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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우 님의 서재입니다.

이순신 연대기

웹소설 > 작가연재 > 대체역사, 전쟁·밀리터리

조정우
작품등록일 :
2018.03.01 20:00
최근연재일 :
2020.10.27 22:00
연재수 :
56 회
조회수 :
79,794
추천수 :
903
글자수 :
226,887

작성
20.10.18 22:00
조회
564
추천
9
글자
7쪽

항복

DUMMY

허허리의 명이 떨어지자 여진족 병사들은 무쇠 방패를 들고 달리기 시작했다.


선봉에서 달리는 여진족 병사들은 모두 보병이었다.


이미 땅에 빗물이 고여 여진족 병사들은 철퍽철퍽 소리를 내며 달려갔다.


바로 이때 이순신이 손짓했다.


진천뢰에 불을 붙이란 뜻이었다.


사람 키 만한 커다란 나무 방패를 든 병사 뒤에서 병사 하나가 우산을 펴 쏟아지는 비를 막고, 병사 하나가 진천뢰의 도화선에 불을 붙인 후 종이로 된 뚜껑을 꼭 닫았다.


여진군은 이미 조선군의 진영 근처까지 달려와 있었다.


"조선군 수군 통제사 이순신이 있는 정중앙을 돌파하라!"


"와!"


허허리가 외치자 여진족 병사들은 함성을 지르며 이순신을 향해 달려왔다.


여진군의 목표는 이순신이었던 것이다.


여진군이 조선군의 진영 코앞까지 달려오자 이순신이 외쳤다.


"진천뢰를 던질 준비를 하라!"


사람 키 만한 나무 방패 뒤에 있던 수 백여 조선 병사들이 진천뢰를 던질 자세를 취하는 것이 보이자 여진족 병사들은 약속이나 한듯 하나같이 경악한 얼굴로 멈춰서고 말았다.


"진천뢰다!"


허리리도 경악한 얼굴로 멈춰서기는 마찬가지였다.


"멈춰라!"


허허리는 멈춰선 병사들과 뒤따라 달려오는 병사들이 서로 충돌할까봐 멈추라 명을 내린 것이다.


누르하치 뿐만 아니라 여진족 병사들 역시 조선군이 진천뢰가 떨어진 줄 알았는데 수백여 개나 되는 진천뢰를 보자 경악할 수 밖에.


'역시 내 예측대로군!'


오직 허허리만이 진천뢰를 던지지 않는 것이 이순신의 계책일 거라 예측했지만, 누르하치가 그의 말을 믿지 않았으니 어쩔 수 없는 일이 아닌가!


허허리는 생각했다.


'이대로 돌진하면 진천뢰에 부지기수의 사상자가 날 것이다! 그렇다고 퇴각하면 병사들이 도망치느라 진영이 붕괴될 것인데 어쩌란 말인가!'


허허리는 고심 끝에 외쳤다.


"방패를 버리고 화살을 쏴라! 진천뢰를 든 병사들의 머리를 겨냥해 쏴라!"


허허리는 진천뢰를 든 조선군의 머리에 화살을 쏴 죽일 생각이었다.


사람 키 만한 나무 방패 뒤에 있는 조선군을 죽이는 유일한 방법은 머리를 맞추는 방법 뿐이었니.


"자세를 낮춰 진천뢰를 던져라!"


하지만, 이순신의 명대로 조선군이 자세를 낮춰 진천뢰를 던지니 여진 병사들은 방패를 버리고 도망치기에 급급할 뿐, 누구도 화살을 쏠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


"도망치면 안 된다! 화살을 쏘란 말이다!"


허허리가 도망치는 여진 병사들을 향해 고래고래 고함쳤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


이때 이 광경을 지켜보고 있는 이가 있었으니 다름 아닌 정평구였다.


'허허리! 지난 번엔 네 아내를 죽이기 싫어 봐줬지만, 이번엔 어림없다!'


정평구는 결자해지의 마음으로 허허리를 향해 진천뢰를 던졌다.


"장군님, 피하소서!"


여진족 병사가 외치는 소리에 허허리가 고개를 돌려 보니 진천뢰 하나가 떼굴떼굴 굴러오고 있는 것이 아닌가!


"진천뢰다! 피하라!"


허허리가 급히 외치며 진천뢰를 피해 몸을 던지는 순간이었다.


"쾅!"


"으악!"


진천뢰가 폭발하자 허허리가 파편에 맞아 비명을 지르며 쓰러졌다.


"허허리가 쓰러졌으니 밀어붙이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유형이 허허리가 쓰러지는 모습을 보고 이순신에게 제안한 것이다.


이순신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 밀어붙이세!"


이순신도 이견이 없었던 것이다.


이순신이 곧바로 외쳤다.


"진격! 도망치는 여진군을 추격해 밀어붙여라!"


이때 옆에 있던 송희립이 이순신에게 말했다.


"허허리를 생포할까요?"


이순신은 주저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생포하게."


"허허리를 생포하러 가자!"


이순신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송희립은 병사들을 이끌고 허허리를 향해 달려갔다.


"으......"


쓰러졌던 허허리가 신음 소리를 내며 흙탕물에 젖은 몸을 일으켜 세웠을 때는 이미 조선군에 둘러싸인 후였다.


"허허리! 항복하겠느냐!"


송희립이 장검을 겨누며 소리치자 허허리는 생각했다.


'의미없는 죽음보다는 항복하여 구차하게라도 목숨을 연명해야 사이칸이 자결하지 않을 것이다.'


허허리는 아내 사이칸을 살리기 위해 항복하기로 결심한 것이다.


허허리는 고개를 떨구며 말했다.


"항복하겠소."


항복하겠다고 말한 후 허허리는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진정한 사내구나!'


송희립은 그가 어떤 이유로 눈물을 흘렸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진정한 사내의 눈물임을 깨달을 수 있었다.


사실, 허허리는 온몸에 파편이 박혀 싸울 수도 없는 상태였다.


"이 자를 포박하라."


송희립은 허허리를 포박한 병사들에게 당부했다.


"이 자는 여진족 최고의 용서라는 허허리다! 절대 방심하지 말고 잘 감시하라!"


혹시라도 병사들이 방심해 놓칠까봐 신신당부한 것이다.


송희립은 말을 마치자 도망치는 여진족 병사들을 향해 달려갔다.


"대장께서 사로잡히셨는데 어째야 하나?"


"일단 도망치고 보세!"


도망치던 여진족 병사들은 허허리가 포박당하는 모습을 보자 어찌할 바를 몰라 하다가 송희립이 달려오자 그제야 다시 도망치기 시작했다.


"으악!"


걸음이 빠르기로 소문난 송희립은 도망치는 여진족 병사들을 쫓아가 다리를 베어 쓰러뜨린 후 소리쳤다.


"그러게 왜 항복하지 않고 도망치냔 말이다!"


조선군은 항복한 병사들을 받아주었는데, 항복하지 않고 도망쳤으니 큰소리로 나무란 것이다.


"살려주십시오! 여진과 조선은 형제 민족이 아닙니까?"


"이 놈들아! 우리 조선군을 먼저 공격해 놓고 형제 민족은 왜 찾느냐?"


여진족은 고조선 때부터 고구려를 거쳐 발해가 망할 때까지 우리 민족과 한 국가를 이룰 정도로 밀접한 관계를 맺어왔지만, 아구타가 금나라를 건국한 이래, 국경선을 두고 우리 민족과 자주 충돌해왔었다.


송희립이 다시 나무라자 여진족 병사들은 억울한 표정을 지으며 항변했다.


"저희들은 명에 따랐을 뿐, 무슨 죄가 있겠습니까?"


송희립은 일리가 있다는 생각에 고개를 끄덕였다.


"하기야 네 녀석들 잘못은 아니지. 이제 항복하겠느냐?"


송희립이 묻자 여진족 병사들이 이구동성으로 대답했다.


"물론입니다. 살려주시면 뭐든 시키시는 대로 하겠습니다."


이때 조선군이 몰려 오자 송희립이 항복한 여진족 병사들을 가리키며 명했다.


"이 자들이 항복했으니 포박해라."


걸음아 나 살려라 도망치던 여진 병사들은 항복해 포박당한 병사들을 보자 걸음을 멈춘 후 서로 수군거렸다.


"이순신이 이끄는 조선군과 싸우다간 죽을 게 뻔하니 우리도 항복하세."


이미 전의를 상실한 여진의 병사들이 무더기로 항복해오자 이순신이 외쳤다.


"추격을 중지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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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완벽한 승리를 노리다 20.10.20 459 8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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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허장성세 작전 20.10.15 444 8 7쪽
48 후위군만 남기고 전군 진격! 20.10.14 506 7 7쪽
47 학익진을 펼쳐라! 20.10.12 479 7 7쪽
46 조총을 모두 버려라! 20.10.10 490 8 7쪽
45 통제공이시다! 20.10.09 532 9 7쪽
44 이제 곧 여진의 대군이 쳐들어올걸세 20.10.08 480 5 7쪽
43 부진타이와 손잡으소서! 20.10.06 488 5 7쪽
42 조선군을 이길 계책이 있느냐? 20.10.05 488 6 7쪽
41 완벽한 승리 20.09.29 585 6 7쪽
40 전투 태세를 갖추도록 하게 20.09.28 539 5 7쪽
39 가짜 진천뢰 20.09.26 491 5 7쪽
38 공중에서의 재회 +1 20.09.25 520 6 7쪽
37 나를 대신해서 지휘해다오! +1 20.09.24 549 5 8쪽
36 진천뢰를 던지겠네! +1 20.09.23 549 5 7쪽
35 유옹금을 죽인 이완을 향해 복수를 다짐한 사이칸 +2 18.04.24 1,352 15 11쪽
34 이순신과의 결전을 결심한 누르하치 +3 18.04.19 1,275 15 10쪽
33 압록강으로 군대를 돌린 이순신 +3 18.04.15 1,298 15 10쪽
32 비차의 폭격 +1 18.04.14 1,135 15 9쪽
31 갈대밭에 매복한 동악부 여진족의 기습 +4 18.04.13 1,162 15 12쪽
30 1천여 경상우수영군을 없애기로 결심한 사이칸 +1 18.04.12 1,158 14 10쪽
29 사이칸의 임무 +1 18.04.10 1,148 10 9쪽
28 동악부의 여걸 사이칸 +3 18.04.07 1,185 11 9쪽
27 천하의 영걸 누르하치 +1 18.04.04 1,401 12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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