했을 껄!'


연수영은 확신하고 있었다.


'우리 사부님이 젊은 시절엔 규염객보다 잘생겼을 껄!'


연수영이 어린 나이에 아버지 연태조의 각별한 부탁으로 을지문덕의 제자가 되었을 때가 십여 년 전.


그때 연수영은 어린 나이였지만, 당시 예순이 갓 넘은 을지문덕이 참 멋지다는 생각을 했었다.


'하기야 지금도 나만 보면 인상만 쓰는 오라버니보다 사부님이 훨씬 멋지지!'


연개소문은 연수영이 태자비가 되는 문제로 자주 인상을 쓰다 보니 인상만 쓰는 오라버니처럼 느껴지는 것이다.


바로 이때였다.


"그럼, 일 대 십이는 공평하겠습니까?"


규염객이 한바탕 웃고 나서 담종 대사를 향해 말한 것이다.


담종 대사는 어리둥절한 얼굴로 물었다.


"일 대 십이라니요? 설마 규염객 공 혼자 저희 열두 제자와 겨루시겠다는 말씀이십니까?"


알아듣고도 설마 해서 되물은 것이다.


연수영은 경악하지 않을 수 없었다.


'말도 안 돼! 일 대 십이라니!'


열세 명의 소림 스님들 모두 십여 장 높이로 뛰어오르는 것을 목격했던 연수영으로선 경악 그 자체였다.


연수진도 경악한 듯 연수영의 귀에 속삭였다.


'우리가 말려야 해요!'


이때 이출지가 자신을 부축 중인 연수영의 손을 밀쳐냈다.


"사부님! 소녀, 이제 괜찮으니 소녀가 대결하겠습니다."


그러고는 마치 멀쩡한 것처럼 몸을 날려 규염객 앞에 착지했다.


하지만, 이출지는 착지하자마자 기침을 해댔다.


"쿨럭 쿨럭......"


규염객은 이출지를 부축하고 혀를 찼다.


"쯧쯧... 사부를 속이려 하느냐?"


규염객은 이출지를 부축한 채 연수영, 연수진 앞으로 몸을 날렸다.


"낭자들께 제 제자를 부탁드리겠습니다."


그러고는 이출지의 귀에 뭔가 속삭였다.


연수영은 궁금하기 짝이 없었다.


'무슨 말을 속삭였을까?'


규염객은 벌써 혜종 대사와 담종 대사 중간으로 몸을 날렸다.


"일 대 십이 동의하시겠습니까?"


혜종 대사의 입에서 외마디 소리가 흘러나왔다.


"음......"


선뜻 동의하자니 염치가 없었던 것이다.


천하제일 명문 무림파를 자부하는 소림이 일 대 십이로 싸워 이겨봤자 떳떳하지 못할 수 밖에.


혜종 대사는 담종 대사에게 눈짓을 보냈다.


의견을 물은 것이 틀림없으리라.


혜종 대사는 사제와 몇 차례 눈짓을 주고 받더니 마침내 고개를 끄덕였다.


"동의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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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12화 스님들이 먼저 공격하시지요 20.09.17 104 1 7쪽
» 11화 일 대 십이는 공평하겠습니까? 20.09.16 50 1 7쪽
10 10화 소생을 제자로 받아주십시오! 20.09.14 56 0 10쪽
9 9화 싸움을 불사하겠다! 20.09.12 54 0 11쪽
8 8화 북두칠성진이라고? 20.09.10 47 0 7쪽
7 7화 스님께서 혜균 대사님이십니까? 20.09.07 78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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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4화 언니, 나무 위에 사람이 있어요! 20.08.07 91 1 11쪽
3 3화 규염객을 만나다 20.07.04 108 0 11쪽
2 2화 태자 저하를 모시고 장안으로 가거라 +1 20.06.27 160 0 11쪽
1 1화 나무 위에서 누군가 엿듣고 있었군! 20.06.20 551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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