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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우 님의 서재입니다.

연수영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조정우
작품등록일 :
2020.06.20 10:00
최근연재일 :
2020.09.19 20:00
연재수 :
13 회
조회수 :
1,527
추천수 :
5
글자수 :
55,917

작성
20.08.30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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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쪽

6화 지금 저와 함께 복주로 갈까요?

DUMMY

연수진도 언니를 따라 반가운 척 인사했다.


"반갑습니다. 저는 동생 연수진이라 합니다."


이출지는 연수영과 연수진을 향해 미소지으며 말했다.


"제 모친께서 두 분 낭자 모두 절세미인이라 말씀하셨는데, 과연 그렇군요. 참 부럽습니다."


연수영은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


'미모로 따지면 홍불지와 이출지가 우리보다 훨씬 위일 텐데, 뭐가 부럽다는 거지?'


의아한 생각은 잠시 뿐, 연수영은 속으로 냉소하며 단정했다.


'흥, 자기가 엿들은 죄가 있으니 아첨하는 거겠지!'


바로 이때였다.


"사부님!"


"사부님!"


홍불지와 그녀의 남편 이정이 마중나온 것이다.


이정과 홍불지 모두 규염객 앞에 무릎 꿇고 큰절을 올리며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사부님께 인사올립니다."


연수영은 속으로 웃고 있었다.


'호호... 할아버지가 손자한테 큰절하는 것 같군!'


그도 그럴 것이, 40대지만 20대 외모의 동안인 규염객에게, 머리가 반백인 이정이 큰절을 했으니.


더욱이 나이로만 따져도 이정이 규염객의 아버지 뻘이기도 하지 않은가!


그래서인지 규염객이 두 손으로 이정을 일으키며 말했다.


"이정 장군, 이전에도 말씀드렸지만, 그대가 비록 이 몸의 제자이긴 하나, 나이로는 아버지 뻘이니, 거추장스러운 사제간의 예의는 따지지 않으셨으면 하오."


이정은 그럴 수 없다는 듯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감히 제자가 어찌 사부님께 사제간의 예의를 지키지 않을 수 있겠사옵니까?"


이정의 말투는 지극히 공손하기 짝이 없었다.


홍불지는 연수영과 연수진이 속으로 웃고 있는 걸 눈치챈 듯 이정에게 눈짓하며 말했다.


"상공(중국에서 남편의 호칭), 일단 사부님을 안으로 모시소서."


그러고는 이출지를 가리키며 연수영과 연수진에게 말했다.


"제 여식이 이전부터 낭자들을 만나고 싶어했으니 많은 지도를 바랍니다."


연수영은 속으로 코웃음이 나왔다.


'흥, 홍불지는 자기 딸이 우리를 소림사에 밀고 했는 걸 알기나 할까?'


이정과 홍불지가 규염객을 집안으로 데려가자 이출지도 집안을 가리키며 말했다.


"낭자들은 제가 모시겠습니다."


연수영은 두 손을 모아 감사를 표시했다.


"이낭자의 호의에 감사드립니다."


이출지가 자신의 방으로 연수영과 연수진을 데려갔지만, 왠지 어색한 느낌이 들지 않을 수 없었다.


이출지가 어색한 분위기를 깨기 위해 미소를 지으며 솔직히 말했다.


"낭자들은 제가 소림사 땡중들을 끌여들였을 거라 의심하시는 것 같군요. 하늘을 두고 맹세하건데, 저는 소림사 땡중들을 끌어들인 바가 없으니 믿어주시길 바랍니다."


이출지의 말에도 연수영은 여전히 의문이었다.


'그렇다면 어째서 나무 위에 숨어 엿듣고 있었지? 우리가 보니 도망치고!'


연수진 역시 이 점이 의아한 듯 이출지에게 물었다.


"그렇다면, 왜 우리가 봤을 때 인사도 없이 가셨습니까?"


대놓고 나무 위에 숨어 있지 않았냐 묻는 것이었다.


이출지는 당황한 듯 말을 더듬기 시작했다.


"그, 그것은, 나, 낭자들이 저를 오해할까봐... 그, 그렇게 된 것이니, 야, 양해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이낭자는 호기심에서 엿들었는데 오해한 게 아닐까?'


이런 생각이 들자 연수영은 연수진에게 자신에게 맡기라 눈짓하고서 말했다.


"이낭자의 말씀을 들어보니, 저희들이 오해한 것 같군요. 진심으로 사과드리겠습니다."


연수영은 진심으로 말한 것이다.


시종일관 자신들을 향해 미소짓는 이출지에게 조금의 악의도 없어 보였기 때문이었다.


잠시 당황했던 이출지는 괜찮다는 듯 손사래치더니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마땅히 제가 사죄드려야지요. 제가 낭자들께서 오해하실만한 행동을 한 점, 진심으로 사죄드립니다."


연수영은 속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엿들었다는 사실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이만하면 충분하다는 생각이었다.


연수영이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사죄라니요, 저희들이 오해했을 뿐, 이제 오해가 풀렸으니 저희들은 이낭자의 호의에 감사드릴 뿐입니다."


이렇게 오해가 풀리자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소림에 대한 이야기로 흘러갔다.


"소림사의 삼대 신승들이 어째서 규염객 공의 집으로 왔고, 또 어떻게 저희들과 규염객 공이 나눈 말을 알고 있을까요? 이낭자께선 혹시 짚이는 점이 있으신지요."


홍불지는 그 이유를 알고 있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제 사부님께선 지금 저와 낭자들이 나누는 말이 다 들리실 텐데, 제 사부님께선 천보 밖에서 하는 말들도 들릴 정도로 귀가 밝으시답니다."


이 말을 듣고서야 연수영은 깨달았다.


'소림의 삼대 신승들도 규염객처럼 귀가 밝은 모양이군!'


아니나 다를까.


이출지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소림사의 삼대 신승들도 제 사부님만큼이나 귀가 밝은 듯합니다."


연수진은 이출지의 말이 믿겨지지 않는 듯 되물었다.


"그렇다면, 규염객 공께선 지금 저희들이 나누는 말이 다 들리신단 말입니까?"


이출지는 주저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의심이 가신다면, 사부님께 여쭈어 보시지요. 저와 낭자들이 무슨 말을 나누었는지를요."


연수진은 당황한 듯 말을 더듬었다.


"그, 그렇다면, 얘기를 그만해야겠군요."


연수진은 외간 남자인 규염객에게 자신이 하는 말이 들린다는 사실이 무척이나 당황스러웠다.


연수영도 당황스럽기는 마찬가지였다.


"저도 얘기를 그만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이렇게 되니 이출지가 실언한 것을 깨닫고 말했다.


"제가 쓸데없는 소릴 한 것 같군요."


그러고는 밖을 가르켰다.


"그럼, 집 밖으로 나가서 얘기하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연수영은 대뜸 고개를 끄덕였다.


"좋습니다."


연수진도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요. 나가서 얘기하죠."


'이출지는 왠지 믿음이 가는군!'


연수영은 이미 이출지와 마음이 통하는 느낌이었다.


얼마나 걸었을까.


이정의 집에서 한참 떨어진 산에서 이출지가 발걸음을 멈추자 연수영이 물었다.


"천보 이상 떨어진 건가요?"


이출지가 미소지으며 말했다.


"큰소리로 말해도 사부님께서 듣지 못할 거리이니, 안심하십시오."


연수영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좋습니다."


이렇게 해서 다시 대화가 시작되자 이출지는 수줍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실은, 제가 아까 낭자들이 복주로 갈 거라 들었는데, 지금 저와 함께 복주로 갈까요?"


연수영, 연수진 모두 전혀 생각하지 못한 것이었다.


'오라버니께서 아시면 혼날 텐데!'


연수영, 연수진 모두 이게 걱정이었다.


연수영이 손을 내저으며 사양했다.


"말씀은 감사하지만, 일단은 사신의 임무를 마치는 것이 중요하니 임무를 마치면 고려해보겠습니다."


"제 아버님께서 고구려 태자 저하의 호위를 맡았으니 호위 문제는 안심하셔도 될 터인데경계가 강화되기 전에 저와 함께 가시는 것이 낫지 않겠습니까?"


이출지의 말을 들어보니 일리가 있는 말이었다.


'이낭자의 말대로 경계가 강화되기 전에 가는 게 낫겠군!'


연수영은 이런 생각에 고개를 끄덕였다.


"좋습니다. 이낭자께서 저희들에게 호의를 베푸시겠다면 따르도록 하죠."


이출지는 남쪽을 가리키며 말했다.


"곧바로 복주로 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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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3화 규염객을 만나다 20.07.04 108 0 11쪽
2 2화 태자 저하를 모시고 장안으로 가거라 +1 20.06.27 160 0 11쪽
1 1화 나무 위에서 누군가 엿듣고 있었군! 20.06.20 551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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